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김치 품질향상을 위한 종균개발 및 보급시스템 구축
Tech Issue 01은 공공기관의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공동으로 우수 공공기술을 선별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 글. 장지윤 선임연구원
세계김치연구소 신공정발효연구단
김치는 멸균하지 않은 배추, 고추, 마늘, 젓갈 등 다양한 원부재료를 사용하여 제조되며, 원부재료로부터 기인하는 미생물의 상호작용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효가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내염성을 지닌 유산균이 빠르게 증식하면서 이들이 생산하는 젖산 등의 유기산과 탄산가스로 김치의 발효 환경은 낮은 pH 및 혐기적 조건으로 바뀌게 된다.
김치의 발효단계별 미생물군총(Microflora)은 계속적으로 변하고, 이들 중 발효를 주도하는 유산균의 종류에 따라 생성되는 발효대사산물(당, 아미노산, 유기산, 향기성분 등)이 달라져 김치의 맛도 달라진다.
김치는 계절별로 원부재료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동일한 레시피로 제조된 김치라 할지라도 발효를 주도하는 유산균의 종류가 달라져서 맛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일부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김치종균을 개발하여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 김치업체에서는 자연발효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외에서는 발효유, 치즈, 낫또 등의 상품을 대량 생산하면서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종균(식품을 발효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미생물)을 사용하고, 산업체뿐만 아니라 가정용으로도 시판하고 있다.
이는 멸균된 원료에 종균을 첨가(밀폐형 발효시스템)하므로 종균의 특성을 그대로 발현하기 쉽다.
반면 김치는 원부재료를 멸균하지 않은 상태로 사용하기 때문에 발효환경에 따라 미생물군총이 달라지므로(개방형 발효시스템) 김치 내 미생물 환경을 제어함과 동시에 김치의 발효특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종균을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그림 1).
김치종균은 김치의 발효를 주도하는 유산균을 주로 사용하며, 김치의 관능(맛, 향기) 향상, 품질 균일화, 품질기한 연장 등을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국내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김치업체는 R&D 역량이 부족하여 자체 종균 확보가 불가능하므로, 종균 개발부터 김치 적용 기술, 김치종균의 상품화 단계까지 김치업체에서 현장 적용 가능한 종균 보급 체계 구축이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세계김치연구소는 우수 김치종균 개발을 위해 전국의 각종 김치를 수집하여 이로부터 김치 미생물 35,000종을 확보하고, 이 중 김치의 관능 향상, 품질 유지기한 연장, 품질 균일화, 김치 위해미생물 저감, 건강 기능성 등의 성능 분석을 통해 기능 보유종균 18종을 개발하였다(그림 2).
계절별·지역별로 수집된 김치의 발효특성을 분석한 결과, 김치의 발효에 영향을 주는 주된 요인이 계절, 염도, 발효온도, 발효 기간임을 확인하였다.
이와 더불어 계절에 따라 주요 발효 유산균의 분포도가 다름을 확인하였다.
김치 발효를 주도하는 3대 유산균은 류코노스톡(Leuconostoc), 와이셀라(Wissella),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로, 와이셀라와 락토바실러스 유산균은 겨울보다 봄·가을에, 류코노스톡 유산균은 봄·가을 보다 겨울에 더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봄·가을 김치의 주요 유산균인 와이셀라와 락토바실러스는 젖산을 생성하여 김치의 신맛을 강하게 하는 반면, 겨울 김치의 주요 유산균인 류코노스톡은 젖산 외에도 만니톨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여 김치에 적당한 신맛과 시원한 단맛, 톡 쏘는 청량감을 주어 한해 중 겨울 김치의 맛이 가장 좋은 이유가 되었다(그림 3).
이러한 결과는 종균 개발뿐 아니라 김치의 발효 메커니즘을 구명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한 종균 중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드 WiKim32와 WiKim33은 만니톨 생성 우수 균주로 김치의 관능적 특성을 향상시키고, 락토바실러스 쿠르바투스 WiKim38은 항염증 물질(인터루킨-10: IL-10) 생성 효과가 뛰어나 대장염증 개선 효과 및 김치 품질 균일화 특성을 나타내었다(그림 4).
또한 종균김치에서 사용된 종균의 김치 내 우점률은 종균김치의 품질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하므로, 시시각각 발효가 진행되는 김치에서 짧은 시간(2시간~10시간) 내에 김치 내 종균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종균이 지니는 플라즈미드 염기 서열을 이용하여 플라즈미드-특이 다중 연쇄반응법(Plasmid-specific Multiplex Polymerase Chin Reaction)(검출시간 10시간) 및 고리 매개 등온증폭법(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을 이용한 비색검출법(검출시간 2시간)으로 김치 내 첨가된 종균을 검출함으로써 종균김치의 품질을 시시각각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그림 5).
김치종균 3종(WiKim 32, 33, 38)에 관한 대량 생산 공정(5톤 규모) 및 활성 유지 제형기술(분말형, 냉동형)를 개발하고 미생물 유통 전문 업체에 기술 이전하여 종균 생산 규모를 대형화함으로써, 김치업체의 종균 구입 단가의 약 60% 이상 인하 효과가 발생하여(50만 원/㎏→17만 원/㎏, 김치 생산원가 250원/㎏(약 10%) 상승) 종균 공급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같은 종균이라 할지라도 김치 업체별 발효환경이 다르므로 업체별 최적화를 위해 종균 적용 실험 지원 및 김치 업체별 맞춤형 종균 적용 공정 매뉴얼 제공 등 종균 보급시스템을 구축(그림 6)하여 종균 보급 가속화를 꾀하였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이와 관련하여 SCI 2편(Food Science & Technology 분야, JCR 상위 10% 이내)을 게재했으며, 특허 4건 등록, 기술이전 2건을 체결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우수 종균 및 이의 현장 적용 기술 개발, 김치업체 종균 적용 기술지도 및 품질관리 등을 지원함으로써 국내산 김치 제품의 품질 향상 및 경쟁력을 확보하여 국내 김치산업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