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 수소의 실체와 함께 살펴보는 수소경제의 미래
글. 유석현 고문
두산중공업(주)
산업혁명 이래 발전해온 화석연료 기반의 거대한 사회-기술체제를 닫고 수소연료 기반의 수소경제 시대가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가? 가능하다면 언제쯤 올 것인가? 어떤 모습으로 올 것인가?
이 글에서는 대중들이 궁금해 하는 주제를 포함하여 수소의 정체부터 수소경제 성공을 위한 선제조건까지 알기 쉬운 기본 개념들을 인용하여 기술하였다.
서론
올 1월 문재인 대통령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3월에는 국내 수소충전소 건설을 확대하기 위한 민관컨소시엄인 HyNet이 출범하였다.
국내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대는 대중들에게 수소경제의 미래가 내 주변에 다가오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강릉 수소저장탱크 폭발사고 이후로 안전성에 대한 대중 수용성 문제가 수소경제의 새로운 고민으로 대두되었다.
수소경제의 앞길에는 다양한 난제들이 수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수소경제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 난무하면 수소경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 대중들과 진실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소의 정체
수소의 원자번호는 1이며, 원소 기호는 H이다. 원자량은 1.00794g/mol이고 상온에서 기체로 존재한다.
수소 가스는 스스로 타는 성질이 있고, 불을 대면 “퍽” 소리를 내며 탄다. 폭발하는 성질도 있다.
수소의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팔라듐(Pd)과 같은 특정 금속에 상당한 함량의 수소가 흡수 용해(흡장, Occlusion)되는 성질이 있다.
수소경제를 강조하면서,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무한대로 풍부한 자원이며, 화석연료와는 달리 지구상의 어느 지역에서나 쉽고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한다.
수소는 은하계에는 74%, 태양계에는 70.6%를 차지하지만, 지구에는 0.0026%, 지각에는 0.14% 존재한다.
우주 전체로 보면 수소는 압도적인 원소이지만, 지구로 범위를 한정하면 현실은 만만치 않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지구상에는 분리된 수소가 존재하지 않으며, 수소는 물이나 유기화합물 분자에 연결된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수소는 단위 중량(㎏)당 열량이 높은 대신 분자량이 가벼워서 부피가 크다. 수소의 에너지 밀도는 휘발유나 천연가스와 비교하면, 고압축 혹은 액화 시에도 무게 기준으로는 3배 정도 높지만, 부피 기준으로는 4분의 1에 불과하다.
수소 가스는 밀도가 낮고 액화가 어렵고 많은 재료와 화학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수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 설계는 저장, 운송, 분배 및 사용단계에서 많은 엔지니어링 및 기술적 과제를 요구한다.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에 따른 수소 분류
수소는 자연상태에서 단독으로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물이나 유기화합물에서 수소를 추출하여 만들어야 한다.
그림 1에 보이는 바와 같이 수소는 천연가스, 석탄, 석유, 바이오매스와 같은 다양한 공급원료(Feedstock)와 재생에너지, 원자력과 같은 에너지를 사용하여 생산할 수 있다.
연간 7,900만 톤에 달하는 전세계 수소생산량의 약 48~50%는 천연가스의 수증기개질, 30%는 정유 및 화학 부문의 부생수소, 18%는 석탄가스화(주로 중국) 등 화석연료에서 생산된다.
나머지 2~4% 정도는 염소 생산의 부산물로 물의 전기분해(수전해) 방법이 차지할 정도로 아직은 화석연료 의존도가 압도적이지만 재생에너지에 의한 수전해 기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소는 생산과정의 탄소발자국에 따라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회색수소(Grey Hydrogen)는 천연가스의 수증기개질, 석탄가스화 방법으로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수소이며, 생산 기술이 잘 확립되어 있고 수소 생산비용은 US$ 1~2/kg H2 정도로 저렴하지만 수소생산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고탄소수소(High-Carbon Hydrogen)이다.
저탄소수소(Low-Carbon Hydrogen)는 회색수소기반으로 수소를 추출하되, 추출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제거한 수소를 의미하며, 탄소포집장치(CCS)가 필요하다. 회색수소와 함께 상당한 기간동안 수소경제를 지탱하는 수소이다.
녹색수소(Green Hydrogen)는 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여 물을 전기분해하여 만들어 낸 수소를 의미한다.
수소경제를 구성하는 진정한 의미의 수소이다. 이산화탄소는 배출하지 않지만 수소 생산비용은 비싸다.
