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 라스트 마일 전쟁 3편: 라스트 마일이 왜 대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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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철 대표
동아엑스퍼츠
지난 호에서는 라스트 마일 생태계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자영업자로부터 배달 매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는 라스트 마일 업체의 장단점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해외 라스트 마일 업체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매장 외 매출이 중요하다
2018년 외식업 경영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외식사업자의 매출별 서비스 유형을 분석한 결과 사업장 매출이 낮을수록 완전 서비스 비중이 높고, 사업장 매출이 높을수록 완전 서비스 비중이 낮아짐을 알 수 있었다.
완전 서비스는 모든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를 말하고, 제한적 서비스는 메인 음식만 제공되고 물, 반찬 등 일부분의 서비스는 고객이 직접 이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연 매출 5천만 원 미만 사업장의 완전 서비스 비중이 69.8%인데 비해 5억 원 이상 사업장은 55.4%이였고, 매장 외 취식인 테이크 아웃과 배달은 각각 19.9%, 31.6%로 5억 원 이상 사업장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1).
이를 통해 전체 매출 증대를 위해서는 매장 외 매출 증대가 중요한 요소임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몇몇 유명한 맛집을 제외하고는 외식사업장의 평균 테이블 수가 11개 정도임을 감안하면 매장 내에서 창출되는 매출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비프랜차이즈보다 프랜차이즈가 상대적으로 테이크 아웃, 배달 등 매장 외 서비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프랜차이즈의 경우 테이크 아웃과 배달의 합계가 19.6%인 것에 비해 프랜차이즈의 경우 44.2%인 것으로 나타났다(표 2).
프랜차이즈가 매장 외 서비스 비중이 높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파악된다.
첫째, 표준화된 메뉴와 맛, 가격,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어디에서 주문하든 예상했던 그 맛이 배달되는 것이다.
둘째, 매장 전체 매출 증대를 위해 최초 프랜차이즈 기획 단계부터 포장 등을 고려하여 메뉴가 설계되었다.
최근 치킨집의 배달 패키지를 보면 그야말로 예술이다. 종이상자에 콜라, 피클 등이 흔들리지 않게 배치되어 있다.
셋째, 프랜차이즈 본부의 공동마케팅 등으로 인해 고객의 브랜드 인지도가 확보되었다.
그에 비해 이러한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프랜차이즈는 매장 내에서 반찬부터 식사까지 모든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완전 서비스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직접 채용보다 비용 효율적이다
바로고, 달리고 같은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할 경우 외식 업체에서는 배달원을 직접 채용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외식 업체들은 배달로 추가 매출을 기대하지만, 배달 인력 구인난을 차치하더라도 인건비, 오토바이 유지비 등 금전적인 부담으로 직접 배달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비용과 배달 기회 상실 등을 계산해 보면 직접 채용보다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익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주문별로 배달원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주문을 놓치지 않고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달 주문은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 정점을 찍고 그 외의 시간은 주문이 한산한 경우가 많다.
직접 채용할 경우 사업주 입장에서는 주문이 폭주하거나 한가한 때에도 평균치를 배달할 수 있을 인원의 배달 직원을 채용해야 한다.
따라서 이른 오전과 늦은 밤 시간대는 잉여 인력에 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바쁜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는 들어오는 모든 주문을 효과적으로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할 경우 배달 건당 수수료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배달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또한 사업주는 직접 채용할 경우 발생하는 급여, 식대, 오토바이 구매 및 관리비 등의 직접 비용과 근태 관리, 배달 기회 상실 등의 간접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배달원을 직접 두는 것보다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할 경우 30~40%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가?
“배달비 2,000원 받는데 괜찮으신가요?” 요즘 심심치 않게 듣는 통화 내용이다.
시장조사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가 배달 음식 이용 경험이 있는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9.5%가 ‘배달료 인상은 가격을 올리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왜 배달비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상황이 빈번해지고 있을까? 이는 외식업체 입장에서 배달원 직접 채용에 비해 배달 대행업체에 지불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체 외식 업체 중에서 월 배달비가 15~50만 원이 39.8%, 50만 원 이상이 30.9%로 합계가 70.7%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직접 채용 배달원 월급의 경우 매달 지불되고 배달건수 별로 비용이 지불되지 않아 사업자에게는 건별로 체감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전가하기엔 심리적 저항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배달 대행업체 사용 시 배달 건별로 비용이 지불되며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용이하다고 판단된다.
