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01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는 7월 7일(수)부터 4주간에 걸쳐 매주 수요일 산기협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제27회 KOITA 기술경영인 하계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으며, 사전등록자 1,500여 명을 포함하여 산기협의 일만여 회원사가 참여했다. ‘위기를 넘어 새로운 일상(New Normal)으로’라는 주제로 코로나19 등 현재 어려운 환경을 뛰어넘어 회복과 상생으로 새로운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구자균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이렇게 온라인으로나마 회원사 여러분들을 모시고 하계포럼을 개최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오늘 기조강연을 해주실 주영섭 특임교수님과 4주간에 걸쳐 좋은 강연으로 포럼을 빛내주실 6분의 연사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산업기술 발전과 기술혁신에 기여한 공로로 산기협 기술경영 인상을 수상하시는 9분의 수상자들께도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진 기조강연의 고려대학교 주영섭 특임교수는 ‘2021 하노버 산업박람회와 신제조업 혁명-비즈니스 모델 혁명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선진국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BM)혁명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의 BM 혁명 대응 전략 제시와 함께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ESG에 대해 강연했다.

2주차 강연에서는 ‘2021 하노버 산업박람회 주요 기술 이슈’를 주제로 인공지능, 데이터 모델과 통신, 로보틱스 등 3가지 기술 분야에 대한 강연이 진행되었고, 3주차 강연에서는 MZ세대의 소통방 식과 소비시장의 변화에 대한 내용을, 4주차 강연에서는 미래 대한민국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포럼 강연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세계는 지금 초 변화 시대

세계 경제 환경은 지금 엄청난 속도와 큰 범위로 변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과 포스트 금융위기는 경제의 판도를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었으며, 기술과 세대의 변화를 통해 MZ세대가 소비자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사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우리를 이끌었으며,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등 수많은 환경 문제는 탄소중립 정책 및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이다.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 안에서 빨리 변화하고 대응해 초 변화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초 변화의 중심 업종에는 바로 제조업이 있다. 제조업은 우리 나라 경제의 핵심이자 근간이다. 지금도 국내 총생산의(GDP)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제조업인데, 이렇게 제조업 비중이 높은 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와 독일이 유일하다. 국민 경제의 핵심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제조업이 4차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서 ‘신(新)제조업’이란 이름으로 대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이 이러한 초 변화를 일으킨 시작점은 2011년 하노버 산업 박람회에서 4차 산업혁명이 발표된 순간이다.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BM) 혁명’이라 말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목표 고객과 고객에 제시하는 가치,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 생산, 판매 등 가치사슬 및 운영 프로세스, 수익모델 등 4가지 요소를 의미한다. 즉, 이 4가지 요소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용하여 비즈니스 모델의 총체적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도입·개발이 관건

앞으로 우리나라는 신제조업 육성을 위해 제품 및 서비스 혁신과 함께 시장과 기술, 산업과 기업 특성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 과거 대량 생산 및 소비 시대를 지나 신제조업 시대에는 AI(인공지능) 등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특정 소수의 고객 또는 개인 고객별로 맞춤형 제품및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이는 곧 고객의 신상, 기호, 성향, 구매 및 사용 이력 등 목표 고객 데이터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는 뜻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핵심이 되고 있는 ESG경영 또한 올바른 이해와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ESG경영의 개념 및 철학은 단지 착한 기업이 목적이 아니라, 똑똑한 기업, 현명한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을 들 수 있다. 단순히 제품 판매에 그치고 않고 제품의 전주기 사용단계에서의 서비스를 포함하는 제품의 서비스화(Everything as a Service, XaaS)는 세계적 추세이다. 이 역시 제품 전주기 사용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나 성장 동력 창출이 가능해진다. 제품과 금융을 융합함으로써 구입 없이 생산한 부품 수만큼 이용료를 내는 ‘Pay per Part’ 등 고객에 큰 가치를 제공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도 눈여겨 봐야 한다.

세계는 지금 신제조업 전쟁 중이다. 미국, EU, 중국은 서비스, 정보 통신, 에너지 등 연관 산업을 융합하는 거대한 신제조업의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각국에서 인정받는 세계 제조 5대 강국이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잘 읽고 제조업 재도약과 함께 신제조업 혁명에 매진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로 이 신제조업 육성에 달려 있다.


