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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현장속으로 - (주)에이패스 서재형 대표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공정 혁신으로 자동차 품질의 결정적 차이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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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 한제훈(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자동차 한 대를 완성하려면 매우 다양한 기술과 부품이 접목돼야 한다.

자동차용 수공구와 결합용 금속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주)에이패스(이하 에이패스)는 기술개발과 생산 혁신을 통해 자동차의 완성도 향상에 손을 보태온 기업이다.

최근에는 스마트공장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부품에서 제조로 혁신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에이패스를 찾았다.



복잡한 공정을 줄이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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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패스는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에서 자동차 패스너 기술 영업을 담당했던 서재형 대표가 2002년에 창업한 기업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대다수 국내 완성차 업체로부터 인증을 받았으며, 해외에도 진출해 글로벌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에이패스가 개발한 부품은 에어백, 시트벨트, 자동차문 및 EV 배터리 패키지의 모듈 부품으로 완성차 곳곳에 사용되고 있다.

연비 개선과 경량화가 진행되면서 자동차 부품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볼트와 너트를 비롯한 결합용 금속 부품 혁신은 자동차의 공정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조립 수준도 높여준다.

에이패스는 과거 일일이 조립해야 했던 체결부품을 연계해 패키지로 만들어 특허를 받았다.

“인서트라고 불리는 삽입형 부품은 과거 전량 수입품에 의존했습니다. 이를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죠. 지금도 해당 품목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우리 회사를 포함해 단 두 곳밖에 없습니다.”

오방열 이사가 에이패스의 경쟁력을 언급한다. 고객사에서 제공한 도면을 활용한 OEM 생산도 당연히 하고 있지만, 에이패스에서 먼저 자동차의 기능과 특성에 맞는 신규 제품을 제안하는 일이 더 많다.

고객사와 협의를 거쳐 어렵게 개발한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에이패스는 꾸준한 연구개발로 기존 제품보다 발전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에이패스의 슬로건은 ‘솔선해서 미래를 창조하며 될 때까지 노력하고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이다.

이 한 줄을 통해 에이패스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스마트공장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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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패스는 본업과 관계없는 일에 관심을 두기보다 자동차 분야에 집중하며 사세를 확장해 왔다. ‘안정 성장’을 내세웠지만, 본업과 관련한 분야에서만큼은 빠르고 혁신적이다.

과거 직장생활을 하면서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해외 공장과 각종 전시회에 방문할 기회가 많았던 서재형 대표는 선진국 시스템과 자동화 시설을 익히 접한 터였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스마트공장 논의가 나올 때부터 “이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에이패스가 생산하는 품목은 대부분 자동차업계에 납품된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업계는 활발하지 않다.

전기차 배터리용 신제품에 희망을 걸어보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했다.

이전에도 서재형 대표는 이전 직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생산 환경에 녹여낸 경험이 있었다.
 
엑스레이 도금 두께 측정기나 표면 조도 측정기 같은 첨단장비를 도입했다.

2009년에는 자체 전사적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를, 2016년에는 제조실행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을 도입하는 등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생산 시스템 고도화에 집중했다.

현재 현대기아차에 에이패스와 유사한 업종으로 등록된 업체는 무려 100여 개이다.

그중에는 1,000억 원대의 높은 매출을 올리는 곳도 있다. 그 사이에서도 에이패스는 높은 공정 전산화 수준을 자랑한다.
 
스마트공장은 직원들에게도 유익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방법이었다.

여러모로 수작업으로 각종 업무를 추진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았다. 데이터 입력부터 편집, 관리, 분석에 이르는 전 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면 자동화는 필수였다.

품질보증팀 오방열 이사는 “스마트공장 도입 단계에서 대표님의 의지가 매우 컸다”고 전한다.

에이패스가 스마트공장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에이패스의 생산품목은 무려 1,100개 내외이다.
 
기본적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야 하기에 직원들이 다뤄야 하는 데이터가 너무도 많았다. 이런 데이터를 하나하나 관리하다 보면 당연히 직원들의 업무도 과중해진다.

작은 너트나 볼트 하나도 불량이 발생하면 그 파급력은 크다. 더구나 자동차는 사람이 사용하는 이동수단.

스마트공장은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불량률을 낮추는 핵심 해법이라 할 수 있었다.


생산성은 올라가고 불량률은 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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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마트공장의 도입 결정 당시만 해도 스마트공장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효율을 추구하는 스마트공장 체계가 직원들에게 압박으로 다가온다고 받아들였다.
 
급격히 달라진 업무 환경에 적응하려면 불가피하게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도 있다. 스마트공장 도입이 자칫하면 직원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에이패스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시스템 구축에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현장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일이기에, 실제 직원들이 참여하고 경험하는 과정은 중요했다. 이러한 단계를 거치면서 스마트공장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도 높아졌다.

“시작 단계부터 개선 방향을 명확하게 하고, 그에맞게 시스템을 다듬어 나갔습니다. 결국 우리가 현장에서 사용해야 하는 시스템이니까요.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과정을 지켜본 직원들도 왜 스마트공장 도입이 필요한지 체감했습니다.”

에이패스는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각 항목을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검사기록 관리 보강과 측정설비 전산화에 매달린 기간만 6개월이다.
 
기성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에이패스에 최적화된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 덕분에 명칭만 스마트공장이 아닌, 실제 사용성이 높은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었다.

스마트공장 도입의 성과는 구체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나타났다. 도입 전과 비교해 분당 생산량이 15% 증가했고, 한 달 기준 불량률은 46.2% 감소했다.

납기준수율도 98%로 늘어났다. 스마트공장 도입은 재고관리 효율도 높였다. 덕분에 제품의 재고관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전산을 통해 원재료 필요량과 투입시기, 납품 기한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다.
 
이전에는 수입, 출하 검사 후 데이터 입력을 위해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있어야 하는 일도 종종 발생했지만,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서 작업을 마치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직원만족도 역시 높다.


기술 중심의 문화로 이룬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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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길목에서 발 빠르게 반응할 수 있었던 배경은 에이패스가 창업 초기부터 ‘기술’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적자원 육성을 체계화했다. 부서장들이 기술 교육에 관한 사업계획을 별도로 세우고, 필요한 사항은 추가해 직원들이 자기계발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에이패스의 연구인력은 장기근속 비율이 높다.

매달 서재형 대표가 직접 주재하는 품질 회의에는 생산부서와 협력업체 담당자가 모두 참석한다.

주요이슈를 비롯한 개선 사항을 공유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품질 수준을 높여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활동은 궁극적으로 고객 만족과 연결된다. 서재형 대표도 직원들에게 특허 출원을 장려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특허 등록이 완료되면 활용 여부와 상관없이 해당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제는 스마트공장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대표 사례가 된 에이패스.

지난 2018년에는 스마트기업 우수업체로 선정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에이패스의 스마트공장 사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다음 목표는 ‘예지 보전’이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금형이나 설비 수명, 고장을 예측해 선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공장이 우리나라 산업지도를 바꿀 때까지, 에이패스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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