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우유로 만든 생분해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

 

플라스틱 쓰레기,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

최근 오스트리아 환경청과 빈 의과대학 연구팀에서 는 사람의 대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국내에서도 굴, 게 등의 해산물과 소금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주 식수원인 한강에서도 1m³당 약 0~2.2개 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기도 했으며, 하수를 처리 하는 과정에서 여과되어 그 양은 많지 않지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한강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경계할 만한 일이다.

국제 환경 단체 그린피스는 미세플라스틱이 마치 자석처럼 바다 속 유해 화학물질을 표면으로 끌어당 겨 다시 해수나 해양생물 체내로 방출할 뿐만 아니라 제조 시 첨가되는 프탈레이트(Phthalate), 비스페놀 A(BPA), 노니페놀(NP) 등 독성 화학물질이 해수 및 해양생물 체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 다. 이렇게 곳곳에서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 충분히 우리들 몸 속에 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 그 입자가 작을수록 인체에 쉽게 흡수되며 더 치 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플라스틱 쓰레기의 문제는 우리 인류가 반드 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임이 틀림없다. 물론 당장 플라스틱을 없앨 수는 없다. 플라스틱 소비와 쓰레기 를 모두 줄이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 며,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도 하루빨리 이루어져야만 한다. 여기에 하나만 더 붙이자면, 바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신재료 ‘바이오 플라스틱(Bioplastic)’을 개발하는 것이다.

참고로 바이오플라스틱은 미생물의 체내에 있는 폴 리에스터를 이용하여 만든 플라스틱을 일컫는다. 이 는 토양 중의 세균에 의해 분해가 잘 되고 생체에 쉽게 융합되어 매우 친환경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래 서 바이오플라스틱은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100% 천연재료를 가공해 만드는 경우가 대부 분이다. 무엇보다 이미 몇몇 기업들이 이 바이오플라 스틱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이 분야는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엄청난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우유로 만든 생분해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


 

최근 프랑스 리옹에서 2014년에 창업한 스타트업 ‘락팁스(Lactips)’가 새로운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해 화제다. 락팁스는 세계 최초로 우유에서 단백질의 주 요 성분인 카제인을 뽑아내 이를 플라스틱으로 만들 어냈다. 락팁스는 산업·농업용 우유를 이용해 열가 소성 펠릿(Pellets)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참고로 펠릿은 열 성형, 필름 또는 임의의 종류의 플라스틱을 생성하기 위한 플라스틱의 원료라고 할 수 있다. 이 펠릿을 가공하면 열가소성 특성 때문에 다양한 형태 의 플라스틱 용기부터 비닐 패키지까지 다양한 제품 들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락팁스의 바이오플라스틱은 물에도 용해 가 되고, 100% 자연 분해될 뿐만 아니라 사람이 먹을 수 있을 만큼 매우 안전한 소재이기 때문에 지금의 플 라스틱의 단점을 보완하는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흔히 아는 것처럼 우유는 유통 기한이 짧아 쉽게 버려진다. 이렇게 버려지는 우유는 딱히 재활용할 방법이 없었는데, 이제 락팁스의 기술 로 전 세계 수많은 우유들이 새로운 플라스틱 소재로 재탄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락팁스는 EU의 호라이즌 2020의 프로그램으 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머지않아 대규모 공장 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우유 펠릿을 생산해 프랑스와 유럽 각국에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이런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들이 많이 개 발될 수 있기를 바란다.

 

맥도날드 폐식용유로 만든 3D 프린트용 바이오플라스틱

국내의 경우 폐식용유는 일반적으로 수거함을 통해 처리된다. 일반 식당에서는 폐식용유를 수거해가는 업체들이 있어서 다행이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싱크대 에 그냥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폐식용유가 바로 하수도 오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폐식용 유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일반 가정에서 폐식용유를 수거해갈 수 있는 더욱 효과적인 방법을 고안해내야 할 것이며, 이 폐식용유를 재활용한 제품 들이 더욱 많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폐식용유는 보통 비누로 재활용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해외에서는 폐식용유를 가공해 만 든 친환경 바이오 에너지가 상용화되고 있다. 최근 캐 나다 토론토 대학교 심슨(Andre Simpson) 교수의 연 구팀은 폐식용유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바이오 플라 스틱을 만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놀랍게도 이들이 만 든 바이오 플라스틱은 3D 프린트 필라멘트용으로 출 시할 계획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기존 플라스틱 필라 멘트보다 생산단가가 더욱 저렴하고, 100% 자연분해 가 가능해 매우 친환경적인 소재이다.

