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1

Hot Tech - 세라마이드 고함유 라멜라 안정화 기술

Hot Tech는 기술을 선도하는 혁신기업으로부터 듣는 최신 기술동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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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혁 수석연구원
아모레퍼시픽(주)


기술 개발 배경

피부의 최외각층에 위치한 각질층은(Stratum corneum) 피부 내 수분을 유지하고 다양한 외부 스트레스로부터 피부를 보호함으로써 소위 피부장벽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각질층의 기능은 각질세포 간 지질의 구성 및 구조와 큰 상관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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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질세포 간 지질은 주로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자유지방산, 콜레스테롤 에스터(Cholesteryl ester)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이 다층 라멜라 구조를 이룸으로써 피부장벽 기능을 유지한다(그림 1).

이 중 약 40~50%를 차지하고 있는 세라마이드는 각질세포 간 지질의 라멜라 구조와 장벽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라마이드가 피부장벽 기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각질세포 간 지질 성분임에도 천연의 세라마이드는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상업적인 이용에는 제약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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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자사를 비롯한 다수의 화장품 회사들은 인공적으로 합성한 유사세라마이드(Pseudoceramide)를 화장품에 사용해 왔다(그림 2).

세라마이드 또는 유사세라마이드를 화장품에 적용하는 데 있어 또 다른 장벽은 이들이 대부분의 용매에 용해도가 좋지 않고 쉽게 감마결정상태(γ-crystalline state)로 전이되는 특징이 있어 제형을 설계하기에 까다로운 물성을 지녔다는 점이다.

따라서 피부에서 세라마이드 및 유사세라마이드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제형에서의 처방 함량을 증가시키고 라멜라 구조의 장기 안정성을 높여 감마결정 전환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세라마이드 고함유 제형 개발 트렌드

선진 업계에서도 유사세라마이드를 제형 내에 고함량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라멜라 구조 안에 유사세라마이드 및 다른 각질세포 간 주요 지질인 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을 함께 배열시킴으로써 감마결정화를 억제시키는 방향의 접근을 시도한 사례는 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 출시된 제품들을 분석해 보면 다방면의 기초연구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피부장벽지질모사 제형구현까지 이루어진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라마이드 혹은 유사세라마이드 자체의 물성이 다루기 어렵고, 지방산과 콜레스테롤도 결정성이 강해 많은 양을 처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어떤 제품은 꽤 안정화된 라멜라 구조를 갖추었지만 세라마이드 외 다른 지질 성분들을 적절히 포함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또 다른 제품은 상당한 함량의 세라마이드 혹은 유사세라마이드를 사용했지만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면 광범위한 석출이 관찰되기도 한다.

물론 광범위한 석출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외견상 눈에 띄지 않게 미세 결정화시키는 기술 자체는 나름 훌륭한 면이 있다.

그러나 석출된 형태의 성분은 피부흡수 효율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효능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 외 상당히 많은 제품들이 세라마이드를 함유하고 있다고 표방하지만 대부분 전성분 표기상 매우 소량이거나 함량 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화장품법에 의해 제품명에 세라마이드가 포함된 경우에만 함량표기가 의무화되어 있다.).


세라마이드 고함량 라멜라 안정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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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한 라멜라 구조를 형성시켜 다량의 세라마이드를 제형 내에 결정화 없이 안정화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던 중 이온화된 지방산에 의하여 유도되는 라멜라 구조의 측면상호작용(Lateral interaction) 강화 현상에 주목하였다(그림 3).

처방 비율을 잘못 조절하면 오히려 광범위한 결정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지만, 적절한 처방하에서는 상당히 견고한 라멜라 구조를 형성하고 경시적인 안정성도 매우 높았다.

그리하여 다양한 시행착오와 장기간의 안정도 테스트를 통해 고함량(3%)의 유사세라마이드 PC-104를 안정하게 함유하면서도 사용감이 우수한 크림 제형을 개발할 수 있었다.

개발된 제형은 소비자 기호에 맞춰 적절한 에몰리언트와 향료 등을 추가하여 브랜드 제품으로 완성하였고 이 제품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구조 분석과 임상효능 시험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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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구조 분석을 위하여 SAXS 분석을 진행하였고 패턴상에 나타나는 피크들을 거리로 환산하여 그 비를 계산한 결과 d1 : d2 : d3 ≒ 1 : 1/2 : 1/3로 제형의 구조가 정확하게 라멜라 형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4).

효능 검증은 일반적인 장벽기능 측정방법인 경피수분손실량(TEWL) 측정과 각질 내 장벽물질 합성량을 측정함으로 이루어졌다.

경피수분손실량 측정은 피부장벽을 통과하여 내부의 수분이 증발해 나가는 정도Tech를 측정하는 거시적인 측정 방법으로, 장벽기능이 강화될수록 수치가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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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기능이 손상된 피부에 자사 제품 사용 시 경피수분손실량이 뚜렷하게 낮아지는 것이 확인되었다(그림 5).

미시적인 차원에서의 검증으로는 장벽기능 손상 피부에 제품 사용 후 피부장벽물질의 함량을 측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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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세라마이드 등 내생(Endogenous) 장벽물질들의 합성이 본 기술이 적용된 제품 사용에 의해 증가됨을 확인하였다(그림 6).

임상시험결과들을 종합하면, 해당 제품 사용에 의해 피부 장벽기능이 실제로 회복됨을 알 수 있었다.


세라마이드 고함유 라멜라 제형 개발의 파급효과

세라마이드 혹은 유사세라마이드는 독특한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 화장품 제형 내에 석출되지 않은 형태로 다량 사용하기 어렵고 지방산, 콜레스테롤 등 주요 피부장벽물질들과 함께 배합하여 실제 피부장벽지질을 모사하는 일은 더욱 쉽지 않다.

우리는 새로 개발한 기술을 통해 크림 제형 내에 3%의 유사세라마이드를 안정하게 함유시켰을 뿐만 아니라 분자 배열 구조 측면에서도 각질세포 간 지질을 실제와 유사하게 모사하였다.

또한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실제 제품 사용이 피부장벽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번에 제품에 적용한 기술은 세라마이드 고함유 및 장벽지질 모사 제형 개발에 사용되었지만 라멜라 안정화 기술 자체는 좀 더 넓은 분야에 확대될 수 있다.

피부장벽지질과의 구조적 유사성은 피부친화도가 높다는 특성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유효물질의 경피전달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에도 응용될 수 있으며, 다층 지질구조는 제형 내부와 외부의 환경을 효과적으로 격리시킴으로써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물질의 안정도를 강화시키는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