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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하거나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최근 환경과 건강, 동물 윤리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에도 채식 문화가 널리 퍼지고 있다.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 등 기존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성장으로 이전보다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미국은 마트에서도 다양한 대체푸드를 살 수 있다. 최근 한국도 햄버거 프랜차이즈와 샌드위치 전문점 등에서 대체육을 이용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과거 일부 소수만 먹는 것으로 알았던 대체 식품이 푸드테크란 이름으로 새로운 산업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푸드테크에 주목하라

푸드테크는 틈새 영역이었다. 비욘드미트나 오틀리 등 푸드테크 분야 블록버스터 기업공개(IPO)가 나타나면서 관련 분야 수익성이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주류’로 옮겨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CB인사이트가 발행한 ‘2분기 푸드테크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푸드테크 분야 투자 건수가 1분기보다 10% 증가했다. 시드 단계 펀딩이 1분기 전체 42%에서 2분기 62%로 늘었다. 시드 펀딩 증가는 팬데믹으로 강조된 글로벌 식품 시스템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이다.

특히 푸드테크 업체들은 식품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따라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식품 개발에 집중한다. 과거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재료 등을 비윤리적으로 만들던 것과 달라졌다.

음식물 쓰레기 증가와 노동력 부족, 팬데믹 등으로 식음료 분야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최근 푸드테크 분야는 새로운 자본 창출 기회임과 동시에 인류 미래에 대한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



가장 먼저 진화한 ‘푸드테크’ 분야는 식재료 혁신이었다. 2분기 식음료 부분 투자금액은 15억 4,400만 달러였다.

지난 2021년 1분기 B2B와 B2C 분야 대체 단백질 분야 투자는 2020년 전체 투자금보다 4배 증가한 10억 4,6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체 단백질 분야는 2020년 총투자액이 2억 7,100만 달러였는데 올해 2분기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거래건수도 2020년 26개에서 2021년 2분기 현재 49건으로 약 2배 늘었다.

음료 시장은 기능성에 집중했다. 아답토젠(adaptogen)이나 누트로픽(nootropic) 음료 등에 대한 언급이 늘어났다. 아답토젠은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는 항스트레스성 자연 물질이다. 누트로픽은 인지와 기억력,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물질이다.

푸드테크에서 가장 발전한 분야가 소고기를 대체하는 분야다. 이제 기업들은 소고기를 넘어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까지 대체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대체육에 이어 대체 생선이 온다

대체 육류에 이어 식물성이거나 실험에서 배양된 해산물이 식탁에 올라온다. 미국 소비자는 바다 자원 남획과 해산물 산업이 일으키는 환경문제에 주목한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사람들은 소고기 등 붉은 고기를 먹지 않는다. 붉은 고기를 생산할 때 막대한 토지와 물이 필요하고 메탄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해산물 역시 환경 문제로 대체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업은 수십 년간 무분별한 남획으로 생태계를 파괴했다. 이 과정에서 바다가 오염됐다. 바다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되고 버려진 그물로 해양 동물이 피해를 입는다. 일부 어종은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했다.

미국 소비자는 지구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IBM과 내셔널리테일협회 연구에 따르면 57% 소비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구매 습관을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글로브스캔(GlobeScan) 조사에서 미국 해산물 소비자 55%는 생선과 기타 해산물을 지속 가능한 공급원에서 섭취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굿푸드인스티튜트(Good Food Institute)에 따르면 미국 식물성 해산물 제품은 전체 해산물 시장에 0.1%다. 대체 육류는 전체 시장 중 1.4%를 차지한다. 아직은 대체 육류에 비해 해산물 분야는 매우 미약하다.

대체 해산물을 만드는 스타트업은 늘어난다. 2017년 대체 해산물 스타트업 투자는 100만 달러 규모였는데 2020년 최소 8,300만 달러로 늘어났다. 현재 83개 기업이 대체 해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2017년 이후 3배 증가했다. 83개 중 18곳을 제외한 회사는 식물성 대체 해산물을 만든다.