소비자의 추가적인 비용 부담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존재하나 라스트 마일은 매장 외 매출을 증대시키고 배달원의 직간접 비용을 절감하고 높은 임대료 등을 일부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주에게 필수불가결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조 단위로 성장한 미국과 유럽의 라스트 마일 업체
유럽에서는 딜리버리 히어로 외에 저스트잇(Just-Eat)과 테이크어웨이닷컴(Takeaway.com) 등이 성공적으로 IPO를 마치고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조 단위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독일 태생의 딜리버리 히어로의 경우 2017년 상장을 통해 총 1조 1,500억 원을 조달했고 2018년 기준 기업가치가 9조 5,000억 원에 이르는 등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다른 유럽계 배달 업체들도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추세다.
인수합병을 통한 Quantum Growth
딜리버리 히어로는 스웨덴, 오스트리아, 폴란드, 인사이트핀란드 등 유럽 국가들을 비롯하여 영국 및 호주 등 영어권 국가로 진출하였고 2013년부터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까지 인수합병을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12년 딜리버리 히어로가 요기요를 오픈하였고 2014년에는 배달통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수하였다.
즉 국내 2, 3위 배달 앱은 딜리버리 히어로가 국내 인수합병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것이다.
또한 2017년 푸드플라이의 모든 지분을 인수하고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업체인 바로고에 대한 투자를 통해 배달 앱과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통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물론 인수합병을 통한 현지화 전략은 여러 가지 단점이 존재한다. 현지 기업에 많은 자율 권한을 부여하게 되면 모든 네트워크가 공통된 플랫폼 등을 쓸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비용 절감과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그러나 현지화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이 만족할 경우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명확한 장점도 있다.
해외 서비스 상황을 보면 글로벌 표준 플랫폼 확장보다는 현지화 전략이 시장에서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각국의 음식 문화, 음식점은 제각기 다르고 배송 인프라와 배송 방식 또한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 예로 미국의 배달 시장 점유율 구조를 보면 유럽계 배달 앱 사업자의 브랜드를 찾아볼 수 없다.
O2O 플랫폼의 특성상 오프라인을 모르고는 시장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적자로 쌓아 올린 시장 점유율
배달 사업자들은 빠른 시간 내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업체 인수합병에 많은 자금을 쏟아 붓고 있지만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소비자가 없는 플랫폼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업체보다 차별적인 기능 및 서비스 제공과 마케팅 등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Dealroom과 Prioridata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배달 사업자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초기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마케팅 등을 통해 일정규모 이상의 고객수(Critical Mass)가 확보되고 나면 비로소 흑자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습관화되고 지배적인 주자로 거듭나면 기업 가치가 급상승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그 예로 저스트잇은 영국 시장을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고 테이크어웨이닷컴은 네덜란드 시장의 리더다.
독일에서는 딜리버리 히어로가 푸드팬더를 인수한 후 독일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굳건히 했다.
그러나 온라인 배달 시장은 기술적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새로 생겨나는 배달 업체들과 지속적인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 결과 딜리버리 히어로 등의 주가상황은 과거 대비 그리 양호하지는 않다.
다양한 비즈니스 및 운영 모델 등장
해외 배달 앱 업체의 경우에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비즈니스 모델, 핵심 역량 및 인프라에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2011년에 시작된 딜리버루(Deliveroo)가 저스트잇과 영국 배달 산업의 양대 산맥을 재빠르게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왜일까? 그것은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및 역량 덕분이다.
저스트잇은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 네덜란드의 테이크어웨이닷컴과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배달 중개 업체다.
즉, 이들은 자체 라이더를 보유하지 않고 소비자와 음식점을 온라인으로 연계해 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음식점이 배달 비용 부담의 주체가 되기 때문에 ‘배달 가능 지역 및 시간’의 제약을 받고 최소한의 금액 이상을 주문해야만 배달해 주는 조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 딜리버루는 소비자와 음식점을 중개해 주는것은 물론 자체 라이더를 보유하여 고객으로부터 약 2,000~3,000원 가량의 추가 배달비를 받는 구조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스트잇을 이용했을 때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상쇄하는 장점도 존재한다.
먼저 배달 가능 지역이 상대적으로 넓고 음식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줄여주기 때문에 최소 구매금액 또한 없다.
다시 말해 딜리버루는 여러 음식점에서 최소 구매금액에 제한 받지 않고 여러 가지 음식을 배달받고 싶어 하는 중산층에게 인기 있는 서비스로, 저스트잇이 기존에 만족시키지 못한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
즉 저스트잇은 비용에 집중하고 딜리버루는 편의성에 집중하면서 각각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우버와 아마존도 앞다투어 우버이츠와 아마존닷컴을 내세우며 온라인 배달 산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그리고 이들 역시 딜리버루처럼 저스트잇, 테이크어웨이닷컴, 딜리버리 히어로가 단순 중개업체로서 만족시키지 못한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자체 라이더를 보유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우는 등 라스트 마일 산업의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아시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배달앱 및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업체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