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Special Issue 04 - 스마트공장을 이끌어 갈 핵심 요소 “협동로봇”

20.png

▲ 이상형 선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조현장의 혁신이라고 불리는 스마트공장에서 로봇은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산업용 로봇의 도입은 적용 분야의 한계에 도달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협동로봇”의 특징과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스마트공장에서 협동로봇의 역할
 

21.png


독일의 Industry 4.0을 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공장은 생산의 유연성과 효율성 향상, 부품 조달 등 물류 네트워크의 최적화, 에너지 사용량 감소, 제품 생산 환경의 지속적 향상, 제품 가격 인하, 품질 향상을 포함하여 작업자의 안전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공장(또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최근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전 및 가격 하락, 그리고 투자회수 기간의 단축으로 인해 스마트공장의 보급·확산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 규모는 계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

스마트공장의 보급·확산은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용 분야에 한계가 있다.

스마트공장에서 기존 산업용 로봇의 사용은 설치공간의 제약과 유연성 부족 등의 이유로 인해 자동차·기계, 전자·반도체와 같은 소품종 대량생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더욱이 스마트공장에서의 로봇의 활용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실제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독일을 대표하는 23개 산업군에서 스마트공장의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의 증가와 감소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의 도입으로 인해 약 61만 개(생산직 12만 개, 품질관리직 2만 개, 설비보전직 1만 개, 생산계획 담당직 2만 개 등)의 생산현장 직접 고용 일자리가 사라지고, 약 96만 개(IT 분야 21만 개, 데이터 분석 및 연구개발 분야 75만 개)의 간접 고용 일자리가 증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조사 결과 제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간접 고용 일자리의 증가로 인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지만, 생산현장의 직접 고용의 감소는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생산현장 직접 고용 감소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이다.

협동로봇은 코봇(Cobot)이라고도 불리며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하기 위해 설계된 로봇을 의미한다.
 
협동로봇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로봇이 아닌 인간과 함께 일하면서 작업효율과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로봇과 인간의 협력 모델을 의미한다.


협동로봇의 정의와 기능

협동로봇의 정의
 

22.png


기존 산업용 로봇은 로봇이 동작하는 동안 작업자의 안전을 고려하여 안전펜스 등을 설치하여 로봇의 작업 영역에 인간 작업자의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로봇(ISO10218)을 의미한다.

반면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과는 달리 인간과 공존할 뿐만 아니라 작업 혹은 임무 기획 및 수행 시 파트너로서 공생(Symbiotic) 관계를 형성하는 로봇(ISO/TS15066)을 의미한다.


협동로봇의 역사

협동로봇은 약 10여 년 전인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유럽 FP6에 의해 수행된 SMErobotTM 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가볍고 작동이 용이한 로봇 개발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동화를 지원하고자 하였다.

이에 대한 결과물로 2008년 12월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의 UR 시리즈를 처음 협동로봇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이래 쿠카 로보틱스(KUKA Robotics)의 경량로봇인 LBR 이바(iiwa) 시리즈, ABB의 유미(YuMi), 카와다 로보틱스(Kawada Robotics)의 넥스테이즈(Nextage), 리씽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의 백스터(Baxter)와 소이어(Sawyer) 등과 같은 제품들이 지속해서 개발되었다.

이와 발맞추어 국내에서도 최근 한화정밀기계, 두산 로보틱스 등과 같은 대기업들과 뉴로메카, 오토파워, 푸른기술 등과 같은 중소기업들이 협동로봇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협동로봇의 특징
 

23.png


이러한 협동로봇들은 다음과 같은 혁신성을 고려하여 개발되어야 한다.

먼저, 협동로봇은 안전펜스가 없이 사람이 작업하는 공간 어디든지 설치가 가능하도록 로봇의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
 
이는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설치 공간의 제약이 사라져 설치 공간의 축소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일반 노동자나 산업용 로봇을 통해 얻기 어려운 분야에서 산업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반 노동자는 대상 작업에 대해 유연성이 높고 생산성이 낮은 반면, 산업용 로봇은 유연성이 낮고 생산성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협동로봇은 유연성을 높이고 동시에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협동로봇은 기존 공정 시스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설치와 운용이 가능하여 기존 노동자들이 수용에 대한 반감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존 노동자들의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노동환경의 질을 높일 뿐 일자리 감소가 없도록 해야 한다.


협동로봇의 분류

협동로봇은 협동 방식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 있다.

먼저, 작업영역에 사람이 없을 경우에 한해서만 일반 산업용 로봇처럼 동작하는 로봇(Safety-rated Monitored Stop), 사람이 수작업 장치를 사용하여 제어하는 로봇(Hand Guiding), 로봇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모니터링하여 안전거리를 확보하며 작업하는 로봇(Speed & Separation Monitoring), 마지막으로 일정 값의 동력 또는 힘이 감지되면 로봇이 즉각 작동을 멈춤으로써 사람의 상해를 방지하는 로봇(Power & Force Limiting).
 
