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인공지능, 로봇의 융합으로
진화하는 스마트홈
‘CES 2020’에서는 IoT를 기반으로 서로 연결되고, 인공지능으로 더욱 똑똑해진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와 서비스를 만나 볼 수 있었 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한 로봇 관련 기기들은 스마트홈 안에서 이동하며 새로운 사용성을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디스플레 이 발전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활성화,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의 발전, 스마트홈 보안과 서비스의 연결 등 미래의 스마트홈 진화 방향도 제시되었다.
CES 2020이 제시하는 스마트홈의 새로운 진화 방향성
세계 최대의 융합 기술 전시회인 CES는 가전제품 전시회에서 출발한 만큼 언제나 스마트홈 전시가 핵 심이 되어 왔다. 이번 CES 2020에서도 다양한 스마트 홈 제품과 서비스 전시가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우리 나라의 LG와 삼성의 전시가 CES 2020 스마트홈 트 렌드를 주도했다.
최근 10년간 스마트홈의 진화에서는 연결성과 인공 지능이 주요 키워드가 되어 왔다. 다양한 가전 기기와 사물인터넷 기기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기기들을 똑똑하게 만들어서 사용자에게 편리한 사용성을 제공 해 주고, 보안을 강화해 가면서 다양한 서비스 및 콘 텐츠 산업과 맞물려 성장해 왔다.
연결성과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진화해 온 스마트홈 은 CES 2020에 오면서 새로운 진화 방향을 제시해 주 었다. 인공지능 기반의 편리한 사용성, 사물인터넷 기 반의 연결된 기기 사용성 제공과 더불어 스마트홈용 로봇을 통한 이동성의 제공, 스마트 도어락을 통한 다 양한 서비스와의 연결, 스트리밍 서비스의 강화, 홈 트레이닝 서비스의 제공 등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연동한 전시를 선보였다. 이 글에서는 CES 2020에서 선보인 스마트홈 관련 주요 이슈와 눈에 띄는 제품들 을 정리해 본다.
그림 1. CES 2020이 제시하는 스마트홈의 새로운 진화 방향성
OCF, 서로 다른 회사 제품들을 연결하여 서비스 제공
CES 2020에서 발표된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 표준 탑재 제품들의 본격적인 상용화 선 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스마트홈용 IoT 진화 에서는 OCF 표준을 통해 서로 다른 회사들의 스마트 가전들을 연결하여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 게 된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제품에 OCF 표준이 탑재되면 출신 회사가 다르더라도 제품마다 서로 연 결되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덕분에 스마트 홈에서 기기 간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다양한 서비스 의 제공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OCF 표준의 확산은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기 회가 될 수 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기존 대기업 중심의 가전 시장과 연결될 수 있는 스마트 전구, 스 마트 도어락, 스마트 샤워기, 스마트 거울 등 새로운 스마트홈 IoT 기기 시장을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 인다. OCF는 초기에 삼성전자 주도로 표준이 만들어 졌으며, LG전자도 합류하는 등 우리나라 업체들이 표 준을 주도한 점도 큰 특징이다.
OCF 표준을 이용하게 되는 상황을 예로 들자면, LG전자 TV로 하이얼 에어컨을 제어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일렉트로룩스 로봇청소기를 구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각 가전제품의 데이터를 공유하여 사용자의 사용성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스마트홈 인공지능의 진화 방향 제시
더 똑똑해지는 스마트 가전의 인공지능을 위한 진 화 방향도 제시되었다. LG전자는 스마트 가전을 위한 인공지능 진화 방향으로 효율화, 개인화, 추론, 탐구 로 이루어지는 4단계를 제시했다. 1단계는 인공지능 이 미리 정의된 명령이나 특정 조건을 기반으로 시스 템과 제품을 동작시키는 단계이며, 2단계는 사용자의 과거 행동을 분석해 패턴을 찾고 미래의 행동을 예측 하는 단계이다. 3단계는 각기 다른 제품과 서비스에서 수집된 정보들을 종합해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는 단 계이고, 4단계에서는 인공지능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 더 나은 솔루션을 제안하게 된다. 현재 1, 2단 계 수준인 스마트홈 인공지능은 앞으로 3, 4단계로 진 화하면서 새로운 상황에서도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스스로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 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LG, 삼성 등 주요 가전 업 체들은 인공지능으로 TV의 색감을 높여주고, 사람이 있는 곳으로 에어컨 바람을 불어주고, 세탁물을 인지 해서 세탁 방식을 바꿔주고, 냉장고 식재료를 파악하 여 레시피를 추천하는 등의 다양한 인공지능 가전들 과 기능들을 전시했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열어가는 디스플레이 시대
디스플레이에서는 앞으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주요 진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들은 5G와 연결되 어 고화질, 대화면 콘텐츠들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것 으로 보인다. CES 측은 앞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와 AR/VR 서비스가 디스플레이의 진화와 맞물릴 것으 로 전망했다.
