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이차전지의 4대 소재

리튬이차전지에는 매우 많은 소재들이 사용된다. 그중에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및 전해액을 이차전지의 4대 소재라고 부른다(그림 1).



양극재는 충전 시에 음극에 리튬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주로 코발트, 니켈 등의 천이금속과 리튬의 복합산화물로 만들어진다. 음극재는 충전 상태에서 리튬을 저장하고 있다가 방전 시 리튬을 방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주로 흑연(Graphite)이 사용되며 최근에는 실리콘 등의 금속을 첨가하거나 리튬 메탈을 직접 사용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단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며, 주로 폴리올레핀 계열의 절연성 폴리머가 사용되는데 미세한 기공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리튬 이온을 함유한 전해액이 통과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최근에는 안전성 강화를 목적으로 세라믹 코팅이 된 폴리머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전해액은 카보네이트 계열의 유기용매에 리튬염을 용해시킨 것으로서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 이온의 통로 역할을 한다. 이러한 4대 소재들은 이차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일 뿐만 아니라 가격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자이다. 그림 1에서 보듯이 리튬이차전지의 판매가격에서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Battery 소재 관련 생태계

최근 이차전지 시장의 급팽창과 함께 K-Battery가 눈부신 선전을 하고 있다. B3 리포터에 의하면 2020년 이차전지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44.1%로, 경쟁국인 중국(33.2%)과 일본(17.4%)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4대 소재의 수입의존도를 보면 상황은 많이 달라지는데 양극재만이 수입의존도가 47%(= 국산화율 53%)로서 양호한 편인 반면, 음극재의 수입의존도는 80%, 분리막과 전해질은 각각 69%와 66%로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중간 소재는 그나마 나은 편인데 원재료로 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져서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양극재와 음극재의 원재료는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다만, 인조흑연 음극재의 경우는 국내 제철소나 석유화학 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원료로 쓸 수 있어 내재화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포스코를 비롯하여 일부 기업들은 해외 광산 투자와 제련, 정제기술 개발을 통한 원료 확보에 노력하고 있으며,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폐전지의 리사이클을 통한 원료 재활용 기술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개발 동향

이차전지 소재의 개발 방향은 에너지 밀도의 향상(주행거리의 증대)과 저원가화, 충전 시간의 단축 및 안전성 개선의 4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양극재의 경우는 기존의 NCM(Ni, Co, Mn의 3원계) 양극재에서 코발트를 줄이고 니켈의 함량을 증가시킨 high-Ni NCM 양극재의 개발로 에너지 밀도의 향상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High-Ni로 가면서 부족해진 안전성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알루미늄을 추가한 NCMA 양극재의 개발과 함께 기존의 다결정형 양극재를 대체할 단결정형 양극재의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는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안전성이 우수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양극재를 채용한 전지의 개발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음극재의 경우는 소형전지 부문에서는 용량이 크고 가격이 저렴한 천연흑연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수명 특성이 유리한 인조흑연 음극재의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또한 에너지 밀도의 향상을 위하여 용량이 큰 실리콘(Si)을 흑연에 복합화한 음극재가 거의 개발 완료 단계에 있어서 조만간 전기차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실리콘-복합 음극재의 사용은 충전 시간의 단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 메탈을 직접 음극재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으나, 안전성 문제의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분리막의 경우는 기존의 PE(폴리에틸렌)계에서 내구성을 강화한 다른 고분자 재질의 개발이나 세라믹이 코팅된 분리막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에는 리튬 메탈 음극재의 사용을 목표로 하여 분리막을 없애고 액체 전해액을 고체 전해질로 바꾼 전고체전지의 개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고체전지용 고체 전해질에는 고분자계와 산화물계, 황화물계 등이 있는데, 이 중 전기자동차용으로서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 전지의 개발이 일본 토요타 등을 중심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전고체전지는 계획대로 2020년대 중반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다고 하여도 양산 공정기술의 개발과 저가격화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차전지 소재개발 이슈 및 미래 개발 방향

현재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전기차 시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변화하며 이에 맞추어 전지의 타입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차전지용 소재도 이에 따라 다양한 소재들이 고객 맞춤형으로 개발되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예를 들면 고성능에 초점을 맞춘 전지와 저가격화 전지, 그리고 고안전성 전지 및 항공기나 드론 등의 특수 용도용 전지 등 각각의 전지 용도에 따라 소재도 조금씩 다르게 개발될 필요성이 있다.

미래 소재의 개발 방향과 관련하여 반드시 언급하여야 할 한 가지 사항은 친환경성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란 점이다. 현재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친환경적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이나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규제가 점차 강화되어 가는 것이 기정사실이므로, 원재료에서부터 소재를 거쳐 셀 제조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친환경적인 공정으로 개발해 나가는 것이 미래 소재 개발의 가장 중요한 방향 중 하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