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 서비스로 통합하는 신개념 모빌리티 기술_모든 교통수단을 잇는 'MaaS'
Tech Issue 02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 및 해외 유망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주)스페이스점프와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 글. 이형민 대표
(주)스페이스점프
이제 자동차에도 ‘소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가 전 세계 교통서비스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듯이 국내에서도 쏘카, 그린카 등 자동차 공유 서비스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불편한 점은 여전하다. 예를들면, 특정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기차나 렌터카, 버스 등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용자는 각각을 따로 예약하기 위해 별도의 모바일 앱 또는 웹사이트를 이용해야 하고 결제도 각각 해야 하며, 이동 경로와 탑승 장소 등 모두 다 직접 파악해야 하는 불편한 점들이 있다.
그래서 최근 핀란드에서는 자동차 공유의 개념에서 좀 더 확장한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핀란드 벤처기업 '마스 글로벌(MaaS Global)'이 출시한 앱 ‘윔(Whim)’이 바로 그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사례다.
이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는 단 하나의 차량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모든 교통수단을 통합해 하나의 서비스로 제공하는 개념이다.
마스 글로벌은 이를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라고 부르며, 이는 ‘서비스로서의 이동수단’을 의미한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세계 최초의 MaaS 서비스 출시
MaaS는 철도, 버스, 택시, 공유 차량 등 여러 수단에 대한 운영 정보를 통합해 이용자에게 최적의 루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도시에서 시민들의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성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마스 글로벌의 윔은 버스, 기차와 같은 헬싱키 시의 대중교통은 물론 택시, 렌터카, 공유 차량, 자전거까지 조합해 가장 저렴한 가격에 목적지까지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물론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우버처럼 매우 쉽게 설계돼 있으나 우버보다 한 단계 더 넓은 개념의 모빌리티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은 경로를 선택해 결제한 후 서비스 개시버튼을 누르면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철도를 이용할 때에는 검표원에게, 버스와 택시를 탈 때는 운전기사에게 앱 화면을 보여주면 된다.
승차 시 잔돈을 준비하거나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만약 전철과 택시를 함께 이용할 경우에는 예약된 택시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파악해 전철에서 가장 가까운 역으로 이동한 후 갈아탈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비용을 지불하는 'Pay as you go' 형태의 요금제뿐 아니라 다양한 월정액 요금제가 있다.
월 499유로의 'Whim Unlimited' 요금제에 가입하면 일정한 지역 내의 대중교통 수단, 5㎞ 범위의 택시 승차, 렌터카나 차량 공유,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윔은 6만여 명의 이용자 수를 확보하고 계속해서 사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MaaS의 목표대로 사용자의 자가용 이용률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윔 이용자들 상대로 조사한 결과 자가용 이용 비율은 40%에서 20%로 줄었고, 반대로 대중교통 이용률은 48%에서 74%로 크게 늘었다.
현재 윔은 핀란드에서 유럽으로 그리고 2019년 상반기에는 싱가포르에서도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MaaS 서비스
미국의 우버(Uber)와 리프트(Lyft)도 최근 MaaS의 개념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버와 리프트가 공유 자전거 업체, 공유 킥보드 업체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서비스 확장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버는 2018년 4월 공유 전기자전거 스타트업 ‘점프바이크’를 인수했다.
한편, 미국 공유 자전거 스타트업 ‘라임’은 지난해 기업가치 1조 원을 웃도는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바 있다.
설립 1년 안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우버 등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계속 이어져 기업가치의 상승을 도왔다.
또한 리프트도 공유 자전거 업체 ‘모티베이트’를 인수해 모빌리티 서비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우버와 리프트 외에도 완성차 제조업체인 포드는 ‘고바이크’라는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을 2017년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엔 전기킥보드 대여 업체 ‘스핀’을 인수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전기자전거 브랜드 'ARIV'를 출시해 유럽 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자동차와 함께 모빌리티 서비스 상품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도 MaaS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이들 업체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바로 ‘도요타’다.
바로 스마트폰 앱 'my route'를 출시하고 대중교통, 자가용, 렌터카, 자전거 등을 묶어 하나의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뱅크와 제휴를 맺고 합작회사 모넷 테크놀로지(MONET Technology)를 설립하고 MaaS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BMW와 벤츠가 합작회사를 세우고 MaaS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바이두를 중심으로 MaaS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이제 전 세계에서 MaaS가 대중교통 서비스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에서는 공유 자전거 업체들의 몰락이 잇따르는 가운데 공유 전기자전거 시장의 성장은 왠지 모순적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유 자전거 스타트업 ‘오포’가 한국 진출 9개월여 만에 철수했다. 12월에는 중국 오포 본사의 파산위기설까지 나왔다.
관리되지 않은 오포의 자전거가 모여 쓰레기 더미를 이룬 사진도 연이어 보도됐다. 중국에서 공유 자전거 업체들의 공급과잉과 출혈경쟁이 원인이었다.
여러 가지 이동수단과 서비스의 연결 개념인 MaaS는 중국에서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국내는 쏘카(SOCAR)가 공유 자동차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쏘카는 올해 3월 ‘나인투원’에 투자하며 전기자전거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나인투원은 국내에서 전기자전거 공유 시대를 처음으로 연 기업이다.
나인투원은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일레클’을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지역에 선보였다.
쏘카와 일레클은 시범 운영 지역이었던 상암에서 마포구 전역으로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확대했다.
마포구는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 이용률 1위를 기록할 만큼 공유 자전거 이용 문화가 잘 확립된 곳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MaaS 플랫폼은 없다.
마스 글로벌의 윔 사례를 잘 학습해 이제 국내에서도 MaaS의 개념을 잘 적용한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