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디지털 기술의 진화

세계 경제에서 디지털 기술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 산업의 중심은 유선 인터넷과 데스크톱 환경에서 모바일 환경으로 이동했고, 소셜 미디어, 전자상거래, 클라우드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앞으로의 디지털 산업을 견인할 기술은 AI(인공지능) 와 IoT(사물인터넷)이다.

AI란 인간의 두뇌활동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인공적 으로 구현하는 기술로, 특히 최근에는 과거의 기술로 구현이 어려웠던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 기술로 발전했다. 이는 AI 연구 분야중 하나인 기계학습의 신경망 모형에서 딥러닝이라는 새로운 알고리즘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IoT란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인간이 직접 입출력을 제어하는 데스크톱이나 휴대전화 이외의 다양한 기기에 인터넷을 연결하여,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고 임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이해된다.

AI와 IoT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AI는 입력된 데이터로부터 답을 얻어 내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충분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으면 고도로 추상화된 연산이 가능하여 매우 복잡한 사고가 필요한 일도 할 수 있다. IoT는 AI가 활용할 수있도록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내린 판단을 현실 세계에서 행동으로 옮겨주는 역할을 한다. 앞으로의 디지털 기술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AI와 IoT를 중심으로한 진보된 디지털 기술이 전 산업에서 활용될 것이다.

 

딥러닝 기반 AI - 의료, 제조업, 금융, 법률, 물류·유통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딥러닝 AI 기술은 의료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딥러닝 AI의 장점인 이미지 인식과 자연어 처리를 모두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용인 세브란스병원은 유방암과 폐 질환을 진단하는 데 AI 진단 보조 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은 AI 기반의 자궁경부암 원격 판독시스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의료 분야는 특히 스타트업의 성과가 많이 발견된다. 국내 AI 스타트업인 루닛(Lunit)과 LG CNS는 영상을 보고 AI를 통해 폐질환 여부를 판독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현재 은평구 보건소에서 활용하고 있다. 또 다른 AI 스타트업인 뷰노는 엑스레이 영상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감염 여부를 3초 안에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강원도 보건소 및 대구의 병원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제조업 분야의 AI 활용은 대기업의 관심이 높다.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수요를 예측하고 공장 효율을 개선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IoT로 제조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AI 기반의 솔루션 ‘넥스트플랜트’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생산 현장에서 불량품을 검출하는 알고리즘을 AI로 개발해 적용하고 있으며, 또한 A/S용 부품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는 데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는 업무용 AI 챗봇과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기술을 업무에 도입해 업무시간을 70% 단축했다. 코웨이는 렌털 자산 현황, 요금 청구 내역, 판매 실적 및 계정 현황을 조회하고 모니터 하는데 AI를 도입해 업무처리 속도를 50% 향상했다.

금융 분야는 다른 산업보다 디지털화된 데이터가 많아 AI 활용에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AI 도입도 활발하다. 기업은행은 2020년 부동산담보 대출 심사에 국내 최초로 AI를 도입해 최소 1시간 이상 소요되던 대출 심사를 3분 이내에 완료할 수 있게 했다. 하나은행은 챗봇을 통해 자산관리나 공과금 납부, 조회/이체, 상품 가입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법률 서비스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리걸테크는 판례 검색뿐만 아니라 법률 자문도 할 수 있을 만큼 발전했고, 민간 법무법인과 법원에서도 활용한다. 인텔 리콘연구소는 AI 검색엔진 ‘아이리스 7’을 개발해 이를 기반으로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하는 법령·판례 검색시스템 ‘유렉스’와 법률 Q&A 시스템 ‘법률메카’를 2020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헬프미 법률사무소는 변호사와 엔지니어가 참여하여 AI를 활용한 법인등기 자동화 종합관리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를 활용해 법률 서류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류·유통 분야는 AI 도입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분야로 손꼽힌다. 온라인 상거래의 규모가 성장하면서 수요예측 및 운송경로 최적화 등 물류 분야의 다양한 업무에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LG CNS는 AI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해 화물의 분류, 이동, 검수 단계에서 활용하는데 인식 정확도는 99.8%에 달한다. 화물 이동에는 3차원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한 피킹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쿠팡은 AI를 활용해 하루 200만 개의 배송 주문을 처리한다. 쿠팡의 AI는 주문이 들어오면 출고상품과 거리가 가장 가까운 물류센터의 담당자 PDA에 출고 명령을 전달하고, 물류센터 내 주문한 상품이 있는 정확한 위치를 알려준다. 신세계의 편의점 이마트24는 고객 행동 감지 AI를 활용해 고객이 물건을 그냥 들고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무인 매장을 개발해 도입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카드의 정맥 인증 결제 서비스인 ‘핸드페이’를 이용해 손바닥 인증으로 본인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IoT 스타트업, 참신한 아이디어로 도전하다