 

 

산업 AI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I와 어떻게 다를까? 소비자 중심의 AI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자연지능을 모사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인간의 자연적인 해석이 가능한 데이터들, 예를 들어 사진, 비디오, 텍스트, 음성 등을 활용하여 언어 번역, 자율 주행, 비디오 보안감시 같은 영역에 주로 활용된다. 반면 산업 AI는 인간의 자연지능이 일반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작업, 이를테면 수율 향상이나 최적화 등의 영역에 활용되고 있다. 해석이 어려운 센서 데이터, 프로세스 이미지, 또는 작업자의 로그 등을 활용해서 예측 유지 보수(Predictive Maintenance), 결함 탐지(Defect Detection) 등이 그것이다.

산업 AI 응용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장비나 시스템의 예기치 못한 고장을 최소화하는 PdM(Predictive Mainten-
ance), 제품의 불량을 탐지하는 품질 검사(Quality Inspection), 제어와 최적화(Control & Optimization), 예측분석(Predictive Analytics) 등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산업 AI와 클라우드

AI와 클라우드는 불가분의 관계로 여겨진다. 그 이유는 모델의 복잡도(Model complexity), 데이터의 처리(Data intensiveness), 점점 커지는 모델을 커버할 수 있는 확장성(Scalability) 때문이다. 이번 하노버 산업박람회에 참여한 아마존, 구글 등 선도기업들의 다양한 기술과 제품, 서비스 사례는 이를 입증한다. 아마존 클라우드(AWS for Industrial)의 자체 솔루션 보유 제품 모니트론(Monitron)의 경우에는 아마존에서 필요한 센서와 게이트웨이를 직접 구매할 수 있으며, 직접 설치함으로써 클라우드 상에서 빠르게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또한 아마존 세이지메이커(Amazon SageMaker)라는 통합된 개발 환경을 통해 엔지니어들은 머신러닝 기술을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 클라우드는 독보적인 비전 기술로 AI 기반 Visual Inspection(육안 검사) 영역, AIVI 등에 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된 것이 LG CNS의 불량탐지. 구글에 따르면 약 99% 이상의 정확도로 불량을 탐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AI 기술,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다

선도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기술이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과 데이터 주권에 대한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16년, 딥마인드에 자사 기술을 적용해서 데이터센터의 전기료를 약 40%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는데, 이번 박람회를 통해 AI 기술을 통한 에너지 효율화가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관해 보다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AI와 데이터 주권에 관한 이슈는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가이아 X(GAIA X)’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가이아 X는 연합된 형태의 데이터 인프라를 통해 유럽의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매우 포괄적인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산업 AI의 향방은 OT(Operations Technology) & IT(Information Technology)의 융합 가속화, 수많은 AI 사례 양산, 그리고 제어와 최적화의 영역에서 강화학습, 유전 알고리즘 등을 활용한 새로운 응용이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하노버 산업박람회에 따르면 향후 3~5년 내에 거의 모든 기업들이 AI 기술을 활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어 최적화, 이상 탐지, 품질 검증과 같은 영역에서 더 이상 AI 없는 제조업을 상상할 수 없다.


 

 

독일의 신제조업 전략, 인더스트리 4.0

2011년부터 시작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에는 매우 많은 전문가 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본래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 자국 중소기업들의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있다. 지난 10년 동안은 데이터, 그리고 그 데이터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필수적인 연구(Fundamental study) 등이 선행되었다면, 올해 하노버 박람회를 통해서는 본격적인 실행단계(Implementation)에 접어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실행화 단계의 핵심은 데이터의 흐름과 그 근간인 통신 현황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 흐름을 이해하려면 우선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부터 마주하게 된다. 독일이 인더스트리 4.0 추진 과정에서 강조하는 디지털 트윈이란 일련의 사용 사례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에 충분한 디지털 표현, 다시 말해 ‘기업의 특성과 행동을 나타내는 정보’일 것이다.