수소는 수송, 발전, 산업, 건물에 활용
그림 1의 하단에는 생산된 수소의 다양한 수요처를 나타내고 있다, 수송은 수소 활용 잠재력이 가장 높은 분야이며, 수소경제의 성공여부는 수소전기차에 달려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수소위원회의 비전에서는, 지구상의 수소 수요 증가의 3분의 1이 수송 부문에서 나오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그림 2에 표시된 수송 분야 일정대로 실현되면, 2050년까지 전체 차량의 20%를 수소전기차가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비율은 수송 부문에서 하루에 2,000만 배럴의 석유 소비 감소에 해당한다.
건물에 필요한 열과 전기는 가정용·건물용 연료전지를 통해 공급 가능하지만 천연가스 개질 수소와 부생수소 등 회색수소 사용이 주류를 이룬다.
부생수소 생산 인근지역이나 천연가스 공급망이 있는 지역에서는 기존 인프라 활용 시 회색수소 경제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100% 녹색수소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전 분야에서 수소는 산업이나 가정에 필요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한 분산형발전과 열병합발전, 기존의 천연가스 연료를 수소로 대체한 수소가스터빈 및 수소엔진발전, 신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장기간 보존하여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경직성을 보완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된다.
산업 분야는 2018년 현재 전 세계 수소 생산량의 90%를 사용한다. 암모니아(NH3) 생산에 55%, 정유산업에 25%, 메탄올(CH3OH) 생산에 10%를 사용한다.
산업 분야 이외의 기타 용도로 나머지 10%가 활용된다.
산업 분야에서는 암모니아 및 메탄올과 같은 화학물질 생산, 정유 및 제철소에 사용되는 연간 5,500만 톤 이상에 이르는 화석연료 기반의 공급원료를 녹색수소로 대체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이다.
두 번째 목표는 중화학공업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용 공정열을 수소 열병합발전소를 사용하여 전기와 함께 공급하는 것이다.
수소경제의 정의
수소경제는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경제산업구조를 말한다. 올해로 수소경제 용어 탄생 50년째에 접어들었다.
우리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경제란 “수소를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수소가 국가경제, 사회전반, 국민생활 등에 근본적 변화를 초래하여, 경제성장과 친환경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경제”로 정의하고 있다. 수소경제(Hydrogen Economy) 용어는 1970년 제너럴모터스(GM) 기술센터 강연에서 전기화학자인 존 보크리스(John O'M Bockris) 교수에 의해 최초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공식적으로는 1975년 출간된 그의 저서 "Energy: The Solar Hydrogen Alternative"에 언급되었다.
이 용어는 2000년대 초반 일부 비평가와 대체기술 지지자들의 활동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특히 2003년 제러미 리프킨의 저서 ‘수소혁명(The Hydrogen Economy)’과 미국 조지 W.부시 행정부의 수소경제 이니셔티브를 통해 대중에 확산되었다.
2000년대 초반의 수소경제는 화석연료의 고갈에 따른 대체재로 수소를 지목하였고, 이를 통해 수소 기반의 경제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현재는 지구온난화를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수소경제의 관심영역이 이동하였다.
왜 수소경제인가?
에너지 자립 및 안보에 대한 희망
수소를 주목하는 것은 에너지 자립이 어려운 한국에서 석유, 가스, 석탄을 대체하면서 국가 산업을 한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에너지 수요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가격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을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에 수입처가 한정되어 있어 국가안보에 미치는 에너지의 영향이 적지 않다.
안정적 경제성장과 에너지 안보를 위하여 전통적으로 에너지 자립에 관심이 높다.
수소경제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20년 전의 열풍에 이어 두번째 수소경제 붐이 국내에서 시작되었지만 짧게는 2023년 이후까지 중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비관과 낙관이 공존하며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수소경제는 파리기후변화협약과 보조를 맞추면서 지속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2021년부터 발효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으로 화석연료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재생에너지만으로 70억 명 이상의 인류 문명사회가 요구하는 전력과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인가?
수소 에너지는 재생에너지와 함께 기후변화를 지지하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탄소배출을 "0" 수준으로 만드는 잠재력이 큰 기술이다.
미래의 우리 정부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국가 경영에 수소에너지 대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2030년까지 BAU 대비 37% 이산화탄소 감축을 국제사회에 약속하였으며, 필수적으로 국내 에너지 시스템의 큰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 제조업과 미래 성장동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국 제조업이 활력을 잃고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으며, 기존의 주력산업을 대체할 신성장동력 발굴사업도 지난 10년동안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수소경제는 생산에서 수요까지 전체 밸류 체인 관점에서 한국 제조업 성장동력 및 신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수소 에너지는 수소 인프라 구축과 수요산업 발전에 한국의 전통적인 주력산업 경쟁력 기반을 활용할 수 있으며, 새로운 소재부품, 수전해 기술 등 신산업의 가치도 높다.
