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제26회 Koita 기술경영인 하계포럼 - 특별강연

인간과 자연, 통섭의 삶

개인적 삶의 경험을 곁들여 삶과 행복의 의미를 되돌아보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통섭형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연과 공존의 길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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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_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인간 종(種)은 목표가 행복이라고 한다. 무얼 하든 우리는 행복해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까? 생물학자 입장에서는 행복은 풀기 어려운 문제다.

행복해야 할 진화적 이유가 없다. 행복하지 않아도 자식만 많이 낳으면 진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모든 것에 행복을 논할까.


행복은 진화론적 수수께끼

조디 피코 작가는 행복의 수학공식이 있다고 했다.

행복은 현실(분자)/기대(분모)라고 한다. 공식에 따르면 분자를 키우거나 분모를 낮추면 큰 행복이 나온다.

본인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좋은 일이 오기를 기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소극적으로 살지도 않았다. 열심히 살아왔다.

그런데 살다보니 몇 번의 좋은 일이 왔다. 그렇게 오는 일들은 나를 굉장히 행복하게 했다.

대학교 4학년 때, 미국 유타 대학의 곤충학과 조지에드먼즈 교수를 만나게 되어 일주일간 우리나라 전국의 개울물을 찾아다녔다. 그는 하루살이 곤충을 연구하고 있었다.

하루살이를 채집하러 전 세계를 다니는 에드먼즈 교수를 보며 그와 같이 되고 싶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목표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게 되었다.

대부분의 학자는 평생 한 가지를 연구한다. 본인은 내 연구를 고집하지 않고 학생들이 제안하는 대상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귀뚜라미, 개구리, 돌고래 등 다양한 동물들의 행동과 생태연구 논문을 썼다. 10년 전 쯤 동물행동학에 관한 백과사전을 만들기 위해 연락이 왔다.

너무나 뜻밖이었다. 다양한 동물을 연구했던 덕분에 백과사전의 편집장이 되며 연구의 정점을 찍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통섭형 인재가 필요하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는 TV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직업이 언제 사라질 것인지는 사실상 아무도 모른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했다.

본인도 명견만리에 나가서 “대학은 사라질 것인가?”에 대해 강의했다. 이에 대답은 “그렇다”이다.

예일, 하버드,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대학교는 수백년 동안 인문학, 기초과학 등 기초학문을 모든 전공자에게 가르친다.

이 대학들은 오랜 세월 동안 시행착오를 겪어서 기초학문을 확실하게 가르치면 학생들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학들은 기초학문을 가르치지 않는다. 당장 활용될 것 같은 것만 가르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부분 여러 직장을 다니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대학에서 전공 한 가지를 배워서 평생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업에서 일할 때도 언제나 협업하고 팀워크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우리 교육은 통섭형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다른 분야도 두루 이해하고 협업이 가능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이러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가정과 사회에서도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