 

새로운 가치 창출을 향한 치열한 노력

하나의 제조 기업은 기업 내부 및 외부와 다양한 밸류 스트림(Value Stream)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전반적인 밸류 스트림에 걸쳐 ‘디지털 트윈화’된 정보, 즉 데이터가 원활히 흐를 수 있어야 완전 자동 생산체제 구축을 통한 ‘스마트 제조공정’이 완성된다. 스마트 제조업의 실현은 어떻게 가능할까. 인더스트리 4.0 전문가 들의 연구에 따르면 표준화된 통신과 데이터 모델을 통한 정보처리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 전제되어야 하며, 이는 인더 스트리 4.0의 2030 비전에도 잘 담겨져 있다.

디지털 트윈을 위한 데이터 모델인 AAS(Asset Administration Shell)의 표준화도 진행 중이다. AAS 활성화를 위한 IDTA (Industrial Digital Twin Association)가 설립되었으며, 다양한 분야의 서브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InterOpera 프로젝트’가 독일 SCI4.0(표준화위원회 인더스트리 4.0)을 중심으로 추진 중에 있다. 세계 각국에서 테스트 베드(Test bed) 프로젝트를 통한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독일 LNI4.0(랩스 네트워크 인더스트리 4.0)과 MOU를 체결하고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KOSMO(스마트 제조 혁신추진단)를 중심으로, 2개의 AAS 적용 파일럿 프로젝트가 수행된 바 있으며, 국내 기업 네스트필드(Nestfield)와 한양대학교는 플러그 앤 프로듀스(Plug & Produce) 개념의 데모를 시연한 바 있다.

 

스마트 제조공정의 필수적인 통신 환경

5G 특징인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성을 활용한 산업용 무선통신 네트워크 니즈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다양한 산업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일 모델 및 공중망(Public network)과의 연계 모델이 필요한 상황. 관련하여 5G를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기 위한 5G ACIA 협회가 3년 전 설립되어 운영 중이며 다양한 활용 사례가 현재 실증 단계에 올라 있다.

인더스트리 4.0에서 유선 통신 분야는 IT와 OT 영역이 혼재된 상황에서도 산업용의 QoS(Quality of Service), 즉 실시간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통신 방식이 요구되어 TSN(Time Sensitive Network)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대두된 상황이다. 향후 산업용 통신은 ‘OPC UA over TSN’의 표준으로 수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노버 산업박람회, 그리고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경험한 다양한 사례와 가치를 교훈으로 우리나라 중소·중견 기업의 스마트 제조 역량 제고를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주목해야 할 로보틱스 분야

로보틱스는 성장 및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글로벌 제조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2021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소개된 로보틱스 관련 동영상을 분석해 7가지 로봇 트렌드에 관해 정리했다.

첫 번째 트렌드는 협동로봇이다. 전통 로봇 기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업들까지도 협동로봇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협동로봇의 장점으로는 사람과 로봇 사이에 펜스(fence)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 인간과 로봇이 협동 가능하다는 점, 누구나 사용하기 용이한 점 등이 있다. 협동로봇은 전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약 5%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성장 속도로 미뤄봤을 때, 10년 이내에 전체 산업용 로봇의 50% 이상을 협동로봇이 차지할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두 번째 트렌드는 로봇은 계속해서 새로운 작업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머니퓰레이터(Mobile Manipulator) 기술이 해당하는데 제일 복잡한 형태의 로봇이다. 현재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이 기술은 넓은 공간의 커버가 가능하고, 0.1mm의 절대 정밀도를 가진다. 로봇의 팔에 해당하는 엔드 이펙터(end-effector) 기술도 상당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한국과 중국은 로봇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유럽기업은 새로운 작업인 엔드 이펙터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파악할 수 있었다.

