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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의 제1원칙은 이윤이고 이를 위해선 ‘원가 절감’이 필수다. 이를 가능케한 기술이 ‘로켓 재활용’이다. 우주 발사체를 한 번 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0억 달러(1조 1,000억 원). 전체 발사비의 9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로켓 재활용 기술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 수년 내 우주왕복선 궤도 운송비가 킬로그램(kg)당 500달러(약 55만 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은 kg당 2만 달러(2,200만 원) 수준이다.

 

우주 쓰레기도 돈 된다

송중기와 김태리가 주연을 맡은 SF(공상과학)영화 ‘승리호’에선 우리에게 낯선 우주쓰레기 청소선이 등장한다. 우주쓰레기는 우주에 남겨진 위성 잔해, 수명이 끝난 인공위성, 로켓 파편 등을 일컫는다. 승리호는 이런 쓰레기를 수거해 거대 하치위성으로 가져가는 일로 돈을 번다. 이런 특이한 설정은 영화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3월 22일 지구 궤도에 떠 있는 우주 쓰레기를 처리할 청소부 위성이 처음 발사됐다. 아스트로스케일사의 ‘엘사-d’란 이름의 청소선이다. 엘사-d는 자석 접안 시스템을 통해 쓰레기 위성을 추적·포획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우주를 떠도는 1mm 이상 우주 쓰레기는 약 1억 개 이상이다. 이 때문에 우주 쓰레기 청소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으려는 기업들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우주 스타트업 아스트로스케일은 자석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기술로 1억 9,100만 달러(약 2,11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스위스 클리어스페이스는 4개의 로봇팔을 이용해 100kg급 쓰레기를 움켜쥔 뒤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마찰열로 소각하는 방식의 우주쓰레기 청소선을 오는 2025년 발사할 예정이다.

 

다음 휴가는 ‘우주’, 투자 열기도 뜨거워…

우주 인터넷·청소뿐 아니라 광물 채굴, 지형·환경 정보 획득 등도 우주 비즈니스모델(BM)의 한 축으로 관심받는다. 특히, 빠른 투자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우주여행’은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이는 사업에 해당한다. 블루오리진은 약 3억 원에 지구 대기 끝인 카르만 선까지 다녀오는 여행상품을 내놨다. 올해 첫 여행에 나설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2023년을 목표로 ‘달 여행패키지’를 내놨다. 버진갤럭틱은 올해 상공 100㎞ 정도까지 올라가는 우주 관광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위성으로부터 획득한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사업도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관련하여 CJ올리브네트웍스의 위성영상 활용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CJ제일제당이 원료 수매 시점을 결정해야 할 때 곡물 작황 등 지역별 농산물 생산량을 추정할 수 있는 위성영상 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전체 구매비의 5% 이상을 절감했다. 해외에선 이미 위성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이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인도의 한 대형은행은 대출을 위해 찾아온 농민들의 신용도를 평가하기 위해 농지 위치, 토지 성분, 농작물의 상태 등을 촬영한 위성 영상정보를 활용한다.

수익성이 입증된 만큼 우주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도 뜨겁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의 안형준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금융권으로부터 투자를 획득한 민간 우주기업은 375개로 2000년(24개)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최근 테슬라에 투자해 대박을 낸 스타 투자자 캐시 우드가 세운 글로벌 ETF 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우주 탐사기업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을 내놨다. 모건스탠리의 시장예측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40년 우주산업시장은 1조 달러(1,110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 분주… ‘뉴스페이스TF’ 꾸리기도

우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자 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한화·한국항공우주(KAI)는 최근 ‘뉴스페이스 TF’(태스크포스)를 출범했다. 우주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유튜브에 달·화성 탐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이동로봇 ‘타이거’를 최초로 공개하며 우주시장에 대한 원대한 꿈을 드러냈다.


 

국내 우주 스타트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최근 삼성벤처투자 등 국내 대표 VC들이 소형로켓을 개발하는 페리지항공우주, 이노스페이스에 각각 100억 원, 80억 원을 투자했다. 페리지항공우주는 올 상반기 50㎏급 소형 위성을 실어 나를 8.8m 소형 발사체 ‘블루 웨일’의 고고도 시험 발사를 앞뒀다. 이노스페이스는 연료는 고체, 산화제는 액체를 쓰는 ‘하이브리드 추진체’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바이오벤처기업인 엔지켐생명과학은 나사의 지원을 받아 우주방사선 치료제를 연구한다.

 

文 대통령 “우주산업생태계 키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우주전략 보고대회’에서 “스페이스X와 같은 글로벌 우주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혁신적인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연소시험현장을 찾고 ‘우주 산업’만을 주제로 회의를 연 건 이번이 처음. 문 대통령은 “나로우주센터에 민간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고체발사장을 설치하는 등 민간 발사체 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