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 신우코스텍(주) 변우홍 대표
기술혁신 성공사례는 기업의 연구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3D & 친환경 페트병 시장을 선도한다
▲ 변우홍 대표
신우코스텍(주)
공동 작성. 남정호 전무(㈜INI 산업리서치),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포장은 상품과 소비자 사이의 마지막 관문으로 마케팅적 기능과 기술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마케팅적 기능은 상품의 특성을 돋보이게 하고 소비자에게 상품의 인식을 강화하는 역할을 말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에는 상품의 특성을 3D 형상으로 부각시켜 상품을 더욱 돋보이면서 고급스럽게 느낄 수 있는 페트 포장이 인기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국내 한 주류회사는 로고가 입체감 있게 도드라져 보일 수 있도록 ‘인몰드 3D 라벨 PET 패키징’을 소주 페트 제품에 최초로 적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술혁신 성공사례 이번 호에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PET 용기를 만드는 장비 개발로 용기의 상품성을 높이고, 친환경 라벨을 사용하여 재활용률을 높인 신우코스텍의 신기술 성공요인을 알아본다.
PET(페트)병에 대한 이야기
“전 세계에서 초당 2만 개씩 생산, 2016년 4천 8백 60억 개가 판매되었고, 10년 전 3천억 개가 소비, 2021년에는 약 5천 8백 30억 개가 소비될 전망이다.”
다름 아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페트병에 대한 이야기다.
PET 용기는 폴리에틸렌텔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수지를 원료로 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로서 1976년 미국 듀폰(Du-pont)사에서 처음 개발하여 시판된 이래, 종래의 유리병 등 식음료 용기의 대체 용기로서 단기간에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성장하였다.
국내에서는 1979년 식용유 용기로 처음 소개된 이후, 80년대 경제발전과 더불어 음료 소비의 비약적인 증가에 힘입어 매년 큰 폭의 신장세를 유지하여 현재는 우리 생활 주변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으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용기로 자리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PET 용기 시장은 2016년에 7천 4백억 원, 2015년에 비해 15.5% 증가한 수치이며, 2020년에는 2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페트용기는 출고량에 비해서, 재활용률이 80%대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대부분 폐페트병 상태로 중국으로 수출되고, 국내에서 재활용되는 페트병은 20% 남짓이다.
PET 용기의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주범은 바로 라벨인데, 신우코스텍은 라벨 분리가 쉽도록 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페트병 시장에 새로운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발 배경 및 제품 특장점
신우코스텍은 1990년에 설립된 산업장비 제조업체로 각종 자동화 시스템은 물론 도장자동화 로봇 분야에서는 현대, 기아,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 협력회사로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설비는 제품납품 주기에 따른 변동성이 크고 국내투자 산업의 정체와 대기업 의존성이 크며 독자적인 해외진출의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게 되었는데, 이때 제안된 사업 가운데 하나가 PET 용기 사업이었다.
PET 용기 공장 방문을 진행한 결과 기존 PET 용기 사출성 형기의 문제점이 상당한 것을 발견하였다.
즉 유압식이어서 전력 소모도 많고 진동과 소음, 냄새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화는커녕 전량 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관건은 이러한 문제점을 신우코스텍이 보유한 기술로 새로운 설비를 만들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었다.
그 제조공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기존 PET 용기 사출성형기는 용기를 만드는 과정은 용기의 사전 형상을 만드는 '사출'과 이를 바탕으로 실제 용기를 만드는 ‘취입(블로)’공정, 그리고 상품 라벨을 인쇄해 부착하는 후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우코스텍이 개발한 성형기는 이러한 공정을 연속 선상에서 한꺼번에 진행하는 세계 최초의 기술로 공정 축소로 인한 원가절감이 가능하며, 기존의 유압식이 아닌 전동식을 탑재해 기존 유압식 대비 70%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으며, 진동 및 소음 문제도 해결하였다.
