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1은 공공기관의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공동으로 우수 공공기술을 선별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 글. 박창대 책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기계연구본부
물은 생명을 존재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지구상의 물은 강, 호수, 지하수 등 담수가 2.5%, 해양의 해수가 97.5%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인류는 국지적 또는 한시적 물 부족을 경험했지만, 향후에는 범지구적 그리고 만성적인 물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환경오염,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그 원인이 있다(그림 1).
따라서 유한한 담수 자원에 비해 인구 증가와 산업 발전으로 인한 물 수요의 증가는 만성적 물 부족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이러한 필연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해수로부터 담수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해수담수화는 공교롭게도 급격한 인구증가의 시기(약 1965년)와 그 시작을 같이하고 있다.
현대의 해수담수화 기술은 1960년 이후에 많이 사용되어 온 증발방식에서 막여과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으로 해수담수 플랜트로부터 얻어지는 물 가격이 상수도 가격과 경쟁할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기술 및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해수 담수 시장에서 대용량 역삼투(Reverse Osmosis, RO)플랜트로부터 생산되는 물 가격은 1$/㎥ 이하이다.
이러한 기존 해수담수 기술은 전기 또는 열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한다.
해수담수화 기술의 발전은 담수 생산량당 비용 또는 에너지 비용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고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해수담수 기술은 화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전기 또는 열에너지가 필요해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없다.
또한, 물 수요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양이 증가해야 하고, 이 증가한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산업과 식량 생산에 더 많은 물이 필요한 악순환의 연계성에 놓이게 된다.
다행히 최근 태양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의 눈부신 발전으로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01 를 달성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태양광 발전의 경쟁력은 태양에너지 해수담수화 기술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2007년 이후 10년간 태양에너지 해수담수화 기술과 관련하여 발표된 연구논문은 약 5배 이상 급증하여 2017년 이후 매년 약 400편의 논문이 게재되고 있다.
이것은 태양광 발전단가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이유도 있지만 해수담수 기술이 필요한 지역은 전력망이나 상수도망이 갖춰지지 않아 신재생발전에 의존해야 하는 지역적 특성에도 그 원인이 있다.
태양에너지 해수담수 기술은 크게 태양광 해수담수와 태양열 해수담수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주로 태양광 모듈(PV)과 역삼투막을 이용한 RO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이며, 후자의 경우 태양열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용하여 해수를 증발 및 응축시켜 담수를 얻는 방식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태양광 및 태양열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연구하고 있지만, 이 글에서는 태양열 해수담수 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태양열 해수담수 기술은 간접식과 직접식이 있다.
간접식은 상용 태양열 집열기와 열교환기 등을 이용하여 태양복사에너지를 집열기에서 집열한 후 담수기에 공급하는 방식이고, 직접식은 태양복사에너지를 담수기에 직접 입사시켜 이용하는 방식이다.
간접식은 시스템 구성의 특성상 더 많은 담수 생산량을 얻을 수 있지만, 유지 보수에 더 많은 비용과 기술이 필요하고 초기 비용이 큰 단점을 가진다.
신재생에너지 연계 해수담수기의 특징상 분산형 소용량에 적합하고 플랜트 규모의 설비 구축, 운전, 유지가 불가능한 지역에 적합하다.
이러한 도서지역이나 오지는 유지보수 비용이나 인력이 없으므로 시스템이 보다 간단하여 유지보수성이 높은 단순구조의 시스템이 더 적합하다.
실제로 이러한 지역에 적정기술 수준의 설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더라도 설치 후 약 1년이면 약 50% 이상의 설비가 가동 중단되는 통계를 보면 유지 보수성은 각 설비의 성능 못지않은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들을 고려하여 한국기계연구원은 직접식 태양열 다중효용 해수담수기를 개발하였다.
그림 2는 개발된 태양열 다중효용 다중열원 해수담수기의 개략도와 작동 원리를 보여준다.
본 해수담수기는 종래의 태양열 증류기(Solar still)와 다중효용부(MED)를 결합한 형태이며, 태양에너지가 없을 때 폐열을 이용하여 담수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수가 저장되는 베이진(Basin)부에 열교환기를 두었다.
따라서 구조적 및 열원적으로도 하이브리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베이진의 해수에 태양에너지 또는 폐열이 공급되면 해수는 증발이 일어나고 증발된 수증기는 베이진 상부에 있는 유리 커버의 하부와 그림 2 (b)에 있는 다중효용부의 수직 판에 응축된다.
유리 커버 및 수직판에 응축된 응축수는 중력에 의해 응축면을 따라 집수된다.
