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 동국제강(주) 임병문 상무
기술혁신 성공사례는 기업의 연구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국내 철강업계 패러다임 변화 이끈다
입체질감 컬러강판 개발 성공사례
▲ 임병문 상무
동국제강(주)
공동 작성. 김두태 본부장(위고컨설팅그룹),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철강 산업은 ‘산업의 쌀’이라 불리며, 세계 각국이 기간산업으로 육성해 왔다.
세계 철강 산업은 20세기 중반까지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였으나 1970년대부터 일본과 한국기업이 급부상하면서 철강 산업의 구조가 재편되었다.
2000년대 이후 중국, 인도, 러시아, 중동, 동남아 등 신흥국가들의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사회간접자본(SOC)개발, 자원개발 등으로 철강 산업의 수요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세계적 철강회사들은 합병 등 과다 경쟁 체제로 전환되고 있고, 신흥 공업국들도 자국 수요를 자체 생산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또 다른 구조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2004년 이후 저가의 중국 제품이 국내외로 유입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선진기술을 추격하던 한국의 철강 산업은 추격당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기존의 발전전략으로는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추격단계를 벗어나 탈추격 단계의 기술혁신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철강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2019년 45주차 장영실상을 수상한 동국제강(주)(이하 동국제강)의 ‘입체질감 컬러강판’ 개발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주목받는 컬러강판 시장
철강제품은 일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다양하다.
건축용 철근부터 조선용 후판, 열연강판까지 다양하다.
컬러강판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철강제품으로 일반 강판에 도료나 필름을 입힌 특수강판을 말한다.
이 강판은 다양한 색상이나 기능 질감 표현이 가능해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 제품부터 인테리어 내장재·건물 외장재까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컬러강판은 단순히 색을 입히는 것을 넘어 나무 무늬와 유리가 흩뿌려진 것 같은 질감까지 표현이 가능하다.
즉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공정이 끝난 컬러강판은 언뜻 보기에는 철강 제품이 맞는지 헷갈릴 정도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컬러강판 생산량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 189만 톤이었던 컬러강판 생산량은 2016년도 204만 톤, 2017년도 205만 톤에 이어 지난해에는 227만 톤까지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세계 시장규모 또한 2019년 24조 원에서 2024년도에는 33조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대내외적으로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저가 중국산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탄소 저감을 위한 환경규제, 그리고 기술보편화로 인한 차별성 약화는 기존 기업의 제품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따라서 친환경적이고 차별화가 가능하며 원가 경쟁력을 가지는 고부가가치의 신기술 개발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컬러강판 세계 최고 기업으로서의 입지 구축
동국제강 부산공장은 국내 최초 도금강판을 생산한 공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컬러강판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1967년 9월 29일 부산 감만동에 국내 최초로 냉간압연강판 공장을 준공한 후 1975년에 컬러강판을, 1986년에는 국내 최초 갈바륨 강판과 전기아연도금 강판을 생산하면서 표면처리 강판의 입지를 다졌으며, 최근에는 최신 컬러강판 설비를 자체 개발해 도입하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불연속 무늬 강판과 고선명 컬러강판을 생산하게 되었다.
이러한 성과는 철강 산업의 기술발전 트렌드에 대한 깊은 안목으로 기술개발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최고경영진의 빠른 판단력에 의한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적인 방법에 의한 원천 기술 확보, 이를 바탕으로 한 생산공정 개발을 수행하는 냉연기술 부문 연구소의 역할이 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던 세계 경제는 최근 들어 저성장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인력감축, 원가절감, 유동성개선 등으로 생존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국내외 선진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여기며 R&D 분야에 집중 투자하여 핵심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2009.04, SERI경영노트)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중 대다수가 인력감축, 임금삭감 등으로 확보된 경영자원을 R&D에 투입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한다.
MS, 인텔, 코닝, 3M 등이 대표적으로, 이들은 경쟁사들이 감량경영을 하는 시점에 R&D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시장을 선점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사업은 업계 최초로 기존의컬러강판에 브랜드명을 도입하면서 성능과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기술력에 자신이 없으면 감히 하기 힘든 결정이다.