식품 대기업 네슬레도 ‘가든 고메(Garden Gourmet)’ 브랜드로 식물성 참치 제품을 출시했다. 네슬레 가든 고메 참치는 완두콩 단백질로 만들어져 쫄깃한 식감을 가진다. 네슬레는 기존 제품 카테고리를 식물 기반으로 혁신하는 데 집중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육류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며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최대 참치 통조림 가공 기업 중 하나인 타이 유니온(Thai Union)은 대체 단백질 브랜드인 OMG 미트(OMG Meat)를 설립했다. 중국의 뉴싱귤레러티(New Singularity)는 조류 기반 발효 대체 생선 제품을 판매한다.

샌프란시스코 와일드타입(Wildtype)은 실험실에서 연어를 생산한다. 와일드타입은 은연어로 알려진 코호(Coho)연어 세포를 바닷물과 동일한 염분 환경에서 증식한다. 와일드타입은 샌프란시스코에 파일럿 공장을 건설했다.



대체육 대표 기업인 임파서블 푸드는 수년간 생선없는 생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굿캐치푸드는 가짜 생선 스틱과 크랩 케이크를 만든다. 굿캐치푸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미국 내 소매 판매가 2020년 70억 달러로 급증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쿨레아나(Kuleana)는 포케바(Poke Bar) 레스토랑에서 식물성 참치를 출시했다. 쿨레아나는 무와 해조류, 대나무 섬유 등으로 식물성 참치를 개발했다. 참치의 주된 영양소인 오메가3 DHA, 철분, 비타민 B12 등이 함유된다. 기존 참치와 비교해 쿨레아나 참치는 100g당 총지방이 5g이다.

 

비건 우유 시장이 큰다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어패류와 계란, 우유 같은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완전 채식인 ‘비건(Vegan)’도 늘어난다. 이들은 생일 때 먹는 케이크와 크림 파스타의 크림소스도 계란과 우유 없는 제품을 원한다. 미국에서는 대체 우유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칠레 푸드스타트업 낫코는 식물성 우유 ‘낫밀크(NotMilk)’를 개발,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유통한다. 다른 비건 푸드테크 기업과 차별화된 낫코의 특징은 AI(인공지능)와 머신러닝이다. 낫코는 쥬세페(Giuseppe)라는 AI 셰프를 이용, 동물성 단백질을 대신하면서도 맛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 쥬세페는 대체할 동물성 음식의 분자 구조를 파악하고,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식물 중 가장 가까운 식감을 낼 수 있는 재료와 조합을 찾아낸다.

쥬세페가 추천해 준 조합을 사람이 맛보고 평가를 반복, 그 결과를 학습하여 가장 맛있는 조합을 찾아낸다. 기존 방식에 비해 식품들을 조합하고 실험하는 횟수가 적어지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낫밀크의 주원료는 코코넛, 캐슈너트, 파인애플 농축액 등이다. 칼로리는 240ml당 90cal(홀밀크 기준)로, 같은 용량의 우유에 비해 60~70cal 정도 적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도 대체로 비슷하다.

 

푸드테크 기업 과제는

코로나 이후 동물성 단백질의 위험성,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식물성 대체 단백질 제품들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음식은 머리가 아니라 입으로 먹고 마신다. 대체 식품들이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맛’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음식은 윤리, 건강 관리 목적을 위한 것 이전에 맛이 최우선이다. 아무리 환경 보호에 좋고 몸에 좋아도 식감이 좋지 않고 맛이 없으면 소비자들은 등을 돌린다.

대체 유제품, 계란은 또 다른 과제가 있다. 베이킹, 음료 제조 등 조리에서 계란과 유제품의 대체 가능성 여부이다. 계란과 우유는 단독으로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케이크, 빵, 과자, 카페라테, 푸딩 등 다른 음식을 만들 때 없으면 안 되는 필수 재료다.

만약 대체 우유와 버터, 달걀을 섞었을 때 적절한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아서 케이크를 만들지 못하거나, 만들어도 맛이 없으면 제대로 이를 대체하기 힘들다.

실제로 이 부분에 집중해서 성공한 사례가 있다. 바로 오틀리이다. 카페를 집중적으로 공략, 바리스타용 귀리 우유를 만들고 오틀리 라테를 판매하게 했다. 사람들은 귀리 우유로 라테를 만들 수 있고 맛마저 좋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는 곧 제품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다른 푸드테크 기업도 이 부분을 알고 자기 제품의 범용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