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술경영인인터뷰

최고기술경영인 인터뷰에서는 기술경영인과의 대담을 통해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기술경영인의 역할과 리더십 등을 알아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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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작성. 변남석 교수(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산업이다. 1980년대 초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후 지난 20년 동안 D램과 낸드 플래시로 대변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SK하이닉스(주)(이하 SK하이닉스)는 1983년 창립 이래 기술혁신에 매진해 1995년 세계 최초로 256MS램을 개발하며 세계 반도체업계 상위권에 진입한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지난해 매출액 40조 4천억 원에 영업이익 20조 8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고, 전 세계 반도체 생산기업 3위이며 동시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 2위 기업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반영하듯 지난해 10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진행한 창립 40주년 기념 훈포장 수여식에서 SK하이닉스 미래기술원 R&D공정담당 피승호 부사장이 동탑산업훈장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산업기술 발전에 기여해온 그의 행적과 기술경영철학을 들어보았다.


반도체 공정기술 분야 25년 외길

피승호 부사장은 카이스트에서 재료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5년 SK하이닉스(당시 현대전자) 반도체 연구소에 입사했다.

전공과는 조금 다른 선택이었기에 고민도 있었지만 입사 이후 줄곧 공정기술개발에 매진해온 결과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2019년은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해였습니다. 입사한 해에 결혼해서 25년차를 맞았는데요. 특히 입사 때부터 공정기술 업무를 담당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잘한 선택이었고 생각합니다.”

반도체는 물리, 화학, 재료 등 여러 학문이 만나는 분야로 다양한 기술적인 이해가 필요한데 폭넓은 분야의 학문, 통합적인 지식에 흥미가 많은 자신의 성격과 성향에 아주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입사 1년쯤 됐을 때 동창들을 만나면 다들 반도체가 재미있냐고 묻더라고요. 그러면 너무 너무 재미있다고 했어요. 취업 과정에서 전공과 다른 분야라 잠깐 고민을 했지만 하면 할수록 정말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남들과 다른 선택의 결과 반도체 사업의 부침에 따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변화와 발전이 빠른 분야에서 끈기있게 일한 결과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영광도 있었다.


Connecting the dots

피승호 부사장이 입사한 1995년은 16메가 램 시대가 열린 반도체 호황기로 회사가 매년 100% 이상 고속성장하고 있었다.

8인치 웨이퍼(반도체칩을 만드는 원판) 한 장 가격이 자동차 한 대 가격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부가가치가 높았다.

산업의 고속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연구도 매우 활발했던 시기로 피승호 부사장이 입사해서 처음 맡은 일은 아이솔레이션(Isolation) 공정이었다.

“Isolation 공정은 소자에 많은 트랜지스터를 전기적으로 절연하는 것으로 실리콘막을 산화시켜 절연하는 기존 기술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입사했을 때는 기판을 식각하고 산화막을 매립하여 반도체 소자를 분리하는 Shallow Trench Isolation 공정 기술이 도입되는 변화의 시기였습니다. 당시 맡은 업무는 공정 기술이지만 소자 쪽과 가까운 영역이어서 공정과 소자를 같이 연구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성장의 큰 발판이 된 것 같습니다.”

박막을 전공한 사람이 반도체 분야에 입사하는 것이 보통인데 피승호 부사장이 전공한 벌크 재료 분야는 반도체와 관련이 적은 분야였다. 하지만 공정기술개발을 오래하다 보니 어느 순간 과거에 공부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반도체를 잘하는 사람은 매우 많습니다. 모르면 물어볼 사람이 많아서 저 역시 주변에 많이 물어보고 배웠습니다. 그렇게 반도체를 배우면서 박사학위를 따고 어느 순간에 이르자 반도체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배웠던 것들이 반도체 지식과 만나면서 지식의 외연이 확장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 전공 영역을 만나면 반도체만 하는 사람이 모르는 영역이라 자신감도 많이 생겼습니다.”

피승호 부사장은 이때의 경험을 되새기면서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얘기한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을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고 한다.

스티브잡스가 대학교 자퇴 전 폰트를 배운 것이 애플에서의 매킨토시 개발에 영감을 준 것처럼 자신이 배운 벌크재료 지식이 후에 반도체 공정기술개발과 연결되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자사의 연구원들뿐 아니라 학교에서 리쿠르팅을 할 때 반도체를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을 독려하고 있다.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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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승호 부사장이 ‘Connecting the dots’를 구현한 경험 중 하나는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인 SK실트론과 함께 기능성 웨이퍼를 공동개발해 소재 국산화에 기여한 것이다.

15년도 더 된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아주 특별한 의미로 기억되고 있다.

“운이 좋아서 재료공학에서 공부했던 석출물에 대한 지식이 기능성 웨이퍼를 만드는 데 쓰였습니다. 그 기술이 채용되어 웨이퍼 수율이 20~30% 향상되었습니다.”

