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

신성장 동력
디지털 혁신에서 찾아라

 


 

인공지능은 확률 높은 연결데이터 알고리즘을 찾는 과정의 기술이다. 그렇다면, 바이러스의 방역효과를 제고할 수 있는 연결데이터와 알고리즘은 무엇일까? 어느 범위까지 데이터를 수집(Sensing)하고, 어떤 규칙과 알고리즘을 찾고(Computing), 누가 어떻게 방역과 치유를 위한 행동(Action)을 해야 할까?

그림 1은 그러한 지속가능한 지능자동화의 고민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할 수도 있는 디지털 신기술의 장점을 시사한다. 디지털 신기술은 우리의 삶과 사회·경제 생태계에 큰 기회를 주고 있다. 그 사용법을 알게 되면 오랜 세월 동안 교착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 혁신시대 신성장 동력을 발견할 텐데, 이미 등장한 신기술만으로도 복잡하고, 앞으로 다가올 다양한 신기술을 모두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포기하는 분들도 많다. 이를 극복하여 누구나 한국사회와 경제의 혁신과 발전을 설계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디지털 신기술은 살아 쉬는 유기체

우선 여러가지 디지털 신기술을 조합하여 유기적인 순환계를 만들어 보았다. 복잡해지는 세상의 퍼즐을 풀려면 디지털 신기술에 대한 자신만의 스토리텔링과 가치판단 잣대가 필요하다. 이를 DevOps01 해 가면 디지털 DNA가 느껴지고 미래 기술이 어느 방향으로 발전할지 예측할 수 있으며, 그 방향에 순응하며 선순환하기 위한 사회와 경제의 발전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 기술자체를 아는 지식의 현학성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가 신기술을 개발하는 목적이고, 인류 역사는 그렇게 쓰인다. 요컨대 이 글에서는 알기 쉬운 디지털 혁신을 공유하고, 이를 사회와 경제를 위해 사용하기 위한 디자인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한다.

01. DevOps: 소프트웨어의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의 합성어로서 ‘문제해결 솔루션’ 개발자와 ‘사회경제 영역별’ 전문가 간의 소통, 협업 및 통합을 강조하는 ‘문제해결’ 문화를 뜻함. 개발조직과 운영조직 간 상호의존적 대응으로 문제해결 솔루션 도출과 실험 속도를 높일 수 있음.

 

그림 1. 코로나19 방역효과 제고 알고리즘(System Dynamics). 본 System Dynamics는 KPMG 김기현 박사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과 스마트시티 R&D 프로젝트와 관련해 작성했다(2020.3).


 

그림 2. 디지털 신기술을 조합해 신진대사가 가능한 유기체를 만드는 디자인 씽킹


 

그림 2에 나열된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은 살아 숨 쉬는 세포처럼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가지며 유기체로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⑤번의 챗봇이나 AR·VR은 ③번의 데이터 축적을 통한 패턴과 알고리즘의 피드백 구조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 데이터의 축적은 ①번의 IoT, 비전 데이터를 대동맥 역할을 하는 ②번의 클라우드(플랫폼)와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엣지컴퓨팅의 중개를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일관성 있게 수집해야만 가능하다. 각 기술은 독립적으로는 생명력을 가질 수 없으며, 유기체를 구성했을 때 비로소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즉 상호운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결되고 선순환되어야 한다. 그림 2에는 없지만 5G는 이러한 유기체 순환 속도를 빠르게 해주며, 블록체인 및 양자컴퓨팅은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고 수집된 데이터의 유효성을 제고한다.

이처럼 살아 숨 쉬는 디지털 유기체가 탄생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데이터가 순환되고 인사이트가 축적되면서 알고리즘이라는 지능적 자동화로 선순환 되면, 이 유기체를 구성하는 이해관계자들의 각자의 역할이 어떠한 상관관계를 가지게 되고, 인사이트를 활용하려면 어디를 찾아봐야 하는지를 알게 되며, 단절되어 생명력이 약해질 경우 호흡을 살리기 위해 어디를 치유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그렇게 살아 숨 쉰다는 것을 알면 디지털 DNA는 비로소 증식할 준비를한다. 그래서 작지만 과감하게 실증(Pilot) 프로젝트를 통해 연결 구조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살아 숨 쉬는 유기체만이 자가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지털 혁신의 가장 기본적이고 간단한 원리를 염두에 두면 스마트 농업, 스마트 제조, 스마트 시티와 대한민국 전체를 스마트하게 발전시킬 디지털 혁신의 건강한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성공적 유기체가
증식하여 탄생할 스마트 X

