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 긱 이코노미의 확산과 전문가 플랫폼 트렌드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동아일보 브랜드 기업으로 전문가 매칭 플랫폼 및 컨설팅 기업인 동아엑스퍼츠(dongaexperts.com)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 서범서 상무
(주)동아엑스퍼츠
전통적인 기업 밸류체인의 해체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자율주행차, 블록체인, RPA 등 수많은 용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앞다투어 포털을 뒤덮고 있다.
IT와 DT가 어떤 형태로든 기업의 경영 환경을 급속도로 바꾸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지난 10여년간 글로벌 시가 총액 TOP5 기업의 면면만 살펴봐도 그 영향력을 알 수 있다.
2007년은 대부분 자국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통적 사업자라고 하면 2018년은 모두 IT와 DT 등으로 무장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임을 알 수 있다.
플랫폼 기업의 글로벌화는 전통적인 밸류체인의 해체를 부르고 있다. 즉 애플 등이 연구개발, 디자인 및 마케팅에 집중하고 제조를 폭스콘에 맡기는 것이 좋은 예다.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글로벌 소싱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통적 제조, 유통 비즈니스의 해체 및 변환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도 필수적인 상황이다.
IT와 DT로 인한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는 국내 경영 환경, 특히 고용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용시장의 변화, ‘긱 이코노미’의 부상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25년까지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전세계 GDP의 2%에 해당하는 2조 7,000억 달러(약 3,000조 원)에 달할 것”이며, “약 5억 4,000만 명의 인구가 긱 이코노미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긱(Gig)이란 용어는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 주변에서 즉석에서 연주자를 섭외해 공연하는 행위를 일컫는 데서 유래하여, 긱 이코노미란 일반적으로 특정한 프로젝트 또는 기간이 정해진 단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동력이 유연하게 공급되는 경제 환경을 의미한다.
단기 계약 또는 프리랜서 방식의 일자리 형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 긱 이코노미가 화두가 되는 이유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와 고용 형태의 확산속도와 영향력이 급속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2016년 기준 미국 및 유럽연합 15개국의 독립 노동자(Independent Worker)의 수가 162백만 명으로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20~30%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였다.
또한 Upwork and Freelencers Union은 2017년 기준 미국인 5억 6천 7백만 명(경제활동인구의 35%)이 프리랜서 업무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네트워크와 모바일 상거래 시장 등을 바탕으로 긱 이코노미의 도입 및 확산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긱 이코노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에 따라 한시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전문 인력을 충원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해고가 자유로워지는 셈이다.
기업은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인력에 대한 고용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 게다가 정규직에 제공해야 하는 보험 등 복리후생을 따질 필요가 사라진다.
프리랜서는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긱 이코노미 시대에 근로자가 질 낮은 일자리로 내몰릴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차량, 숙박 등에서 시작된 긱 이코노미의 고용 형태는 배달, 청소 등 여러 단순노동 서비스로 확장됐고, 최근에는 변호사, 컨설팅 등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서비스로 발전하는 등 서비스 분야와 그 규모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인디맨드(In-Demand) 인력과 온디맨드(On-Demand) 업무가 만나 급성장 중인 전문가 시장
2016년 동아엑스퍼츠가 글로벌 업체와 공동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을 대상으로 Fast Growing Company 1,500개를 조사한 적이 있다.
매년 20~30% 고성장을 이루면서, 매출 또한 높게 형성된 1,500개 업체는 대부분이 기술적으로 클라우드, 빅데이터 및 AI 기술에 근간한 업체였다.
역으로 생각하면 소프트웨어, 바이오, 디지털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커넥티드 하드웨어 영역을 제외하면 Fast Growing Company가 되기 어렵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디지털 역량 확보는 기업 생존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는 해당 역량을 갖춘 사람이 충분치 않다. 또한 신규 사업 초기에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몇몇 전문가를 채용한다고 해도 사업이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비즈니스 환경으로 인해 전문가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전문가를 채택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 플랫폼 사용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① Agility: 민첩한 문제 대응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 및 빅데이터 플랫폼을 도입해야 할 경우 외부 전문 컨설턴트와 사내 경영 팀이 함께 실행력을 갖춘 애자일(Agile)한 조직 구성이 가능하다.
실제 한 식품사는 외부 전문가의 지원을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여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효과적으로 론칭한 사례가 있다.
② Cross-Comparison: 많은 전문가를 비교 선택할 수 있다
담당자의 인적 네트워크에 한정하여 전문가를 확보할 경우 적시에 적합한 전문가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전문가 플랫폼에 의뢰하면 더 많은 전문가의 실력과 경력을 비교·분석할 수 있어 회사의 니즈에 더 부합하는 전문가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③ Expertise: 분야별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 플랫폼은 분야별로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영역별로 인력 제공이 가능하다.