최근에 등장한 IoT는 스마트폰과 통신기술을 활용한 참신한 아이디어의 제품들이 많다. 2013년에 설립된 스타트업 고퀄은 가정용 조명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위치를 개발했다. 배선부터 설치해야 하는 기존의 홈 오토메이션과 달리 약 5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가정 조명의 스위치만 바꿔 설치하는 것으로 작업이 완료된다.

스타트업 로완(Rowan)은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위치 추적 서비스를 개발했다. 큰 병원에서 응급상황 시 고가의 의료장비를 신속하게 사용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다. 임베디드 기술로 개발된 저전력 태그를 장비에 부착하면 병원 내 Wi-Fi 망을 이용해 태그가 부착된 장비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대시보드에 전송된다. 의료진은 대시보드를 확인함으로써 이용하고자 하는 장비의 위치를 바로 알 수 있다.


토이스미스(Toy’s Myth)는 IoT 센서가 내장되어 위치 데이터를 포함한 방문객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스마트스캐너를 개발했다. 토이스미스의 스마트스캐너는 덕평휴게소에서 상행선과 하행선 방문자 수 차이를 측정하고, 고객 재방문 여부, 차량당 탑승자, 환경변화에 따른 고객 동선 변화, 행사별 시간대 및 위치에 따른 유동인구 및 체류 시간 등 휴게소 운영에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유용한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했다.

2010년에 설립된 드림비전스는 다중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라이프케어 IoT를 개발했다. 라이프케어 IoT는 병상에 설치되어 있는 비접촉, 무자각 생채 신호검출 센서와 같은 IoT 기술을 적용하여 환자의 신체에 의료장치를 부착하지 않고 심박 수와 호흡 수, 뒤척임 등을 측정할 수 있으며, 자동 전송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나 응급상황 등을 간호사 스테이션에서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환자의 건강과 바이털 사인을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료진이 보다 빨리 건강 적신호를 감지하고 빠른 처방과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누리텔레콤은 지능형 검침 인프라(AMI) 스마트미터를 개발했다. 전력 사용량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전송하는 장치인데 원리는 단순하지만, 차세대 전략망인 스마트그리드를 비롯해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 주기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하고 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에너지 수요 예측과 에너지 이용 효율성 증대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


2015년에 창업한 IoT 스타트업 네프론은 캔이나 페트병 등 재활용 쓰레기를 넣으면 자동으로 분류해주는 ‘수퍼빈’을 개발했다. IoT 사례로 소개되고 있지만, 재활용 쓰레기의 분류는 기계학습으로 설계된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한다. 네프론의 수퍼빈은 2017년 서울시 IoT 실증사업에 참여해 어린이대공원에서 기능 시험을 했으며, 서울 은평구, 과천시, 인천시, 구미시에 설치하기도 했다.

 

시사점

지금까지 AI와 IoT를 활용해 제공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사례들을 소개했다. AI는 현재 효율적인 알고리 즘을 개발하는 단계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특징을 추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며, 새로운 알고리즘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연구 분야가 비교적 명확한 AI와 달리 IoT는 기술적 과제가 명확히 설정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다른 기업과 제휴하거나 대기업에 인수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AI 와 IoT가 기술적 발전을 통해 제품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기기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표준화와 모듈화가 진전된다면 디지털 산업은 스마트폰 중심의 생태계에서 또 한 번 도약하는 계기를 맞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