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1 - 필름형 압력센서를 활용한 차량 내 어린이 확인 스마트 방석 개발
Tech Issue 01은 공공기관의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공동으로 우수 공공기술을 선별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 글. 조한철 선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정밀가공제어그룹
올해 여름은 긴 장마 덕분에 큰 무더위 없이 지나갔다.
그러나 지난해 2018년 여름은 어느 때보다 짧은 장마와 불볕더위가 대한민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리고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우리를 힘들게 한 일이 있었다.
네 살 여자 어린이가 통학차량에서 내리지 못하고 7시간 동안 방치되어 끝내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국민 모두는 이 사건 앞에 ‘안전’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필자도 아들 둘, 딸 하나를 자녀로 두고 있는 다자녀 아빠로서 이 사건을 접하며 매우 가슴 아파했었다.
그 사고가 발생할 때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파트너 기업인 자동차 부품회사인 J사와 기술 컨설팅을 하고 있었다.
J사는 완성용 차량의 좌석 내부에 설치되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차량이 운행될 경우 경고를 해주는 필름형 압력센서(SBR Sensor, Seat Belt Reminder Sensor)를 제작하는 업체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어려움으로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찾고 있었다.
현장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J사의 필름형 압력센서 기술을 블루투스 신호 알고리즘과 접목하여 개발하면 어린이가 차량 내 방치되는 것을 쉽게 감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블루투스 알고리즘 및 장치 구성도를 스케치하였다.
J사 주력 제품의 기본 기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요구하는 기능이 수행 가능한 어린이 확인 스마트 방석을 개발하였다.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방석 내 필름형 압력센서가 압력(아이의 몸무게)을 감지하는 상태를 스마트폰에서 인식할 수 있는 기술과, 방석이 점유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방석이 멀어지게 되면 알람을 주는 알고리즘이 결합하면 손쉽게 어린이들의 승하차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간략히 스케치 된 내용을 J사에 보내어 기술 개발을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J사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본 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방석을 구성하는 하드웨어는 그림 2처럼 어린이의 압력을 인지하는 센서부와 스마트폰으로 압력 인지여부를 송신하는 통신 모듈, 배터리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2에서 보는 것처럼 압력이 없을 경우 멤브레인 양쪽 전극이 완전히 분리되어 저항이 무한대 값을 가지며, 압력이 인가된 경우 양쪽 전극이 접촉하며 일정한 저항값을 가지게 된다.
이 원리를 이용하여 어린이의 좌석 착석 여부를 판단하며, 좌석 점유와 잔존 배터리양 그리고 센서의 상태를 통신 모듈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전달하게 된다.
알고리즘의 메인 구조는 그림 3과 같으며, Beacon 칩이 내장된 통신 모듈을 통하여 중간 정보수집 장치 없이 수십 개의 방석의 정보가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전달될 수 있다.
그림 4는 차량 내 방석 설치 전 방석의 ID를 부여하고 위치를 인식하는 기능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의 모식도이다.
그림과 같이 방석에 삽입된 BLE(Bluetooth Low Energy)의 Advertising packet에 제품 ID를 부여하고, 부여된 제품 ID로 QR코드를 제작하여 위치별로 등록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였다.
이는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고 누구나 손쉽게 방석을 차량 내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차량의 인솔자가 바뀔 경우 스마트폰에 저장된 좌석별 정보가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전달될 수 있는 기능을 더하여 인솔 선생님 변경에도 유연하고 편리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개발된 방석은 AAA 크기의 배터리 2개로 구동된다.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 이를 인식하여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배터리 교체 없이 오랫동안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그림 5처럼 상황에 맞게 신호 간격을 조절하여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였다.
방석에 적용된 센서의 특성상 빠르게 측정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오래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반영한 기술이다.
본 방석을 개발하면서 어린이 방치 사고 이외에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차량 내 사고들을 조사하게 되었다.
시속 20㎞로 달리는 차량에서 어린이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서 있을 경우, 차량이 급정거하거나 추돌하게 되면 치명적인 상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최근에도 통학차량이 추돌하여 차량 내 타고 있던 어린이들이 사망하거나 크게 다친 일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방석의 목적은 사람이 앉는 것이고 이를 활용하게 되면 어린이의 착석 여부, 나아가서는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 6과 같이 차량 운행 중에 인솔교사가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GPS가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점유되었다고 인식된 방석에서 이석 신호가 확인될 경우, 즉 어린이가 방석에서 안전벨트를 풀고 일어선 경우 ‘통학지도가 필요합니다’라는 알림과 함께 통학지도가 필요한 좌석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기능도 개발해 적용하였다.
이는 정부에서 도입한 어린이 확인 하차 벨로써는 구현할 수 없는 기술로서, 본 방석이 어린이 방치 확인을 넘어선 통학 전반에 걸친 안전을 위한 제품임을 말해주는 장점 기술 중 하나이다.
적용된 센서는 완성차의 좌석 아래에 적용되어 실사용 환경에서 오랫동안 신뢰성과 내구성이 검증된 센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가볍고 점유 면적이 작고 때로는 어른들이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걸터앉거나 옆으로 당겨 앉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센서가 아이들의 좌석 점유를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하여 실증평가를 오랫동안 실시하였고, 기존 완성차에 들어가는 센서보다 더 민감하고 넓은 면적을 감지할 수 있도록 인식 셀의 개수를 늘리는 등 인식 오류를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그림 7 (a)처럼 상온에서 반복 내구 평가 1,000회를 진행하였으며, 그림 7 (b)처럼 여름철 차량 내 온도가 50°C 이상 올라가는 것을 고려하여 60°C 고온 상황에서의 반복 내구성 평가도 함께 진행하였다.
완성차에서 검증된 신뢰성이 어린이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실제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베트남에서도 한국에서 발생한 사고와 유사한 사고가 국제 학교에서 발생하였고, 이를 계기로 어린이 방치 방지를 위한 솔루션이 필요하게 되었다.
베트남의 ICT 솔루션 전문기업 VAS는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던 중 협업 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으로부터 개발된 어린이 확인 방석을 소개받았다.
VAS와 개발회사 그리고 생기원 사이에 MOU를 체결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였다.
본 기술을 베트남에 정착시키기 위해 베트남 언어로 애플리케이션을 변경하고, 구글 맵을 통해 실시간으로 차량의 위치 확인이 가능한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현지화 및 기능 향상에 노력을 기울였다.
베트남시장에 판매가 활성화될 경우 이를 발판삼아 더 많은 아시아 국가들로 수출 판로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