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모바일'로
업무생산성 높인다
디지털 데이터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 트렌드가 기업 내 빠른 소통과 의사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직원이 원격지에 산재하는 구조의 기업이 늘고 있다. 이는 임직원 사이의 연결성을 확보하는 직업이 더 절실하지만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오늘날 기업들이 이에 대한 해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앱 분야의 현황과 주요 사례, 활용 팁을 살펴본다.
기업용 메신저(협업 툴) 현황
현대의 기업용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은 단순한 텍스트 메시지 교환 도구를 넘어선다. 기업 내 각종 업무를 위한 수많은 기능의 허브에 가깝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비즈니스의 성공에 실시간 소통과 협업이 중요해지면서 기업 대부분은 ‘모바일 메신저’를 공식, 비공식적으로 수용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빠르게 대중화된 카카오톡, 왓츠앱 등의 모바일 메신저 앱을 업무 곳곳에 활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기존의 주된 비즈니스 소통 수단이 이메일과 비교해 간결한 소통, 다자간의 대화, 즉각적인 연결성, 다양한 이모티콘 등으로 대표되는 이용자 친화성 등에서 탁월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직원이 소비자로서 이용하던 앱이었기에 별도의 교육이 필요 없고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으며, 기업의 소통을 가로막는 전통적인 위계 질서를 무너뜨리는 부수적인 효과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자용 메신저 앱의 수용은 이내 다양한 문제로 이어졌다. 무엇보다도 보안이 문제였다. 소비자용 메신저는 민감한 기업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도록 방지할 방안을 사실상 지원하지 않는다. 또 기업 내 직원들만 추가하거나 퇴사자를 제거하는 기능 등 중앙 관리 기능이 없다. 기업에게 요구되는 제어(통제 및 관리), 거버넌스, 가시성, 보안 기능이 미흡한 것이다.
이 밖에도 기업 내 메시징 앱을 기업 내에서 보다 원활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사적 자원 관리(ERP), 고객 관계 관리(CRM), 정보 데이터베이스 등 여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이 필수적이다. 단일 앱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마무리할 수 있다면 효용성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일회성 소통을 넘어 내부 회의 및 소통을 체계적으로 기록해 보관할 수 있다면 기업으로서는 지식 기반(knowledge base)으로 축적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착안한 여러 기업이 기업 시장을 겨냥한 각종 솔루션을 내놓기 시작했다. 엔터프라이즈 커뮤니케이션에 더 적합하고, 모바일 환경을 지원하는 ‘슬랙(Slack)’, 비즈니스용 ‘스카이프(Skype)’, ‘팀와이어 (TeamWire)’, ‘위커(Wickr)’, ‘징크(Zinc)’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토스랩의 ‘잔디’, 마드라스체크의 ‘플로우(Flow)’,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의 ‘라인웍스 (LineWorks)’ 등이 등장했다.
변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문자 메시지를 대체하는 개념의 메신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무실 내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대체할 수 있는 ‘협업 툴’을 표방하는 제품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팀 내, 팀 간 업무 소통을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고안된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 대면 회의의 대체를 노린 ‘줌(Zoom)’, 비즈 니스 소통 전반을 겨냥한 페이스북의 ‘워크플레이스’ 등이 이들이다. 이제는 슬랙 등과 같은 전통적인 메신저 기반의 모바일 협업 도구들 또한 협업, 보고, 결제, 회의와 같은 기능을 고스란히 지원하고 있다.
모바일 협업 툴의 효과는?
모바일 협업 툴이 기업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효과는 실로 다양하다. 원격지의 업무를 원활하게 관리하는 생산성 측면에서부터 직원들의 참여 및 몰입도를 높이는 문화적 측면, 기업의 정보 수집 및 의사 결정속도를 높이는 경영적 측면까지 폭넓게 유용하다. 심지어 출장 비용 및 사무실 고정비까지 절약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1) TD 아메리트레이드의 ‘슬랙’ 활용 사례
모바일 협업 도구로 슬랙을 채택한 미국의 금융기업 TD 아메리트레이드(TD Ameritrade)는 그중에서도 ‘이메일 감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회사의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및 채널 효과성 담당 시니어 매니저인 닐 오버마이어에 따르면 종전의 핵심 소통 도구였던 이메일은 각종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대화에 관련 없이 전달되는 이메일이 지나치게 많았다. 직원들은 업무와 관련 없는 메시지를 너무 많이 받고 있었으며, 이는 꼭 필요한 정보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 다. 이메일 확인과 답변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 지연도 문제였다.
