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02 - KOITA 글로벌포럼 2019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함께하는 기술혁신
지난 10월 2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창립 40주년을 맞아 ‘KOITA 글로벌포럼 2019’를 개최했다.
서울 삼성동 소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 함께하는 기술혁신’을 주제로 미국, 독일, 일본 및 한국의 주요기업 연사를 초청해 세계 각국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포럼은 전(前) 오라클 수석부사장인 밥 에반스(Bob Evans)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독일 지멘스의 기술혁신경영부문장인 노버트 루트케-엔트룹(Dr. Norbert Luetke-Entrup), 전(前) 닛폰전기 CTO인 에무라 카츠미(Dr. Katsumi Emura),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으로 선정된 국내 기업인 LS산전의 이학성 DT총괄 사장이 주제 발표에 나섰다.
각 기업 연구소장 등 국내외 주요인사 400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단계와 실행 전략에 대한 연사별 발표가 진행되었다.
더불어 국가별 대표 사례를 통해 실제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적용에 참고할 수 있는 토론과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현장에서 오간 다양한 사례와 전략, 전문가의 해답을 살펴본다.
기조강연
디지털화되는 소비자, 당신의 회사는 뒤처지고 있지 않습니까?
오라클과 SAP 등 세계 유수 기업에서 근무하며 선도 기업의 혁신을 직접 경험해 왔다. 특히 오라클에서는 다양한 기업의 사례를 배울 수 있었다. 이 시간에는 여러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를 바탕으로 이와 관련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발표_ Bob Evans 미국 에반스 전략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글로벌 기업에서 추출한 자체 평가 질문들
소비자들이 디지털화되는 시대에 기업은 얼마나 적응하고 있을까?
기업인들 역시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적 흐름에 자신이 속한 회사가 발 빠르게 맞춰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이 질문을 개인화해서 자문해보자. 5년 혹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세상은 매우 달라졌다.
사람들이 기업 혹은 특정 제품에 가졌던 기대치가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도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궤를 함께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에 우리가 갖고 있던 신념을 완전히 바꾸었다.
공급자 중심의 거래가 소비자 중심의 거래로 바뀌었다.
과거 기업들이 성공했던 방식을 모두 버릴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탈바꿈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먼저 현재 자신이 속한 기업의 디지털 전략의 등급은 어떤지 자문해야 한다.
혹시 특정 부서만의 일은 아닌가? 더불어 이러한 전략이 일상적인 프로세스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디지털 비즈니스를 성장시켜 매출을 늘릴 수 있을까?
바로 미래를 위한 시장을 창출해 뛰어들어야 한다.
CEO는 이러한 변화를 매일 끌어가는 사람이다.
어떤 조직에서는 ‘내가 CEO인데 모든 기획에 동참할 필요가 있는가’ 하고 반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CEO가 조직의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
CEO가 없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자체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더불어 재능 있는 인재 영입과 유지가 필요하다. 글로벌 구인구직 사이트인 링크드인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비기술기업이 기술기업보다 좀 더 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었다.
뛰어난 기술 인재 영입은 기업이 디지털 경제에서 승자가 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요소다. 당신의 기업이 젊고 재능 있는 사람들을 고무시킬 능력이 있어야 한다.
기업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를 꼽자면, 바로 ‘문화’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실패를 통한 학습의 가능성을 인정하며, 협업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1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글로벌 기업 코카콜라는 최근까지도 IT팀과 R&D팀이 함께 일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몇 년 전, 코카콜라는 자신들의 자동판매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IT와 R&D의 결합이었다. 기존에는 왜 이런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기업 문화 때문이었다.
160년 역사를 지닌 미국 가디언 생명보험은 인류의 달 착륙 이전에 개발한 서비스를 아직도 제공하는 등 변화에 저항적이었으나 조직 문화 혁신을 통해 웹사이트 상에서 더 나은 플랫폼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글로벌 기업의 사례는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때 걷어내야 할 가림막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지난 100년 동안의 성공은 향후 50년, 100년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각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진단해보길 바란다.
주제발표 1
독일의 인더스트리4.0 - 거시적 관점에서
독일에서 인더스트리4.0을 추진하는 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격동기를 지나고 있다. 미디어로 시작한 혁신은 리테일로 옮겨가는 중이다.
승자는 성장하고 패자는 고객의 반응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혁기는 중소기업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발표_ Dr. Norbert Luetke-Entrup 독일 지멘스 기술혁신경영부문장
국가 경제와 직결되는 산업의 변화
일반적인 서양 경제 체제와 달리 독일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다.
한국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독일의 산업은 아시아 국가와 유사점이 많다.
