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Tech Issue - 주방을 공유한 플랫폼 비즈니스 사례_음식을 공유하는 기술 ‘공유주방’

Tech Issue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 및 해외 유망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주)비전컴퍼니와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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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민 대표
(주)비전컴퍼니


최근 외식업계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공유주방’이다.

2018년에 우버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한국의 빌딩을 매입해 전체를 주방으로 만들고 이곳에 수십 여 개의 식당을 입점시켜 음식배달 서비스를 하겠다는 이른바 ‘공유주방’ 사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실제로 그는 미국에서 ‘클라우드 키친(Cloud Kitchens)’이라는 이름의 공유주방 서비스를 크게 성공시켰고 현재는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공유주방은 한국에서도 큰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또한 공유주방은 폐업률이 높은 외식업계의 문제를 해결할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6년 외식업 폐업률은 23.8%로 산업 전체 평균 폐업률 13.2%와 비교해보면 약 2배나 높다.

외식업의 폐업률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외식업 사업자들의 역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 과당경쟁, 높은 임대료와 불경기 등 다른 원인들도 한몫하고 있다.

과연 공유주방은 전문가들의 바람대로 외식업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물론 공유주방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만으로는 외식업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강력한 플랫폼의 파워가 더해져야만 외식업계도 살고 공유주방 업체들도 살 수 있을 것이다.

공유주방은 외식업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새 아이템이 될 수 있으며, 기존 외식업 창업주들에게는 신규 고객을 창출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밝은 미래가 곧 펼쳐질 것만 같은 공유주방 사업도 국내에서는 짚고 넘어가야할 장벽이 하나 있다.
 
바로 ‘식품위생법’이다. 국내 식품위생법 37조 4항에 보면 음식점은 하나의 공간에 단 하나의 사업자만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공간에 여러 사업자를 두고 영업하는 방식의 공유주방은 현재 국내에서 불법일 수밖에 없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국내 공유주방 업체들은 엄밀히 따져보면 편법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도 처음에는 공유주방이 불법이었으나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공유주방을 합법화한 바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미국의 사례를 기반으로 신속하게 규제를 풀어 다양한 공유주방 창업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공유주방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공유주방에 배달전문 식당을 입주시키는 ‘주방공유’ 방식이고, 두 번째는 기존 식당에 배달음식 조리 공간을 설치하는 ‘가상식당’ 방식이다.


‘주방공유’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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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주방공유’ 공유주방 모델은 미국의 키친타운과 키친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키친타운은 약 563평 규모의 공유주방을 외식업 창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입주한 창업자들은 시간대별로 주방 공간과 요리 도구를 공유해 사용하고 이용 시간과 사용한 시설 종류에 따라 임대료를 지불한다.

또한 창업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이 개발한 요리 상품을 실험하고, 키친타운 요리 전문가들의 다양한 지도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키친타운은 입주한 창업자들이 매장이나 공장을 설립할 때 투자도 하는데 지금까지 420여 개 업체에 6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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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유나이티드는 키친타운과 달리 음식을 만들어 바로 판매할 수 있는 상업용 주방을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배달의 민족이 출시한 ‘배민 치킨’, 우버의 ‘클라우드 키친’이 이와 동일한 공유주방이라 할 수 있다.
 
키친 유나이티드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구글벤처스로부터 약 11억 원의 투자를 받았으며, 현재 키친타운처럼 주방 공간과 도구를 임대해줄 뿐만 아니라 강력한 플랫폼의 지원으로 배달 및 마케팅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가상식당’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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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가상식당’ 공유주방 모델은 미국의 우버이츠와 영국의 딜리버루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버이츠의 가상식당은 기존 식당의 유휴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메뉴나 식당을 추가하는 개념이다.

일례로 우버이츠가 특정 지역의 음식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이 지역 주민들이 ‘포케’를 자주 검색하는데 인근 지역에 하와이 식당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해당 지역의 한 식당에 포케를 만들 것을 제안해 포케 음식 배달을 시작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 식당은 한 달 동안 매출이 1.5배나 상승했고, 우버이츠는 메뉴를 독점적으로 관리해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버이츠는 전 세계에 1,600개의 가상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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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딜리버루는 세계 유명 식당과 협력해 이동식 부엌 ‘루박스’를 만들어 유명해졌다. 현재 전 세계 30여 개 도시에서 200여 개 루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이탈리아 밀라노의 유명한 피자가게 ‘리에비타’가 런던에 오픈한 루박스로 피자 배달 주문이 쇄도해 큰 인기를 끌었고 이런 인기에 상응해 리에비타는 2018년에 정식으로 런던점을 오픈했다.

이렇듯 조리시설을 임차해 다른 지역의 맛집 메뉴를 만들어 제공하는 사례는 계속 탄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