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비대면 시대,
기업의 위기극복은
AI가 답이다

 



 

〈언택트(Untact) 특별기획〉
Introduction: 코로나로 빨라진 디지털 전환,
Introduction: 한국기업에 기회가 된다!
① 언택트 시대 VR·AR을 활용한 기업 혁신사례
② 너와 나의 연결고리, 코로나로 주목받는 '블록체인'
③ 언택트 시대 3D프린팅 활용한 제조업 경쟁력 확보방법
④ 비대면 시대 기업의 위기극복은 AI가 답이다
⑤ 코로나19로 변화한 스마트시티는 어떤 모습일까?


 

AI, 디지털 사회의 문을 여는 핵심기술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는 경제와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으로 인해 집은 업무와 교육 공간이 되었고, 온라인 구매와 무인 결제 시스템(kiosk)의 활용이 일상화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와 변화는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시험 무대(test bed)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인공지능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국가방역체계의 전 주기에 걸쳐 활용되며 그 몸값을 높였다.

캐나다 스타트업 블루닷(BlueDot)은 65개국의 뉴스 데이터, 항공 티켓팅 데이터, 동식물 질병 데이터 등을 분석하여 세계 보건기구(WHO)보다 앞서 코로나19의 유행을 예측했다(그림 1-(a)). 국내 분자진단 전문기업인 씨젠(Seegene)은 인터넷에 공개된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여 3주 만에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출시했고, 국내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Lunit)은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하여 중증도에 따라 환자 선별을 지원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그림 1-(b)). 5G 네트워크 통신 기술, 적외선 센서, 고화질 카메라 및 모니터 등을 갖춘 인공지능 로봇은 의료 현장에서 음식과 약품 전달, 발열 검사, 병동 소독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의료진을 보호하고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으며(그림 1-(c)), 음성 기술을 장착한 인공지능 로봇은 코로나19 의심 환자와 자가 격리자에게 전화를 걸어 발열 여부와 호흡기 증상 등을 확인함으로써 행정 인력 부담을 크게 줄였다. 현재 미국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와 영국 베네볼런트 AI(Benevolent AI) 등은 바이러스성 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하고 분자 구조 데이터를 약물 특성, 표적 적합도 등 의학 정보와 연계하여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의 성분을 제안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그림 1-(d)).
 


그림 1-(a).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인공지능의 활용: 블루닷의 인공지능 기반 질병 예측 시스템



그림 1-(b).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인공지능의 활용: 루닛의 인공지능 기반 흉부 엑스레이 분석 시스템



그림 1-(c).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인공지능의 활용: 중국 우한 우창병원의 의료 인공지능 로봇



그림 1-(d).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인공지능의 활용: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AlphaFold)를 통해 예측한 3차원 단백질 구조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동안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untact) 문화에 익숙해졌으며, 생산성과 효율에 문제가 없다면 이번 사태가 끝나더라도 비대면 문화가 새로운 생활양식으로 정착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에 있어 핵심 기반기술(enabling technology)로 여겨지는 인공지능의 가치와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된다.
 

비대면, 그리고 인공지능의 물리적 활용

첫째,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은 물리적 장벽을 허물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유형의 비대면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융합의 대표적인 예이다. 그림 2에 나타난 것과 같이, 최근 팀즈는 비대면 환경에서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콘텐츠 카메라(contents camera), 인라인 번역(inline translation), 모바일 컴패니언 모드(mobile companion mode), 라이브 캡션(live caption)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장착하였다. 콘텐츠 카메라는 팀즈가 설치된 곳에서 원격 회의를 진행할때 화이트 보드에 적힌 내용을 감지해 회의 참가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기능이고, 인라인 번역은 채팅창에 올라온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기능이다. 모바일 컴패니언 모드를 통해 화상회의 참가자는 컴퓨터와 휴대폰을 결합하여 하나의 디바이스처럼 사용할 수 있고, 라이브 캡션을 통해 다른 참가자들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자막으로 변환하여 확인이 가능하다. 플랫폼에 이러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사용자들은 비대면 환경에서 보다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향후 이러한 플랫폼 서비스가 클라우드 기술(cloud technology), 실감 기술(immersive technology) 등과 함께 활용된다면 의료, 법률, 컨설팅등 개인화되어야 하는 복잡한 대면 서비스까지 비대면 환경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2-(a).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의 기능: 콘텐츠 카메라