독일 산업은 자동차를 포함한 기계 설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주요 산업에 위기가 닥치면 독일이라는 국가 역시 존립의 위협을 느낄 수 있다.
독일이 인더스트리4.0을 선도하게 된 배경에는 이 같은 독일의 현실이 있다.
디지털화는 많은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다. 지멘스 역시 세계 최고의 자동화 기업으로서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일자리를 기계로 대체해왔다.
그러나 디지털화가 대량 실업사태의 원인이 될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익히 알다시피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는 까닭이다. 이제 한 가지 전문성으로 40~50년간 먹고 사는 일자리 모델은 없다.
현재 40대에 이른 노동자들은 새로운 학습을 해야 한다. 지멘스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재교육에 투자하고 있다.
자동화로 위험에 처한 인재들을 재교육해 새로운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것은 독일 기업과 정책 입안자들이 강력하게 인더스트리4.0을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멘스가 추진하는 인더스트리4.0 전략은 독일의 공식적인 인더스트리4.0과 완벽히 일치하지 않으며, 지멘스만의 질문과 고객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
디지털의 여정은 고객 참여부터 시작한다. 고객과 함께 기회를 창조하고 시제품을 제작하는 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새로운 유형의 고객 참여 순환이다.
고객 및 파트너와 함께 만드는 생태계
대다수 산업에서 가치 창출은 클라우드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클라우드에 데이터가 올라가지만 이것은 저장고의 절반일 뿐, 나머지 반은 현장에 있다. 당연히 사이버 보안은 중대한 이슈다.
따라서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며, 나아가 사용자 경험을 구축해야 한다.
기업들은 더 많은 투자를 통해 공동의 경험을 창출할 필요도 있다.
이 모든 것을 합해 이른바 ‘인더스트리얼 IoT@스케일’이라 한다.
이것은 강력한 생태계다. 지멘스는 물론 어떤 기업도 독점권을 주장할 수 없다.
파트너의 존재가 중요하며, 협업은 당연하다. 현재 지멘스는 고객과 함께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멘스는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고객들에게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스스로 제품을 설계할 수 있게 했다.
이후 기업들에게 가상 테스트를 권했다.
실제 공장과 같은 모델을 통해 실험을 마치고 모든 것이 완벽했을 때, 이를 현실에서 똑같이 만들어낸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가 차세대 제품 개발의 피드백이 된다.
인더스트리4.0 플랫폼이 정착하려면 우선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은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인더스트리4.0의 매력을 느끼고 있고, 새롭게 합류하는 중소기업도 많다.
물론 아직도 그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도 있다.
인더스트리4.0은 산업이 새로운 종류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여정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갖춰야 할 능력도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경쟁자도 등장할 것이다.
주제발표 2
디지털 포용성: 더 나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디지털 기술은 어떻게 사회를 그리고 기업을 바꿀 수 있는가? 닛폰전기는 100년 된 회사로 텔레커뮤니케이션 장비를 주로 만들어왔다.
그러나 이 산업은 전 세계적인 경쟁으로 더 이상 일본에서 유효하지 않다. 그래서 닛폰 전기는 기업혁신을 향한 논의를 시작했다.
발표_ Dr. Katsumi Emura 일본 닛폰전기(NEC) 펠로우
디지털이 어떻게 기업을 변화시키는가
2050년이 왔다고 가정해보라. 세계 인구는 30% 증가해 현재 70억인 세계 인구가 약 100억으로 증가할 것이다.
수많은 개도국에서는 도시화로 인해 많은 사람이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다. 식량, 수자원, 에너지 등 필요한 모든 자원을 충족할 수 있을까?
이것은 세계적인 도전과제다. 이것이 우리가 변화를 감행한 배경이다.
닛폰전기는 가치 있는 파트너 및 고객과 협업해 사회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자 한다.
공정한 기회와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공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UN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와도 맞물린다.
2017년 일본 정부는 ‘소사이어티5.0’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이는 수렵채집, 농업, 공업, 정보사회에 뒤이어 나오는 것으로 인간중심 사회로 규정할 수 있다.
경제 성장을 사회 문제 해결과 균형을 맞추어 사이버공간과 물리적 공간을 통합하는 시스템과 연관된다.
현재 닛폰전기는 논의 과정에서 인간을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비즈니스 연합은 소사이어티5.0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닛폰전기 혁신의 두 가지 기둥
닛폰전기에는 ‘안전한 도시’와 ‘가치사슬 혁신’이라는 두 개 기둥이 있다. 목표는 안전, 효율성, 보안이다.
일례로 이 기술은 아르헨티나 한 도시에 적용돼 자동차 도난율을 80% 감소하는 데 기여했다.
