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넘어 진정한 공유경제를 향하여
▲ 조산구 대표, 회장
(주)위홈, (사)한국공유경제협회
공유경제는 개인 간의 유휴자원을 빌려주고 빌려 쓰는 경제활동에서 시민 중심의 경제로 발전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사회가 당면한 문제 해결, 관련 산업의 발전, 혁신성장 및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해 가야할 길이다.
이 글에서는 공유경제의 특성 및 현황과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공유경제는 시민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공유경제는 개인 간의 유휴자원을 빌려주고 빌려쓰는 경제활동으로 시작해 이제는 시민 중심의 경제로 발전하고 있다.
경제 가치의 생산, 유통 및 소비에서도 시민의 역할과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기업이나 정부가 주도적으로 경제 가치를 만들고 시민은 단순한 경제 소비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공유경제의 등장으로 소비자였던 개개인이 경제 가치 생산자로서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이는 마치 인터넷에서 정보의 소비자였던 사용자들이 이제는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서 중요한 미디어로 성장한 것과 같은 흐름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다양한 혁신 기술이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지인들이나 소규모 공동체의 생활양식인 공유가 경제로 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의 보급과 신뢰 플랫폼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공유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개인이 돈을 벌거나 아끼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유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따라서 공유경제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기술 기반의 혁신 경제로서 관련 산업의 발전 기반이 될 수 있다.
최근 중개자 없이 개인간에 다양한 가치를 신뢰 있게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하면서 공유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블록체인으로 참여자 중심의 조합주의 공유경제 구축도 가능하기 때문에 소수 공유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에 의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공유의 대상 범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차량과 승차, 숙박과 사무실, 그리고 금융이 대표적인 3대 공유 분야인데 이제는 물건, 경험, 시간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개인 간의 공유에 기업과 정부도 참여해서 범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공유경제는 머지않아 현재의 산업경제를 넘어서 일반화될 것이라는 제레미 리프킨의 예상이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공유경제는 인류 생존을 위한 길이다
공유경제는 소유에서 공유로의 세기적 변환이라고 한다. 공유경제 기업의 급속한 성장이 이러한 흐름을 설명해 주고 있다.
공유 소비자는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지불하여 더 편하고 다양하게 누릴 수 있다.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필요할 때 내려 받아 쓰는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우리의 생활에서도 많은 것들을 필요할 때 공유로 빌려 쓰는 클라우드 라이프 스타일이 부각되고 있다.
공유 제공자는 자신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유연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경제 소비자였던 개개인이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혁신 기술로 무장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사회적으로는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공동체 의식 제고와 같은 효과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기 위한 해법이기도하다.
공유경제는 이와 같은 직접적인 경제적,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인류의 지속성장을 위해서 기존의 과잉 생산과 과잉소비를 극복해야 한다는 절실한 이유 때문에 필요하기도 하다.
공유경제는 대세이다
글로벌 기업가치 TOP 5 중 4개 기업이 공유경제 기업이라는 통계만 봐도 공유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공유승차 업계의 선도주자인 우버는 2019년 5월 1,000억 달러(약 114조 원)의 가치로 상장할 예정이다.
중국의 공유승차 업체 디디추싱은 570억 달러, 공유숙박 업체 에어비앤비는 500억 달러, 공유사무실 업체 위워크는 470억 달러의 기업 가치이다.
창업한 지 10년밖에 되지 않은 우버가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 3대 자동차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을 금방 넘어설 기세이다. 우버의 시가총액은 한국의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 27.7조 원의 4배 이상의 가치이다.
우버는 공유승차 서비스에서 머무르지 않고 우버이츠(Uber Eats)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와 우버프레이트(Uber Freight)라는 장거리 공유운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자동차 사업 부문에 독립적으로 10억 달러의 투자유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버는 공유승차를 넘어 다양한 온디맨드 서비스로 확장해갈 것으로 기대된다.
창업한 지 11년 된 에어비앤비가 100년여의 역사를 자랑하는 5개의 글로벌 최대 호텔 체인보다 더 많은 6백만 개의 객실을 갖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공유숙박 외에 호텔투나잇을 인수해서 호텔 예약 사업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항공권 예약도 준비 중이다.
공유숙박에서 부동의 선도 주자인 에어비앤비는 모든 여행과 공유 경험 시장을 재정의할 기세로 발전하고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사업 확장에서 볼 수 있듯이 공유 플랫폼의 혁신 속도와 잠재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크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공유경제를 수용하느냐 마느냐는 단순히 관련 서비스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혁신을 통한 진화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공유는 당면한 사회 문제의 해법이다
공유경제는 다양하고 경제적인 새로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나아가 우리가 처한 다양한 사회적 과제를 풀고 관련 산업의 발전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승차공유와 숙박공유의 예를 살펴본다.