또한 3D IML 기술을 적용하여 캐릭터, 인물, 글씨 등의 제품 홍보 특성을 3D로 형상화함으로써 기존 PET 용기와 차별화할 수 있게 하였으며, PET 용기 재활용의 문제점 중의 하나인 라벨 분리가 쉽게 하는 친환경 라벨링 기술을 개발해 수분리 1등급을 인증받았다.
개발 성공요인
이러한 노력의 결과 ‘몰드 내부 라벨 기반 3D 라벨링을 구현한 페트(PET) 사출 블로우 성형기’는 2019년 6주 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그럼 지금부터 페트병 시장에 새로운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몰드 내부(In Mold) 라벨 기반 3D 라벨링을 구현한 PET 용기 기술(3D IML, In Mold Label)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차별화된 개념으로 신시장을 창출하라
PET 포장용기 국내 시장은 오랫동안 4~5개의 대기업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나머지를 여러 중소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구조이다.
또 PET 성형기는 일본의 2개사가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국산화 장비는 없는 상황으로 설비시장과 PET 용기 제조시장 모두 신규업체 진입이 쉽지 않은 구조이다.
신우코스텍은 이러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설비의 혁신과 제조공정의 혁신방안을 모색하였다.
신우코스텍은 자동화 산업설비 전문 업체이므로 그 기술을 활용해 전동식을 채용, 유압식 설비의 단점인 에너지 사용량 과다, 소음, 진동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였으며, 성형공정과 후공정을 통합함으로써 공정단축으로 인한 원가절감과 더불어 생산 공장의 생산라인 축소 등의 부가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기존 PET 용기 시장은 구조적으로 신규업체의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신기술인 3D 용기 디자인을 통한 신시장을 목표로 개발하였다.
이러한 목표를 세우고 개발한 결과, 3D 형상화를 통해서 제품의 상품성, 심미성을 높이면서도 에너지 절감 70%, 공정 통합으로 인한 원가절감, 손쉬운 라벨링을 통한 재활용성 제고 등이 가능한 독창적인 기술인 3D IML PET 성형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보다 경쟁력 높은 High-end 시장으로의 진입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사회 변화와 정책(친환경)에 대비하라
플라스틱은 우수한 가공성 및 물성, 낮은 비중, 저렴한 가격 등으로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하는데 큰 공헌을 해왔다.
하지만 대량으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소각이나 매립에 따른 환경부하,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 폐기물의 불완전 연소에 의한 대기오염 발생 등과 같은 심각한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연일 문제가 되고 있다.
신우코스텍이 처음 개발한 3D IML 장비는 초점을 장비에 맞추었기 때문에 라벨 부분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외부 수입을 통해 해결하였다.
그러나 가격상승 요인이 생각보다 커서 원가절감 차원에서 국산화를 추진하게 되었고 이러한 와중에 환경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PET 용기 재활용에 라벨이 중요한 문제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따라 규제 강화에 대비하여 친환경 라벨 개발을 추가적인 목표로 설정하여 기술개발에 돌입하였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IML기술을 특화해 재활용성을 높인 라벨을 개발하게 되었다.
신우코스텍이 개발한 라벨은 접착면에 수해리성 폴리머(Polymer)를 사용한 친환경 제품으로 인체에 무해한 강한 접착력을 가지고 있으며, 뜨거운 물(80~90도)에 완전 해리되어 라벨이 분리되며, PET 병 조각은 가라앉고 PP(비중 0.9) 라벨만 물에 뜨게 된다.
또한 일반인이 분리수거시 도구가 없어도 라벨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하였고 분리 후에 점착제 성분이 남지 않도록 하였다.
