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5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마트시티' 5가지 트렌드

 



 

〈언택트(Untact) 특별기획〉
Introduction: 코로나로 빨라진 디지털 전환,
Introduction: 한국기업에 기회가 된다!
① 언택트 시대 VR·AR을 활용한 기업 혁신사례
② 너와 나의 연결고리, 코로나로 주목받는 '블록체인'
③ 언택트 시대 3D프린팅 활용한 제조업 경쟁력 확보방법
④ 비대면 시대 기업의 위기극복은 AI가 답이다
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마트시티' 5가지 트렌드

 

스마트시티는 다양한 관점에서 광범위하게 정의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시민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정보통신기술(이하 ICT)을 활용하여 도시의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를 효과적·효율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도시의 가치를 창출하며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Lee, 2019). 이에 스마트시티라는 개념 자체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단순 효율적인 인프라 관리에서 시민참여, 리빙랩, 혁신 생태계 조성 등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혁신성장 플랫폼으로서의 진화된 도시로 해석되고 있다(Lee et al.,, 2015).

스마트시티는 전 세계적으로 286개 도시에서 443개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에너지, 물, 환경, 교통, 건물 및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인프라가 구축되었으며, 이에 스마트시티 시장도 2028년까지 약 974억 달러(약 116조 3,150억 원)에서 2,630억 달러(약 314조 75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다(Navigant Research 2019). 이 중 153개 도시가 스마트시티 전략을 수립하여 첨단 기술을 효과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Roland Berger, 2019), 전 세계 선도 스마트도시를 선정하여 분석한 스마트시티 인덱스 보고서(Lee, 2019)에 의하면 20개 도시에서 386개 이상의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수립한 제3차 스마트도시 종합계획(2019~2023)을 통해 도시 성장단계별 맞춤형 스마트시티 모델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지자체가 여건에 맞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통합 플랫폼 조기 보급을 추진하고, 데이터 및 AI 기반 도시 운영을 위한 기술개발·실증, 인재 육성 등 스마트시티 확산 기반 강화와 동시에 스마트솔루션 보급·확산을 위해 민간기업 주도의 챌린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R&D 투자와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는 상호 간 연계를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스마트시티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언택트 사회 속의 스마트시티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며 우리 일상생활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또한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가 도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 시키는 데 촉진제 역할을 하게 될까? 등 다양한 질문들이 떠오른다. 이 글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스마트시티로 변화하는 5가지 트렌드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들을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Trend 1. 근무환경
VR/MR 기술을 통한 온택트(온라인+언택트)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류는 삶을 구성하는 가장 큰 축인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 환경을 빠르게 혁신하고 변화시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가장 먼저 기업이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스마트워크(Smart Work)가 재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 U+가 통신사 중 처음으로 R&D 부서 임직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주 3일 탄력적 재택근무제를 도입하였으며, 해외에서는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IT 관련 업종 기업들이 빠르게 재택근무제를 시행한 바 있다(조수영, 2020 & 정연일, 2020). 스마트워크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모바일을 활용한 업무 및 연락 등이 일과 개인 생활과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오히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실현을 어렵게 만드는 등 문화적·제도적 요인으로 활성화되지 못했으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시간과 물리적 공간을 초월하며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는 최근 단순 온라인 근무환경이 아닌 인공지능, 5G 기반의 VR/MR/홀로그램 기술 등 최신 ICT 기술의 융합을 통해 화상회의를 비롯해 온라인 협업· 대면에 가까운 사이버 근무환경을 조성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고 가속화시키는 기회로도 활용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도 교육과 최신 ICT 기술의 융합이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실습이 동반되는 의과대학의 경우, 가상현실 또는 상호작용 기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3D 기반의 의료 버츄얼 교육 등 실물과 동일하게 생긴 인체를 혼합현실(MR)로 구현함으로써 현실 공간과 가상공간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환경이 구축되었으며, 이를 통해 해부학 수업까지 가능한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사이버 공간과 현실 공간이 연결되며 새로운 공간, 환경을 지원하며 이를 시각화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빅데이터는 5G 기반 인프라를 통해 더욱 가속화되며 새로운 산업과 혁신의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5G 기반의 VR/MR 등의 기술적 보완과 더불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간형 유연 근로제’, 재택근무 같은 ‘공간형 유연 근로제’ 도입 등의 제도적 보완으로 우리 사회는 소통 방식의 또 다른 변화 중의 하나로 온택트(온라인+언택트)라는 새로운 환경이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ERP 재구축,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기술 확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더불어 온택트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새로운 사업 발굴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Trend 2. 이동 수단
5G 기반의 퍼스널 모빌리티의 일상화