공유승차는 도로를 넓히는 일이자 미세먼지의 해법이다. 공유승차는 사회적 인프라인 도로의 효용성을 높여 도로를 넓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공유승차가 활성화되면 도로의 차량을 줄일 수 있다.
차량이 줄고 소통이 빨라지면서 배기가스를 대폭 감축할 수 있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차량 2부제의 불편이 없이도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을 것이다.
관광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공유숙박의 활성화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공유숙박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관광의 패러다임이 단체관광에서 개별 자유관광으로 바뀐 이후 동네여행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런던이나 파리와 같은 글로벌 주요 도시의 규모 및 여행객 수와 비교해 봤을 때 최소 5만 개의 공유숙박 객실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공유숙박 정책을 바탕으로 숙소 등록요건 완화와 내국인 숙박 합법화만으로도 숙박료 매출은 약 4천 500억 원 그리고 약 2조 원의 지역경제 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연봉 4천만 원인 일자리 5만 개를 창출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공유숙박은 정부가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일자리 창출 해법이다.
공유숙박은 전업주부 및 노인 세대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통해 인구절벽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를 풀고 노인의 고독 문제를 푸는 복지 사업이다.
따라서 공유숙박은 단순한 숙박의 차원이 아닌 다각적인 효과 측면에서 판단해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와해의 물결이 몰아친다
글로벌 공유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이나 소수의 공유플랫폼 사업자의 가치 독점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공유경제가 아직 제대로 발을 떼고 있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러한 독점의 문제를 극복하면서 공평한 공유경제 모델로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조합형 공유경제가 그 해법이다. 막대한 벤처투자를 받은 플랫폼 사업자는 높은 공유 거래 수수료 기반의 수익창출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조합형 공유경제는 토큰 이코노미 기반의 자금확보로 수수료가 없는 제로마켓 플레이스로 참여자 중심의 사업전개가 가능하다.
참여자의 권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기존 사업자를 공유모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크다.
필자는 지난 8년여 간의 코자자 공유숙박 플랫폼 사업 경험을 살려 위홈이라는 조합형 공유숙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에어비앤비의 슈퍼호스트 숙소를 여행객이 서비스 수수료 없이 예약하고 추가로 참여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이다.
이는 블록체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모델이다. 공유숙박의 등장을 경계하고 있는 대한숙박업중앙회도 서비스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많은 여행객 유입이 가능한 위홈과의 협력에 긍정적이다.
공유숙박으로 다소 경쟁이 높을 수 있으나 위홈을 통한 매출 증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즉, 공유숙박 플랫폼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 간의 갈등 대신 협력이 가능한 것이 조합형 공유경제 모델인 것이다.
블록체인은 수수료 없는 조합형 공유경제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공유경제를 크게 활성화할 수 있는 인프라이다.
블록체인은 개인의 온라인 활동이나 데이터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가치 등을 암호화폐화 해서 경제적 가치로 만들고 중개자의 장벽 없이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암호화폐와 토큰 이코노미 등을 적절하게 결합하여 공유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고 위홈과 같이 공유경제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
새로운 출발선에서부터 빨리, 크게 가자
공유경제는 새로운 서비스의 차원을 넘는 것이다.
우리가 처한 당장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혁신성장과 소득 주도 경제와 인류생존을 위해서도 가야 할 길이다.
일부에서는 규제이슈를 많이 얘기하는데 규제 이전에 공유경제의 중요성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 하에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이 먼저이다.
공유경제 전체 생태계를 고려한 입체적인 국가 전략이 있어야 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제도 정비와 사회적 합의 도출도 가능한 것이다.
공유경제의 급속한 성장만큼이나 변화도 크다. 현재는 소수의 글로벌 독점 플랫폼에 의해서 공유경제가 확대되고 있다.
블록체인과 다양한 혁신 기술의 등장은 현재의 불공정한 공유경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더욱 활성화되고 참여자 중심의 진정한 모델로 발전할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과 기술의 흐름을 간파해서 국가 차원의 치밀한 전략과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공유경제 분야에서만이라도 오픈시스템을 적용해서 다양한 공유모델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공유경제가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정부와 시민사회가 협력해서 갈등을 풀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우리의 공유경제가 늦어졌지만 새로운 국가 전략과 정책으로 전체 생태계 활성화에 노력한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공유경제 활성화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