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친환경 시대
스마트한 첨단 교통 체계로 탄소 배출 줄인다,
지능형 교통 시스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 배출 0이라는 탄소 중립을 이루려면 자동차를 비롯한 수송 부문의 전 과정에서 일대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수송 부문 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4.3%를 감축하기로 했다. 이를 달성하고자 친환경차를 확대하고,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며, 바이오 연료를 활용하고 대중 교통 체계를 다양화하는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당연히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자동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이 답은 아니다. 자동차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불필요한 연료 소비를 줄이는 것도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훌륭한 방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지능형 교통 시스템(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 ITS)이다.
도로 교통 체계를 효율화해 탄소 배출 저감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란 자동차 같은 교통 수단과 신호등 같은 교통 시설에 정보 통신 기술을 접목하여 운전자에게 교통 정보와 기타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통 체계의 운영 및 관리를 자동화해 전체 교통의 효율성을 향상하는 것이다. 당연히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은 에너지라는 중요한 자원을 절약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 구체적으로 지능형 교통 시스템에는 어떤 기술이 있을까. 크게 다섯 가지 기술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첨단 교통 관리 시스템(Advanced Traffic Management System, ATMS)이 있다. ATMS는 도로에 차량 특성과 속도를 비롯한 여러 교통 정보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치하여 교통 상황을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도로 교통을 원활히 관리하고 신호 체계를 최적화한다. 이를 통해 자동차의 운행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과적 차량이나 노후 디젤 차량을 자동으로 단속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첨단 교통 정보 시스템(Advanced Traveler Information System, ATIS)이다. ATIS는 교통 여건이나 도로 상황,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최단 경로, 소요 시간, 주차장 상황처럼 운전자에게 꼭 필요한 각종 교통 정보를 차량 내비게이션을 통해 전달한다. 도로에 설치된 정보판이나 교통 방송으로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에 차량 내 정보 통신 단말 장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ATIS는 운전자에게 도로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정보를 제공해 운행 경로를 효율화함으로써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막는다.
세 번째는 첨단 대중 교통 시스템(Advanced Public Transportation System, APTS)이다. APTS는 대중교통 운영 체계를 정보화하여 시민에게 대중교통 운행 스케줄, 차량 위치 등 이용 정보를 제공하며 대중교통 운송 회사는 이용 정보를 모니터링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차량 배차를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용자에게 대중 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 대중 교통 운행사는 수요 분석으로 통해 효율적으로 차량을 배치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물류 운송 회사들이 사업용 차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각 차량의 위치, 운행 상태, 차량 상황을 관제실로 보내주는 상용 차량 운행 관리 시스템(Commercial Vehicle Operation, CVO)과 차량과 도로상 모두에 고성능 센서와 자동 제어 장치를 부착해 차량과 도로가 정보를 주고 받으며 운전을 자동화하는 첨단 차량 및 도로 시스템(Advanced Vehicle and Highway System, AVHS)도 있다.
이상의 기술을 종합하면 기본적으로 지능형 교통 시스템은 차량의 정보와 외부에 있는 교통 환경이라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 즉 차량과 도로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인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특성 덕분에 교통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이라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실현할 수 있다.
교통의 모든 요소를 포괄하는 전체 네트워크가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는 ITS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이라는 이름으로 교통 체계를 뒤바꾸고 있다.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은 정보를 통합해 모으고 제공하는 센터가 없이도 개별 차량들끼리, 차량과 인프라끼리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 받아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한 단계 진보한 것이다.
C-ITS는 차량과 차량, 차량과 도로 간의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공유한다. 예를 들어 C-ITS는 차량에 있는 위치 센서와 측정 센서, 카메라로 수집한 데이터를 센터로 보낸다. 센터에서는 수집한 정보는 다시 차량에 전달해 운전자의 경로 선택을 돕는다. ITS는 목적지로 가는 길에 사고가 났다면 차량이 전복된 위치와 도로 정체를 카메라와 검진기로 인식해 방송이나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우회 경로를 제공한다. 반면 C-ITS는 차량이 전복돼 있으면 그 정보를 근처 모든 차량에 전달해 실시간으로 사고를 회피하도록 이끌고 다시 주변 차량에 이 사고 정보를 전파해 교통 흐름과 인프라 효율을 최적으로 전환한다.
이런 양방향 소통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완전 자율주행차를 구현하려면 시시각각 변하는 다른 차량 및 도로라는 외부 환경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이 필수다. C-ITS 덕분에 완전 자율주행차량이 구현된다면 지능형이라는 명칭 그대로 자동차를 개인 비서로 변모시킬 수 있다. 이 개인 비서 자동차는 운전자-차량-도로 간 정보를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탄소를 저감하는 최적의 경로로 주행할 것이다. 도로 상황에 따라 저탄소에 맞는 속도를 유지하거나 설정된 탄소 배출량에 적합하도록 주행 시간을 제한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미래를 실현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C-ITS는 단일한 기술이 아니다. 시스템이라는 명칭처럼 자동차, 도로 위 기지국, 서비스 센터의 트래픽 제어 시스템, 휴대용 단말기 등이 모두 통합된 전체이다. 그렇기에 이 각각의 구성 요소들이 적합한 통신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그 통신 역시 초저지연을 제공하는 5G 네트워크여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 세계 첫 상용화를 목표로 국도 45%에 ITS 및 C-ITS 구축하는 데 5,179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민간 기업도 이에 호응해 완전 자율주행차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진보한 정보 통신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소통의 지능형 교통 시스템도 기술인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야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글/권오현
동아에스앤씨 에디터
과학기술계를 위한 콘텐츠 및 홍보 서비스를 동아에스앤씨에서 다양한 과학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고 있다. 대중과학웹진 'KISTI의 과학향기',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뉴스레터 'KINAC 뉴스레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매거진 'KRIBB focus', 한국과학기술원 교지 'KAIST 비전' 등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