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트 - 플랫폼 기업의 가격 전략 1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동아일보 브랜드 기업으로 전문가 매칭 플랫폼 및 컨설팅 기업인 동아엑스퍼츠(dongaexperts.com)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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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정성철 대표
(주)동아엑스퍼츠


해외에서 우버가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배달의 민족, 직방, 여기어때, 야놀자 등 수많은 중개 플랫폼이 등장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글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많은 사업자가 등장하고 있는 차량 중개 플랫폼에 대해 분석하고, 쏘카와 경쟁하고 있는 유휴 렌터카 중개 플랫폼 P사를 대상으로 프라이싱 방법론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비즈니스 성패를 가르는 가격의 마술

고객이 차량 공유 서비스를 선택할 때 브랜드 인지도, 차종의 다양성, 차량 관리 수준, 차량 접근성, 서비스 가격 등 다양한 요소들에 영향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서비스 가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기업에 있어서도 수익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의 매출은 가격(프라이싱)×수량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의 이익은 그 매출에서 제반 비용을 차감하여 산출된다.
 
가격에는 경쟁 상황, 기업의 전략 방향, 비즈니스 모델, 재무상황 등이 함축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가격을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P사는 쏘카의 서비스 가격을 보고 적당한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하면 될까?

가격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다섯 단계의 프로세스를 검토하고자 한다.


선도 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과 프라이싱 구조의 배경 분석

국내외 선도 주자의 실적 추이를 통해 프라이싱의 적절성을 분석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적자임에도 기업이 지속된다든지 또는 기업가치가 상승할 경우 기업 차원의 수익 모델 외에도 대주주 및 투자가의 숨겨진 수익 모델을 이해하고 P사에 적용 가능한지 분석한다.


경쟁사와의 프라이싱 방식의 유사성 및 차별성 도출

업계 선도 주자와 P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비교 분석하고 유사성 및 차이점을 도출한다.

경쟁사의 가격 전략을 분석하고, 경쟁사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한다면 차별적 프라이싱 전략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다.


P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한 프라이싱 체계 도출

경쟁사인 쏘카와 업의 본질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상이하다면 굳이 같은 가격 전략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P사가 속한 업의 본질과 특성을 이해하고 적합한 프라이싱 방향성을 도출한다.


P사 원가 구조 및 상황별 가격 경쟁 시뮬레이션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출되는 돈보다 고객으로부터 받는 돈이 더 많아야 한다.

그러나 선도 기업과의 경쟁 관계 등을 고려하여 초기 적정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부 원가를 고려하여 원가 구조별 프라이싱 대안을 마련한다.


P사의 경쟁적 가격 결정 체계 및 운용 모델 도출

경쟁사의 비즈니스 모델 및 가격 전략과 P사의 비즈니스 모델 특성, 원가 구조를 반영하여 기본 가격 체계를 설정한다.

또한 지속해서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고객 혜택과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베네핏(Benefit) 등을 정의한다.
 
P사는 양면 플랫폼의 특성을 가진 바 가격은 소비자와 공급자인 렌터카 업체 입장에서 양면적 프라이싱이 필요하다.


선도 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과 프라이싱 구조 및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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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공유 서비스는 크게 라이드 셰어링(우버, 리프트)과 카 셰어링(쏘카, 그린카, 집카) 서비스로 나뉜다.
 
운전사가 자신의 차량을 통해 택시와 같은 역할을 하면 라이드 셰어링이고, 소비자가 차고지까지 이동하여 직접 운전하는 단기 렌탈 방식이면 카 셰어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라이드 셰어링 업체는 플랫폼만 보유하고 차량은 모두 운전자의 차를 이용하지만 카셰어링 업체는 차량을 직접 구매하고 관리한다.

미국에서는 우버와 리프트를 중심으로 라이드 셰어링 업체가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객 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4조(유상 운송의 금지 등) 및 제81조(자가용 자동차의 유상 운송 금지) 위반으로 인해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는 금지되고, 쏘카 등의 카 셰어링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세에 있다.

그럼에도 대표적 차량 공유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우버의 경우 상장 후 2019년 1분기 매출이 전년도 대비 20% 증가한 31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영업 손실 또한 10억 1,0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이르러 수익 구조가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

이는 고객으로부터 받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으며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으로부터 받는 돈은 프라이싱의 문제이고, 나가는 돈은 비용 구조의 문제이다.

그러나 누적되는 적자에도 선도 차량 공유 서비스 사업자에 계속 돈이 모이고, 외형적으로 사업이 성장하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경우 기업의 명시적인 수익 모델뿐만 아니라 대주주 또는 투자자의 수익 모델을 살펴보아야 그 배경이 명확히 보일 수 있다.
 
즉 기업이 지금 당장에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외형적으로 시장 지배자가 된다면 향후 대주주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대주주와 투자자의 수익모델은 다음의 세 가지 중 하나로 판단된다.


일반적 기업 이익 창출을 통한 배당과 IPO 모델

현재는 적자이나 고객 수 확대, 규모의 경제 달성 등을 통해 고객당 비용을 낮춤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이 경우 주주들은 기업가치 상승 및 배당 등으로 인한 수익이 가능하다.