이를 통하여 최근 환경부가 고시한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 개정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환경부는 포장재 재활용을 높이기 위해 기존 1등급을 최우수와 우수로 세분화하였는데, PET 병 라벨의 경우 우수 이상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가 분리배출 시 라벨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절취선 등을 도입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가 분리배출하지 않은 라벨은 재활용 세척공정에서 쉽게 제거되도록 물에 뜨는 재질(비중 1 미만)을 사용하여야 한다.
신우코스텍의 라벨은 이를 100% 충족하여 최우수 등급을 받게 되었는데, 본격 생산 시점인 지난해 봄 발생한 국내 쓰레기 대란 사태와 플라스틱 재활용성에 대한 요구 증가로 인해 경쟁사 등에서 초기의 3D IML 라벨만 생각하고 분리성에 대한 의문 제기가 잇따랐으나, 사전에 대응함으로써 재활용 수분리 1등급 인증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하였다.
이로 인해 재활용성 요구가 가장 높은 일본 업체들과의 인몰드 박막컵, 인몰드 요구르트컵 등 다양한 제품의 공동 개발과 장비 판매를 검토 중에 있다.
만약 신우코스텍이 이러한 사회변화와 정책흐름을 모르고 있었다면 시장진입 초기부터 상당량의 벌금 지불 및 비싼 친환경 접착제 사용 등으로 시장창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 변화와 정책을 알고 미리 대비함으로써 이러한 규제를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기술개발은 기존 업무에서 분리하여 전념케 한다
3D IML 기술은 기존의 신우코스텍의 본업인 자동화 공정로봇 기술과는 새로운 개념의 신기술로 기존 업무와 병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그렇듯이 기존 개발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업무만을 전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존 사업은 돈을 벌고 있는 사업으로 지속적으로 바쁜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와 다른 신사업 개발에 전념하기는 쉽지 않다.
신우코스텍의 변우홍 대표는 이러한 연구원들의 어려움을 발견하고는 회사 외부에 별도의 사무실을 구해 연구원들이 3D IML 기술개발에 전념토록 하였다.
연구원들도 이러한 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밤낮없이 기술개발에 몰두하여 세계 최초 기술개발에 성공하게 되었다.
또한 사업화 이후에는 연구원 전원이 보은 공장에 내려와 현장에 적용하면서 발생되는 문제점을 캐치하여 설비를 개선하는 등 사업성공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변우홍 대표가 이러한 결단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기존 사업은 세계적인 로봇 업체인 ABB와 기술제휴를 통해 사업을 전개했지만, 로봇 원천기술에 대한 아쉬움과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독자기술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글로벌 적용성을 가진 세계 최초 기술개발이라는 커다란 성과로 돌아오게 되었다.
완벽한 계획보다 방향이 맞으면 끝까지 추진한다
신우코스텍의 변우홍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세계 최초이므로 실패 리스크를 줄인다고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추진했다면 아마 사업 진입에 성공하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완벽한 계획이 있으면 좋지만 그것은 중소기업에 있어 매우 어려운 일이고 기술개발과 사업에는 시기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업 방향에 대한 확신이 서면 과감히 결단을 내려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신기술 사업을 시작했으면 성공할 수 있는 환경과 과감한 지원, 변화하는 상황에 맞춘 기술개발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신우코스텍은 당초 PET 용기용 3D IML 장비개발을 사업영역으로 생각을 해왔으나, 기존 업체들의 보수성과 세계 최초이다 보니 시장에 대한 입증이 되지 않아 판매에 어려움이 나타났을 때 PET 용기 직접 생산후 설비 판매라는 변경된 계획을 빨리 수립하여 대응할 수 있었고 친환경 라벨 개발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었다.
신우코스텍은 2017년부터 제품 판매를 시작해 두 해 동안 약 70억 원 매출을 달성했으며, 현재는 해외 업체와 납품을 협의하고, 충청북도 보은에 공장 증설하는 등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3D IML이라는 신기술로 PET 병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여 세계 시장 도전에 나선 신우코스텍의 앞날에 ‘성공’이라는 두 글자가 항상 앞에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