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코로나19 시대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디지털 워크가 성공하려면 그에 걸맞은 업무 환경 재정비가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프레젠테이션 형, 팀플레이 형, 친목 도모 형 등 기업문화와 업무방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화상회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대해 소개한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스라엘 역사학자이며 ‘사피엔스’, ‘호모데우스’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즈 기고문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폭풍이 지나가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이 말은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전 세계인들에게 뼈저리게 다가오고 있다.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도 세계는 그 이전과 전혀 같지 않을 것이며, 코로나19가 세계질서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진단했고, 한국의 중앙방역대 책본부 부본부장 역시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라고 강조하며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렇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이미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적응할 시간도 없이 너무나도 급작스럽게 다가온 변화에 당황스럽고 두렵기도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만 둘러봐도 무엇이 변했는지 알 수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조금씩 누그러지면서 사람도 만나고, 회사도 나가고, 산책도 하는 등 일상생활의 일부분들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일단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피하게 된다. 여전히 집만큼 안전한 곳은 없고 웬만하면 집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마트로 장을 보러 가는 대신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배송이면 못 사는 것이 없다. 재택근무로 회사 업무도 집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불편할 것 같았던 화상회의도 막상 해보니 버벅거림 없이 원활히 잘 진행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헬스장 대신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홈트)도 일상이 됐다. 주말마다 최신 영화를 보러 갔던 영화관은 정말 추억의 장소가 되고 있다. 대신 그 시간은 IPTV나 넷플릭스의 VOD 서비스가 달래주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 세상의 가장 큰차이점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이다. 코로나19 확산에 전 세계 항공편과 공항은 문을 걸어 잠갔고, 직장과 학교 활동은 집에서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졌다. 기업과 교육, 의료, 유통 등 모든 생산과 소비 활동은 디지털 세상으로 몰려들었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던 기업들이 모두 자국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각 분야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추진되어 온 디지털로의 전환이 0.1마이크로미터 (만 분의 1㎜)에 불과한 작은 바이러스로 인해 불과 몇개월 사이에 급속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기업문화와 업무방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화상회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코로나19의 확산은 기업의 근무환경을 디지털 기반으로 바꿔 놓았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기 시작한 2020년 2월 중순부터 대부분의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시행하였다. 직원들 간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업무를 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재택근무다. 갑작스러운 시행에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화상회의 솔루션을 활용해 원격으로 상당 부분 업무가 가능했다. 기업들의 재택근무는 이미 오래전부터 도입되었지만 조직문화나 업무의 효율성 등을 이유로 좀처럼 정착되기 어려웠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19로 재택근무의 필요성이 증가하였고 이를 위한 기업들의 ICT 인프라 재정비도 본격화되었다.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 제도를 실시하는 회사 중 52%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재택근무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작스러운 재택근무에도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준 것은 다름 아닌 화상회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들 덕분이다.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줌 (Zoom)’, ‘웹엑스(Webex)’, ‘행아웃 미트(Hangouts Meet)’, ‘팀즈(Teams)’, KT의 ‘나를’ 등 전문적인 화상회의 서비스 앱 다운로드가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다.


그림 1. 화상회의 커뮤니케이션 목적 3가지
출처: KT경제경영연구소



그림 2. 간단하지만 파워풀한 화상회의 전문 앱 ‘ZOOM’(프레젠테이션 형)
출처: KT경제경영연구소


 

화상회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목적에 따라 크게 3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호스트가 주로 자료를 전달하고 많은 게스트를 간편하게 초대 가능한 프레젠테이션 형, 팀원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PPT 등 공동작업을 위한 팀플레이 형, 공유할 파일은 없으나 아바타, AR 메이크업, 인앱 게임 등 특화된 소셜 서비스 기능이 있는 친목 도모 형으로 나눌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 형과 팀플레이 형은 화이트보드, 화면 공유, 출석 체크, 파일 전송 등 업무에 유용한 기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림 3. 화상회의를 넘어 MS 공동 작업 플랫폼인 ‘Teams’(팀플레이 형)
출처: KT경제경영연구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대표적인 화상회의 서비스로 급부상한 ‘줌(Zoom)’은 직관적이고 간단한 사용법으로 화상회의 서비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회원가입 없이 카카오톡, 이메일, 메시지 등으로 회의 URL을 보내면 화상회의가 가능하다. 무료 계정은 최대 100명, 40분까지 가능하며 진행을 위한 제어권, 손들기, 1:1 채팅 기능이 있고, 화이트보드, 파일 공유등 업무용 기능도 충실하다. 줌을 개발한 Zoom Video Communication은 2011년에 설립되었고, 2019년 4월에 나스닥에 상장하여 현재 기업가치는 약 423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 대비 하루 사용자 수가 약 40배나 증가하여 전 세계적으 로는 1,29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줌의 강점은 경쟁 서비스 대비 채팅방 생성 및 주소 공유가 편리하고, 최신 및 구형 디바이스를 포괄하는 디바이스 호환성이 높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참가자가 늘어나도 고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이다. 그러나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사생활 및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취약점과 화상 채팅방 무단 침입 사례가 증가한 점 등은 뼈아프다. 서버 용량 증설 비용이 매출의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대형 고객 수가 유료 고객의 0.8%에 불과하다는 점은 줌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다.