동국제강 컬러강판사업부는 2011년 고급 건축용 컬러강판의 브랜드명을 ‘Luxteel’로 정함과 동시에 품질에서 앞서가는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 제품은 출시 후 30여종의 프리미엄 디자인 패턴을 중심으로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색상 제공, 보증서 발급, 날씨 및 습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 품질, 우수한 가공성 등으로 건설자재로 각광받고 있다.
2013년에는 가정용 컬러강판 ‘앱스틸(Appsteel)’을 론칭하면서 기존 마케팅 방법을 B2B 마케팅에서 고객중심 마케팅으로 바꾸어 놓았다.
동국제강에서 ‘솔루션 마케팅’이라고 부르는 이 방법은 B2B(고객사 구매담당자와 거래)에서 벗어나 생산부터 소재 설계를 거쳐 시공 솔루션까지 연구개발팀, 디자인팀, 영업팀이 고객사의 설계 및 제품개발자(가전, 엘리베이터, 건축설계자 등)와 협업하여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가진 제품을 완벽하게 제공한다.
컬러강판의 브랜드명 론칭 전략은 최고경영자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언급한 것처럼 ‘혁신기술과 기업가정신은 혁신의 기반’임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6월에는 1년여의 연구개발을 통하여 럭스틸바이오라는 신제품을 개발하였는데 이것은 컬러강판에 생활환경균을 막아주는 항균성과 탈취 및 항곰팡이, 반영구적 살균 외 낙서방지 기능까지 부여해 건축 내장재, 제약회사, 반도체 공장, 식품공장 등 세균에 민감한 공간에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2019년 6월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냉장고 등 고부가가치 가전제품에 적용 가능한 웨이브 엠보싱 무늬를 구현하는 벤딩웨이브 컬러강판을 개발했고, 7월에는 세계 최초로 잉크젯 프린트의 기술을 활용한 기술을 개발하면서 컬러도장 라인(CCL)에서 더욱 정교한 엠보싱 구현과 대량생산이 가능하여 제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기술경영 관점에서의 입체질감 컬러강판 개발성과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제조 기술이 세계적인 선도기술로 발전하면서 동 분야 세계 최고의 매출을 달성하는 한편 미래 기술을 리드하는 First Mover의 위상을 확보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성과를 이끈 차별화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기술경영 관점에서 기술발전 단계에서의 기술 확보와 기술혁신에 의한 기술우위 유지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독자적 원천 기술 확보
연구자료에 따르면 기술발전 단계는 일반적으로 기술도입 단계(정부육성, 특정 시점의 기술도입), 기술내재화 단계(기술 축적, 가격 경쟁력 확보), 기술창출단계(기술 자립, 신제품/신기술 창출)의 순서로 진행된다.
기술도입기와 기술내재화기, 기술내재화기와 기술창출기는 상호 간에 영향을 미치며, 각 단계별 기술 획득, 소화, 개량의 공정이 일어난다.
반면 선진기술은 태동기(기술 창출)에서 기술성장기(신기술)를 거쳐 성숙기(구기술)로 이어지는데, 기술추격의 관점에서 보면 성숙기가 추격 기업에게는 기술도입 단계가 되는 것이다(그림 3).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기술은 First Mover로서 선진기술의 지속 우위 사이클을 보유해 나가는 것 같다.
컬러강판 기술은 강판에 도료나 필름을 코팅하는 기술이므로 철강회사로서 보유하고 있었던 도금 또는 금속 기술로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확보할 수 없었다.
또한 예전처럼 도료업체가 강판에 맞는 도료를 개발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동국제강은 특화된 코팅 기술, 설비, 잉크, 도료 등 여러 가지 기술이 융합되지 않으면 최고의 기술을 구현할 수 없다는 결론 아래 관련 기술 전문가들을 영입하면서 내재화 단계의 기술을 독자적인 기술로 발전시켜 나갔다.
현재 연구소 내 핵심 인력은 금속, 재료 전공이 아닌 고분자화학 전공이다.
예전에는 도료업체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나 지금은 동국제강에서 개발한 원천 소재를 도료업체에게 제공하면서 최적의 도료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 창출단계는 조직을 개편하면서 진행되었다.