인도정부는 안면, 홍채, 지문인식 등 바이오메트릭(Biometric)을 통해 신원확인을 시작했다.
이는 인도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또한, 생산에서 소비까지 연결된 가치사슬망으로 좋은 생태계 구축에도 집중했다.
우리는 RFID를 인도의 모든 화물에 부착해 조달 기간과 재고를 줄이고 생산기획 정확도를 올릴 수 있었다.
이처럼 기술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배경에는 뛰어난 디지털 기술이 존재한다.
먼저 연결성을 갖춰야 한다.
AI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늘날에는 AI를 적합하게 활용해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닛폰전기의 도전과제는 AI를 어떻게 제대로 사용할 것이냐에 있다.
실제 현장에서 데이터를 도출했을 때,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고 가공할지에 관해서도 고민 중이다.
우리는 일본 은행업계에서 시범사업을 하면서 2~3개월간 AI를 사용해봤다.
이를 통해 새로운 종류의 AI가 도입되기도 했다.
AI 데이터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원이다. 그 외에도 컴퓨팅, 네트워크, 보안, 연결성 등 우수한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도 중요하게 언급되는 5G도 연결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미래에는 더욱 광범 위한 기술을 통해 사이버 세계와 실제 세계가 융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도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일종의 패러다임 혁신이다.
이처럼 닛폰전기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서 누구도 뒤처지지 않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말했던 것처럼 인간중심적 접근 방법으로 파트너와 고객과 손잡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주제발표 3
한국 제조업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동향과 전망
데이터 트렌드는 한국 제조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국 제조업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 자문할 때다.
이러한 의문 후에는 당연히 앞으로의 대처방법에 관해 고민하게 된다. 그 해결방안을 참고하고자 한국의 몇몇 제조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사례를 공유한다.
발표_ 이학성 LS산전 DT총괄 사장
한국 제조업의 현주소
한국 제조업체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황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UN 무역개발협의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전 세계 제조업의 비중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에 26%였던 제조업 GDP 비중은 점차 낮아져 2014년에는 17%로 떨어졌다. 반대로 서비스업의 비중은 올라갔다.
한편으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선진국에 해당하는 국가들의 제조업과 후발주자로 여겨지는 국가들의 제조업이 소위 일자리 창출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살펴봤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 십몇 년 사이 대폭 일자리가 줄었고, 반대로 신흥국들의 제조업은 일자리 창출에 상당히 기여했다.
일본과 유럽의 EBIT(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은 점점 떨어졌으나 한국과 미국, 그밖에 개도국은 올라가고 있다.
기업에서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한국의 제조업이 이익이 없는 방향으로 떨어지면 국가적으로도 대단히 큰 손실이다.
이미 몇몇 국가를 제외하면 선진국의 제조업은 탈산업화로 진입했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니 사업 규모가 줄고 자연히 투자도 감소하는 사이클에 들어간 것이다.
만약 한국이 20년 혹은 40년 전 제조업 강국이었다면 다음 10년, 20년 후에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투영해볼 수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제조업 혁신
한국의 여러 제조업체들은 선진국가의 시스템과 방식을 따라하며 여기까지 왔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계속 간다면 우리가 갈 길은 자명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는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어 새로운 규모를 창출해갈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현재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것이 제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궁극적인 목표다.
한국 정부는 스마트 팩토리를 확산하고자 ‘2020년까지 약 3만 개 스마트 팩토리 도입’, ‘중소기업-대기업 협력 모델 구축’, ‘스마트 팩토리 조기 확산’, ‘인재 육성’이라는 네 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례로 한국의 철강 산업은 복잡한 연속 공정을 거치는데 그 과정에는 수많은 데이터가 존재한다.
이 데이터를 어떻게 잘 수집해서 분석하고 지금보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한 철강회사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빠른 프로세싱을 거쳐 혁신을 추진했다.
같은 설비도 더 높은 생산량, 더 높은 품질을 구현하며, 사고율도 낮출 수 있게 인공지능을 활용한 것이다.
적용 분야가 달라도 이 같은 기조는 참고할 수 있다.
일명 ‘디지털 트윈’이라고 부르는 방법을 통해 컴퓨터상에서 시뮬레이션 해서 검증한 결과를 생산에 적용하면 시간도 단축할 수 있고 시행착오도 준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과거 신차를 R&D해서 출고하기까지 약 26개월이 걸렸지만 지금은 12개월로 단축되었다.