이때 수직판의 전면에 발생하는 응축은 응축 잠열을 발생시키고, 유리 커버를 통해 입사된 태양복사에너지와 함께 다중효용부를 구동하게 하는 열원이 된다.
그림 2 (b)는 MED부의 구조 및 작동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MED부의 첫 번째 효용단에 공급된 열에너지는 그 효용단의 후면에 부착된 윅(Wick)을 따라흐르는 해수를 가열하여 증발을 일으킨다.
윅의 표면에서 증발된 증기는 확산을 통하여 두 번째 효용단의 전면에 응축이 되고 이때 발생하는 응축 잠열은 그 단의 후면을 흐르는 해수를 다시 가열하는 열원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증발-확산-응축 현상은 효용단 수만큼 반복되며 외부에서 MED부로 한번 공급된 열에너지가 최종 효용단에서 주위 온도와 유사하게 될 때까지 반복하여 이용되므로 열효율과 담수 생산량을 크게 증가시킨다.
그림 3은 제작된 태양열 다중효용 다중열원 해수담수기의 실제 사진과 실험장치의 구성을 보여준다.
그림 3(a)에서 폐열원은 소용량 디젤발전기의 배기가스를 베이진부의 열교환기로 직접 공급하였다.
실제 이러한 구성의 해수담수기는 전력망이 없는 곳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디젤발전기 부근에 설치하여 담수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림 3 (b) 및 (c)는 유리 커버의 집열 면적 기준으로 1㎡와 2㎡의 시제품 사진이다.
그림 4는 공급열량별 태양열 해수담수기의 각 위치별 담수 생산량에 대한 성능실험 결과이다.
공급열량이 증가하면 모든 위치에서 생산량이 증가하며 모든 경우에서 2단 효용단의 담수 생산량이 가장 많다.
1단 효용단은 베이진 내부에 위치하므로 다중효용부에 포함되지 않고 베이진부에서 증발한 증기의 양에 비례하므로 2단 효용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생산량을 보인다.
다중효용부에서는 2단 효용단에서 최대 생산량을 보인 후 최종 효용단으로 갈수록 효용단의 온도가 감소함에 따라 담수 생산량도 점차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급열량이 약 22.4MJ일 때 총생산량(18.02㎏/㎡) 대비 다중효용부의 생산량(16.02㎏/㎡)은 89%로서 대부분의 담수가 다중효용부에서 생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종래의 태양열 증류기의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고자 다중효용부를 접목한 본 기술의 효용성을 보여준다.
또한 그림 2에서 본 해수담수기의 전체 설치 면적 중 약 92%(전체 길이 76㎝ 중 다중효용부는 6.2㎝임)를 차지하는 태양열 증류기 부를 제거하고 MED부로만 작동하는 콤팩트한 태양열 다중효용 해수담수기의 개발을 촉진한 계기가 되었다.
그림 5는 태양열 해수담수기의 공급열량의 변화에 따른 담수 생산량을 보여 주고 있다.
담수생산량은 공급열량이 증가하면 선형적으로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다.
공급열량이 약 22.4MJ일 때 18.02㎏/㎡의 최대 생산량을 보이고 있으며, 아래 수식에 의한 열효율(Performance ratio, PR)은 13.4~16.7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기존의 다른 해수담수 기술보다 매우 높은 효율로서 본 태양열 다중효용 확산 증류법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여기서, md는 담수 생산량이며, hfg는 물의 잠열, Cp,w 는 비열, dT는 온도차, Qin 은 공급열량이다.
이러한 우수한 열효율 외에도 태양열 집열기, 열교환기, 열저장조 등의 보조 기기가 필요하지 않아 유지보수성이 높고 초기 생산 비용이 낮은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종래의 태양열 증류기(Conventional Solar Still)의 낮은 생산성(4~5㎏/㎡ 이하)을 크게 향상시킨 기술로 판단된다.
하지만 시제품의 상용화를 위해서 다중효용부의 해수 공급 및 담수 집수 관련 주변 기술의 신뢰성 향상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제작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제작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
태양에너지 해수담수 기술과 관련하여 해외특허 5건 포함 관련 지식재산권 23건, SCI급 논문 9편 포함 총15편 게재, 기술이전 3건의 성과를 달성하였으며, 뉴스 등 다양한 언론홍보를 통하여 과학기술의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이 글에서 소개한 태양열 해수담수기 외에도 (고집광형)태양광 해수담수 기술을 포함하여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와의 융합 기술을 개발하여 소외된 지역 및 계층에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01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 발전단가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