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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테크로 헬스케어 한다

 


 

수면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생리적 현상이다. 수면은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수면이 부족할 경우 면역기관과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으며, 알츠 하이머병, 당뇨병과 같은 질병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수면이 우리 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들은 이미 과거부터 과학자들에 의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에 따르면 일하는 사람의 수면량 확보가 업무 효율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수면 부족 때문에 지출하는 경제적 비용이 연간 4,00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수면 산업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수면 산업은 일명 ‘꿀잠’을 돕는 침구에서부터 의약품, 의료기기, 의료 서비스,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면 산업 규모는 2012년 5,000억 원에서 2019년에 이미 2조 원을 넘어섰고, 현재는 3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슬리포노믹스 (Sleeponomics·Sleep+economics)와 슬립테크 (Sleep tech·Sleep+technology)라는 신조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시장은 급성장했다. 그만큼 수면이 인간 삶의 질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증거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잠이 부족하거나 불면증이 심해지면 몸에 이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처럼 수면 시간은 생명과 깊은 연관이 있다. 따라서 수면 중 건강에 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나 뇌졸중은 아직 현대 의학으로도 특별한 발병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는 수수께끼 병이다.


그림 1. 국내 수면 산업 시장 규모



뇌졸중은 뇌 기능의 부분 혹은 전체에 급속도로 장애가 발생하는 병으로 골든타임도 매우 짧고 분당 수만 개씩 세포가 죽기 때문에 즉각적 치료가 반드시 요구된다. 활동하는 낮에 뇌졸중이 왔을 경우 비교적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통계 결과에 따르면 낮에 이상증세가 보일 경우, 스스로 또는 가까운 지인에게 알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는 시간까지 평균적으로 15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수면 중에 오는 뇌졸중은 속수무책이다. 수면 중 갑작스러운 이상증세는 다른 가벼운 질병으로 착각하기 쉽고, 정신이 깨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판단력 또한 흐려져 즉각적인 대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질병 사망률도 암을 이어 뇌졸중이 2위를 차지하며 그중 대부분이 수면 중에 오는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면 중 뇌졸중에 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은 상태다. 뇌졸중이 왔을 경우 즉각적인 대처 방법만이 연구되고 있을 뿐이다. 이에 한국표준 과학연구원(KRISS)에서는 뇌졸중이 오기 전 이상 증세를 연구하고 수면 중에서도 뇌졸중에 대한 대처를 빠르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자가학습형 지식융합 슈퍼 브레인 핵심기술 개발’ 융합연구단(KSB 융합연구단) 은 수면 동안의 뇌졸중을 측정할 수 있는 ‘IoE 기반 고령자 뇌졸중 모니터링 시스템’을 5년여간 연구해 왔으며, 뇌졸중뿐만 아니라 수면 동안에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여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였다.

뇌졸중은 탐지만 잘 되면 치료가 가능한 병으로 즉각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위험성을 빠르게 진단해 당사자와 관계자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IoT, 빅데이터, AI 등의 최신기술을 이용하여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그림 2. 수면 중 뇌졸중 모니터링 시스템



그림 3. IoE 기반 고령자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개요도



현재 진행 중인 ‘수면 중 뇌졸중 모니터링 시스템’은 수면 중에 발생하는 뇌경색, 뇌졸중을 빠르게 감지해 조치하도록 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센서가 부착된 매트리스 커버를 환자 침대에 씌우고 수면 중 환자의 심장 박동과 뇌파를 탐지해 기존 환자의 패턴과 크게 차이를 보일 경우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IoE 기반 기술이 들어가 이상증세가 발생할 경우 연동된 환자의 휴대폰으로 먼저 알림이 가고, 심해지면 가족 및 지인이나 병원 구급차를 부르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또한, 센서가 부착된 패치를 활용하면 활동을 하는 낮에도 뇌졸중 이상증세를 탐지할 수 있다. 헬스케어 디바이스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기존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뇌졸중 전조증상을 탐지하는 높은 신뢰도 수준을 보인다.

수면 중 뇌졸중 모니터링 시스템 기술은 IoT, 빅데이터, AI, 센서, 블루투스 등 다양한 신기술의 집합체 이고 수면 중뿐만 아니라 낮에도 모니터링한다. 센서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전송 하고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분석해 위험이 감지되면 보호자나 병원 등에 전달하게 된다.

사용자들의 사용 편리성을 고려하여 매트리스 커버 이외에도 낮 동안에 심박 수를 측정할 수 있도록 심장에 붙일 수 있는 패치 형태와 신발 깔창 형태로도 개발하였다. 신발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가속도, 족압 등을 측정해 밸런스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심장 박동 역시 수시로 측정한다. 중계기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통해 문제가 없을 때도 자신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수 있다.

이 기술은 ㈜세원인텔리전스에 기술이전 되어 ‘수면중 실시간 건강 상태 모니터링 플랫폼’에 적용하여 실제 구현 가능한 서비스 모델을 완성하고 사업화를 앞두고 있다. 개인의 건강 유지 및 예방 건강을 최고의 가치로, 사람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슬립테크 기술을 활용하여 지능적으로 헬스케어할 계획이다.



글/박세진 팀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인간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 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인간공학연구실장, 미래융합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또한 ㈜세원인텔리전스를 창업하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개인의 건강 유지 및 예방 건강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사람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건강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공급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