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트 - 플랫폼 기업의 가격 전략 2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동아일보 브랜드 기업으로 전문가 매칭 플랫폼 및 컨설팅 기업인 동아엑스퍼츠(dongaexperts.com)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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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성철 대표
(주)동아엑스퍼츠


비즈니스 모델에는 다른 프라이싱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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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공유 서비스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쏘카가 P사의 타깃이자 경쟁자다.

P사만의 차별적 가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쏘카와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가 수익 모델의 차이를 유발하고, 이는 곧 고객에게 받는 돈과 관련된 지출비용(원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쏘카와 P사는 동일한 카 셰어링 업계에 있으나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숙박업을 예로 들자면 이는 마치 호텔사업자와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 중개 사업자의 관계이다. 호텔사업자는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호텔을 짓는다.
 
추가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객실 증설 등이 불가피하다.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받기도 하지만 공실이 완전히 소진되기 어려운 경우 야놀자, 호텔스컴바인 등과 계약을 통해 이를 해결한다. 자체 가격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매출을 올리기 위한 방편이다.

반면 야놀자, 호텔스컴바인 등은 자체 숙박 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각 숙박업소의 정보를 연결하여 숙박업자의 공실을 소진하고 그 중개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다.

매출 즉 중개수수료를 더 올리기 위해서는 객실 증설이 아니라 제휴 숙박업소를 늘리면 된다.

중개플랫폼사의 대대적인 홍보와 할인 혜택 등으로 인해 고객이 호텔 웹사이트에서 중개 플랫폼으로 쏠리면서 호텔과의 상호 역할이 명확해지고 있다.

숙박 중개 플랫폼의 경우 교차 네트워크 및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는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숙박업소가 많이 입점해 있을수록 고객이 많이 몰리고, 많은 고객이 유입될수록 더 많은 숙박업소가 유입되고 Lock-in 되는 전형적인 플랫폼 비즈니스인 것이다.

숙박업계에서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된 비즈니스와 수익 모델의 차이는 카 셰어링 업계에서도 유사하게 반복된다. 쏘카는 호텔이고 P사는 야놀자, 호텔스컴바인이다.

쏘카는 전국적인 서비스를 위해 차를 직접 구매 및 관리하여 일 단위, 시간 단위로 임대하는 사업이며 전국 4천여 개의 쏘카존에서 1만 2천여 대의 다양한 차량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쏘카앱을 제공한다.

쏘카가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차량 구매와 배치가 필수적이다.

이는 전형적인 숙박업체의 사업 전개 방식이며 가격 또한 호텔과 유사하게 평일요금, 주말요금, 성수기요금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객의 수요, 계절, 공실 상황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가격을 제시할 경우 전체 쏘카 가격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정적인 프라이싱만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쏘카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아닌 차량 단기 임대 사업자이다.
 
1편에서 말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3가지 속성, 즉 메트칼프 법칙, 교차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3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경우 쏘카는 3가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모델임을 알 수 있다.

그럼 P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P사는 렌터카 업체와 제휴를 맺고 유휴 차량을 고객과 매칭해주는 비즈니스이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속성 중 교차 네트워크 효과와 규모의 경제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즉 전국 곳곳에 많은 렌터카 업체가 입점해 있을수록 많은 고객이 몰리고, 고객이 많이 유입될수록 렌터카 업체가 많이 유입되고 Lock-in 된다.

차량 공유 서비스가 보편화되어있지 않아 똑같이 차량을 빌려 썼던 서비스 초기에 고객은 쏘카와 P사의 서비스 차별성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호텔과 야놀자, 호텔스컴바인을 구분 못 하는 고객이 없는 것처럼 P사의 서비스가 확대될 경우 두 서비스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할 것이다.

쏘카는 직접 차를 구매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자동차 구매·유지와 관련해 높은 고정성 비용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즉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자금이 필요하다는 제약이 전제된다.