한국 제조업체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운영 효율성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궁극적으로는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Q&A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실질적 사례와 대안
기조강연과 세 차례 주제발표 후에는 앞서 발표를 마친 연사들이 함께 단상에 올라 토론을 펼쳤다. 주제별 토론과 함께 포럼 참석자와의 자유로운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각국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황
Q. 이명성: 앞서 강연을 통해 각 국가별로 유용한 사례를 공유해주셨습니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었습니다.
이를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가 있는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디지털화, 데이터 등 각 단어의 차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Bob Evans: 디지털화는 말 그대로 물리적인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디지털이 데이터에서 비롯한 단어라면, 디지털화는 그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데이터를 사용하고 제품과 서비스로 전환하는 과정을 가리키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End to End’에 해당하는 과정입니다. 기존 기업 비즈니스 활동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죠.
Q. 이명성: 각국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해온 현황은 어떠한지요?
Dr. Norbert Luetke-Entrup: 제조업에 한정해 말하겠습니다. 인더스트리4.0을 논의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인더스트리3.0에 머물러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 아직도 인더스트리2.0에 머물러있는 기업도 많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참여 기업이 다양합니다.
현재 독일의 자동차 기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중요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른바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강소기업도 있고요.
그러나 솔직히 말씀 드리면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이 다양한 이유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더스트리4.0에서 서로 연결되어 함께 협업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Katsumi Emura: 일부 기업에서는 CIO 대신 CDO, 즉 Chief Digital Officer를 두기도 합니다. 그러나 행동하는 것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 상황을 바꾸는 것은 대단히 어려우며, 디지털화를 위한 데이터 과학자도 있어야 합니다. 전문가가 있어야만 진정한 협업이 이루어질 수 있으니까요.
일례로 닛폰전기에서는 데이터 과학자가 실제 현장에 가서 해당 업계 사람과 협업하며 그 분야를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이명성: 한국 기업들은 계약관계에는 익숙하지만 파트너십의 개념을 수용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러다 보니 개방형 혁신에 취약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도 여러 연사가 ‘고객 중심’을 이야기했으나 현재 한국은 ‘고객지향’ 정도의 수준에 있습니다.
이제는 고객 속에서 각자의 사업을 바라보아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질의응답을 통한 현장의 고민 공유
Q. 질문자 1: 산업계에 다양한 제조사가 있는데, 제조사마다 나름대로의 기술과 독창적인 통신망 등을 통해 자체 기술을 구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려면 데이터 수집이 필요한데, 시스템간의 상호 운영성과 부품 간 연결성을 담보하면서 생산을 유지하기가 국내에서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독일 지멘스에서는 데이터 수집과 생태계 구축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Dr. Norbert Luetke-Entrup: 단일 기업이 충분한 시장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자신의 표준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협업이 있어야겠지요.
지멘스는 한 인터넷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인터넷이나 웹 프로토콜을 위해 조성한 컨소시엄입니다만, 이 안에서 우리는 실무 그룹을 만들어 다른 기업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또한, 섹터간의 교차접근을 통해 디바이스 접근성을 강화하고, 장치 간 통신을 위한 호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표준 도구를 지난 6월에 발표했습니다.
Q. 질문자 2: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필요성은 알지만 시작점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경영자들은 투자 대비 성과와 위험 관리 등을 고려하는데, 이러한 경영자의 요구를 뛰어넘을 방법이 있을까요?
Katsumi Emura: 현재 비즈니스로부터의 수익이 변환을 일구어낼 수 있는 자원입니다. 이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그 다음에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부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경영진에서도 신규 부서에서 시도하는 작은 도전 과정에서의 실패도 조금은 수용할 수 있겠지요.
이학성: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업이 디지털 사회 안에서 어떻게 변할지 먼저 상상해보십시오. 회사마다 사정이 전부 다르므로 일률적인 답은 없습니다.
업의 본질과 핵심역량, 나아가 이 핵심역량이 디지털 사회에서도 통할지 생각하고 결론을 내렸다면 그대로 추진하면 됩니다.
‘Why’에서 출발해 ‘What’을 도출하고 다음에 ‘How’로 이어간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실현이 좀 더 가까워질 것 같습니다.
Q. 질문자 3: 한국에는 여러 대기업이 있고, 계열사와 협력사 간에 스마트 팩토리 생태계가 형성되어가고 있습니다.
각 대기업이 자체 생태계를 가지고 있을 때, 서로 다른 생태계끼리 어떻게 협업해 효율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Bob Evans: 훌륭한 생태계는 아무래도 교육과 관련될 것 같습니다. 정부 기간이 민-관 파트너십을 통해 젊은 인재들에게 인턴십을 제공해 새로운 세대들이 유입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과거의 상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미래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각 기업에서도 CEO들이 나서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성: 이 시간을 통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앞으로의 대전환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 깊이 있게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에 오간 이야기를 참고해 많은 변화가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