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친환경 시대

이제는 친환경 시대

 

탄소 중립 이루는 핵심 에너지, 수소연료전지

 

 

2021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닥친 폭염 현상은 우리가 기후 위기 시대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미래의 후손에게 황폐화된 지구를 물려주지 않으려면 에너지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효율은 높고 공해는 없는 수소에너지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는 ‘2050년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 탄소 중립을 이룩하는 핵심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꼽았다. 이는 탄소중립이라는 과업을 이룩하려면 반드시 수소 에너지를 전면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 정도를 차지하는 흔한 원소이며 물에도 들어 있다. 따라서 화석 연료와 달리 고갈될 일이 없으며 지역에 따라 저장량이 다른 것도 아니어서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처럼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액체나 고압 기체로 저장해 운송하기도 편리하다.

현재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수소연료전지이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해서 산소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변환 장치이다. 대개 양극, 음극, 전해질이 접합된 셀로 구성되며 이 셀을 다수 쌓은 ‘스택’ 형태로 완성한다. 이렇게 해야 원하는 출력의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수소 연료를 음극에 공급하면 수소는 수소이온과 전자로 산화된다. 양극에서는 산소와 전해질을 통해 이동한 수소이온과 전자가 결합하여 물을 만드는 환원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전자의 외부 흐름이 전류를 형성해 전기에너지로 변환된다.

왜 수소연료전지를 쓸까? 일단 에너지 효율이 높다. 화석연료는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려면 열에너지를 기계 에너지로 변환해야 해 필연적으로 에너지 일부가 손실된다. 수소연료전지는 이런 과정이 없기 때문에 기존 에너지원보다 10-~20% 정도 효율이 높다. 또한 수소연료전지는 친환경적이다. 화력 발전처럼 연소 과정이 없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그 밖에도 설치 장소의 제약이 적고 발전 규모를 조절하는 것도 쉽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수소연료전지를 상용화한 대표적인 사례는 단연 수소전기차이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연료탱크에 고압으로 보관된 수소와 공기공급시스템을 통해 들어온 산소를 연료전지스택에 전달해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생산된 전기에너지는 구동모터를 거쳐 운동에너지로 전환돼 수소전기차를 움직인다. 배기구에서는 순수한 물만 배출된다.

이런 원리를 보면 수소차의 핵심은 연료전지 스택이지만 수소공급시스템과 공기공급시스템도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수소공급시스템은 수소 탱크에 고압으로 보관된 수소를 저압으로 바꿔 연료전지 스택으로 이동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공기공급시스템은 수소와의 화학반응을 위해 외부의 공기를 가져오는데, 이때 외부 공기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이물질로 연료전지에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어 여러 단계에 걸쳐 공기를 정화하고 그 압력과 양을 조절해 산소를 공급한다. 이외에도 수소전기차에는 열관리시스템도 있는데 이 시스템은 연료전지 스택에서 전기화학 반응을 일어날 때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고 냉각수를 순환해 연료전지 스택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열관리는 연료전지 스택의 수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소전기차의 성능과 연결되는 장치이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에서는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에 착수해 2000년도 최초의 수소전기차 모델을 개발했고 2018년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출시했다. 2020년 기준 수소전기차 국내 누적 판매량은 1만 대를 넘어섰다.

현재는 자동차를 넘어 선박에도 수소연료전지를 도입하고자 시도 중이다. 선박이 뿜어내는 탄소도 기후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의 탄소배출량 규제 기준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이에 미국에서는 수소를 연료로 하는 여객선이 2020년부터 시험적으로 운행을 시작해 세계 각국으로 수소 선박에 대한 기술력 경쟁이 불붙었다.

수소 선박도 수소전기차와 기본 원리는 같다. 다만 대형 선박도 운행할 수 있도록 연료전지의 출력을 놓이면서도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국내 조선업의 메카 울산은 2019년부터 ‘수소그린모빌리티 특구’로 지정돼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된 소형선박(2척)과 이를 충전하기 위한 선박용 수소충전소(1기)를 구축해 수소 선박이 잘 운행되는지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고 그와 함께 선박용 수소연료전지의 안전성 검증, 선박용 수소충전소의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5년까지 선박용 수소연료전지의 검증과 성능 개선을 완료하고 2030년에는 대형 선박에 탑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그림 1 | 수소연료전지의 원리를 설명하는 모식도 <출처: 기후변화경제> 

수소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관건

단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친환경적이지만 연료로 쓰이는 수소를 생산할 때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다시 말해 수소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하지 않는다면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가 아직은 아닌 것이다.

아직 대부분의 수소는 탄소와 수소로 구성된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천연가스 개질 방식으로 생산된다. 이 방식은 생산 비용이 저렴하지만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을 만들 때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도 경제성은 높지만 생산량에 한계가 있고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렇기에 기후 위기를 막으려는 전 세계 국가는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 생산이다.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한 다음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식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대륙 서쪽에 있는 거대한 필바라 사막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여기서 생산힌 전기에너지로 수전해 수소를 생산히는 설비를 건설 중이다. 재활용 종이와 플라스틱을 고온으로 가열해 얻은 바이오 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도 연구 중이다.


글/권오현
동아에스앤씨 에디터

과학기술계를 위한 콘텐츠 및 홍보 서비스를 동아에스앤씨에서 다양한 과학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고 있다. 대중과학웹진 'KISTI의 과학향기',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뉴스레터 'KINAC 뉴스레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매거진 'KRIBB focus', 한국과학기술원 교지 'KAIST 비전' 등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