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기업
'인바이츠헬스케어'의
중국시장 진출사례
〈바이오산업 특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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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처럼 광범위하게 헬스케어 데이터가 활용되기 이전에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성되어 병원 등 의료기관이 보관하고 있는 의료 정보 및 이에 수반되는 약 처방, 의료보험에 반영되는 정보들로 보는 협의의 개념이었다면, 현재에는 직접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 영역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제약, 의료기기, 보험, 금융 생활습관 등 건강 활동에 수반되거나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들이 같이 활용되어 데이터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제도적인 지원에 힘입어 이종산업 간의 데이터를 결합하여 활용하는 방법들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연결 기반의 헬스케어 데이터 사업 모델들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바이츠 헬스케어(구 SK텔 레콤 헬스케어 사업본부)가 과거에 진행했던 사업들과 현재 진행하는 사업 사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특성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했던 시점인 2013~2014년, 중국 의료시장은 글로벌 의료시장 트렌드와 유사하게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되는 대규모 시장이며, 급증하는 의료지출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예방·건강관리 및 환자 데이터 기반의 맞춤 치료 등 산업 내 새로운 변화가 중국 정부의 주도로 시도되고 있음을 파악하였다. 특히 중국 의료시장에서 병원의 디지털화가 촉진되어 IT 요구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신기술, 신사업 모델이 적용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등장하는 등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중국 의료시장의 규모는 2016년 기준으로 약 800억 달러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이다. GDP 성장과 함께 인구 고령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현재 시점에는 더 큰 규모일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성장에 비해 급증하는 의료수요에 대응하는 병원 인프라(병원 및 병상, 의료장비, 의료진 등) 공급이 부족하여 의료 서비스의 품질이 낮은 실정이었다. 한편 중국 내 중산층 증가에 따라 고급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였으며, 의료수요 증가에 따른 의료복지 확대 및 비용 통제라는 상충 하는 목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민영자본 참여 독려, 의료전달체계 개선, ICT 및 온라인 활용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이었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이러한 상황에 착안하여 외국 사업자로서 가능한 사업영역에 대한 시장조사와 현지 파트너 물색 등의 과정을 거쳐 2014년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게 되었다.
그림 1. 중국 의료 서비스 사업기회 영역 검토
사업영역에 대해 검토한 결과, 중국 의료 서비스는 정책과 시장의 변화로 인해 아웃소싱 및 온라인 의료 영역에서 사업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중국 정부의 민영 및 외국자본 참여 장려, 의료전달 체계 개선, ICT 및 온라인 활용 확대 정책에 따라 병원 사업, 구매 대행·업무 프로세스 아웃소싱, 온라인 의료 플랫폼 등의 사업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그림 1).
그중에서 특히 중국의 온라인 의료 서비스 모델을 집중적으로 조명해보았다. 그 결과, 초기 병원 예약 및전문 의료진 예약 중심에서 지불, 원격진료, 처방 등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기존의 오프라인 서비스에 온라인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결합되면서 일부 병원의 경우 ‘온라인 병원(인터넷 병원)’ 단계에 도달하고 있음을 파악하였고 이에 대비한 사업모델을 수립하였다(그림 2).
동시에 중국 내 사업 추진에 있어 예측 불가능(unpredictable)성을 고려하여 신뢰할만한 현지 파트너(온라인 사업자)를 물색하였다. 중앙정부 차원으로 정책이 발표되더라도 각 지역의 성 단위 및 시 단위 정부의 현실이 반영된 세부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고, 적극적인 외부 개방을 실시하고는 있으나 실제 인허가 단계에서 외국자본 투입 기업에 대해 드러나지 않는 차별, 외자유치만을 위한 목표로 인해 운영상 유연성이 떨어지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현지 사업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2016년 절강성 소재 무석(无锡)시에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국내에서 개발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의 현지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테스트 베드 사업을 수행하였고, 현지 의료기관과 연계하여 원격진료 솔루션을 소개하였다.