웨이퍼 제조공정에서 어쩔 수 없이 형성되는 석출물을 제어하여 다른 불순물을 감소할 수 있는 기능성 웨이퍼를 제조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트론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낸드 플래시(NAND Flash) 메모리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2007년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생산에 적용된 이후 현재까지 연간 평균 68만 장의 웨이퍼를 수급받고 있다.

총 3,240억의 수입대체 효과를 확보하여, 국가 기반 기술 확보 및 상생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동탑산업훈장의 주인공이 된 것도 운과 인복이 좋아서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반도체 개발에 있어서 전체가 하나로 잘 연결되어야 성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원 한 명 한 명에 대한 존중과 협업에서 우수한 성과가 나온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느꼈다고 강조한다.

“낸드 메모리 개발 시 32나노 신공정은 경쟁사보다 늦게 시작해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2D 낸드 공정을 개발할 당시 요소기술 개발 전문가들이 모여 팀을 구성했습니다. D램 쪽에 필요한 요소기술을 개발하던 중 쓰임새가 없어 위치가 애매한 사람들이 외인부대처럼 모였는데 개발에 굉장히 큰 기여를 했습니다.”

당시 팀원들 덕분에 32나노 공정개발 프로젝트를 성공하고 임원 승진까지 하게 되었으니 자신은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만일 그때 그런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없었으면 32나노 공정을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반도체는 혼자만 잘해서 될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협업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으며, ‘중요한 기술을 가진 연구원은 당장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분절과 통합의 리더십

피승호 부사장은 해외 대형 제조사에 의존한 기능성 웨이퍼 국산화 외에도 미세공정, 초미세공정기술 개발과 SK하이닉스 고유의 3차원 낸드 플래시 구조 개발을 1세대 24단부터 4차원 128단 6세대까지 리딩하며 SK하이닉스가 낸드 플래시 사업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데 기여하였다.

이러한 기술개발 노력과 성과를 빛내주는 건 특유의 기술경영 리더십 덕분이다.

25년 동안 반도체 개발 현장에서 일하며 스스로 체득한 공정 R&D의 키워드는 ‘분절과 통합’이다.

반도체는 보통 700개 이상의 공정으로 이뤄져 있고 모든 것이 하나로 잘 통합되어야 성과가 나는 분야다.

그만큼 기술개발과 목표관리에 있어서도 작은 단위로 나누어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년 말까지 어떠한 것을 개발해야 한다면 상반기까지는 무엇을 얻어야 연말까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목표를 수립할 수 있습니다. 분절한 목표를 수립했는데 1월에 하기로 한 목표가 달성이 안 되면, 2월부터 6월까지 어떻게 해야 6월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지 다시 분절된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목표 수준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분절된 목표와 실행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6월이 되었는데도 ‘안 되었어요’라고 말할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이런 훈련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은 실제로 프로젝트 결과물을 산출하는 훈련을 해본 사람과 해보지 못한 사람으로 갈리게 된다는 것이다.

“작은 프로젝트 미팅이라도 항상 분절된 프로젝트 목표를 수립하고, 각각 분절된 목표를 리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만약 분절된 목표가 달성이 안 되었을 때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과정 관리를 해서 맞출 것인가에 대해 훈련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런 것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체계로 만들어 가다보면 올해보다 내년이 나아지고 내후년의 일하는 방법이 나아집니다. 그렇지 않으면 올해와 내년이 똑같고, 내후년이 똑같을 것입니다. 처음이야 아주 작은 차이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굉장히 큰 차이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나누기만 해서도 안 된다. 공정R&D가 제대로 되려면 다시 합치는 것이 필요하다.

반도체라는 집약된 제품의 기술개발에서는 협업이 핵심이며, 협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조직구조와 각 조직을 맡고 있는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또한 공정R&D의 전체 리더로서 협업이 잘되도록 조직구조를 만들고, 협업을 잘할 수 있는 기능적·기술적 리더십이 있는 리더를 선정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매트릭스 조직에 대해서는 찬반이 나뉘지만 제대로 오퍼레이션 한다면 매우 효율적인 조직이라고 봅니다. 매트릭스 조직의 세로축에 있는 사람들이 기술의 깊이를 만들어 가고 가로축에 있는 사람이 협업을 만드는 것입니다. 조직의 사일로(SILOS: 조직 이기주의 등으로 부서 간 소통이 일어나지 않는 현상)를 강화하는 리더는 안 됩니다. 기술의 깊이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조직의 ‘사일로’를 쌓아 가면 협업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트릭스 조직의 리더는 열린 마음과 협업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체를 조망하면서 조직을 오퍼레이션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조직 수평화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직급과 호칭 체계를 없앴다.

이는 전문역량과 협업 리더십을 가진 인재 기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공정R&D조직으로 2,000여 명 이상의 연구 관련 인원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프로젝트나 TF팀장을 선정할 때 주로 수석연구원 가운데 임명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누가 리더십이 뛰어난지, 누가 제일 협업을 잘하는지, 누가 기술적으로 뛰어난지 같은 것들만 보게 됩니다. 호칭과 직급을 없앤 것이 협업을 장려하고 개인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혁신에서 큰 혁신으로

‘분절과 통합’을 통해 피승호 부사장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점진적인 혁신과 작은 혁신도 매우 중요하다는 믿음으로 이어졌다.

