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초음파 시스템의 개발과 콜라겐 생산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건강식품 시장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미용, 안티에이징, 건강 유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중 콜라겐은 안티에이징에 대한 대명사로 취급되고 있다. 현재, 콜라겐은 섭취하는 콜라겐과 화장품용 콜라겐으로 크게 나뉘고 있다. 섭취용으로는 콜라겐 펩타이드를 활용한 젤리, 분말, 음료, 캡슐 등이 있으며, 화장품으로는 펩타이드 및 고분자 콜라겐을 활용한 고급 화장수, 비누, 고급 크림류 등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국내 콜라겐(원료) 소비량은 연간 300톤으로서 약 3,000억 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제품의 시장규모는 8,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콜라겐 원료의 대부분은 외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고급 화장품 및 의약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콜라겐 고유의 구조를 지니고 있는 고분자 콜라겐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분자 콜라겐의 대량 생산 기술이 개발된다면 수입 대체효과 및 고분자 콜라겐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 화장품 업계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파리(그림 1)는 해수면 온도의 상승과 함께 5월경부터 11월에 걸쳐 대량 발생되며, 특히 여름철에 더욱 심해져 어망에 대량 포획되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나 어류의 어획량뿐만이 아니라 선도에도 영향을 주어 어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또한 원전을 냉각하기 위한 냉각 순환장치 입구를 가로막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여 이를 막기 위한 막대한 경비가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경제적 손실 약 3,000억 원/년, 국립수산과학원, 2017). 급기야 정부에서는 해파리를 퇴치하기 위한 방편으로써 해파리를 5백 원/kg에 수매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해파리 활용방안에 대한 대책이 거의 없어 그대로 폐기처분해야 하므로 이로 인한 환경오염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해파리는 종류에 따라서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약 95∼99%가 수분이며, 약 1∼2%가 콜라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해파리는 내인성 효소가 존재하여 사후 급격한 자가분해가 일어나 해파리의 형체가 거의 없어진다. 따라서 해파리의 구조를 구성하고 있는 콜라겐의 분해가 일어나 콜라겐을 추출할 수가 없었다. 해파리로부터 콜라겐을 추출하는 것은 많은 문제점이 있었으며, 경제성 있는 콜라겐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3가지의 문제점을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첫째로 내인성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기 위하여 인히비터로 분해를 방지하는 것, 둘째로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해파리의 고정화 기술, 셋째로 고정화 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분 제거 기술(단백질 농축)이었다. 첫 번째 문제인 효소의 경우는 금속이온 의존성이므로 금속이온 차단제를 첨가하여 해결하였다. 두 번째의 고정화 기술은 염류를 이용하여 고정화하였다. 셋째로 농축은 알코올을 사용하여 어느 정도 수분을 제거한 후 저온에서 자연 건조하여 수분과 알코올을 제거하였다. 이와 같이 전처리가 완료된 것은 냉동 보관하면서 필요시 해동하여 콜라겐을 생산하는 데 이용되었다.
그림 1. 전국에 걸쳐 서식하는 보름달물 해파리
그림 2. 해파리 전처리 공정
콜라겐 생산은 초음파 시스템을 사용하여 추출하였다. 초음파란 인간의 가청범위인 20KHz 이상의 주파수 범위를 말하며, 초음파의 강도에 따라 물질의 구성, 구조 및 물리적인 상태나 유량 등과 같은 물리화 학적인 특성에 대한 정보를 증명하는 데 이용되는 저강도 초음파(low intensity ultrasonication), 유화를 일으키거나 세포의 붕괴, 화학적 반응을 촉진시키고 효소의 작용을 억제시키는 데 적용되는 고강도 초음파(high intensity ultrasonication)로 분류된다. 고강도 초음파는 가열(heating), 공동현상(cavitation effect), 압축과 팽창(compression and rare faction) 및 난류(turbulence)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중 가장 특이한 것은 공동현상이다. 즉, 고강도 초음파는 액체 내에서 초당 수백에서 수천만 개의 미세 기포(microbubble)를 생성하게 되는데, 이 미세 기포들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높은 난류 상태를 일으켜 순간적으로 온도를 5,000K까지 상승시키고, 1,200bar 이상의 압력을 발생시킨다. 이로 인해 반응이 촉진되거나 주위 물질을 파괴하게 되는데, 이를 공동현상이라 한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하여 산업용 초음파 시스템을 개발하였으며, 이 시스템을 이용하여 콜라겐을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하였다.