지속적인 관련 기술 개발로 수소 에너지가 활성화 된다는 가정하에, 수소위원회는 수소가 205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1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약 2.5조 억 달러 규모의 관련 시장을 창출하고, 전 세계 3천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 에너지는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는 환경효과와 함께 경제적인 이익까지 제공할 수 있다.
미래사회 및 기술 트렌드와 정합성이 높다
한국도 국제적으로 진행되는 거대한 에너지 전환에 동참하고 있다.
연례행사로 특히 봄철에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하여 석탄화력발전소의 신규건설과 가동을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경직성, 지역편중성과 같은 근원적인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
수소는 장기적인 에너지 저장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전기를 에너지 시스템에 대규모로 통합 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술적인 원리는 특정한 반응과정을 통해 전기는 수소로, 수소는 다시 전기로 상호변환이 가능한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수소는 지역과 계절에 걸쳐 에너지를 분배 할 수 있으며 에너지 시스템 복원력을 높이기 위한 버퍼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용량은 2030년에는 2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력 공급과 수요 사이의 불일치를 관리하기 위해 수소를 이용한 Power to Gas(P2G), Power to Ammonia와 같은 에너지저장 기술이 필요하며, 수소는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적인 개발 및 투자 동향
수소 및 연료전지 기술에 대한 투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미국은 2005년~2010년 기간 중 연평균 3.5억 달러 이상의 기술개발 투자를 유지하였지만 2011년부터 감소하여 2016년에는 약 1.25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일본은 2005년에는 2.5억 달러에 근접하는 기술개발 투자 후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2016년에는 3.5억 달러를 투자하여 세계 수소 연구를 주도하였다.
한국은 2011년에 1.2억 달러로 피크를 기록한 후 2017년에는 0.35억 달러로 감소하였다. 세계 주요국의 수소 관련 기술개발 총투자비는 연간 약 8.5억 달러 수준이다.
수소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인프라, 제조시설 및 기술개발을 포함한 총 투자는 2030년까지 2,800억 달러가 필요하다.
이 투자의 약60%는 수소의 생산, 저장, 분배를 확장하고 30%는 수소전기차 시리즈 개발, 생산 라인, 그리고 새로운 사업 모델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수소전기차 확산의 병목(Bottleneck)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15,000개의 글로벌 수소충전소 인프라 건설에는 약 200억 달러가 필요하다.
수소경제 성공을 위한 선결과제
수소경제가 화석연료에 기반을 두는 기존의 사회-기술체제를 대체하여 우리 앞에 빠른 시일 내에 실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선결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수소경제나 수소전기차는 20여년 전에도 유행한 개념이었지만 당시에는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많았다.
극복하기 어려운 기술 난제가 많았고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적인 공감대도 약했기 때문이다.
20여년 동안의 수소 기술 발전과 신기후체제의 발효로 20년전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 중이다. 수소인프라 구축과 수소전기차의 부상은 수소경제 시대를 여는 촉매재가 될 것이다.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의지에 따른 수소 인프라 구축 계획과 잉여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녹색수소 기술에 대한 투자도 수소경제 구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성 확보: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소 공급가격을 결정하는 공급단의 경제성, 수소를 직접 연소하거나 공급원료로 사용하는 수요단의 경제성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
수소의 조달 가능한 양과 수요·공급의 경제성 때문에 수소경제는 회색수소 → 저탄소수소 → 녹색수소의 단계별 여정을 채택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석유화학공업이 발달해 회색수소인 부생수소를 활용하기 적합하다. 수소 인프라의 미비로 디젤의 경제성을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면 부생수소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의 수소연료 평균 공급가격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6,000~8,000원/㎏ H2 선이다.
수소전기차의 복합연비(96㎞/㎏ H2)를 감안하면 휘발유보다는 조금 저렴하고, 경유보다는 조금 비싼 수준이다.
일본의 경우 수소전기차용 수소연료 가격은 1,100엔/㎏ H2 수준으로 한국보다 다소 비싸다.
회색수소 사용은 수소경제의 진정한 의미에 맞지 않기 때문에 수소경제의 초입을 지나면 저탄소수소, 녹색수소의 경제성이 수소경제 성공의 결정적인 관문이 될 것이다.
일본은 녹색수소가 아닌 저탄소수소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을 참고할 수 있다.
일본이나 한국 모두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국내에 저장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증기개질 장치에 이산화탄소 포집장비를 장착하는 저탄소수소 생산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 가능한 대안으로 수소생산 전용 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단지 구축 방안이 있다. 일본의 계산에 의하면 2040년에 약 US$ 5/㎏ H2의 생산비용을 예상한다.
