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생명이야기

만성질환의 길목 '대사증후군'
과연 나는 안전할까?
 

풍요로워진 생활로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대사증후군(代謝症候群, Metabolic Syndrome)이 인류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질병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콕’하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에서부터 심혈관질환 그리고 치매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이며, 코로나19에 대한 몸의 대응도 무방비 상태로 만들 수 있는 대사증후군에 대해 살펴본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 대사증후군의 특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전 세계의 성인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0~25%이며, 미국에서는 35%까지 보고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세 이상 성인의 대사증후군 유발률은 20.3%(남자 24.7%, 여자 16.1%)로 5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19년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0대 남녀의 28.8%가 대사증후군 증상을 지니고 있으며, 그 중 남성 사무종사자의 발병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의 이해

대사증후군에서 ‘증후군(症候群)’은 증상이 한 가지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붙여진 말로, 일반 사람들이 대사증후군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막연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사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다른 질환을 유발해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할 수 있고, 암으로 발전할 위험성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사증후군은 단순하게 나타나는 질병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가족력)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여 발생하는 복합적 질병이다. 유전적인 요인으로는 지질대사나 인슐린(Insulin) 저항성과 연계되어 있는 SNP(single-nucleotide polymorphism)로 불리는 유전자(DNA)인 단일염기 다형성이 대상증후군에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림 1.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단일염기 다형성(SNP)
가; A(아데닌), 나; G(구아닌) 다; T(티민)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복부비만을 유발하는 식생활이나 적은 활동량에 따른 운동 부족, 과음이나 흡연, 나이 등과 함께 출산 시 2.5Kg 이하의 저체중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도 대사증후군 주요 유발 요인 중 하나이다.

대사증후군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 발생 확률을 10배 이상, 심혈관계 질환 발생을 2배 이상 유발하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에서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 이자(췌장)의 베타세포가 자극을 받아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해 이를 조절해주는데, 이때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혈중 인슐린 농도가 많이 높아지면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결과로 베타세포가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 당뇨병이다.

심장대사증후군학회가 국내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 항목별 유병 현황 조사에서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 수치가 40mg/dL보다 낮은 ‘낮은 HDL콜레스테롤 혈증’이 30.3%로 고혈압(29.8%)보다 높게 나타났다. 낮은 HDL 콜레스테롤이 위험한 이유는 혈관에 불필요하게 쌓인 콜레스테롤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는 HDL 콜레스테롤이 부족해지는 경우, 필요한 곳에 쓰이고 남은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면서 혈관 벽이 좁아지고 딱딱해져 심혈관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HDL 수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운동을 한 번 오래 하기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자주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제안되고 있다. 그리고 식사는 탄수화물 과다섭취에 유의하면서 생선, 콩, 두부, 잡곡,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을 고루 섭취할 것이 권고되고 있다.

 

대사증후군의 단계와 관리

5단계로 구분되는 대사증후군의 진행 과정에서 1단계의 원인으로 운동 부족, 균형 잡히지 않은 식생활,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 그리고 스트레스 등이 지적되고 있다. 2단계는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성, 낮은 HDL-콜레스테롤, 복부비만 등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는 5가지 위험요소(표 1) 중 3가지 이상이 기준치를 넘겨 대사증후군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이다. 3단계에서는 비만,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이 나타나며, 4단계에서는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당뇨병 등의 합병증이 동반된다. 그리고 마지막 5단계에 접어들면 반신마비, 일상생활 장애, 인지장애(치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표 1. 대사증후군의 5가지 진단 기준과 기준치


표 2. 대사증후군에서 멀어지기 위해 관리해야 할 생활습관


 

대사증후군은 특정 부위의 통증으로 나타나지 않으며, 약물 치료도 쉽지 않은 질환으로 관리가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에 대사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으면 서둘러 관리에 나서야한다. 대사증후군의 관리 방법으로는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신체 활동 늘리기, ▲식이요법으로 골고루(종류), 제때에(시기), 알맞게(양), 천천히(속도) 그리고 싱겁게 먹는 식습관 길들이기, ▲적정 체중 유지하기,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의 정기 검진과 상담하기, ▲술과 담배 끊기, ▲스트레스 관리 등이 제안되고 있다(표 2).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에 함유된 영양소가 세포로 흡수되어 이용되는 과정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도움이 필요하다.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해서는 비타민D가 꼽히고 있는데, 비타민D는 골다공증 예방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및 대사증후군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속적인 운동은 인슐린의 이용률을 높여준다. 제2형 당뇨병(인슐린 비의존형)과 심장병의 발생률은 주로 앉아서만 일하는 사람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에서 30~55%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도 지나칠 경우 위험하다는 사실도 제대로 인식하고 임해야 한다. 운동은 자신의 체질에 맞게 이루어져야 하며, 운동의 종류와 빈도, 강도와 순응도, 그리고 안전성 등을 감안해 실천해야 한다.

대사증후군은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의 성인병이 동시다발적으로 한 번에 나타나는 질환으로 성인병 종합 세트라고도 부른다. 교과서적인 상식 이야기이지만 대사증후군의 올바른 관리와 예방을 위해 자신의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여부, 금연이나 절주, 스트레스 관리와 같은 생활습관을 돌아보며, 건강하고 행복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글/ 방재욱 명예교수
충남대학교 생명시스템과학대학 생물과학과

서울대학교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 후, 충남대학교 자연과학대학장, 산학협력단장을 역임했다. 식물유전학자로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자유칼럼그룹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생명과학’,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나와 그 사람 이야기(수필집)‘ 등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