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

샤오미 CEO,
'레이쥔'의 성공 비결

 

창업 9주년이 되는 2019년, 미 포춘 선정 세계 Top 500대 기업에서 ‘가장 젊은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 설립 6년 만에 중국내 2~3위와 전 세계 글로벌 시장 5위를 차지하는 거대 스마트폰 기업으로 급성장한 기업, 월스트리트 저널이 “설립 4년 차에 세계 최대 스마트폰 기업 중 하나로 등극했다”라고까지 격찬한 기업, 바로 레이쥔의 샤오미이다. 스마트폰을 넘어서 200여 종 이상의 스마트기기를 생산하며, 전 세계 시장에서 ‘모바일+AIoT(AI+IoT)’리더를 지향하는 샤오미 창립자, 레이쥔의 성공 비결을 찾아보자.

 


 

 

사업 실패,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사업 성공 비결의 학습 기회’로 삼다!

레이쥔은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헝다그룹 쉬자인 회장, 텐센트 마화텅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영자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한때 혹독한 사업 실패를 경험한다. 첫 창업 IT 회사가 공중 분해되는 경험을 겪었으며, 이후 중국의 중견 IT 소프트웨어 업체 킹소프트에 입사한다. 입사 후 6년 만에 대표이사에 오른다. 그는 이전 직장에서 하루 16시간씩 일하는 일벌레였다. 그러나 자신의 노력만큼 실적이 따라주지 않았다. 반면 이전 전혀 알려지 지도 않았던 알리바바 등 여타의 신생 중국 기업들은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레이쥔은 자신의 지나온 길을 성찰했다. 99%의 노력이 있었음 에도 별다른 진보를 거두지 못한 이유를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사업 방식에서 찾는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음을 간과한 자신의 실수를 발견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노력보다 중요한 것은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임을 배운 것이다. 그러기에 그는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가 2010년 찾아낸 태풍의 길목은 ‘모바일 인터넷’이었다. 모바일 인터넷이 향후 10년간 대세가 될 것을 확신한 레이쥔은 7명의 동업자와 함께 샤오미를 창업, ‘하드웨어와 펌웨어의 이상적인 결합’, ‘최상의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기업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례 없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통찰력

레이쥔은 ‘모바일 인터넷’이라는 태풍에 편승하여 놀라운 성공을 일군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다음 불어올 제2의 태풍 길목을 찾기 시작한다. 이때 그가 찾은 태풍은 ‘사물 인터넷(IoT)’이었다. 이후 레이쥔은 스마트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사물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태풍에 올라탈 준비에 자본과 연구력을 집중한다. AIoT 역시 그 일환이다. 가성비 높은 스마트폰, 공기청정기, 전동스쿠터, 드론 등 샤오미의 모든 제품을 ‘샤오미 사물인터넷 플랫폼’에 연결시키는 것 역시 이러한 미래전략의 일환이다. 2019년 현재 샤오미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에 연결된 사물인터넷 장비는 휴대폰과 노트북을 제외하고도 1억 5,100만 개를 상회한다. 이러한 성과는 사업 초기 부터 레이쥔이 심혈을 기울여 온 ‘미팬(米粉)’이라 불리는 팬덤 마케팅 차원에서의 고객 관리와도 관련되어 있다. 그 결과, 샤오미는 창립 6개월 만에 150만의 고객을 확보했으며, 창립 5년만에 1억 5천만 이상의 충성고객인 미팬을 확보했다. 이들 미팬(MI Fan)은 제품 출시 이전부터 스스로 제품 매니저, 테스트 엔지니어, 인플루언서등 다양한 역할을 기꺼이 감당한다. 샤오미는 제품 생태계뿐만 아니라, 고객 생태계에서도 새로운 개념을 창조한 것이다.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 리완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샤오미는 ‘참여감’을 브랜드 이념의 영혼으로 생각한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경하고, 만져볼 뿐 아니라 참여를 통해 그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고 싶어 한다.” 샤오미 전자게시판, 웨이보, 웨이신, QQ공간의 네 가지 핵심 계정을 운영하며, 소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기 좋아하고, 참여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젊은 세대들의 성향을 비즈니스 모델로 적극, 활용한 것이다.

레이쥔의 급성장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변화하는 시대적 트렌드를 정확히 예측하고, 그 흐름에 편승한 것’에 기인한다. 기업의 탄생과 전략에 있어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그 ‘흐름에 올라타는 전략’을 찾아내는 ‘경영자의 통찰력’이 갖는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제품과 서비스,
생산방식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다

샤오미가 스마트폰 제조 3년 만에 세계 3위까지 오른 성공 비결을 레이쥔은 주저없이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인터넷 이 세 가지를 든다. 레이쥔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스마트폰을 처음부터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인터넷 서비스가 융합된 매개체로 인식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유기적으로 잘 결합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기존 휴대폰 생산 업체들은 ‘하드웨어 조립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반면, 샤오미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인터넷이라는 3박자를 갖출때 성장이 가능하다고 예측하고 이 세 요소의 이상적인 결합을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이 차별적인 접근 방식이 주효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샤오미는 독자적인 운영체제(OS)도 마련하였다. 이 운영체계는 수백만에 달하는 이용자 의견을 수용, 매주 금요일마다 자체개발한 운영체제(MIUI)로 업그레이드된다. ‘수많은 사용자의 의견을 수렴’한 이 자체 운영체제는 ‘완벽하게 개선된 성능’과 더불어 또 다른 경쟁력을 가능케 했다. 바로 ‘가격 경쟁력’이다.

생산방식에서도 삼성, LG와 달리 직접 공장을 세우기보다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지분을 투자,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하였 다. 샤오미는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판매에 있어서도 새로운 생태계를 운영한다. 샤오미 샵에서는 OEM으로 납품받은 샤오미 브랜드 제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이들 ‘납품업체의 독자 브랜드 상품’도 함께 판매를 한다.

레이쥔은 자사를 ‘인터넷 기업’으로 정의한다. ‘휴대폰과 네트워크 솔루션 제조사’인 화웨이와 ZTE, ‘플랫폼 기업’인 알리바바 등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스마트기기 제조사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샤오미의 주력은 제조업이 아니란 것이다. 단지 스마트폰 상품은 매개체임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칠 정도로 확장된 ‘현재의 제품군’과 ‘최적의 경영효율성 제고 필요성’은 레이쥔이 직면한 마지막 경영과제이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레이쥔이 보여줄 새로운 전략을 기대해 본다.


글/최재윤 대표, 
크로스경영연구소

신한은행 기획조사부, KT 경영연구소 등에서 근무하였으며, 중앙대학교 강의 및 평택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와 ㈜Cross Design Lab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가치창조, 지식경영, 학습조직, 조직문화〉, 〈윤리경영이 경쟁력이다(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