혁신에는 점진적인 변화가 시간이 지나 큰 차이를 만드는 것과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퀀텀점프가 있다.

피승호 부사장은 공정R&D를 통해 ‘작은 혁신이 쌓이면 큰 혁신이 만들어진다’고 깨닫게 되었다.

“작은 혁신이 반복되면 거기에서 아이디어도 나오고 큰 폭의 혁신과 진보를 만들어 냅니다. 작은 혁신을 시도하지 않으면 큰 혁신의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개선과 효율화는 모든 산업에 필요한 접근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작은 혁신의 한 방안으로 헙력사와 상생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우리는 협력사를 단순 제품공급처가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BP)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들도 원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균형이 깨지면 진심 어린 소통이 어렵다고 봅니다. 저희도 가진 정보를 공유하고, 그쪽에서도 주기를 원합니다. 반도체 업계 특성상 보안 정보가 많아서 다소 폐쇄적이지만 가능한 상호 도움이 되는 정보를 교류하려고 합니다. 상호 신뢰와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는 R&D단계에서 체계적으로 외부와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기술교류회(Technology Exchange Meeting, TEM)를 운영하고 있다.

이름에서부터 모회사의 일방적인 리뷰가 아닌 상호 교류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작년부터는 한 단계 더 나아가 ‘Path Finding Council’을 만들었습니다. 탐색과 모색 단계부터 서로 고민을 나누고 태스크포스(Task force, TF)를 해보려고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D램 초미세공정, 낸드 스태킹 한계 극복방안 등과 같은 선행과제를 함께 탐색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미래 탐색미팅은 기존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하는 기술교류회와 분리 운영해 현재 과제에 매몰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성실함과 배움의 열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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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정기술개발에서 꾸준히 독창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피승호 부사장은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더해 특유의 성실함과 배움에 대한 남다른 실천을 지금의 자신을 만든 원동력이라고 자평한다.

“임원만 10년 이상 했으니 제법 오래한 셈인데 제 능력과 힘만으로 이룬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지금까지 나를 이끈 원동력은 무엇일까 정리할 기회가 없었는데 얼마 전 회장님께서 숙제를 하나 내주셨어요.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굉장히 성실한 사람’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피승호 부사장은 매일 아침 5시 50분 회사에 도착해 수영하고 식사한 후 6시 50분이면 사무실에 도착해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한 치의 오차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힘들 법도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일주일에 두 번, 세 번 한다고 생각하면 어렵지만 매일 한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다양한 기술과 전문성이 필요한 반도체 연구자로서 어떻게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지도 궁금했다.

“저는 많은 사람에게 물어보는 편입니다. 선배 또는 교수들에게 가능한 많이 물어보고 인사이트를 얻으려고 합니다. 선진 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분야와 기술에 대한 탐색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벨기에의 아이멕(IMEC) 연구소는 반도체 디바이스 연구에 관심 있을 만한 연구를 많이 합니다. 이런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곳과 교류하며 탐색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목마릅니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고 배우는 연구 자세는 입사 초기 멘토의 영향도 컸다.

“당시 멘토가 현재 카이스트 조병진 교수님인데 아주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한번은 연구실로 데리고 가 파라미터 분석기를 가지고 디바이스 시그널을 하나씩 분석하면서 어떻게 측정하고 어떤 것이 문제인지 분석하는 것을 일일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보통 공정업무는 그런 일을 안 하는데 말로만 듣고 논문으로만 읽던 것을 직접 측정하고 분석해 보면서 다른 공정엔지니어가 가질 수 없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30년을 위한 도전

반도체 공정기술 개발자로서 피승호 부사장은 스스로의 다짐과 함께 반도체인을 꿈꾸는 연구개발자와 학생들에게 도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는 반도체 선배들이 만든 구조를 가지고 30년 이상 먹고살아 왔습니다. 이제 우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할 일은 앞으로 또 다른 30년을 이어갈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의 새로운 플랫폼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의 연장선상에 있는 기술개발로 경쟁하는 것을 한 축으로 하면서 앞으로 20~30년을 이어갈 기술을 만드는 것이 우리 세대의 숙제이자 숙명입니다.”

또 다른 과제는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의 경쟁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중국 국영 파운드리 업체, SMIC는 굉장히 일찍 비즈니스를 시작했는데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인 대만의 TSMC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TSMC를 넘지 못하는 이유는 TSMC의 탁월한 기술경쟁력 때문입니다. 저희가 해야 할 것은 탁월한 기술력을 통해 기술격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후배들에게 줄 수 있는 유산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반도체를 전공하지 않은 선배 반도체인으로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젊은 연구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는데 꼭 반도체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 예를 들어 공학이나 자연과학을 공부하면서 지력을 키우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과거의 경험들이 모이면 하나의 선이 되어 결국 내 인생이 된다는 ‘Connecting the dots’를 교훈 삼아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바라며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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