반면 P사는 차량에 대한 직접투자가 없지만 렌터카 업체에 대한 사용료 등 변동성 비용이 높다.
 
고정비는 플랫폼 구축비와 운영비, 마케팅 비용 등이 주가될 것이다.

그럼 쏘카와 P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근간하여 프라이싱 차이를 분석해보자.

P사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상 쏘카보다 저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쏘카는 직접 관리하는 보유 차량을 공유하는 구조지만 P사는 지역별 렌터카 업체의 유휴 차량을 소진하는 모델이다.
 
렌터카 사업자 입장에서는 유휴 차량을 활용하는 관점에서 좀 더 낮은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

P사는 유휴 렌터카를 이용하므로 소비자가 인식할 만큼 쏘카보다 저렴해야 한다. 프라이싱은 브랜드 인지도, 차종 다양성, 차량 관리 수준, 차량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아직은 가격 외에는 상당 부분 열세인 상황이다.

그러나 P사는 상황별 프라이싱이 가능하다. 쏘카는 고정적, 정형적 요금제이지만 P사는 다양한 가격결정 요소를 반영할 수 있다.

지역이라는 개념을 축으로 해서 계절적 요인 등을 반영할 수 있고, 렌터카 업체의 긴급 유휴 차량 소진 요구, P사 추천 차량에 따른 할인 등을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P사는 소비자뿐 아니라 렌터카 사업자에 대한 프라이싱, 즉 양면적 프라이싱 정책이 필요하다.

쏘카는 자차 보유로 인해 공급자에 대한 프라이싱이라는 개념이 없다지만, P사는 렌터카 사업자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구조이다.

렌터카 사업자의 마케팅 니즈 등을 소비자 대상 프라이싱으로 연결할 수 있다. 쏘카는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이끄는 것이 마케팅의 주된 목적이다.
 
P사는 렌터카 업체들이 직접 마케팅하는 것보다 P사를 통해 마케팅하는 것이 매출이나 비용 등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유휴 차량의 미스매칭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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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모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렌터카 산업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렌터카 또는 차량 공유업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휘발성 공간 시설 사업이다

오늘 못 판 초코파이는 내일 팔수 있다. 그러나 차량은 오늘 판매하지 못하면 그대로 손실이 된다.
 
따라서 매일 유휴 차량을 어떻게 소진할 것인지가 수익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 시간이 임박한 유휴 차량은 저렴한 가격에라도 판매하는 것이 관건이다.

공간이 고정되어 있다

소비자가 반드시 그 장소로 이동하여 소비한다. 따라서 대규모 자본을 가진 쏘카는 지역별로 차량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소비는 지역별로 이루어지나 홍보는 전국적으로 해야 하는 서비스 특징을 가진다.

공급이 제한적이다

손님이 많이 몰린다고 해서 한꺼번에 차량을 늘릴수 없다. 차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부지 확보, 차량 구매 등의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높은 고정비와 낮은 변동비 구조로 되어 있다

차량에 대한 감가상각비, 차량 관리비, 인건비 등 전체 비용 중에서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러한 비용 특성으로 인해 무조건 매출을 많이 올리는 것이 유리하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이익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구조이다.

그렇다면 차량 공유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특성은 무엇일까?

계획적인 소비를 한다

대중교통이나 택시의 경우 즉흥적 소비가 특징이라면 카 셰어링은 출발지, 목적지, 예산 등을 고려해 나름 면밀하게 분석하고 선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가격 민감도가 높으며 멀티호밍이 일반적이다

카 셰어링 업체를 선택할 때 고객은 한 가지 앱이 아니라 여러 개의 앱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검색하여 가장 저렴한 회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즉 빈번성이 높지 않고, 멀티호밍이 일반적일 것이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20대가 주된 사용자이므로 당연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가격 결정론 방법 중 2단계까지 예시적으로 논의하였다.

프라이싱은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나 실패한 프라이싱을 통해 이탈한 고객을 다시 찾아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5단계 방법론을 통해 내부 프라이싱을 점검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