미래 가치를 근거로 한 지분 매각 차익 모델

기업의 수익성이 의문 시 되나, 시장 선도자로서 초기 가입자를 최대한 확보하고 기업의 성장성과 확장성을 근간으로 설립자 등이 지분 이득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확보된 고객을 기반으로 확장된 수익 모델

기업의 현재 수익성이 높지 않거나 적자를 기록하지만 확보된 충성 고객을 통해 확장된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이 확보된 고객을 기반으로 광고 수익 또는 게임 중개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다.
 
현재 플랫폼 기업들이 가장 많이 적용하고 있는 모델이다.

기업의 수익 모델에 대주주의 수익 모델이 결합되어 다양한 기업 전략과 사업 전개 방식이 도출된다.

그래서 몇몇 기업의 행보는 단순하게 기업의 수익 모델만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이다.


차량 공유 플랫폼의 수익 모델 및 프라이싱의 적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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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차량 공유 업체 또는 플랫폼의 경우 ‘계획된 적자’이며, 초기 많은 고객을 확보한다면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기대하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쏘카 등도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P사는 그만큼의 자금이 없으므로 차량 공유 플랫폼이 주장하는 계획된 적자를 견디고,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면 수익으로 전환 가능한 계획된 비즈니스 모델인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고객 증가에 따라 네트워크 가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가?

카카오톡을 혼자 사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여러 명이 사용하는 경우 가치가 급증한다.

메트칼프 법칙에 따르면, 네트워크의 가치는 이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하나 비용은 선형적으로 발생한다.

이 법칙이 적용되는 비즈니스 모델은 실제 수익모델이 없어도 확보된 이용자 숫자만으로도 기업 가치가 급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이용자 수 자체가 수익모델이 되는 구조이다. 그런 연유로 카카오톡이 기업 가치 증가분만으로도 ‘다음’을 인수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차량 공유 서비스도 메트칼프 법칙이 적용될까? 여러분의 주변에서 우버나 쏘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러분이 답답한 게 있는가? 또한 지인들이 우버나 쏘카를 사용한다고 여러분에게 가치가 생기는가?

차량 공유 서비스는 메트칼프 법칙이 적용되기 어려운 모델이다.

즉 가입자 증가가 곧 기업 가치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연결되기 어려운 모델이다.


교차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고 안착되는 모델인가?

사람들이 배달의 민족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이유는 아마 자신들이 원하는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입점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음식점들은 왜 배달의 민족에 입점하는가? 충분한 고객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음식점과 주문 고객이 서로를 끌어당기면서 더 큰 가치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교차 네트워크 효과다.

교차 네트워크 효과는 차량 공유 서비스에 제대로 적용된다. 차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와 공급자가 서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이런 교차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급자(차량 운전사 또는 차량)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차량 공유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고객의 전환 비용이 낮다는 점이다. 여러분이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을 이탈하면 수많은 사람과 소통이 끊겨 전환 비용이 매우 높다.

그러나 차량 공유 서비스는 차종이 유사하고 서비스 차별성이 낮아서 여러 개의 서비스를 비교해 업체를 선택하는 ‘멀티호밍’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고 고객을 확보하더라도 유지하는 데 그만큼 비용이 지속되는 비즈니스의 형태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비용 구조에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가?

차량 공유 서비스에 있어 규모의 경제란 차량 사용이 늘어날수록 사용자당 비용이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페이스북에 가입할 때 페이스북이 추가 지불해야 하는 가입자당 변동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이런 비즈니스의 특징은 고객당 서비스를 위해 추가 발생 비용이 매우 낮고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고정 비용이 높은 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 가입자 수 확대로 인해 고객당 평균 비용이 낮아지는 구조이다.

고객당 평균 비용 = 회사 총 고정비/고객 숫자 + 고객당 변동비

차량 공유 업체들 또한 플랫폼 구축 및 차량 구매 비용, 운영비용, 마케팅 비용 등 많은 초기 투자가 발생한다.

규모의 경제가 작동된다면 초기에 적자를 보더라도,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수익이 개선될 것이다.

그러나 라이드 셰어링 업체의 경우 드라이버에 지출하는 변동비용이 생각보다 높고 잘 감소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전환 비용이 낮아 고객 확보와 유지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줄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다만 플랫폼 비용 등은 제공자가 늘고, 수요자가 확대된다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카 셰어링 업체의 경우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고객이 늘어날수록 차량 구매와 같은 고정비가 같이 늘어나는 구조로 규모의 경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메트칼프의 법칙, 교차 네트워크 효과 및 규모의 경제 관점에서 봤을 때 차량 공유 사업은 진정한 의미의 플랫폼 비즈니스라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시장 선도자가 되더라도 현 비즈니스 모델과 프라이싱을 유지할 경우 적자가 악화되는 구조라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선도 사업자들이 이런 사업을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한 기대치 반영

우버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 속성이 잘 적용되지 않는다.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하기에는 변동비의 비중이 높고, 고객 확대에 따라 비용이 절감되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버는 총매출의 약 77%를 차량 운전사에 지불하고 있다.

또한 높은 마케팅 비용과 지속해서 제공하는 고객 할인 혜택 등으로 변동비가 높은 상태이다.

그러나 우버는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의 6배에 달하는 높은 기업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차량 운전사에게 가는 77%의 비용이 우버에게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는 것이다. 만약 77%의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될 것이다.

미래에 도래할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하여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들은 고객 플랫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의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따라서 차량 공유 업체의 현 수익 모델은 대규모 투자 여력이 부족한 P사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