보통 플라스틱 수지는 1리터당 486유로(약 64,000 원)의 생산 비용이 발생한다. 심슨 교수는 폐식용유로 만든 수지는 1톤당 278유로(약 37,000원)의 비용만으 로 생산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2017년 어느 날 심슨 교수는 일반 3D 프린트용 필라멘트의 분자가 식용유 내 지방 분자와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발견을 계기로 그는 폐식용유를 사용해 레진(수지)을 만들기 시작했다.

 

3년 간의 연구 끝에 연구팀은 맥도날드 폐식용유

1ℓ의 식용유를 사용해 420㎖의 레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레진을 3D 프린트 노즐을 통해 0.1mm의 레이어로 나비 출력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 바이오플라스틱 출력물이 자연 분해되는 것을 발견했다. 자연 상태에서 2주 후에 무게가 20% 정도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표면에 페인트나 약품으로 코칭 처리를 한다면 출력물이 자 연 분해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식당이 폐식용유를 처리하 기 위해 폐기물 처리 업체에 돈을 지불하고 있다. 심 슨 교수는 이런 폐기물들이 3D 프린트용 레진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활용된다면 더 많은 기업들에 경제적인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바이오플라스틱은 폐식용유와 같은 기름을 통해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폐식용유를 활 용해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꼭 탄생하 기를 기대해 본다.

 

공기를 가공해 만든 단백질 ‘에어 프로틴’

지금 인류는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미래 식품’을 개발해야 하는 위기의 상황에 처해있다. 지금까지 우 리 인류가 무차별적으로 먹어왔던 음식들이 미래에도 무한 공급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갈 수록 악화되고 있는 환경의 문제는 고스란히 식량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미래 식품으로는 곤충과 인공고기 등 단백질 공급 원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우선 우리 인간이 먹는 음 식 중에서 단백질만큼 중요한 게 없으며, 환경적으로 도 낙농업이 일으키고 있는 환경 문제를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 하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키 버디(Kiverdi)’가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중에 포함된 성 분과 재생 가능 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신개념 단백질 ‘에어 프로틴(Air Protein)’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공기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려는 아이디어는 원래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나온 것이다. 1960년대 나사는 한정된 공간과 자원 하에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수소를 산화하여, 에너지를 획득해 독립 영양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단세포 생물 ‘수소세균(Hydrogen bacteria)’ 을 발견했다.

키버디는 이러한 NASA 연구 성과에서 영감을 얻 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대기 성분을 영양가 있는 단 백질로 전환하는 방법을 연구해 지금까지 50건 이상 의 특허를 출원했다. 결국 키버디는 수소산화세균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이산화탄소에서 필수 아미노산 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소산화세균을 발견 했다. 핵심은 이산화탄소·산소·질소 등 대기성분과 재생가능에너지에서 동물성 단백질과 동일한 아미노 산 조성을 가진 에어 프로틴을 생성하는 것이다. 에어 프로틴은 9종류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 며 동물 단백질에 가까운 아미노산 수치를 갖췄고 2배 에 이르는 아미노산을 포함하고 있다. 또 에어 프로틴 은 채식 식사에선 섭취하기 어려운 비타민 B12와 니 아신, 티아민 등 비타민B도 포함하고 있다.


 

키버디에 따르면 가루 형태의 에어 프로틴은 비타 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포함된 완전단백질로 계절에 상관없이 기존의 1만분의 1의 토지와 2,000분의 1의 물로 단기간에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햄버 거 패티 등의 대체 고기 원료를 비롯해 파스타, 시리 얼 등 다양한 가공 식품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키 버디 외에도 핀란드 스타트업 솔라푸드(Solar Foods) 가 이산화탄소·물·전기를 이용해 생성하는 단백질 ‘솔레인(Solein)’을 2021년까지 상품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이들처럼 토지와 수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 여 미래 식량을 생산하는 기술이 하루빨리 상용화되 기를 기대해 본다.

 


 


글/ 이형민 대표
㈜스페이스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