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13


 

기업 및 연구원 소개

한국전력기술(이하 ‘한전기술’)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여명기인 1975년에 원자력발전소 설계기술 자립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지난 47년 동안 원자력, 화력,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이룩한 기술적 성과들은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국민의 풍요로운 삶을 뒷받침해 왔다. 1982년 한전기술의 기업부설연구소로 설립된 전력기술연구원(PERI)은 표준원자력발전소 설계연구로 시작하여 한국전력기술의 미래를 견인하는 수많은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개발 결과들은 국내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 등에 직·간접적으로 적용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UAE 바라카 수출 원전의 개념부터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에 반영되었다. 더 나아가 차세대 원전이나 핵융합로 등 신에너지원 개발의 초석이 되고 있다.

변화와 혁신

최근 한전기술이 도전하고 있는 주요 미래 핵심기술의 연구 분야 키워드는 ‘디지털 전환(DX)’, ‘소형원자로(SMR)’, ‘그린/청정수소’ 그리고 ‘원자력 안전’이다. 이 중에서도 본고에서는 한전기술의 미래 지향적체질 개선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필요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국내 유일의 원자력 종합설계회사이자 글로벌 에너지솔루션 기업인 한전기술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2020년에 디지털융합실(이후 스마트융합연구소로 확대 개편)을 신설하였다. 2021년에는 디지털엔지니어링실(이후 디지털전환처로 확대 개편)을 신설하였으며, 현재는 전력기술연구원 산하의 스마트융합연구소, 디지털전환처 및 ICT혁신실 등 3개 부서에서 한국전력기술의 디지털 전환을 견인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많은 기업이나 기관들이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DX에 성공했다고 입증된 사례를 보면, 기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의 디지털에 대한 인식과 기업문화의 변화가 더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전기술은 2022년에 전사적으로 신입사원부터 고위직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직원들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하여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하였다. 엔지니어링은 설계부터 자재공급, 전체 공정 등 Value-chain 프로세스에 관한 결정이 요구되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영역이다. 이러한 업의 특성상 복잡성, 변동성, 생산성 및 비가시성을 포함한, 내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한 기존 생산 체계 성장의 한계가 발생하여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전기술은 각 기술 분야 실무에서부터 의사결정 단계까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디지털 설계 프로세스의 고도화와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스마트 신사업 창출이라는 두 방향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다. 



먼저 한전기술은 디지털 설계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그간 지능형 2D CAD 시스템을 확대해 왔으며, 3차원 직접 설계시스템을 개발 및 운영해 왔다. 또한 설계 형상 관리 정보시스템과 BIM(건설정보모델)에 기초한 데이터 기반 설계시스템 및 3D 모델 라이브러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이를 토대로 2024년에는 AI 자동설계, 엔지니어링 챗봇 등 확장형 지식기반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구현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2024년에는 융복합 데이터 AI 분석용 플랫폼 기반의 Private LLM(Large Language Model) 시범서비스를 시작하여, 사내에서 원자력 규제 및 인허가 대응 업무의 효율화를 이루고 동시에 향후 고객을 위한 맞춤형 LLM 상품 또한 발굴하고자 한다.

스마트 신사업 창출 분야에서는 그간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특수임무용 드론(페인팅/비파괴검사), 해상풍력단지 유지보수 최적화 소프트웨어, 원자력산업 특화 딥러닝 언어모델(Nuclear-BERT), 발전소 설비손상 및 계통성능 지능형 진단 알고리즘, AR(증강현실) 기반 발전소 매설 배관 관리시스템, 원전 시뮬레이터 연동 VR(가상현실) 운전 절차 교육훈련 시스템 등을 개발 완료 혹은 납품한 바 있다. 

2024년의 개발 중점 추진 분야는 증기발생기 전열관 진동 마모 지능형 전산 모델, 터빈사이클 운전열정산 및 열교환기 지능형 전산 모듈, 3D 스캐닝-BIM 활용 원전 해체 물량 평가시스템, 주민 친화형 i-SMR BIM 건축 설계 자동화 모델 등이다. 특히 사업화 분야에서는 최근 실증시험이 개시된 재사용 배터리를 활용한 ESS의 화재방지 및 SoH(건전성) 예측 BBM(Battery Balance Module) 알고리즘을 완성하여 건설업계 피크 전력 소비 저감 설비 공급사업에 진출한다. 향후 경쟁력 있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 공급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2029년 국내 상용화가 예상되는 AAM(Advanced Air Mobility) 분야에서도 한전기술은 국제표준기관 활동(ISO 및 G3AM)과 국내 다기관 개발 협력 체계(GC)에 참여하고 있다.



이착륙을 위한 지능형 버티포트 안전시설설계 및 고전압 전력 계통 PMS(Power Management System) 개발과 표준화에도 박차를 가하여 인류가 맞이할 미래 삶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미래는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수많은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많은 기업은 실패하고 있다. 단기간 내에 금전적 보상을 보장받기 힘든 작업이 바로 디지털 전환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 내부 프로세스를 철저히 분석하여 실천 가능한 부분부터 시작하여야 하고, 그 노력은 중단없이 영속되어야 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CEO의 의지가 중요하며 전체 구성원들의 인식변화 또한 필수적이다.

일단 어느 정도의 디지털 전환이 가시화되면 디지털화된 데이터로부터 파생되는 무궁무진한 사업 아이템들을 도출할 수 있고, 이는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여 매출로 이어질 것이다. 이에 동반되는 생산성 향상과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전력기술은 디지털 전환을 포함한 모든 변화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중단없이 연구· 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