이러한 사업 경험을 토대로 본격적으로 중국 현지 온라인 사업자 ‘건강160’과 사업 협력을 긴밀하게 논의하였으며, Platform in Platform 전략을 수립하여 건강160의 플랫폼 내에 중국 향(向)으로 개발한 만성 질환 관리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탑재하는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림 2. 중국 병원의 스마트화 과정
그림 3. 중국 현지 주요 온라인 의료 사업자
경험에 비추어본 중국 시장 진출의 성공 요인
앞서 언급한 사례를 포함하여 현지 IVD(체외진단) 사업체에 대한 투자, 현지 의료기관에 대한 투자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축적한 사업 네트워크와 경험으로 중국 시장 진출의 성공 요인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가치 입증: 차별적 경쟁요소의 실질적 사전 입증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소비재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보유 브랜드 및 이미지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우며, 생명·건강과 관련된 영역은 중국 자체 심의· 승인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밖에서 입증된 경쟁력이라도 중국 현지의 레퍼런스를 통한 가치 입증이 필수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많은 현지 병원들과 협력했던 경험을 통해 지금의 Platform in Platform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또한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한 이동진료(원격진료) 사례를 통해 중국 지역 정부의 지지를 받아냈다는 점도 사업 안착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림 4. 중국 타깃 사업 영역
그림 5. 타깃 사업 추진을 위한 현지 테스트 베드 협력 추진 사례
2. 현지화(localization): 현지 의료 습성과 관례 적용 필수
헬스케어 서비스 영역에 있어, 중국 의료시장 인프라의 특성 및 관습이 장기간에 걸쳐 반영된 서비스 모델이어야만 이용자가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또한 헬스케어 솔루션에 있어, 글로벌 표준으로부터 단순한 언어적 번역이 아닌 현지 산업 내에서 통용되는 용어, 관련 사업과 연관된 각종 시스 템과의 연동 등이 반영된 솔루션 도입이 전제조건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차별화된 기능, 고객 편의성 등의 경쟁력 바탕 위에 중국 향(向) 또는 중국 산(産)이 라는 옷을 반드시 입어야만 경쟁이 가능하다.
3. 네트워크: 철저한 이해관계 중심의 파트너십 구축
중국에서 헬스케어 사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현지 파트너 없이 외국자본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중국 전역을 커버하는 사업자는 특정 영역으로 국한되어 있으며, 해당 지역의 기반 및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타지역 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확장을 고려해야 한다. 헬스케어 관련 사업은 대부분 정부의 인허가가 필요한 사항이 많으므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해당 지역 정부와의 우호적인 GR(Government Relationship) 관계 형성이 필수조건이며, 중국 현지 파트너와 정부가 명확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단순한 자금 투자만으로는 파트너십 구축이 어려우며 필요한 역량을 보완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상호 확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림 6. 건강160과 인바이츠헬스케어의 Platform in Platform 사업 협력 모델
제언
중국 시장은 과거에 비해 선진화되고 투명화된 프로세스를 갖추어 나가는 단계에 있으나, 여전히 규정화되지 않은 영역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단순히 언어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개별 기업이 다양한 프로세스와 관련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파악하여 준비 및 실행하는 것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사전 투입 비용 측면에서 불가능하다. 따라서 단발성으로 솔루션 또는 제품을 수출하는 형태보다도 서비스 딜리버리(delivery) 모델을 설계하고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하여 상호 리스크를 공유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중국 정부는 헬스케어·바이오산업을 전략적 신흥 산업으로 지정하고 2025년까지 시장규모를 현재의약 2배 수준으로 진흥할 계획이다. 따라서 해당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지방 정부의 수요를 파악하여 국내 기술 유망 기업과 중국 현지 기업과의 공동 연구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중국에서 사업을 성공시키고자 한다면 China insider 전략으로 ‘중국 내에서 개발되는 기술은 중국 내에서 사용한다’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현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밖에도 아세안 국가 및 인도에 대한 사업 기회를 필히 주목해야 할 것이다. 북미시장은 규모나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 솔루션, 제품, 서비스 모델의 혁신성에 대한 확신과 delivery eco system을 확실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반드시 도전해야 할 시장이라고 본다.
글/김준연 대표
인바이츠헬스케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GS건설, Veolia Energy Korea 등의 기업에서 해외 사업을 담당했다. SK텔레콤에서 스마트 시티 사업 및 디지털 헬스케어/IVD 사업 담당 임원을 역임하고, 해당 사업부를 스핀오프하여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설립하는 데 기여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헬스케어 빅데이터 활용 및 헬스케어 사업 영역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