그림 2-(b).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의 기능: 인라인 번역



그림 2-(c).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의 기능: 모바일 컴패니언 모드



그림 2-(d).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의 기능: 라이브 캡션



둘째, 인공지능과 하드웨어 기술의 융합을 통한 인공지능의 물리적 활용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보 어드바이저, 로봇 저널리스트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인공지능은 무형의 서비스로 제공 되었던 반면,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하드웨어 기술과 결합하여 물리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농기계 회사 존디어(John Deere)는 곡물을 심고 수확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지능화하는 자율 주행 트랙터를 개발하였다(그림 3-(a)). 트랙터는 센서를 통해 날씨, 토양 상태 데이터 등을 자동으로 수집 및 분석하여 작물의 종류에 따라 씨앗의 양과 씨앗을 심는 간격 및 깊이 등을 조절하고, 드론이 촬영한 농장 이미지를 분석하여 살포해야 할 제초제의 최적의 양을 계산한다. 일본 건설 기계 제조 기업 고마쓰(Komatsu)는 건설현장의 무인화를 가능하게 하는 자율 운전 건설 기기를 출시했다(그림 3-(b)). 컴퓨터 비전 기술과 센서 기술을 접목하여 지형을 계측하여 굴삭과 선회를 하고, 지정된 장소에 토사를 덤핑하는 작업이 자율화되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한다. 향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물리적 활용을 통한 업무 무인화 및 고도화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 3-(a). 인공지능의 물리적 활용을 통한 업무 무인화 및 고도화 사례: 존디어의 자율 주행 트랙터



그림 3-(b). 인공지능의 물리적 활용을 통한 업무 무인화 및 고도화 사례: 고마쓰의 자율 운전 건설 기기



또한 이러한 인공지능의 물리적 활용 현상은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그림 4에 나타난 아마존 고(Amazon Go)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2014년 아마존(Amazon)은 카메라가 고객을 추적하며 딥러닝(deep learning)과 센서 기술을 활용하여 쇼핑에 필요한 절차를 자동화하는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을 특허 등록했다. 이 기술로 탄생한 상점인 아마존 고에서 고객은 계산을 위해 줄을 서거나 계산을 할 필요가 없다(No Lines, No Checkout). 고객은 매장에 들어오면서 입구에 설치된 기계에 전화기를 스캔하여 시스템에 본인을 등록하고, 카메라는 고객의 동선을 추적하며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진열대의 상품을 집어 들거나 내려놓는 행위를 인식해 자동으로 결제와 정산 작업을 수행한다.
 


그림 4. 일상생활에서의 인공지능의 물리적 활용 사례



인공지능의 올바른 활용을 위한 과제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공지능은 디지털 기술 및 하드웨어 기술과 융합되어 의료, 교육, 제조, 유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에 있어, 나아가 SF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미래 사회의 구축에 있어 인공지능은 주요한 기반기술이다. 하지만 아직은 넘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있다. 우선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충분한 데이터의 확보가 어렵고, 인공지능의 근간이 되는 딥러닝의 추론 과정을 해석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메타 학습(meta learning), 비용 효율적 능동 학습(active learning),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eXplainable AI) 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결과의 공정성 및 안정성과 발생 가능한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철학적 고려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많은 연구에서 편향된 과거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학습하였을 때 인종 차별, 성 차별적 결과를 내놓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개인 정보 보호 문제, 일자리 감소 문제 등 발생 가능한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글/이창용 교수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산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계 학습을 활용한 기술경영 방법론 개발에 관한 연구를 주로 수행하고 있으며, 기술 예측, 기술 가치 평가, 기술 기획, 신사업 개발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