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기술의 발달 속도는 이미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빨라지고 있고, 챗GPT 의 등장으로 인간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정신노동은 기계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기술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세상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제도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제대로 따라 가지 못하고 있다. 제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 교육제도는 다른 제도들에 비해 변화의 속도가 더 느리기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속도를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에 빠르게 적응하는 기업의 혁신역량은 대학의 교육제도가 현실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일반적 지식만 우수하면 해당 인력을 채용하여 다양한 교육훈련과 현장 경험을 통해 인재로 육성하고 활용하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도 인력을 육성하여 활용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따라서, 이제는 기업들이 현업에 바로 투입되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인력을 원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과거보다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기업의 수요를 반영하여 좀 더 현장성 있는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대학교육에 참여하는 사례는 흔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사례는 대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중소기업인 엑시콘의 사례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제조설비를 유지보수하는 엔지니어의 기술역량이 중요하여 인력양성을 추진하였고, 전문적이고 다양한 강사진을 확보하여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운영하였다. 엑시콘은 반도체 장비 개발 등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으로 2008년 고용유지 훈련을 통해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였다. 엑시콘은 과거에는 기술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 중심으로 대학교육에 참여 하였지만 최근에는 기술부분을 포함하여 특허, 품질,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교육훈련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하였다.
기업이 대학교육에 참여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 것은 기업이 대학교육에 참여하는데있어 현실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으로는 대학과 기업 간의 전략적 정합성, 기업과 대학 간의 파트너십 형성, 적절한 학습 패키지 설계 및 전달, 파트너십의 개발, 유지 및 유도, 대학 교직원들의 자원과 역량, 협력을 지원하는 체계와 문화의 구축, 기업의 대학교육 참여에 필요한 자금모집 및 투자 등이 포함된다.
기업의 교육훈련 참여 활성화는 단순히 대학의 노력으로만 달성되는 것은 아니고 대학, 기업,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결합 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합을 기반으로 좀 더 유연하고 체계적인 학사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과 대학이 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여 이를 교육과정 개발 및 시행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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