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평균 2만여 건의 실종아동 신고가 접수된다. 이들 중 대부분은 실종 신고 1시간여 만에 부모의 품으로 돌아간다. 특히 만 8세 이하 미취학 아동은 대부분 3시간 이내에 발견된다. 하지만 3시간이 지나면 발견 횟수가 급감하며 6시간 이후부터는 발견 건수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통계에 따르면 실종 발생 이후 12시간이 지나면 실종아동을 찾을 확률은 절반 이하인 42%로 급감하며, 24시간 이후에는 32%, 1주일이 지나면 11%로 감소한다. 9세 이상의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에는 가출 등의 요인으로 인해 발견되기까지의 소요 시간이 미취학 아동보다 고루 분포하 지만, 이틀 뒤부터 눈에 띄게 줄어든다. 즉, 미취학 아동은 6시간, 청소년은 48시간이라는 골든타임을 넘기면 실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신원 확인, 객체 추적 등의 기능을 포함하는 지능형 CCTV 기술 수준의 발달 및 지자체 단위에서의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고해상도 CCTV 설치 증대에도 불구하고, 주야간 환경에 따른 신원 대상자 식별, 사각 지역 으로 인한 동선 추적 실패, 광학·기하학적 왜곡으로 인한 식별 불가 등에 대한 해결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므로, 기존 CCTV 활용 극대화를 위해 시공간/시점의 동적 변화 등 복합 정보 기반 객체 탐색 및 인식으로의 기술 발전을 통한 신개념의 새로운 플랫폼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018년부터 실종 아동 찾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실종자의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주변 CCTV와 지자체 통합관제 시스템,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정보를 종합적으로 연결하고 인식하는 ‘복합인지 기술’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골든타임 이내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실종자의 위치를 추적하고 이동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 첨단의 AI 기술을 이용해 원거리나 어두운 화면, 마스크 등으로 얼굴 일부분만 촬영된 상황에서도 신원 확인 속도와 정확도를 향상하고 있다.



연구팀에서 개발하고 있는 복합인지 기술은 실제 치안 현장에서 수집된 정보를 시간, 공간, 정보 특성 등을 고려하여 인지 대상인 실종자에 대한 정확한 인식, 추적, 탐색 등을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로, 실종아동과 치매 노인 등 실종자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신원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인공지능 기술 기반 사회 안전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최근 활용 가능한 데이터 수의 증가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 급속히 고도화되고 있는 신원 확인 기술 및 관제 시스템 기술 등 첨단 ICT 기술을 보다 실제적이고 목적 지향적으로 사회적 문제, 즉 실종아동 및 실종 치매 노인의 안전 귀가 문제 해결에 적용하여, 실제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관제 및 수사 요원들에게 직접적인 업무 효율과 편의를 제공하고, 공공의 안전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고, 최종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팀에서 개발하고 있는 플랫폼에는 골든타임 이내에 실종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상행동을 인지할 수 있는 ‘신원 확인 기술’과, 초동수사 과정에서 관제센터와 현장 요원 간의 실종자 정보를 상호 연동할 수 있는 ‘지능형 관제 기술’, 장기 미제 사건의 경우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신원 추론 기술’이 주를 이루며, 개인정보 보호 기술과 치안 정보를 효율적으로 통합 처리하는 시스템 통합 기술 및 최적화 기술도 포함되어 있다.



복합인지 원천기술은 크게 영상 복원 기술, 신원 확인 기술, 동선 추적 기술, 나이 변환 기술로써, 실종 아동, 중증 장애인 및 치매 노인에 대한 신속한 신원 확인 및 동선 추적을 위해 현 지능형 인식 및 탐색 기술 수준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의 단위 기술로는 한계 극복에 어려움이 있다. 고속/고정밀 한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위 기술의 미시적/거시적 인지 기술의 조합과 최적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복합인지 기술을 통해, 현재 수준에서 한단계 높은 수준의 응용이 가능케 된다.

또한, 실종 아동 등 장기 실종·미제 사건 해결을 위한 유전 정보와 영상 정보 연계 기반 얼굴 모습 추론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실종 아동, 치매 노인, 중증 장애인)를 보호하고, 공공 치안 및 미제 사건 해결 등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하여 장기 실종 자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나이 변환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나이 변환 기술의 정확성 고도화와 개인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부모-자녀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얼굴 나이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발굴하고, 이를 얼굴 나이 변환 기술과 융합하는 세계 최초의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영상 감시 장비의 발달 및 적용 범위 확대에 따른 사생활 침해 이슈 해결을 위한 법률 분석 및 제정 방안 수립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실종자가 발생하였을 때 신속하고 정확한 초동 신원 파악을 위하여 영상 확보와 처리는 필수 불가결의 조건인 만큼 프라이버시 침해와 관련하여 ‘실종자 탐지·연구 목적’ 을 대상으로 한 법률 제정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합법적인 목적을 위해서만 수집 및 처리(법률유보의 원칙), 시스템에 활용되는 개인정보의 적법·정당한 수집(적법성의 원칙), 수집 및 처리된 개인 정보를 실종자 탐지 이외의 목적으로 제한(이용 목적 제한 원칙)을 골자로 한 법률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 연구팀은 국민 생활 안전 증대를 위한 실종 아동 또는 치매 노인 찾기 등 공공성이 높은 사회 문제 해결에 첨단 ICT 기술을 적용하여 공공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개발 최종 목표인 복합인지 기반 신원 확인 기술 개발과 관련해서는 원천기술 확보를 넘어 실제 치안 현장에 적용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실증 서비스 개발 및 지자체 플랫폼 실적용 테스트, 법 제도 개선 노력 등 실증적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팀은 본 기술이 미래형 사회 안전 플랫폼 구축의 기틀이 되는 기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