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는 7월 16일(금) ‘기업이 바라는 산업기술혁신정책 건의(안)’을 마련하고 언론 보도를 통해 국회와 관련 정부부처, 정책입안자 등에 건의했다.
산기협은 이번 건의안에서 우리나라가 ‘외부환경 변화, 혁신역량 약화, 시스템적 한계’로 인해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민·관이 함께 뛰는 기술혁신 선도국가」를 비전으로 (1) 완전히 새로운 인재 확보 시스템 (2) 글로벌 수준으로의 제도 정비 (3) 민간 중심의 국가기술혁신 파트너십 (4) 활력 넘치는 산업기술 환경 조성 등 4대 정책 방향 제시와 함께 16개 산업기술혁신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주요 정책과제는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맞춰 인재정책을 총괄할 ‘혁신인재본부’ 신설 ▶법과 제도의 난맥상을 뛰어넘어 기업애로 문제해결을 위한 ‘기업기술혁신특별법’ 제정 ▶기업이 참여하는 산업기술지원 출연(연) 경영시스템 시범 도입 ▶자유로운 기술 벤처 투자환경 조성 등이다.
이번 정책 건의는 지난해 12월에 시작해 6개월 동안 14명의 정책 자문단과 연구진이 75,000여 개 기업부설연구소와 전담부서의 의견을 바탕으로 도출하였다.(표 1)
(1) 완전히 새로운 인재 확보 시스템 구축
기업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인적 자원의 양·질적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어 이로 인해 산업기술 경쟁력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완전히 새로운 인재확보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를 위해 ① 미래 혁신인재정책을 총괄하는 독립적인 전담부처인 ‘혁신인재본부’를 신설해 신산업 인재 육성 관련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게 하여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는 한편, 첨단기술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② 기업이 직접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는 (가칭) 한국형 다이슨대학01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신설을 제안했다.
01. 영국의 전자제품기업 다이슨은 개발 엔지니어 부족 현상 해소를 위해 영국 정부의 인가를 받아 2017년 기업이 직접 대학을 설립
또한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의 6(초)-3(중)-3(고)인 초중등 교육과정을 6-5체제로 변경하거나, 대학교육을 3-2(학석 사)로 하는 ③ 학제단축 등 교육시스템 재설계를 위한 사회적 논의, 글로벌 우수인재의 국내 유입을 촉진하는 ④ 우수 핵심인력 유치를 위한 특별비자 도입 방안도 제시됐다.
세부 제안내용으로는 기업의 여성 연구인력 채용 및 활용을 장려 하기 위해 출산육아 대체인력 채용 시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과 해외 우수인력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한 ‘국제학교 증설’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 등 내용들도 포함되었다.
(2) 글로벌 수준으로의 제도 정비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산업 및 법률 시스템과의 충돌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낡은 규제체계가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관행과 제도의 대폭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⑤ 불합리한 관행과 규제형 제도의 폐지 과제에서는 영국이 융복합 신기술 등에 적용하는 가벼운(Lean) 규제 접근법의 도입을 제안했 다. 폐지되어야 할 불합리한 관행으로는 연대보증 및 정부 R&D 사업의 기술료 등이 꼽혔다. 또한 기업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하고 있는 R&D 조세지원을 혁신성에 따라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⑥ 파격적 R&D 조세지원제도를 통해 기업의 R&D에 대한 투자 의지를 고취시켜야 한다고 건의했다. 기술혁신 관련 상위법인 ⑦ 기업기술혁신특별법 제정으로 규제개선을 뒷받침하고, 덧붙여 부처 간 경쟁에 따른 소규모 과제 난립으로 파급효과가 큰 성과 창출을 방해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⑧ Big Success를 지향하는 대형·성과형 R&D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3) 민간 중심의 국가기술혁신 파트너십
국가 R&D가 공급 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관리 체계로 민간의 빠른 기술혁신 속도와의 간극이 심화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민간의 수요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국가기술혁신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⑨ 국가 R&D 기획-관리-평가 전반에 기업의 상시참여 체계 구축을 위해 국가R&D 사업 전주기에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상설 협의체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의견이 국가 R&D 사업에 반영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⑩ 기업이 참여하는 산업기술지원 출연(연) 경영시스템 시범 도입을 통해 산업기술 지원 정부출연(연)에 기업 이사를 확대하고 단계적 으로 정부소유-민간위탁 경영(GOCO, Government-Owned, Contractor-Operated) 방식을 시범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더불어 ⑪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부-기업 협력체계 강화, ⑫ 세계적인 민간혁신 싱크탱크의 설립 지원의 필요성도 제안됐다.
(4) 활력 넘치는 산업환경 조성
기업들은 현재 금융권이 여전히 기술력보다 재무 건전성을 중시 여기는 관행으로 기술혁신기업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지적 했다. 또한 기업의 벤처투자를 가로막는 제약요인들로 인해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탈(CVC: Corporate Venture Capital)이 여전히 국외 활동을 선호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⑬ 자유로운 기술벤처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머신러닝 기법 등 혁신기법을 활용한 기술가치평가 체계를 도입하고, 한편 CVC 차입규모 관련 자기자본 허용 기준 및 외부자금 조성액 기준 등 CVC 설립 및 운영요건의 과감한 완화를 제안했다. 또한 지식의 수요자, 공급자, 협업파트너를 실시간으로 발굴하고 기업 R&D 활동 지원 서비스를 범부처에서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⑭ 국가 차원의 오픈이노베이션 서비스 플랫폼을 제안했다. 직무 발명보상금의 비과세 한도를 대폭 확대하는 등 연구개발 성과나 아이디어로 부자가 되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도록 ⑮ Star기업인·Star Innovator의 탄생을 지원하여, 청년으로 하여금 한국의 스티브 잡스(애플)나 일론 머스크(테슬라)의 꿈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마지막으로 꾸준히 R&D에 투자하는 혁신기업에 대해 상속세를 환급하는 등의 지원을 함으 로써 ⑯ 100년 장수기술 기업을 육성하여 기술축적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한 도출된 16대 과제에 대해 국내 1,300여 명의 대표이사, CTO, 연구소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6.22~28)를 통해 분야별 중요 추진과제를 선정(그림 1)하였다. 각 정책 방향별 추진과제는 아래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