CES 2020에는 다양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제품 들이 전시되었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아직 가격 이 매우 비싸기는 하지만 화질이 좋고, 다양한 형태 의 서로 다른 크기를 가진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는 점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진화 방향이 될 것으 로 보인다. 특히, 일정 크기의 모듈을 연결하여 큰 디 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정에서도 큰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마이크로 디 스플레이의 발전은 벽, 천장, 책상 등 다양한 비전자 소재 기반의 제품들을 디스플레이로 바꾸는 데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146인치 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제품인 더월을 전시한 바 있 다. 이 제품은 2019년에는 219인치로 확대되었으며 2020년에는 292인치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제품으 로 진화했다. LG전자도 145인치의 마이크로 디스플 레이 제품을 전시하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의 루멘스, 일본의 소니, 중국 콘카 등 여러 회사에서도 관련 기 술을 전시했다. LG전자는 작년에 선보였던 롤러블 TV 의 새로운 제품으로 천장에서 내려오는 롤러블 TV를 선보였다.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롤러블 TV도 스마트 홈용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스마트홈 기기, 음성 인식 인터페이스의 확산
편리한 사용성을 주는 인공지능 음성 인터페이스의 확장도 주요 진화 방향이 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의 음성인식 경쟁과 맞물려 수많은 기기들이 인공지 능 음성인식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거 울, 스마트 샤워기, 스마트 수도꼭지, 스마트 변기 등 예전에는 연결성과 관계없었던 기기들이 음성인식 인 터페이스를 지원하면서 새로운 사용성을 제공하고 있 다. 여기에 AI칩의 발전도 앞으로 인공지능 음성 인 터페이스의 발전과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신 티안트는 아마존 알렉사 지원 AI칩으로 임베디드 기 술 분야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신티안트의 저전 력 인공지능 AI칩과 같은 저전력 음성인식 AI칩을 통 해서 앞으로 콘센트에 연결되지 않아도 배터리만으로 구동될 수 있는 AI 음성인식 기반 스마트홈 IoT 기기 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인터페이 스는 기존 인공지능 스피커와 TV, 냉장고, 세탁기 등 의 주요 가전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기타 IoT 기기로 진화해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기기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장 진단 및 예측을 통한 편리한 스마트홈
고장진단의 발전도 앞으로 스마트홈 진화에서 중요 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기가 클라우드와 연결 되고 고장 진단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가전사용의 편 의성을 높여 줄 수 있게 된다. 세탁기의 고장을 예측 해서 미리 수리해 주고, 여름에 에어컨을 틀었을 때 필터를 바로 교체해 주거나 수리해 주는 등 다양한 서 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고장진단 서비스는 가전회사 들에게 판매 이후 관리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해 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계속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 큰 장점을 가지게 된다. LG전자는 지난 IFA 2019 에서 PCC(Proactive Care Service)라는 인공지능 고 장진단 가전 서비스 컨셉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CES 2020에서는 2021년에 1백만 대 이상의 PCC 지원 가 전 기기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새로운 사용성을 제공하는 스마트홈 로봇과 보안 제품들
스마트홈용 로봇 제품의 등장도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용 로봇들은 앞으 로 스마트홈에서 이동성을 제공하고, 사용자를 보조 해 주는 등의 다양한 사용성을 제공해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을 위한 공 모양 로봇인 볼리 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LG 전자의 요리 로봇 인 클로이 셰프봇, 삼성전자의 셰프봇을 비롯해서, 써 큘러스의 파이보, 톰봇 로보틱스의 톰봇 등 다양한 가 정용 반려 로봇도 전시되었다.