세 번째 트렌드는 물류 로봇의 등장이다. 물류 로봇은 현재 구조화된 환경(Structured Mobility)에서 비구조화된 환경(Unstructured Mobility)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기술적 점프를 해나가고 있다. 그 중 협동 물류 로봇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데, 아마존의 키바시스템이 그 불씨를 댕겼다. 그 덕분에 이커머스(E-commerce)에만 확대됐던 물류 로봇의 확산이 5년 뒤에는 현재의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술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때

네 번째 트렌드는 코로나19가 인더스트리 4.0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는 인더스트리 4.0 가속화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특히, 로보틱스 분야에서 로봇은 코로나19의 가장 훌륭한 대처수단이다. 다섯 번째 트렌드는 공장에서 사용되는 드론의 등장이다. 예방 정비(preventive maintenance)의 역할로서 사람이 없는 시간 혹은 높은 공간 등의 사람이 도달하기 어려운 공간 등을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드론이 수행해준다. 여섯 번째 트렌드는 스마트 공장과 로봇이다. 스마트 공장의 구성원으로 서의 로봇의 역할은 팀 로보틱스(Team Robotics)이다. 로봇 사이의 언어‧티칭‧유무선 통신의 표준화 등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로봇의 역할은 창출되는 가치에 따라 크게 ▲완전한 툴 ▲인 간과 협력 ▲공간의 자유 ▲자동화의 완성 등 4가지 관점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로봇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일곱 번째 트렌드는 라지 스케일 로보틱스로의 진화이다. 로봇의 자동화에서 공장 차원의 자동화(Robotic Automation)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공장이 대상이며, 분야별로 전문화된 공급자 그룹이 육성되어야 한다. 라지 스케일 로보틱스의 복잡성을 핸들링하려면 협력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같은 사례는 독일이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인더스트리 4.0도 궁극적으로 발전하려면 인간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MZ세대의 특징

기술의 속도, 사람들의 니즈는 언택트 사회를 향해 가고 있으며, 코로나19는 이 같은 속도를 가속화시켰다. 디지털 기기와 비대면 환경에 능숙한 MZ세대는 언택트 사회에서도 자신들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소비시장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MZ세대의 특징으로 첫째, 공정성에 있다. MZ세대는 공정성에 목말라있다. 그들은 모두가 정당한 대가를 얻길 바라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길 원한다. 해시태그 운동, 돈쭐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둘째, 1일 1깡, 아무노래 챌린지 등 ‘챌린 밈’ 현상이다. 챌린지 문화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기존의 증명 방식에서 매체만 바뀌었을 뿐이다. 손안의 디바이스에서 과거의 캠페인을 챌린 밈 형식으로 전파하게 되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도 MZ세대의 특징이다. MZ세대는 가상세계를 현실세계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로나로 잃어버렸던 평범한 일상을 가상세계에서 경험할 수있다는 점이 MZ세대가 열광하는 이유다. MZ세대는 모든 것을 게임화한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은 다양한 콘텐츠에 게임의 요소를 활용 또는 게임 자체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몰입도를 증가시키는 전략이다. 여기서 MZ세대와 소통하는 데 있어 너무나 중요한 키워드가 나온다. 바로 ‘메타버스(metaverse)’이다.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제페토는 현재 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제페토는 이용자의 안면인식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 캐릭터로 명품 옷을 쇼핑하고,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가상세계 속 활동을 통해 게임 참여자는 점점 몰입감이 높아지며 브랜드에 대한 ‘애착감정’이 생기게 되는데, 몰입감→시간점유→개입도→애착감정을 높이는 방법이 야말로 MZ세대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 될 수 있다.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시장의 변화

집은 코로나19를 겪으며 모든 활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휴식을 취하는 집의 기본적인 기능에서 더 나아가 다층적인 기능이 형성된 레이어드 홈의 개념이 생겨났다. 집은 이제, 카페‧오피스‧피트니스 클럽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MZ세대의 관심사도 변화하고 있다. 대투자시대를 맞아 자본주의 키즈라 불리는 MZ세대들은 해외 주식투자를 즐기고, ‘내돈내산’, ‘욕망에 충실한 플렉스(Flex) 소비’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자신만의 소비를 즐기고 있다.