전사적인 파일럿 프로그램 이후 슬랙을 도입한 결과는 놀라웠다. 단기간에 이메일 양이 30% 감소했다. 이는 비즈니스 핵심 정보를 각종 소음성 정보로부터 분리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직원들의 참여 또한 증가 했으며, 결과적으로 소통 자체가 늘어나는 효과도 나타났다.
오버마이어는 콘텐츠 몰입도 또한 모바일 채널이 압도적이라고 강조했다. 전사 뉴스레터의 경우 가독 비율이 50%에 불과했지만 슬랙을 통한 정보 공유의 경우 80~10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새로운 업무 방식’에 적응이 필요한 일부 이용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버마이어는 앱 사용 방법에 대한 팁을 제공, 도입을 장려하는 앰배서더 프로그램을 운영, 슬랙이 지원하는 헬프 봇 등을 통해 새로운 채널의 필요성과 효과, 사용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2) 원스토어의 ‘잔디’ 활용 사례
국내 통신 3사와 네이버의 합작으로 탄생한 T스토 어를 운영하는 원스토어(ONEstore)는 기업 모바일 협업 도구로 ‘잔디’를 이용하고 있다. 4,9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이 기업은 종전에 네이트온, 라인, 카톡, 슬랙, 이메일 등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활용했었다. 원스토어는 산재한 소통 도구로 인해 지식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포착했다. 어디서 업무 내용이 공유되었는지 추적하기 어려웠고, 담당자 변경이나 퇴사자 발생 시 업무가 원활하게 승계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UI와 UX가 쾌적해 직원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전사적으로 잔디를 도입했다. 개발 팀이 이용해야 하는 지라(JIRA), 빗버킷(Bitbucket) 등과 연동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원스토어 측은 잔디 도입 이후 업무 속도 향상과 업무 자동화 구축이 핵심 효과였다고 전했다. 이메일을 대체하면서 의사 결정 속도가 대폭 빨라진 한편, 잔디의 외부 서비스 연동 기능으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 화하여 업무 생산성이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고객센터로 접수된 문의나 웹사이트에 원스토어 관련 포스팅이 게재될 경우 자동으로 잔디에 관련 정보가 공유된다. 또 고객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애플리케이션 성능 모니터링 서비스 알림이 ‘[ONEstore] 장애상황 공유방’에 곧바로 노출 된다. 결과적으로 빠른 대응과 서비스 품질이 가능해 졌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3) 미즈노의 ‘라인웍스’ 활용 사례
또 다른 국산 모바일 협업 툴 기업인 웍스모바일은 일본 소비자 및 기업용 메신저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소비자용 메신저인 ‘라인’ 이 안착한 이후 ‘라인웍스’까지도 기업 분야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라인웍스를 채택한 수많은 기업 중 한 곳은 글로벌 스포츠용품 제조사 미즈노다. 미즈노는 라인웍스를 도입한 이후 소비자와 개발팀의 간극을 한층 좁히는 성과를 경험했다. 프로 스포츠 선수로부터 산출되는 각종 예민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개발팀에 전달할 수 있게된 것이다. 기존에는 영업사원이 선수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듣고 이를 기록하여 정리한 후, 상부 보고를 거쳐 다시 개발팀에게 공유되어야 했던 프로세스다. 미즈노는 라인웍스를 통해 이제는 현장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전달해 담당자가 곧바로 리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하며, 기업 내에서 정보가 유통되고 체계화되는 문화 자체가 달라진 것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협업 효과를 높이는 7가지 팁
기업이 효과적인 모바일 협업 툴을 선택하고 이를 기업 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모바일 협업이 활성화되고 기업이 ‘생각의 속도’로 움직이게 될까? 모바일 협업 효과를 높일 수 있는 7가지 팁을 정리해보았다.