Cisco의 ‘웹엑스(Webex)’ 미팅은 최대 천명까지 동시 접속 가능한 화상회의 솔루션이다. 회의에 초대받았다면 회원 가입 없이 이메일 주소나 미팅 번호만 알면 누구나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회의 내용 영상 녹화 기능을 제공하고, 가상 세션을 별도로 열어 모둠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Microsoft의 ‘팀즈(Teams)’는 공동 작업이 가능한 화상회의 서비스이다. 회의 참가자 모두 사전에 MS계정이 등록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만큼 보안 위협이 적다. MS Office 365를 사용 중인 기업이라면 다양한 협업툴(온라인 채팅, 전자 필기장, 원드라이브 저장 문서 공유, 파워포인트 공동 수정 등)을 화상회의 중에 사용할 수 있다.

Google ‘행아웃 미트(Hangouts Meet)’는 전 세계 500만 개 기업이 이용 중인 화상회의 솔루션이다. 구글 문서, 구글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구글 드라이브, 구글 캘린더 등 Google의 소프트웨어와 연동되는 공동 작업이 가능하다. Microsoft 팀즈의 경우, 모든 참여자가 사전 등록되어 있어야 하는데 반하여, Google 행아웃 미트는 호스트만 G Suite 이용자이면, 화상회의 초대자들은 Gmail 계정과 회의 코드로 바로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친목 도모 형의 대표적 서비스인 ‘Houseparty’ 앱은 유럽의 Z세대를 중심으로 선풍적 인기다. 이 앱은 2020년 3월 첫 주에만 전 세계에서 200만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였다. KT가 만든 5G 스마트폰 전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나를(narle)’도 3D 아바타 통화, AR 이모티커 통화를 비롯해 화상채팅 중 함께 유튜브를 보거나 인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등 친목 도모 형 서비스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그림 4. ‘Houseparty(유럽)’, ‘KT 나를(국내)’(친목 도모 형)
출처: KT경제경영연구소


 

다가올 언택트 시대,
보안과 인프라 정비가 필수

코로나19 확산으로 줌이 급부상했지만 보안 사고가 잇따르면서 5.0 버전을 선보이는 등 보안 이슈 극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줌은 플랫폼의 보안과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적극적으로 규명, 개선한다는 90일 보안 계획을 발표했는데, AES 256비트 GCM 암호화, 데이터 라우팅 제어, 대기실 기능 기본 적용 등의 보안 기능을 추가하였다. 또한 영상회의에 참가하는 사용자와 사용자 간의 암호화가 지원되지 않는 점을 우려하여, 보안 기업 키베이스를 인수하는 등 종단 간 암호화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해커들의 표적이 되어 새로운 공격에 끊임없이 노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서비스의 보안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디지털 기술 등으로 업무 경험을 혁신하는 ‘디지털 워크’가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협업 툴 및 관련 인프라 확보도 필요하다. 디지털 인프라 준비를 위해서는 클라우드와 메신저, 화상회의 솔루션 등 원격근무에 필요한 협업 툴 소프트웨어 설치가 필수적이며 암호화 솔루션과 방화벽 등 사이버 보안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RPA나 AI 솔루션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디지털 워크가 성공을 거두려면 그에 걸맞은 업무 환경 재정비와 함께 업무 경험의 혁신을 통해 어떻게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기업 성과를 창출할 것인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다가올 더 큰 험난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재필 수석연구원
KT경제경영연구소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KT 경제경영연구소 경영전략연구담당에서 수석연구원(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미래〉, 〈2019 ICT 트렌드〉,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미래〉, 〈2020 빅체인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