언택트 사회로의 변화에 따른 도시 생활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스마트 교통 분야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설명한 근무환경의 변화 및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이동거리가 단축되면서 대중교통 이용 및 차량 공유가 다소 위축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개인화된 차세대 이동 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 또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전기자전거, 전동휠, 전동 킥보드, 초소형 자동차 등)가 기존 교통 인프라와 연계되며 대중교통 접근성이 보다 용이하게 되고, 동시에 MaaS(Mobility as a Service) 기반 통합모빌리티의 요금제 개편을 통한 편의성이 제공되며 퍼스널 모빌리티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맥킨지 보고서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기존 생태계는 물론 이용자 이동 수단의 선호체계를 변화시키고 ‘통행 및 대기시간 감소’와 ‘개인화된 아동 수단의 접근성’을 향상시킴으로써 모빌리티 서비스가 앞으로 더욱 발전될 것으로 예상하였다(Moller et al., 2020). 이러한 모빌리티의 변화는 5G에 의해 가능해졌으며, 올해 ‘CES 2020’의 화두도 단연 5세대 이동통신(5G)을 가능하게 한 모빌리티 혁신이었다. 초연결, 초저지연이 가능한 5G 기술이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전 세계 각국에 상용화되면서 최근 1인용 모빌리티는 지상이 아닌 하늘에서도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UAM(Urban Air Mobility)와 PBV(Purpose Air Vehicle: 개인용 비행체)를 선보이며 친환경 기반의 개인화된 이동 수단을 제시하며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성을 보여주었다. 모빌리티 분야 핵심 인프라 기술인 5G망을 보유한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업종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며 향후 관련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자율주행차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콘텐츠 시장은 2024년까지 447억 달러(CAGR 13.6%, 2016~202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Keeeth Research, 2020), 해외에서는 이미 최고 미디어 기업 중 하나인 월트디즈니와 아우디가 양방향 콘텐츠를 공동 개발 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SKT는 스웨덴의 볼보와 중국의 바이톤사를 대상으로 IVI(InVehicle Infotainment)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것으로 추진 중에 있다(신화섭, 2020). 5G 기반의 퍼스널 모빌리티는 단순 이동 수단이 또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진화되고, 이러한 이동생활공간이 사무공간으로 연결되어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를 파생시키며 관련 산업이 더욱 확장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Trend 3. 주거공간
AI 플랫폼 기반의 지능형 주거공간으로의 변화

코로나19 사태로 주거공간에서의 생활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무공간을 포함한 다양한 상업서비스 공간에 서의 변화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최근 지능정보기술의 진보는 이러한 주거 패러다임 변화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삶의 가장 큰 두 축인 일과 생활이 재택근무로 인하여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개방된 공간보다는 개인화된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면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지능형 주거공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능형 주거공간은 5G 기반의 스마트홈 서비스가 AI 비서 등과 함께 복합적 기능을 갖는 모델로써 실내공간은 앱과 스마트TV 간 미러링을 통해 온라인 홈트레이닝 서비스 등 다양한 개인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실례로 LG U+와 카카오VX는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 등 250여 개 운동 콘텐츠를 AI 코칭과 AR 자세보기 기능을 통해 자세 교정을 받거나 다이어트 식단 기능도 함께 제공하는데(채새롬, 2019) 이러한 홈피트니스 앱 시장가치는 2030년 260억 달러(31조 6,000억 원)로 예측되며(Transparency Market Research, 2020), 해외에서는 이미 펠로톤(Peleton)이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2020년 1분기 매출액 5억 2,45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작년 대비 구독자가 약 2배 증가했다.

