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코로나19 위기의
기업 생존전략

국내외 경제는 코로나19발 퍼펙트 스톰에 직면해 있다. 수요 부진과 공급망 악화 등 복합 불황을 동반하며 경제 전반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형국이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은 연일 암울한 세계경제전망치를 발표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 가늠하기 어려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업은 경영여건 악화와 실적 둔화에 직면하면서 생존에 맞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동성 경색 충격

기업경영 리스크 중 가장 첫 번째로 기업 자금조달 시장에서 발생 되는 유동성 리스크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자금구조의 변화와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회사채를 발행한다. 하지만 최근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회사채시장이 크게 경색되는 모습이다. 회사채(3년, AA-)와 국고채(3년)의 차이를 의미하는 신용스프레 드는 2월말 61bp(1bp=0.01%p)에서 3월 말 101bp 까지 확대되었다. 더욱이 단기자금 조달 창구인 기업 어음(CP) 금리 역시 연초 1.69%에서 3월 말 2.20%까지 증가하여 기업의 자금조달 형편이 어려워진 상황 이다. 설상가상으로 기업 신용등급 하락 기업들이 누적되면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자금조달 시장을 더욱 경색시키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도 경제활동이 위축 되고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유동성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투자등급 하한(BBB-)에 있는 회사채가 대규모로 투기등급으로 강등(Fallen Angels)될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동시에 투기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급등하는 모습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S&P, Moody’s, Fitch 미국의 3대 신용평가사들이 투자등급(BBB-)에서 투기(BB+) 등급으로 강등한 사례가 이미 54건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의 자동차 제조 업체인 포드(Ford)는 현금흐름 악화 위험이 반영되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었다. 각국의 기업 신용지원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 시장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안정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기업의 유동성 악화로 이어 질 수 있어 시장 불안요인이다.

 

기업가치 악화와 부채 리스크

두 번째는 주식 및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기업가치 악화와 부채 리스크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진자수가 급증하던 2월 말 이후 주요국 주식시장은 일제히 큰 낙폭을 기록하였다. 특히 1분기 중 고점 대비 저점의 주가 하락률을 분석해보면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의 경우 40%에 육박하고, 미국과 한국 역시 35%를 넘는 등 주가 하락이 큰 폭으로 발생 되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1분기 중 고점 대비 저점 감소액)은 미국 다우존스(Dow Jones)는 2.7조 달러, 일본 닛케이(Nikkei 225)는 112.7조 엔, 한국 코스피(Kospi)는 525.5조 원 이상 감소하였다. 주요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가치는 크게 악화되었다.

실로 엄청난 금액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면서 경제주체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주가 하락은 가계의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기업은 직접 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외환시장도 출렁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위험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였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 1,158원에서 3월 중순 1,285원까지 치솟으면서 11% 이상 가치 절하되었다. 이는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57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상승은 기업에게 외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 부담이다. 국내 민간기업의 대외채무는 글로벌 금융위 기 당시 2008년 말 671억 달러에서 2019년 말 1,101 억 달러까지 56% 이상 증가하였다. 환율 상승은 기업의 늘어난 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작용하여 투자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붕괴

세 번째는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붕괴에 따 른 생산활동 위축과 수출 기업의 실적 둔화이다. 연초 중국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산업생산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외 제조 기업들의 생산 불확실성이 확대되었다. 중국은 글로벌 제조 기업 공급망에서 중간재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핵심국가였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 발표에 의하면 2017년 세계 중간재 수출에서 중국은 9,736억 달러로 1위였으며, 미국 7,338억 달러, 일본 3,605억 달 러로 뒤를 이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의 경기 하강세로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려 되는 점은 국내 제조 기업들의 여전히 높은 특정국 의존 현상이다.