OTT(Over The Top) 전성시대라 할 수 있는 현재, 라이브 커머스도 소비시장의 한 변화다. 라이브 커머스는 기존의 제품소개 영상과 달리,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 판매자에게 궁금했던 상품에 대해 질문할 수도 있다. 앞으로 라이브 커머스가 새로운 쇼핑 비즈니스 형태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고객과 바로 소통하는 D2C(Direct to Customer) 방식, 언택트 디자인(untact design)도 새로운 변화다. MZ세대들은 공정성, 투명성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므로 ESG를 실천하는 기업인지 아닌지도 따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경영환경은 어떻게 변화할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혹은 DX)의 가속화에 따라 준비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DX는 고객 경험(CX)과도 완전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와 같은 세계관을 가지려면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줄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MZ세대들을 바라보는 기업,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바로 이해가 아닌 인정이다. ‘왜 그렇게 행동할까?’라고 분석하기보다는 인정의 자세로 바라보는 것이 기성세대와 MZ세대가 공존하는 방법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사춘기를 앓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굉장히 적응을 잘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전 세계 유례없는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사람은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격변의 시기를 겪는 때가 있다. 대표적인 게 사춘기다. 우리는 태어나서 몇 년 동안 신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성장의 시간을 겪는다. 그러다 사춘기를 맞이하면 그 성장이 잠시 멈추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갈지 스스로의 가치를 결정한다. 대한민국도 지금 이 시기에 놓여있다. 지난 70년간 유례없는 경제발전을 이룩한 건 마치 아이가 태어나서 사춘기 전까지 엄청난 성장을 하는 것과 같다.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것, 남들이 좋다는 것들을 스펀지처럼 흡수해서 가져오던 시기를 지나 현재에 와서는 우리가 왜 살아가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살아가야 하는지에 관해 고민할 시기가 왔다. 우리 한국인은 어떤 사람일까,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대한민국은 굉장히 잘나가는 나라다. 세계 수출 6위, 무역규모 7위, GDP 12위, 국민 소득도 3만 불이 넘는다. 어마어마하게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물론 부정적인 수치도 있다. 바로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20년 가까이 대부분 1등이었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못 사는 나라도 행복지수가 높고 자살률이 낮다. 왜 그럴까? 바로 돈만 남은 사회가 되면 이런 안타까운 결과가 나온다.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살아야 되는 이유가 돈 때문이다. 그 이유는 한국인이 갖고 있는 심리적 특성 때문이다. 지난 30년 동안 대한민국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연구한 심리학 연구들을 보면, 한국인은 6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특성으로는 주체성, 가족확장성, 심정중심주의, 관계성, 복합유연성, 불확실성 회피가 있는데, 오늘 강연에서는 복합유연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가는 전환점

복합유연성은 양극적 가치나 관계를 순환적, 복합적으로 사고하 려는 경향이다. 쉽게 말해 어떤 극단적인 가치를 양 극에 두지 않으려는 경향을 복합유연성이라고 한다. 심리학 연구를 보면, 일반적으로 서양인은 동양인보다 복합유연성이 낮다. 동양인 특히, 한국인은 복합유연성이 높다. 서양인들은 직선적이며 양극적 사고를 하고, 동양인들은 반대로 원적이며 순환적 사고를 한다. 양극적 사고는 하나를 얻으려면 나머지 하나를 잃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순환적 사고는 모두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포기를 싫어하며, 선택하는 것을 기피한다. 대표적인 예로 애플의 아이폰, 삼성의 갤럭시가 있다. 여기서도 서양인과 동양인의 복합유연성의 특징이 나타난다. 애플은 지난 아이폰 7을 만들면서 이어폰 잭을 없애버렸다. 방수 기능을 위한 결단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이어폰 잭을 유지한 채 방수 기능을 넣었다. 그 결과, 애플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만들며 스마트폰 시장 이익의 90% 이상을 가져갔고,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이미지도 챙겼다. 반면에 삼성은 모든 기능을 다 넣어 시장점유율은 높였지만 대신 높은 비용과 잔고장 등 복잡한 기능으로 인한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 교육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가 드러난다. 우리는 너무 많이 가르치려고 하며 절대 무언가를 빼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한계에 부딪혀 지치는 결과에 다다른다. 지금의 우리의 모습과도 같다.

우리 사회는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가는 전환점에 놓여있다. 온 국민이 지난 70년 동안 육상 선수처럼 하나만 보고 전력 질주한 패스트 팔로워였다면, 이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 모든 것들은 내가 누군지에 대해 고민하고 제대로 인지하고 있을 때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