콜라겐 생산을 위한 초음파 시스템은 시료가 수용 되는 ‘시료탱크’, 시료탱크로부터 시료를 공급받아 콜라겐으로 분리하며 분리된 콜라겐을 시료탱크로 다시 공급하는 ‘분리유닛’, 시료를 콜라겐으로 분리하기 위한 초음파를 발생시키도록 분리유닛에 연결되는 ‘초음파 발생 유닛’, 콜라겐 분리 시 발생하는 열을 차단할수 있도록 마련되는 ‘냉각부’, 시료탱크로부터 분리유닛 측으로 시료를 공급하는 ‘시료 공급관’, 분리유닛에 의해 분리된 콜라겐을 시료탱크 측으로 다시 공급하는 ‘시료 배출관’, 시료 및 콜라겐이 시료 공급관 및 시료 배출관을 따라 강제로 순환될 수 있도록 시료 공급 관의 연장 경로 상에 마련되는 ‘순환펌프’, 순환펌프의 구동 정도를 조절하는 ‘순환량 조절 컨트롤러’로 구성되어 있다.
시료탱크는 분리유닛 측으로 공급되어 콜라겐으로 분리되는 시료가 수용되는 구성으로, 시료가 저장되는 저장부와, 저장부의 외부를 완전히 밀폐함으로써 냉각부로부터 공급되는 냉각수가 유입 및 유출될 수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제2 냉각수 유출입부로 되어있다. 저장부는 시료로 사용되는 시료가 저장되기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중공 원통 형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장부에는 시료뿐만 아니라 시료를 콜라겐으로 분리하는 데 필요한 산성용액이 함께 저장된다. 저장부의 하측은 시료 공급관에 의해 분리유닛의 하측으로 연결되어 시료가 분리유닛 측으로 공급될 수 있게 되며, 그 상측은 시료 배출관에 의해 분리유닛의 상측으로 연결되어 분리된 콜라겐이 다시 저장부 측으로 배출될 수 있게 하였다. 제2 냉각수 유출입부는 제2 냉각수 유입관을 따라 냉각수가 냉각 본체로부터 유입되 거나, 제2 냉각수 유출관을 따라 냉각수가 냉각 본체 측으로 유출되기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2 냉각수 유출입부는 저장부의 외주면으로부터 일정 간격을 두어 저장부의 외부를 완전히 밀폐할 수있도록 마련하였으며, 바로 이러한 저장부 및 제2 냉각수 유출입부 사이에 마련되는 공간을 통해 냉각수가 유출입 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림 3. 산업용 초음파 시스템 레이아웃 및 기기
이상과 같이 제작한 초음파 시스템을 이용하여 전처리한 해파리에 5배량(W/W)의 0.05M 초산을 첨가한 후 2시간 동안 초음파 처리를 하여 콜라겐을 추출하였다. 추출한 콜라겐에는 뮤신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뮤신을 제거하기 위하여 에탄올을 첨가하여 젤리 형태의 복합물을 만들었다. 젤리를 분리한 후 서서히 증류수를 첨가하여 에탄올 농도를 낮추면 침전과 상층액으로 나눠지는데, 침전은 콜라겐 상층액은 뮤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침전물을 원심 분리하여 0.5M 구연산을 첨가하여 1% 콜라겐 용액을 제조하였다.
초음파 추출 기술은 콜라겐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성분의 추출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폴리페놀, 다당체 등의 추출에 적용한 결과 유기용매 절감, 추출 시간 단축, 생리 활성 증진효과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초음파 공정을 도입했을 시, 기존의 방법 으로 추출한 추출물에 비해 항암 및 항염증 효능, 항산화 등의 다양한 생리 활성이 증가하였는데, 이는 초음파에 의한 소재들의 구조 변화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초음파 시스템의 완전 자동화, 같은 시스템 안에서 주파수 변환이 가능하고 초음파가 발생하는 소자의 주파수에 대한 내구성 등 앞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이 남아 있다. 따라서 향후 상기와 같은 연구와 추출 공정의 연구를 병행하여 수행한다면 보다 업그레이드된 시스템 및 효율적인 공정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 이남혁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가공공정연구단
일본 북해도 대학에서 단백질 생화학을 전공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일본 기문식품 연구개발과에 입사해 단백질 원료 품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현재는 한국식품 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에 있으며, 세계 최초로 산업용 초음파 시스템을 개발하여 각종 기능성 소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완료했다. 초음파 시스템을 이용한 기능성 소재 개발에 대한 논문을 다수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