① 장치와 플랫폼이 호환되도록 만든다
직원들이 PC,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장치에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쉽게 협력하고 파일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개별 직원이 선호하는 장치를 가지고는 문서를 입수할 수 없거나 협력할 수 없다면 모빌리티를 완전히 구현하기 어렵다. 일례로 파일 형식 이나 사용하는 앱을 바꿔야만 문서를 편집할 수 있다면 업무 흐름에 방해를 받고 생산성이 떨어진다.
② 화상회의, 가상 회의실을 수용한다
모바일 채널의 강점은 이동성과 실시간이다. 이러한 강점은 텍스트를 넘어 영상과 만날 때 극대화될 수있다. PC, Mac,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어떤 장치에서든 ‘클릭’만으로 어디에서나 맥락과 뉘앙스를 공유하는 회의를 가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는 기업의 고정 비용 절감과 직결되는 특징이 있다.
③ 클라우드 기반 관리 툴을 가급적 수용한다
보안 등의 문제로 설치형 모바일 메신저를 선택하는 기업들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 근무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기업들은 대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이용 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 다. 유연성과 확장성이라는 클라우드 고유의 강점으로 인해 재택근무 환경을 빠르게 효율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모바일 협업 도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설치형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보안과 정보 저장, 서비스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외부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 및 연동 또한 개방형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의 발전과 확산으로 인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들이 오히려 우월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소기업이라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정도다.
④ 기업용 모바일 협업 툴을 선택한다
편의성과 친숙성을 이유로 여전히 소비자용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 중인 기업이 많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이, 전 세계적으로는 왓츠앱이 아직도 ‘기업 분야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메신저’일 정도다. 그러나 이는 안일한 선택이다. 모바일 소통과 협업의 강점을 ‘실시간 메시징’ 자체에만 한정 짓는 한편 보안을 도외시한 접근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업 시장을 겨냥해 등장한 모바일 협업 도구는 즉각적인 소통을 넘어 보고와 결제, 협업, 여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에 이르기까지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은 일시적인 직원들의 저항이 있을지라도 제대로 된 비즈니스용 모바일 협업 툴을 선택해 기업 문화와 체질까지 디지털화할 필요가 있다.
⑤ 회사 전화 시스템에 스마트폰을 통합한다
의외로 많은 기업이 여전히 간과하는 부분이다. 기업용 전화 시스템과 각 직원의 모바일 기기를 연동시키는 작업은 이제 그리 어렵지도 비싸지도 않은 작업이다. 스마트폰과 기업의 일반 전화 시스템을 연동하면 업무의 연속성과 보안성이 더욱 개선된다.
⑥ 모바일 협업 툴 활용법을 교육한다
직원 간 디지털 역량은 천차만별이다. 모바일 협업 툴을 도입함에 있어 직원 간 격차를 간과하면 생각보다 거센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특히 연령대가 높은 직원의 경우 가상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흔하다. 모바일 협업 툴을 공식적으로 도입하기에 앞서 단계별 프로세스와 가이드 라인을 준비하고, 직원들에게 적절한 교육훈련을 제공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이는 기업 보안 관점에서도 아주 중요하다. 모바일 협업 툴의 도입은 기업의 중요 데이터 상당량이 모바일 기기에 담긴다는 의미다. 모바일 보안 교육은 현대 기업이라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주제다.
⑦ 사람에 유의한다
모빌리티로의 혁신은 문화적 변화를 수반하며, 이는 ‘사람’에 대한 고민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단 한 명의 ‘시끄러운’ 사용자가 회의실의 다른 사람들을 방해할 수 있으며, 싹트는 공유 문화를 짓밟아 고사시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기업 모바일 체질 개선의 핵심 요건으로 상부 임원들의 협력과 후원을 지목하는 배경이다.
글/ 천신응 에디터
CIO Korea
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한경 PC라인, 지디넷코리아, 아시아투데이 등 온· 오프라인 미디어에서 IT 분야에 대해 20년 이상 취재했다. 현재는 글로벌 IT 미디어 그룹 IDG가 운영하는 엔터프라이즈 테크 미디어 CIO Korea의 편집장이다. IT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여전히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