성공적인 유기적 연결과 선순환을 만들어낸 기업과 조직은 그 성공경험을 확대 재생산(증식)할 능력을 갖춘 것이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변화관리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제는 어느 분야까지, 어떤 거래 구조로,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며 증식할지 생각(Thinking)해봐야 한다. 디지털 시대 데이터가 산업의 쌀(정주영), 쇳물(박태준), 원유(최종현, 구자경), 반도체(이병철)이기 때문에 기존에는 접하지 못했던 고객과 산업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면 그 연결 고속도로는 데이터 소통채널로 가능하다. 물리적으로 연결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Digital, Virtual, Cyber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 가능) 연결이기 때문에 어느 분야까지 생태계(Ecosystem)로 정의할 것인지,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통해 어떤 거래구조를 설계할 것인지, 행동과학(Behavioral Science) 기반으로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만들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생태계, 디자인 씽킹, 행동과학이 스마트 X를 탄생시키기 위한 필수 레시피이다. 거버넌스(Governance)라는 용어로 통칭할 수 있지만, 자칫 통상적 개념으로 묻힐 수 있으므로 여기서는 미래의 디지털 셰프들을 위해 비밀 없이 풀어서 쓴다.

표 1. 디지털DNA를 통한 스마트X 기반 스마트 대한민국 창설


 

스마트 X에서 X는 생태계가 정의하고 영향을 미치는 범위로, 최근 빈번하게 들을 수 있는 스마트 시티(ICT 플랫폼), 스마트 제조, 스마트 농업 등이 떠오를 것이다. 디지털인데 웅대한 포부를 가지고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생태계 범위를 더욱 확장해보는 것은 어떨까? 앞서 산업의 쌀, 쇳물, 원유, 반도체에 1세대 산업보국 기업인들의 이름을 쓴 이유는 디지털이라는 무기를 가진 우리가 어떤 상상력을 가지고 전 세계 시장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인가, 내수시장과 한국 내 인프라에서 분배하는 제로섬 게임에 그치지 않고, 파이를 늘려가며 나눔의 몫을 크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생각(Thinking)을 설계(Design)하기 위함이다. 그들이 가졌던 생각과 우리가 지금 가질 수 있는 생각은 같을 수 있다. 아날로그 시대 산업보국 성공의 역사를 디지털 시대 신성장 동력 설계로 반복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 결론은 스마트 대한민국

디지털 혁신의 시대, 한국사회와 경제가 가진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고, 제로섬 게임의 관습을 타파하고 파이를 늘려 모두가 잘살기 위한 전략과 정책의 수립 역시 디지털 DNA를 익히기 위한 신진대사, 유기적 선순환, 작은 실증의 성공경험을 통한 변화관리에서 시작한다. 그렇게 첫 단추를 잘 꿰면 어느 범위까지 생태계로 정의할 것인지, 디자인 씽킹을 통해 어떤 거래구조를 설계할 것인지, 행동과학 기반으로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만들 것인지 다음 단추들을 꿰어 나가면 된다.

그 과정이 잘 진행되는지 모니터링하는 핵심지표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즉 살아 숨 쉬는 유기체의 자가 증식력이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과 대형 국책사업에 의해 시작된 사회문제 해결과 경제활동의 화입(火入)이 활활 불타오르는 용광로의 첫 삽이 되어야 하는데, 영구적으로 땔감과 번개탄을 보급해줘야 하는지, 아니면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창업가들이 자발적으로 몰려들어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고, 긍정의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매시업(Mash-up)02까지 연결되는지를 디지털 시대에는 모니터링하며 보정할 수 있다. 사회문제 해결과 경제성장 활동의 가시성 제고, 알고리즘을 통한 해석과 신속한 피드백 등이 가능하다는 것은 디지털 혁신 생태계의 화입(火入)을 담당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수립에 큰 시사점을 준다.(표 1의 스마트 대한민국 예시 참조)

02. 매시업(Mash-up): 웹으로 제공하는 정보와 서비스를 융합해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베이스 등을 만드는 것. 기존 자원을 활용해 만들므로 서비스 구축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음. 예를 들어 구글지도에 매물정보를 결합한 서비스가 쉽게 만들어지고, 마치 습지에 다양한 생명체들이 번성하듯 새로운 창업자들이 모이고 상호 상승작용을 하는 것을 디지털 습지현상으로 봄.

앞서 설명한 디지털 혁신의 원리(신진대사로 살아 숨 쉬는 유기체, 자가증식할 수 있는 디지털 DNA, 증식의 범위로 정해지는 생태계, 지속가능 설계를 위한 행동과학과 디자인 씽킹 등)를 염두에 두고 각 분야의 현행 정책들을 들여다보면, 디지털 유기체를 만들기 위한 연결 없이 분절되어 있고, 다차원 분석 없이 1차원 체크리스트 점검에 그치고,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창업가들의 생동지수를 측정하지 않고 있음에 놀란다. 오히려 화입(火入) 예산에 기대어 연명하려는 보조금 좀비의 행렬을 성공지표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글/ 박문구 전무
KP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