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急發進, 영어: sudden unintended acceleration, SUA)’은 자동차가 운전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대중들은 급발진의 의미를 차량 오류로 인한 급가속 현상으로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의미로는 의도하지 않은 가속을 뜻하며, 운전자가 오인 조작하여 가속되는 경우를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로 인지하여야 한다.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실제로 운전자가 엑셀을 조작해서 사고가 난 경우에도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인지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의도하지 않은 가속이 운전자로부터 발생하는 경우는, 운전자가 엑셀을 브레이크로 믿고 동작시키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 운전자는 사고 후에도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량이 이상해서 급가속 되었다고 믿는다. 특히 이러한 유형의 사고는 75세 이상의 초고령 운전자 군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며, 이는 65세 이상 74세 미만 운전자들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가속 페달 오조작 사고를 막기 위해 차량에 안전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2023년에는 페달 오조작 급발진 억제 장치 국제기준 수립에 착수하였다. 차량 문제로 인한 급발진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것은 토요타 급발진(2009년) 사건이었다. 당시 미국 샌디에이고 고속도로에서는 주행 중인 렉서스 ES350이 갑자기 190km/h 이상 급가속하여 차량에 타고 있던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바(BARR) 그룹은 미국의 민간 SW 컨설팅 업체로 지난 2012년 조사를 벌여 SW 결함을 입증했으며, 또 이를 법원이 인정했다.
이 사건으로 토요타는 미국 법무부에 벌금 12억달러(약 1조 3,000억 원)를 납부했다. 급발진 문제로 리콜(1,200만 대)과 배상에 쓴 돈은 무려 40억 달러(약 4조 3,212억 원)에 이른다. 현재까지 밝혀진 의도하지 않은 가속에 대한 원인 유추나 재현 가능성 시험의 CASE는 국내 차량의 경우 다음과 같다.
<의도하지 않은 가속 현상 발견 - 리콜 조치>
1. 아이오닉 전기차 의도하지 않은 가속 현상 발견 및 리콜 조치: 2021년 국토부
2. 2023년도 하이브리드 차량 의도하지 않은 가속발생 현상 발견 및 리콜 조치: 2023년 NHTSA
<의도하지 않은 가속 현상 분석 - 인위적 환경구성>
1. 12V 배터리 전압 불안정시 의도하지 않은 가속 발생 가능성 시험: KBS 추적보고서 ‘급발진은있다’, 2014
2. 엔진 오일이 연료 계통과 섞이는 경우 오버런(의도하지않은 급가속)이 발생할 가능성을 재현(시험): 픽플러스(유튜브), 2023
이러한 문제로 민간 업체에서 페달 조작 영상을 기록하는 페달 블랙박스가 출시되었다. 2023년 10월 31일 국토부에서는 車 제조사에 페달용 블랙박스 설치를 권고하였다. 하지만 의무 사항이 아니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가속의 발생을 막아서 소중한 생명과 자산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이미 국내 및 해외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가속을 방지하기 위해, 엑셀/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았을 때 브레이크가 우선시 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브레이크 스로틀 오버라이드 시스템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밟을 때, 차량의 ECU를 통제해 가속 페달의 신호는 무시하고 브레이크 페달의 신호만을 전달하여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1. 현대자동차는 2012년 급발진 방지 장치인 ‘브레이크 스로틀 오버라이드(Brake Throttle Override)’ 시스템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2012)
2. 국내에서는 2013년 강신식 대표가 급발진 장치(세이프 카)를 제작하여 택시에 최초 장착(2014)
이러한 대처 기술은 아직 의도하지 않은 가속을 막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운전자에게 만약 의도하지 않은 가속이 발생하였을 때, 다음과 같은 대처 방법을 권고한다.
1. 페달을 밟고 있는 발을 모두 뗌(운전자가 엑셀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오인해서 밟고 있을 수 있다).
2. 기어를 N단으로 변경(자동차는 정상 상태라면 주행 중 N단 변경이 가능하다).
3. 사이드 브레이크 또는 전자 사이드 브레이크(EPB)를 동작(속도가 감속한다).
1·2·3을 수행했는데도 차량 속도가 감속하지 않으면 차량 이상으로 판단한다. 차량에 이상이 있는 상태라면, 시동·브레이크·엑셀·기어변경 동작 모두 100% 보장하지 못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러한 현실을 파악하고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장치에 관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우선 자동차회사에서 최소한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정보(정비 매뉴얼)와 차량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적용성을 토대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서 개발한 ‘자동차 비상 정지 장치’는 차량에 별도의 비상 정지 스위치를 장착하여 사용자가 정지 의사가 있을 때 누르면, 엔진 차는 점화플러그 계통 전원을 차단하고 전기차의 경우는 고전압 릴레이 전력을 차단하여 가속력을 차단한다. 또한 2중으로 동력 전달을 차단하기 위해서 기어를 N단으로 바꾸며, 비상시 사용하는 파킹 브레이크(EPB)를 동작시켜 차량을 정지시킨다. 더불어 비상등이 자동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 현재 아이오닉5 전기차에 적용하여 3개월간의 시험을 거쳤으며, 이상 없이 동작함을 확인한 상태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해당 제품을 양산하고자 하는 기업에 기술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의도하지 않은 가속으로 인한 사고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원인이 밝혀질 가능성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며, 원인이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 원인 파악 후 그에 대한 보완이 수행되는 시점까지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피해는 막대할 수 있다. 따라서 의도하지 않은 가속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정부, 자동차 관련 기업,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모든 기관이 연구 개발 및 정책 지원에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