④ Flexibility: 유연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지도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다. 시간 단위 자문부터, 월 단위 프로젝트 투입 및 중장기 전문직으로 채용할 수도 있다.
⑤ Quality: 검증된 전문가를 채용할 수 있다
각 전문가 플랫폼마다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회사의 니즈에 적합한 전문가를 추천해 주기 때문에, 필요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전문가 채용을 보장받을 수 있어 안정성 또한 확보할 수 있다.
전문가 플랫폼의 글로벌화
자국 내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전문가 플랫폼들은 서비스 범위를 글로벌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서 출발한 프리랜서 플랫폼인 업워크(Upwork)는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했고, 캐털런트(Catalant)도 미국 내 입지를 기반으로 2018년 런던을 기점으로 하여 유럽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독일의 코매치(CoMatch), 프랑스의 프리랜스닷컴(freelance.com)과 같은 전문가 플랫폼들이 지속 성장하여 글로벌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을 이용해 지원자의 기술과 경력을 토대로 기업이 찾는 인재상에 매칭해 주는 프로그램 또한 전문가 플랫폼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매칭 알고리즘을 활용해 맞춤형 인재를 뽑는 것이 사람이 직접 인재를 검증하는 것보다 빠르고 정확한 인재 매칭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Eightfold.ai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활용한 매칭 시스템의 도입으로 채용에 필요한 시간, 비용, 인력을 각각 80%, 60%, 25%씩 줄이는 것은 물론 기업의 니즈에 부합하는 지원자를 5배나 더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Vertical 전문가 플랫폼 대두
각 기업의 니즈를 더욱 효과적으로 채워주기 위해 대부분의 플랫폼은 전문가를 산업별, 전문 영역별로 보유하고 있다.
· Catalant : 금융·경영 컨설팅 외 다수의 산업별 전문가 보유
· BTG : 소비재, 금융 서비스를 포함해 총 14개 산업별 전문가 보유
· Falcon : 사모펀드의 CEO급 인재를 보유
· Experfy: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중심으로 인재 풀 운영
이러한 전 문가 플랫폼을 통해 기업들은 각자의 필요에 따른 전문가를 추천 받을 수 있다.
태동하는 국내 전문가 플랫폼
국내에서도 역시 다양한 형태의 전문가 매칭 플랫폼이 급성장 중이며, 시장은 타깃 고객과 프로젝트 책임 범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는 전문가 매칭 분야는 IT 분야이다.
· Wishkat, Freemoa : 대표적인 IT 전문 플랫폼으로서 앱 개발, 웹 디자인, 쇼핑몰·워드프레스 제작 등 다양한 IT 분야의 전문가들을 기업들과 연계시켜 준다.
· TalentBank : 최근 급성장 중인 전문가 플랫폼으로서 경영전략·신사업, 영업·구매 외 8가지 분야별 전문가들과 중견·중소기업들을 연계해 준다.
· DongaExperts : 디지털 IT, 국내외 영업 및 마케팅, 제조 품질 관리, R&D, 신사업 전략, 경영관리 등 분야별 전문가를 연계하며, 자체 인력으로 프로젝트 품질관리까지 책임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이 발전된 만큼 한국의 전문가 시장은 위에서 살펴봤던 해외 시장보다 더 다양화되어 있다.
숨고(Soomgo) 같은 국내 전문가 플랫폼은 단순히 기업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개인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생활 밀접형 프리랜서 시장 역시 성장하고 있다.
· Soomgo : 외국어 레슨, 취미 음악 레슨, 이사·인테리어, 운동 그리고 아르바이트 연계까지 개인을 위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 시대, 승자의 조건
고용 시장에서 과거의 축적된 경험이 더 이상 자랑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 적응치 못하는 멍에가 되고 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이전까지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젊은 임원의 조기 발탁은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글로벌화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유연한 고용 방식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으며, 이제는 ‘고용주와 직원’의 개념을 벗어난 다양한 고용 형태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이 필요에 따라 전문 인력과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맡기고, 개인은 온라인 플랫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할 기회를 찾는다.
이제는 개개인의 재능, 지식, 취미 등을 활용해 새로운 일을 창출하는 긱 이코노미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본다.
긱 이코노미가 부상하면 피라미드식 구조의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 조직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기업의 업무 수행 방식은 내부 핵심 역량을 제외하고는 외부 전문가와 협업하는 형태로 바뀔 전망이다.
개인 또한 기업 의존적인 고용 불안에서 벗어나 자신의 전문 역량을 기반으로 나이와 상관없이 유연하면서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업무와 일자리가 분리되어 컨설팅 프로젝트, 프리랜서 과제, 계약 기회 등 다양한 대체 방안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결국은 전문 기술, 전문 지식 또는 주문형 경험을 갖추는 것이 승자의 요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