그림 1.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및 기업어음 금리 출처: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

2003년 국내 제조 기업들의 소재부품 총수입 중 일본 비중은 28.4%로 가장 높았고, 중국은 11.8%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이 30.5%까지 크게 확대된 반면, 일본은 15.8%로 감소하면서 그 자리를 뒤바꿨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 전 세계적인 인력 및 물류이동 제한 등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은 셧다운 사태의 확산으로 생산 차질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정 국가의 부품과 생산에 의존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4차 산업 혁명 기술 발달,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지역화 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공급 시스템을 재점검 하고 리스크에 대비할 시점임에는 자명하다.


그림 2. 국내 민간기업 대외채무 출처: 한국은행

 

시장수요 급감과 기업 심리 위축

마지막으로 코로나19의 광범위한 감염 확대로 인한 기업의 전반적인 심리위축이다. 기업활동의 위축은 가계의 소득과 소비 감소로 이어져 기업의 수익이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그 결과 기업들은 중장기적인 투자 여력 감소로 전반적인 국가 경제의 활력 저하가 이어질 우려가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기업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는 모양새다. 최근 3월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제조업, 비제조업 을 비롯하여 대기업, 중소기업, 수출 및 내수기업 모두 일시에 급락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 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특히나 기업들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내수부진을 경영 애로사항 중 가장 큰 우려로 꼽고 있다. 기업은 가뜩이나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 코로나19라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더해 시장수요가 급감하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주요국 정책대응 기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주요국 들의 정책대응은 기민하고 적극적이다. 감염병에 의 한 실물경제의 수요와 공급, 금융 부문의 위축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유례없는 위기가 눈앞에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확진자수가 급증한 미국과 유럽은 경제 충격 대응과 금융시장 기능 회복을 위해 제로금리, 양적 완화 등 통화정책뿐 아니라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집중 추진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는 두 번에 걸친 긴급 인하 조치로 정책금리를 1.50%~1.75%에서 0.00~0.25% 로 1.5%p 인하하였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실행하였던 기업어음매입기구인 CPFF(Corporate Paper Funding Facility)를 내년 3월까지 도입함으로써 자금조달 시장의 신용경색에 대응 중이다. 무제한 자산매입, 회사채 매입 등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신용시장 지원정책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2조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는 기업 및 가계를 위한 전 방위적 조치가 포함되어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기업지원, 의료시스템, 노동 시장 피해 완화를 위해 370억 유로에 달하는 투자기금 계획을 발표하였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해 국채매입을 확대하고 장기유동성공급(LTRO) 조건을 완화하여 기업 대출과 민간자산의 급격한 신용경색을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한국은행은 정책금리 인하(1.25%→0.75%), 미국과의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제도 시행과 함께 정부의 100조 원에 달하는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은 기업 경영자금, 회사채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지원에 집중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인 대응 전략 수립의 필요성

기업들은 여러 측면에서 적극적이고 중장기적인 위 기대응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유동성 확보의 중요성이다. 기업은 현금흐름과 수익성 변화를 면밀 하게 파악하는 한편 운전자본 관리 강화 노력이 필요 하다. 특히 장단기 부채 조정 등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긴급자금 조달방안 계획을 구체화하여 상시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두 번째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노력이다. 최근 기존 성장 방식에 한계를 접한 기업들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위기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은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스마트 워크 도입을 활발하게 추진하였다. 향후 근무방식의 변화뿐 아니라 틈새시장 선점과 위기대응 방안으로서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코로나19 위기가 대변해 주고 있다. 세 번 째로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을 다변화하고, 생산방식의 균형적 접근이 필요하다. 기존 글로벌 공급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은 재고 최소화(Just in time)뿐 아니라 재고 확보(Just in case)로의 대응을 통해 생산시스템 전략을 시의 적절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은 위기에 강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수립에 힘써야 한다. 기존 사업들의 수익성 검토와 함께 체질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위기의 장기화를 대비함과 동시에 기업 핵심역량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위기는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이다. 위기에도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 높아진 기업이 우리 경제의 활력소가 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글/박용정 선임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