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R&D

 

바이오제약 산업계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

코로나19는 전 세계 경제와 의료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동시에 산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바이오제약 산업의 경우, 원격 진료, 디지털 헬스케어, 신약 개발 플랫폼, 의료 데이터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강화되었고,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춰 바이오 융합(Bio-Convergence) 분야 정부 지원 정책 또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또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자동화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의 발전은 유전공학과 생명공학 분야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며 약물 개발 패러다임에 혁신을 일으켰다.

이스라엘은 기존에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정보통신(ICT)과 의료지식자산 분야를 중심으로 바이오 제약 산업을 발전시켜, 맞춤형 의약품 시장을 비롯한 다양한 바이오 융합 분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자국 내 하이테크 창업을 육성하고 혁신 생태계 조성을 주관하는 이스라엘 혁신청은 바이오 융합 분야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기준, 1억 5,000만 셰켈(한화 약 56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했다. 혁신청은 ‘R&D 를 위한 국가인프라포럼(National Infrastructure Forum for Research and Development)’의 일환으로, 바이오 융합 분야의 학계와 산업계 간의 연계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포괄적 국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스라엘 바이오 융합 분야 혁신사례

① 나노로보틱스(Nanorobotics for drug delivery)

바이오제약 분야의 주요 난제 중 하나는 타깃 세포를 대상으로 효율적이고 정밀하게 특정 약물을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타깃 세포로의 약물 전달을 위해 나노로봇은 세 가지 기능을 갖춰야 한다. 이는 전달 약물을 자체적으로 저장하는 기능, 약물 투여 신호를 감지할 수 있도록 외부 환경에 반응하는 기능 그리고 적절한 시간과 위치에 제어된 방식으로 약물을 방출하는 기능이다.



이스라엘의 약물 전달 기술 개발 기업 나노고스트(NanoGhost)는 줄기세포를 사용하여 특정 약물을 종양 부위로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췌장암,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그리고 뇌암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었으며, 현재 한국의 진메디신과 항암 바이러스에 캡슐화 방법을 융합한 유전자 세포융합 치료제를 공동 개발 중이다.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 중인 또 다른 이스라엘 기업으로는 나노로보틱스(NanoRobotics)가 있다. 해당 기업은 약물 전달뿐만 아니라 암세포를 타깃팅하고 파괴하며 내약성 박테리아 및 병원체를 변이시키는 방식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② 혁신적인 첨단 치료법(Therapeutics Discovery)

장기칩(organ-on-a-chip) 기술은 특정 신체 기관의 기능을 갖춘 인체 조직을 플라스틱 칩을 통해 배양시키는 혁신 기술이다. 장기칩 기술과 같이 미세생리학 기술을 기반으로 질병의 진행 상황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효율성을 갖춘 혁신 치료 리서치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있다.

애니마 바이오텍(Anima Biotech)은 단백질 번역을 제어하는 신약 개발(Translation Control Therapeutics) 분야의 개척자이다. 당사에서 개발 중인 플랫폼은 표적 단백질의 합성을 시각화하고 구체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한다. 펜(Penn) 대학의 리보솜 생화학 연구소와 8년간 협업하여 콜라겐 타입 I 의 합성 제어, 바이러스 단백질 합성 방해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 예방, 헌팅턴병의 단백질 번역 제어 등에서 유효성을 입증시켰다. 차세대 장기칩 개발 기업인 티슈 다이나믹스(Tissue Dynamics)는 조직 감지 마이크로 센서를 통해 조직 기능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의료진은 조직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 요소를 분별해내고,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③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재생의학 스타트업인 프레사이즈 바이오(Precise Bio)는 세포생물학, 재료공학, 물리학, 화학, 3D 프린팅 등 다양한 분야의 엔지니어와 생물학자들이 모인 다학제간 인적 구성을 갖추고 있다. 당사의 혁신적인 4D 바이오 프린팅 플랫폼은 타 플랫폼 대비 높은 재현성을 바탕으로 복잡한 조직을 생성하며, 특정 조직을 생성하면서 습득한 패턴을 다른 조직을 제작하는 데 활용하는 자체적인 딥 러닝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는 기존의 3D 바이오 프린팅 제조 기술이 갖는 한계를 극복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④ 바이오센서 및 진단(Biological Sensors and Diagnostics)

바이오센싱(Bio-sensing) 기술은 항체, 효소, 핵산 등의 생체분자와 박테리아를 사용하여 타깃 물질을 발견하고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박테리아 감염과 바이러스 감염을 구별해내는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이스라엘의 미메드(MeMed)가 있다. 해당 기업은 분자생물학, 생화학, 데이터 과학 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간 인적 구성을 바탕으로 스마트 알고리즘, 머신 러닝, 시스템공학, 분자생물학 등을 결합해서 면역체계의 반응을 해독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⑤ 생체전자공학(Bioelectronics)

생체전자공학은 화학, 생물학, 물리학, 나노기술, 재료과학을 결합한 다학제간 연구 분야이다. 생물학적 구조와 기능을 통해 밝혀낸 사실을 기존 전자공학 기술에 접목시켜 생체 정보 처리 계를 분석하고 모델화 등의 연구를 의미한다. 바이오 전자는 유전자, 단백질, 세포 등과 같은 생체물질을 반도체와 같은 무기물질과 조합해서 반도체 칩의 형태로 구현해낸 장치이다. 반면 이스라엘의 테라니카(Theranica)처럼 전자공학 기술을 신경학 분야와 융합하여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2019년에 FDA 승인을 받은 당사의 비침습적 전기치료 장치는 원격 통증 조절 패러다임을 활용한 혁신적인 신경 조절 기술이다. 당사 전매특허 기술인 칩은 C군 신경섬유에 파형을 전달하여 뇌간에서 진통 메커니즘을 발생시킨다.

 

기대효과 및 전망

바이오 융합 분야의 성장은 장기적으로 2만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다학제 연구 분야인 바이오 융합 분야의 특성상 광범위한 졸업생들을 흡수하여 이스라엘 생물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이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다. 고용 창출 외에도 이스라엘 내 다학제간 연구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과 R&D 센터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라엘은 원천기술 강국다운 다양한 공학 및 응용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바이오융합 분야의 리더가 될수 있는 중추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의 강점 중 하나인 정부 차원의 R&D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우수한 다학제간 역량을 갖춘 국가와의 글로벌 협업을 추진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한국과 이스라엘 정부가 공동으로 설립한 한국이스라엘 산업연구개발재단은 각국의 국가 성장전략에 기반하여 바이오 융합 분야와 같이 미래 유망사업 분야의 국제 공동 R&D01 를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 융합 분야의 한 축을 담당하는 우수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의 경우,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할 이스라엘 파트너 기업의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성과 정부지원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01 한국이스라엘산업연구개발재단 홈페이지(https://koril.org/en) 전략지원 프로그램(바이오융합) 공고 참조(최대 지원액 3년 이내 300만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