또한 집을 코로나19 등 다양한 재해들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새로운 서비스들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내 공기의 온도와 질을 조절하고,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환경 관련 스마트홈 서비스와 함께 현관에서의 안면인식 기술을 통한 체온 측정 시스템 및 정화 소독 시스템 등이 주거공간의 기본 또는 추가 서비스로 제공될 것이다. 아파트 공동시설 또한 건강과 위생을 고려하여 비접촉 기술들이 다양하게 적용되면서 사이버 공간과의 융합을 통해 일, 여가, 학습 등이 실내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새로운 주거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이러한 기능들은 AI 플랫폼을 통해 각 기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편의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

 

Trend 4. 물류배송
드론·로봇을 통한 물류산업의 혁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산업과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되겠지만, 눈에 띄게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는 드론과 로봇이다. 코로나19 이후 드론을 이용한 배송 수요가 급증하며 1주일 동안 1천 건의 배송을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수요가 늘어났다. 이미 세종시를 비롯한 몇몇 지자체에서는 드론과 로봇을 활용한 무인 배송 서비스를 일상생활에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네이버랩스와 성남시가 인공지능 기반의 AI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을 무인가게 온라인 상거래와 연계된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접근성이 어려운 산간지역을 대상으로 우편물 배송 드론을 상용화하여 파격적으로 시간을 단축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해외에서는 영국 밀턴케인스시에서 2018년부터 자율주행 배송로봇이 온라인으로 장을 보고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미국 페덱스와 아마존은 자율주행 배송로봇 서비스를 시작으로 물류배송의 최종 단계인 라스트마일에서 소비자의 구매 패턴, 배송 패턴 등의 데이터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비행시간, 적재 용량, 효율 높은 배터리 개발 등 현재 드론의 기술 수준으로는 도심 드론 배송이 3-4년 내로 실용화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이용한 물류산업은 2030년 약 3,6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UBS, 2019), 향후 5G와의 결합 등으로 적용 분야가 확대되면서 언택트 시대에 물류 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Trend 5. 사회안전망
빅데이터 기반의 사회안전망 확보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재해·안전 분야에서의 지속가능한 도시의 회복력과 복원력(Resilience)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K-방역을 통해 세계 표준을 선도하는 데 있어, 전염병 확산속도와 관련한 빠른 의사결정에 빅데이터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의 역학조사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빠르고 투명한 긴급 알림 서비스로 정보를 공유하며, 스마트시티의 IT 및 통신 인프라를 민첩하게 활용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스마트시티 데이터허브 플랫폼’을 통한 역학조사 지원 시스템을 개발 및 운영하며 질병관리본부와 22개 신용카드사, 3개 통신사, 여신금융협회, 경찰청 등이 합동으로 휴대폰 접속정보, 신용카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동선 정보를 효율적으로 분석하여 신속하게 확진자와 접촉자를 파악했다(지디넷코리아, 2020). 데이터는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코로나19로 인한 재해로부터 도시가 다시 회복하는 데까지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바로 빅데이터 기술의 활용이었다. 도시 회복력과 복원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동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이해하고 요소들 간의 상호 연관성, 언제 어디서 직면할지 모를 위협을 확인하는 데 있어 빅데이터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빅데이터는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신속성·정확성을 확보하는 주요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도시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요 기술들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초연결 지능화 사회’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할 것이다. 흔히 기술 혁신의 변화 과정은 ‘S-커브’의 진화 곡선으로 설명되는데, 코로나19라는 외생변수를 통해 우리는 보다 가파른 S-커브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향후 스마트시티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는 ‘포용적 스마트사회’라 볼 수 있다. 앞서 설명한 첨단 기술들이 뉴노멀 시대 스마트사회에서 따뜻한 기술로 우리에게 다가오길 기대해 본다.



글/이정훈 교수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전자공학 학사 및 시스템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캠브리지대학교에서 산업공학경영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정교수로 재직 중이며, IT 융합관련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 및 기술경영분야에 대한 다수의 스마트시티 국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