그림 2. LG 롤러블 TV와 삼성 더월 전시
스마트홈 보안 관련 제품들은 배송 서비스와 연결 되면서 새로운 서비스 시장을 열어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도어락을 통해서 일회용 패스워드가 발급되 면, 배달자가 문을 열고 택배를 배달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 키 서비스와 같은 관련 서비스를 위해서는 사 생활 침해 방지와 안전 강화를 위한 보안 강화가 필수 적이다. 패시브 볼트의 셰퍼트 락, 라클리의 라클리 비전 등 패스워드를 발급하는 다양한 스마트 도어락 제품이 전시되었다.
재미있는 스마트홈 제품들
스마트홈의 주요 트렌드는 아니지만, 다양한 시사 점을 주는 새로운 트렌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집 에서 키우는 채소, 수증기에서 만드는 물, 집에서 운 동을 할 수 있는 홈 트레이닝, 수면을 도와주는 슬립 테크, 반려동물을 위한 기기, 스마트 거울을 활용한 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그림 3. LG 식물재배기, 슬립넘버의 스마트침대, 워터젠의 제니, 아이콘에이아이의 스마트거울, 애니모의 웨어러블 트래커, 룰루랩의 피부진단 서비스
집에서 키우는 채소와 수증기에서 만드는 물은 식 품의 미래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LG전자는 냉 장고와 비슷한 모양의 식물 재배기 콘셉트 제품을 선 보였으며 우리나라의 엔씽을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스마트팜 제품이나 스마트화분 제품을 전시하기도 했 다. 위터젠과 제로매쓰워터는 수증기에서 물을 만들 어 주는 가정용 기기를 전시했다. 수증기에서 만드는 물은 최근의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으 로 제시되고 있으며, 상수도 시설이 열악한 나라에서 많은 활용이 기대된다.
CES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홈 트레 이닝도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CES 2020에서 AR과 웨어러블 로봇 GEMS를 이용한 가상 운동 코칭 시스템인 AR 피트니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어메이즈핏, 어가타 등 홈트레이닝을 위한 장비와 콘텐츠들이 전시되었다.
수면 보조(슬립 테크)와 반려동물 기기도 새로운 트 렌드가 되고 있다. 슬립 테크와 관련해서는 슬립 넘버의 스마트 베드. 어고테크의 수면 보조 웨어러블 기기 등이 전시되었다. 반려동물 기기로는 반려동물의 건강 체크 기기인 룰루펫의 스마트 캣 리터 박스와 웨어러 블 트래커인 애니모 등이 전시되었다. 수면 보조와 반 려동물 시장은 앞으로 큰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스마트 거울도 다양한 서비스와 맞물리면서 새로운 이슈가 되었다. 음성인식을 사용하면서 스마트 거울 을 통해서 이미지나 텍스트도 확인하고, 얼굴 관련 정 보도 분석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우리 나라의 아이콘에이아이는 음성인식 스마트 거울로 혁 신상을 수상했다. 아이콘에이아이는 지난 3월 아마존 알렉사 UX 인증을 세계 최초로 받기도 했다. 우리나 라의 룰루랩은 스마트 거울을 통한 피부 분석 시스템 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홈의 진화와 우리나라의 과제
지난 CES 2016에서 CES를 주관하는 CTA 측은 기 기를 활용한 서비스 및 콘텐츠 생태계를 강조한 바 있 다. 이번 CES 2020에서도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와 맞 물리는 서비스 및 콘텐츠도 다양하게 전시되었다. 앞 으로 기기의 연결과 인공지능의 향상으로 더욱 편리 하고 다양한 서비스들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대기업인 삼성, LG를 비롯해서 코웨이, SK매직, 아이콘에이아이, 다담마이크로, 룰 루랩, 언더케그 등 많은 업체들이 관련 제품을 선보이 면서 화제를 모았다. 우리나라 관련 산업 측면에서는 인공지능-5G-클라우드-IoT가 융합되는 스마트홈 의 진화에 있어서 플랫폼 진화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 지가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아마 존 중심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엔진, 아마존, 마이크로 소프트, 구글 등의 클라우드 플랫폼, 미국과 중국 중 심의 AI칩 등 다양한 플랫폼 및 기반 기술 측면에서 플 랫폼 개발과 서비스 응용 개발에 대한 적절한 전략적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주요 가전 업체를 중심으로 효과적인 협력과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 업 체들이 미래 스마트홈 시장을 주도할 수 있기를 기대 해 본다.
글/ 정구민 교수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