호주 등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저탄소수소를 생산해 일본 수요처로 수송하는 방안이 호주 HESC 프로젝트에서 검토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생산, 운송, 저장 및 탈수소(Dehydrogenation) 비용을 고려하면 2040년 기준으로 US$ 4.5/㎏ H2 수준으로 여전히 일본 국내에서 생산하는 저탄소수소보다 약간 더 저렴하다.
수소 인프라 구축: 국내에서도 시작되었으며 지속적인 실행이 관건이다
수소경제 활성화는 수소의 생산지에서 최종 수요처까지 공급망을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에 크게 좌우된다.
대규모의 수소 전용 운송, 저장, 분배, 충천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수소의 경제성과 편이성은 극적으로 향상된다.
정부의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충전소는 2022년까지 누적 310개소, 2040년까지 1,200개소 이상을 건설할 예정이다.
수소충전소건설을 위하여 민관 특수목적법인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 HyNet이 금년 3월 출범하였으며, 2022년까지 총 100개소의 수소충전소 구축·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수소 인프라 구축 사업이 진도를 내기 시작하였다. 관건은 훌륭한 계획을 실행하는 실행력과 지속성에 달려 있다.
현재 유럽에서 시도하고 있는 천연가스 공급망에 수소를 혼입하는 방안, 액화천연가스(LNG)나 액화석유가스(LPG) 공급망에 수소 추출기를 설치해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 없이도 수소를 분산 공급하는 방안 등이 있다.
기존의 금속 배관에 수소를 혼입하는 경우 배관 유지·관리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는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실증이 필요한 분야이다.
수소 연료의 안전: 사람·제도·기술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수소가스의 점화온도는 500℃ 정도로 자연발화 가능성은 휘발유 보다 아주 낮지만 불에 잘 반응하고, 공기 중 수소의 농도가 4%~75%일 때는 강한 폭발성을 가진다.
이는 공기와 수소의 혼합 비율이 무엇이든 누출된 수소는 단순한 불꽃이 아니라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수소는 반도체, 제철, 화학, 정유, 비료 등 산업전반에 걸쳐 100년 이상 오랜 기간 사용된 에너지로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법이 널리 알려져 있다.
저장·연료탱크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고, 각종 안전 장치와 시스템이 개발되어 있다. 그러나 수소 안전에 대한 지나친 믿음은 피해야 한다.
국내에 부족한 수소 안전분야 기술 축적과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며, 사용자 교육도 필요하다.
수소 안전을 위한 사람, 제도, 기술의 3 요소를 기본으로 수소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대처하면 수소는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와 전기차의 경쟁: 상호보완 효과로 극복한다
수소전기차(FCEV)와 배터리전기차(BEV)는 종종 경쟁 기술로 설명된다.
그러나 수소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는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가지며, 최근 미래자동차의 중심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배터리전기차의 성공은 수소전기차의 활용을 촉진할 수 있다.
두 기술 모두 전기를 이용한 구동기술이며, 따라서 산업 규모가 커짐에 전기구동계 및 기타 소재부품의 비용이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
수소전기차와 배터리전기차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현재 내연기관의 가솔린-디젤 기술과 유사하게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전기차는 단거리 운행과 승용차에 유리하며, 수소전기차는 장거리 운행과 상용차에 유리하다.
수소전기차 기술과 배터리전기차 기술은 서로 단점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나의 기술이 다른 기술을 배척한다는 접근법은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국제에너지기구, 맥킨지, 블룸버그 등의 유명 전망기관들도 2030년 이후에도 수소전기차와 배터리전기차는 공존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론
수소경제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할 수 있다.
국가의 숙원인 에너지 자립, 침체된 제조업의 부활과 신성장동력 발굴,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인 기여,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에너지 전환정책과의 정합성 등 수소경제의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수소경제의 비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난제들도 널려 있다.
수소는 경제성, 안전성,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 대단히 많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래기술’ 이지만, 미래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는 의견이 많다.
수소는 인류가 포기할 수 없는 에너지 대안이며, 인류에게 남아있는 에너지 자원이 몇 가지 없기 때문이다.
수소 인프라 구축, 수소 R&D 결과의 실용화 및 시장 보급초기에는 정책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소경제가 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대중이 수용하는 사회변혁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함께 인문사회학의 역할도 필요하다. 수소경제의 의미와 비전은 좋다.
지금 당장 실행하고 그 실행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계, 투자자 및 정책 입안자들의 선각자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