설비개발팀을 연구소 소속으로 전환시키면서 새로운 독자기술을 확보했다.
즉 동국제강만이 가지고 있는 설비를 개발한 것이다.
기존에는 컬러강판에 질감을 형성시키기 위해서 인라인 및 오프라인 공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연구개발팀은 인라인 공정만으로 연속적인 내외부에 질감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내재화된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한 연구원들의 브레인스토밍 결과였다.
열팽창 캡슐, 다공질 필러, 표면 조절 실리콘 등을 혼합하여 잉크 또는 도료에 접목시키면 새로운 방식의 질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결과 고가의 VCM(Vinyl Coated Metal) 강판을 대체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산이 문제였다.
새로운 방식의 질감구현 기술을 적용했으나 기존 설비에서는 팽창된 부위의 도막 감소에 대한 물성 문제, 고분자막이 제조공정에서 강하게 눌려 터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물성 문제를 해결하면 잉크 또는 도료 코팅 후 잔상, 입자뭉침, 끌림, 번짐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는 새로운 생산설비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는데 다행히 연구소 소속으로 변경된 설비팀에서 해결해 주었다.
연속 롤투롤(Roll-to-roll) 공정 기술 및 질감소멸 방지 기술을 갖는 신규 설비는 일정한 질감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냈고, 이는 세계 최초 프린트 질감 제품 상용화로 제품 표준규격화가 가능해지면서 세계를 리드하게 되었다.
진정한 의미의 ‘기술혁신’ 달성
‘혁신’이란 사전적으로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을 바꾸어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사회적 통념으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혁신’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기술혁신은 무엇인가? 경영학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는 기술혁신을 소비자들이 이제껏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했는데 그 원천은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혁신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
슘페터는 기술혁신 과정에서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술적 발명을 통해 시장에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면 모방과 확산의 과정을 거쳐 관련 제품의 시장 판도가 바뀌게 되면서 기존 경제구조에 충격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슘페터는 기술혁신의 유형을 5가지로 분류했는데 1)새롭게개선된 제품, 2)새롭게 개선된 공정, 3)새로운 시장의 형성, 4)원자재 혹은 반제품에서의 새로운 원료 확보, 5)산업 혹은 기업에 있어서 조직의 변화로 구분하면서 혁신의 대상을 제조업에서의 제품, 공정, 재료뿐만 아니라 조직 및 시장까지 포함시켰다. 이는 제품과 기술의 혁신이 사업화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슘페터의 기술혁신 유형을 보면 ‘새로움’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데 새롭다고 무조건 혁신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새로움에 가치가 연결되어 있을 때 비로소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자원이 가진 잠재력을 높여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혁신이고, 없던 것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혁신이다.
즉, 혁신 활동은 가치창출의 활동이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성장해야 하는데, 기존의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일과 일하는 방식을 돌아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혁신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동국제강의 입체질감 컬러강판 제조 기술은 슘페터의 기술혁신 유형 5가지를 모두 만족하고 있다.
이론과 실제가 일치하는 대표적인 기술개발 사례라 할 수있다.
동국제강은 새로움의 발견을 기존 방식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활동에서 찾아냈다.
보통의 기업들이 전사적인 기술개발 회의의 경우 대표이사 주관으로 시행하는 것과 달리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사업은 연구소장 주관으로 매분기 실시되는 기술개발 회의를 통해 과제 선정 및 평가가 이루어지며 과제의 목표를 보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쟁력 창출
입체질감 컬러강판은 기존 컬러강판보다 원가는 떨어뜨리고 품질은 더 향상시킨 제품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부위에 입체적 질감을 부여할 수 있고 내구성이 높은 데다 항균과 세정 기능까지 탑재됐다.
이와 같은 장점들로 인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철강 제품은 안정성이 우선이어서 신제품이 나오더라도 최소 5년간의 실제 적용기간을 거친 뒤에야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다.
