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너와 나의 연결고리,
코로나로 주목받는 ‘블록체인’

 



 

〈언택트(Untact) 특별기획〉
Introduction: 코로나로 빨라진 디지털 전환,
Introduction: 한국기업에 기회가 된다!
① 언택트 시대 VR·AR을 활용한 기업 혁신사례
② 너와 나의 연결고리, 코로나로 주목받는 '블록체인'
③ 공간을 초월하는 적층 제조, 우주에서도 통한다
④ 인공지능, 언택트를 커넥트하다
⑤ 코로나19로 변화한 스마트시티는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19로 비대면 소통이 보편화되고 있다. 비대면 소통의 보편화로 멀게만 느껴지던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들의 급속한 현장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기존 중앙집중화된 정보시스템 운영에 대한 불신에 기인한다. 블록체인은 2008년 말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의 저자가 중앙집권화된 금융시스템의 대안으로 분산원장시스템 개발을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사이에 발생한 리먼사태와 이에 대처하는 정부와 은행에 대한 불신이 블록체인 기술을 제안한 이유라고 적고 있다(Nakamoto, 2008).
 


그림 1. 중앙집중식/블록체인 관리체계
출처: The Fintech 2.0 Paper(Santander Venture Investment 외, 2015)


 

비대면 비즈니스에서의 신뢰 문제 해결도구로써 블록체인

1970년대 계층형과 관계형 DB 기술 등 중앙집중식 정보관리기술의 발달로 중앙집중식 정보관리시스템은 거래정보의 수집, 저장, 활용의 효율성이 뛰어나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급속히 도입하였다(윤지웅, 2019). 그런데, 중앙집중형 DB기술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자(이하 DBA)가 독점적 관리권한을 갖고 시스템을 통제할 수밖에 없고, 이런 권한을 부여한 만큼 DBA의 신뢰성 확보에 비용이 든다. 특히, 중앙에 집중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정보를 독점하거나 악용할 여지가 있어서, 데이터 접근권의 지위별 제한, 의무사항 준수제도(compliance rule) 같은 보안 시스템 구축을 통해 거래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 정보를 모든 노드 참여자들이 거래 정보를 공유하므로 거래 조작이 어려워 거래의 신뢰성은 높을 수 있으나, 거래 속도 등 정보관리의 효율성 측면의 단점이 있다(윤지웅, 2019). 그러나 이러한 단점은 컴퓨팅 기술의 발전과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점차 극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스마트계약’이라고 하는 기술은 블록체인상에서 약속된 조건 하에 거래를 자동으로 이행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의 개발은 인터넷상에서 가치의 거래를 가능케하는 기술이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시키느냐에 따라 기존 복잡한 계약서류 및 이행 활동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여지가 있다. 결국, 블록체인의 기술적 가치는 ‘정보관리의 탈중앙 집중화’와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로 요약될 수 있는데, 이미 다음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첫째, 블록체인이 활용될 분야로 디지털 콘텐츠 분야를 들 수 있다.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서 활용되는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들이 거래되면서, 디지털 재화의 소비와 공급이 활성화고 있다. 그 예로 2017년 출시된 세계 최초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온라인 게임인 '크립토키티'가 있다. 온라인상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게임으로, 캐나다 밴쿠버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IT 솔루션 개발 스튜디오 액시엄젠(AxiomZen)에 의해 출시되었다. 온라인 매체 씨넷은 가상 고양이 게임 크립토키티 이용자 중 한 명이 약 17 만 2,000달러(약 1억 9,000만 원)에 해당하는 600이더(EHT)를 내고 드래곤이란 이름의 가상 고양이를 구입했다고 보도했다.(Block Media, 2018. 9. 6.) 우리나라에서는 확률형 게임 아이템이라는 방식으로 온라인 캐릭터 수급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이 획득될 확률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민원을 제기해 왔다(https://www.grac.or.kr/).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다면, 게임산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건전한 게임 생태계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블록체인은 투명한 정보 공유로 신뢰 확보가 가능한 기술이므로, 공공서비스 분야에 매우 적합한 기술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정부의 민원서비스 중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등록부, 인감증명서, 법인등기부등본과 같은 민원서류는 모두 블록체인화하여 행정 사무가 간소화될 것이다. 물론 기존에 행정사무를 처리하던 공무원들은 새로운 역량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지만, 재정 건전성을 추진하면서 국민에 대한 신뢰수준과 서비스 수준을 높인다는 점에서 블록체인을 통한 민원서류 처리과정은 혁신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글로벌 물류와 유통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 활용은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급망(Supply chain)은 제품의 이동 진행 상황에 대한 실시간 가시성 제고로 업무 효율성을 향상하고 최적의 재고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즉, 공급체인 생태계의 각 참여자(송하인, 포워더, 세관원, 수화인 등)가 블록체인으로 문서를 공유하는 경우, 어느 기관에서든지 현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KMI, 2017). 기존에는 정보교환을 위해 시스템별 변환 과정이 요구되며, 표준을 준수하는 전자정보교환(EDI) 시스템이 중개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림 2. 블록체인 기술 기반 온라인 게임 ‘크립토키티’
출처: http://www.cryptokitties.co




그림 3. 전자정보교환(EDI) 시스템의 현재 구조


 

비대면 스마트 계약 플랫폼으로서의 블록체인

블록체인 기술이 제공하는 새로운 가치는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이다. 스마트계약이라는 개념은 1990년대 중반 미국의 전산학자인 Nick Szabo에 의해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Szabo는 프로그래밍 언어 등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면 조건에 따라 계약 내용이 자동으로 실행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Szabo, 1997). 이는 일정한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거래가 자동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된 자동화 계약 시스템을 의미한다. 당시에는 기술이 아직 일천하여 현실화되지 못했었는데, 분산 환경에서 튜링 완전 가상 머신인 이더리움(Ethereum)의 등장으로 스마트계약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블록체인 2.0을 대표하는 공개 블록체인 이더리움(Etherium)은 암호화폐의 송금을 기록하고 스마트계약과 분산 애플리케이션(Decentralized applications)을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개발되었다. 이더리움(Etherium)은 MyEtherWallet이라는 플랫폼을 만들고, 이더(Ether)라는 토큰의 교환, 저장,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러한 서비스 이용의 대가로 수수료(Gas)를 이더리움으로 받고 있다(https://www.myetherwallet.com/). 이더리움은 코딩된 규칙에 따라 ‘어떤 상태’를 변환시키는 기능(arbitrary state transition functions)이 포함된 ‘계약(contracts)’ 작성이 가능하다.
 


그림 4. 스마트계약의 예시
출처: https://etherscripter.com/what_is_ethereum.html



우리나라 기업인 카카오는 클레이튼(Klaytn)이라는 블록체인 통합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하였고,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Line)은 LINK라는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글로벌하게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나 비대면 작업환경의 비중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연스럽게 온라인 비대면 계약은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활용한 ‘거래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정착시킨다면,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기술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윤지웅 교수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정책학 박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있으며, 과학기술혁신정책이 주된 연구분야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전문위원, 공학한림원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