최근에는 Speed & Separation Monitoring 방식과 Power & Force Limiting 관련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의해 협동로봇의 상용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협동로봇의 기본 기능
 

24.png


협동로봇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센서·인지, 액추에이터 기술 분야의 융합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협동로봇은 비교적 설치와 운영이 용이하지만 정확도의 오차가 다소 용인되는 작업들, 예를 들어 이송(Pick & Place), 머신 텐딩(Machine Tending), 조립(Assembly), 적재(Palletizing), 포장(Packaging), 몰드 핸들링(Mold Handling), 투여(Dispensing), 연마(Polishing), 검사(Inspection)와 같은 작업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 산업용 로봇은 빠르고 정확할 뿐만 아니라 복잡한 운영이 필요한 위험한 작업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협동로봇과 기존 산업용 로봇은 그 활용 분야를 충분히 고려하여 구성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 협동로봇 시장 현황
 

25.png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은 2025년이면 약 338억 달러에 달해 2016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5% 성장했으며 2025년까지 매년 8% 이상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공간 제약의 감소, 로봇 가격 하락, 저렴한 투자자금, 투자자금 회수 기간의 단축 등으로 산업용 로봇 내 협동로봇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2025년 협업 로봇은 전체 산업용 로봇의 37%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이러한 장점들을 바탕으로 향후 협동로봇 시장은 매년 50% 이상 지속해서 성장하여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16년 기준 2,146억 원에서 2022년에는 3.6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가지 예로 협동로봇 분야의 선두주자인 유니버설 로봇은 2016년 처음으로 매출 실적 1,000억 원을 돌파하였고, 이는 2012년 217억을 기준으로 했을 때 매년 50% 이상 성장한 수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국내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102억 원에서 2022년 기준 1,733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급격히 성장한 협동로봇 시장은 국내외 대기업들의 투자와 더불어 다양한 중소 협동로봇 제조 업체들의 산발적으로 등장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생성하고 있다.


향후 협동로봇의 발전 방향

협동로봇은 산업 경쟁력 향상과 동시에 기계와 인간의 공존을 추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융합 기술이라는 점에서 그 활용 가능성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협동로봇은 앞으로 다가올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임금 상승 및 인력 부족, 이로 인한 낮은 노동생산성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로봇 자동화 비율이 높지 않고, 노동 인력 시장이 풍부한 중국 시장에서조차 협동로봇의 활용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향후 국내 협동로봇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을 짚어보도록 한다.

먼저, 협동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다른 측면에서 활용도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국내 산업용 로봇과 관련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23조에 따르면 산업용 협동로봇은 협동 작업 시 인간과의 충돌 방지를 위해 로봇의 최고 속도를 250㎜/s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동작 정확도, 반복 정밀도, 전자파 적합성 등의 성능 규제를 위한 국가 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산업용 로봇과 같이 인간의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활용이 아닌 인간을 도와 인간 작업자의 생산성을 향상하거나 인간의 제한된 근무시간을 보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현재 정부를 비롯한 협동로봇 제조 업체들은 로봇 플랫폼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말해, 협동로봇의 산업 생태계가 로봇 플랫폼 개발 및 보급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신 협동로봇 플랫폼이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제시한 안전 규격 ISO/TS 15066을 준수하면서 기존 제품보다 조작성과 안전성이 크게 발전되고 있지만, 실제 협동로봇을 활용하는 수요자 측면에서 부가기술 및 솔루션 제공에는 아직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협동로봇 제조 업체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협동로봇 산업 생태계의 확장을 고려해야 한다.

협동로봇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로봇 플랫폼 기술을 포함하여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센서·인지, 액추에이터 기술들이 융합되어야 한다.

일례로 유니버설 로봇은 자신들의 협동로봇 플랫폼인 UR 시리즈의 확산·보급을 위해 다양한 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엔드-이펙터(End-Effector), 비전 솔루션, 소프트웨어 솔루션, 다양한 액세서리 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솔루션 제공은 유니버설 로봇이 협동로봇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

국내 협동로봇 제조 업체들도 협동로봇 개발 시 이러한 솔루션 개발에 관심과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협동로봇을 실제 제조현장에 보급하기 위해서는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은 실제 제조현장의 수요에 맞게 협동로봇의 설치, 유지보수, 교육 등을 통해 협동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한다.
 
실제 해외 업체들은 다양한 구축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를 체계화하고 디지털화하는 작업들을 수행하고 있지만, 국내 SI 업체들은 이러한 작업을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 SI 업체들도 자신들만의 튼실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구축 경험을 체계화 및 디지털화 하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내 SI 업체들의 교육 및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협동로봇은 로봇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협동로봇이 중소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로봇 작업 프로그래밍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엔지니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중소 제조업체들의 특성상 다품종 소량생산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로봇 작업 프로그래밍은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정부과제 등을 통해 로봇이 인간의 작업을 모방하여 작업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구축하는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협동로봇 제조 업체들은 이러한 협동로봇 작업 프로그램을 손쉽게 작성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국내 협동로봇 시장에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대기업들은 인적·물적 자원의 투자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협동로봇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국내 협동로봇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협동로봇 생태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협동로봇을 통해 기업의 생산 효율성과 품질을 향상해 우리나라 중소 제조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제조업체·부품업체, SI 업체, 연구기관, 학교, 수요처가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로봇 클러스터 구축이 요구된다.

협동로봇은 스마트공장의 구축을 비롯해 서비스 분야까지 그 범위를 넓혀 향후 로봇 시장을 이끌어 나갈 핵심 요소 기술이다.

앞서 언급된 사항들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협동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