하지만 동국제강의 입체질감 컬러강판은 2016년 개발을 완료하자마자 곧바로 매출이 발생한 데 이어 올 10월 말 현재 건축 외장재와 차고 도어용 등으로 1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양한 응용제품의 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총 200억원의 매출 신장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제품 차별화로 해외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술사업화에 따른 가치창출이 기업의 지속유지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입체질감 컬러강판 개발 성공 요인
지속적인 기술의 내재화와 혁신 역량
컬러강판에 브랜드명을 론칭하면서 강판에 도료나 필름을 코팅하는 기술을 차별화해 나가던 동국제강은 도료 관련 전문인력 채용 등 적극적인 기술 아웃소싱으로 독자적인 도료 기술을 내재화하면서 특화된 코팅 기술, 설비, 잉크, 도료 등 여러 가지 기술이 융합된 잉크젯 프린트 공정 기술을 개발하여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뤄냈다.
즉, 이미 보유하고 있던 차별화 기술이 타 분야와 융합하여 새로운 기술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으로 축적되면서 제품과 공정 혁신을 달성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지속적인 기술의 내재화와 혁신 역량의 축적은 신제품 생산라인의 비중이 20%에서 2~3년 뒤에는 80%로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연구개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직 개편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연구개발을 위하여 연구소장에게 절대적 권한을 주었다.
분기별 전사 기술개발회의 주관, R&D 투자 우선지원 및 조직 간 갈등의 소지가 있던 설비팀을 연구소 소속으로 전환해 연구개발 생산성 향상을 도모했다.
동국제강의 잉크젯 컬러프린트 공정 기술은 많은 기술적 어려움 속에서 탄생했지만 기존 설비로는 품질의 재현성과 양산이 불가하였다.
소속이 바뀐 설비팀은 연구원과 적극적으로 협업함으로써 세계 유일의 독자설비를 구축한 것이다.
설비팀의 업적평가 항목을 보면 지원 건수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평가는 타 부서의 업무를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해 준다.
연구개발 기술을 통해 생산과 연동되게 개발된 설비는 공정혁신을 가져 왔으며, 개발된 설비 또한 노하우가 축적되어 설비자체가 후발기업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면서 타기업과 구별되는 차별적 경쟁우위가 된 것이다.
이해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협조
일반적으로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가 있더라도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그만큼 실패의 위험성이 많은 R&D 활동이므로 영업, 양산설계, 전용설비 확보, 투자자금 지원 등 이해 당사자 간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동국제강의 ‘솔루션 마케팅’ 사례는 이해 당사자 간 협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과거철강영업은 영업팀과 고객사의 구매담당자와 거래가 되는 B2B 방식이었으나, 현재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가진 제품을 제공한다.
즉, 고객사의 제품개발자와 동국제강의 연구개발팀, 디자인팀, 영업팀이 협업하여 고객 니즈에 부응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연구개발 사업화 성공률은 80%이상이다.
이해 당사자들과의 협업은 사업화 실패율을 줄여주어 결과적으로 원가절감에도 영향을 준다.
자유로운 연구개발 분위기
동국제강 R&D 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연구개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상하 구분 없이 브레인스토밍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부하 직원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 동국제강의 한 수석연구원은 브레인스토밍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신개념 아이디어가 제안되면 연구소장과 연구원들간의 거리낌 없는 자유토론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제품화되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이러한 분위기는 ‘저성장시대에 살아남으려면 R&D 투자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믿는 최고경영진의 경영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탈추격 정책과 파괴적 혁신
작은 못에서 시작해 강한 지진을 견디는 내진 철근생산, 선박 및 해양구조물용 고급 후판 생산, 그리고 건축용 내외장재 생산으로 발전시킨 컬러강판의 등장은 철강업계의 기술적 진보를 보여준다.
컬러강판이 가정용으로 우리의 일상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은 컬러강판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면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동 분야 세계 최고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동국제강의 냉연기술 부문 연구소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다.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1997년 출간한 < 혁신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ion Dilemma) >에서 ‘파괴적 혁신’을 최초로 언급했다.
그는 “훌륭한 경영자들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고유한 역량을 강화하다 보면 자칫 파괴적 혁신기업들을 쉽게 간과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실패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국제강은 자사의 고유한 역량강화로 세계 최초 독자 신기술을 개발하면서도 기존 기술보다 저가의 제품 즉, 고기능 저가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탈추격 정책과 파괴적 혁신으로 서서히 접근하는 저가형 후발기업들의 기술혁신 전략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