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경영 심리학 - 칭찬의 법칙: 구성원들의 동기를 건강하게 자극하는 칭찬의 기술
자기경영 심리학은 리더십,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등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생각의 원리(심리)’를 다양한 실례들과 함께 다룹니다.
글_ 김경일 교수/센터장(아주대학교 심리학과, 아주대학교 창의력연구센터)
‘칭찬의 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등의 베스트셀러만 놓고 보더라도 칭찬의 긍정적 측면은 최근 들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약도 잘못 쓰면 심각한 부작용을 만들어 내는 것이 당연한 이치 아니겠는가. 전가의 보도와도 같은 칭찬 역시 결코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이른바 ‘좋은 칭찬’을 가려내고 행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게다가 더욱 의미심장한 것은 ‘좋은 칭찬’이 있으니 그렇지 못한 이른바 ‘나쁜 칭찬’도 있다는 점이다.
그저 좋은 말과 찬사를 보내는 것이 칭찬이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칭찬은 동기를 부여하며 조직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심지어 회복 탄력성을 높인다.
그리고 나쁜 칭찬은 이 모든 것에 일일이 역행한다. 그렇다면 좋은 칭찬이란 무엇인가?
첫째, 재능과 노력 중 노력에 대한 칭찬이 좋은 칭찬이다
노력에 칭찬하라는 말씀을 드리면 굉장히 많은 분들이 ‘그렇다면 결과가 나쁜데도 노력했다고 칭찬을 하라는 이야기냐’고 반문하신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결과와 무관하게, 재능에 칭찬하지 말고, 노력에 칭찬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결과가 좋으면 재능보다 노력에 칭찬하고 결과가 나쁘면 노력에 위로를 하면 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재능에 해당하는 높은 IQ 혹은 특정 능력 자체를 칭찬받으면 기분이 순간적으로 상당하게 좋아진다. 하지만 곧 엄습해 오는 불안감이 있다.
이후에 결과가 좋지 못해 사람들을 실망시키게 되면 자신의 실제 재능이 탄로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결과에 대한 원인으로 재능에 집중적인 칭찬을 받은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은 ‘난 똑똑한 게 아니다’라고 자백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 결과 이 사람들은 차라리 노력 부족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받은 다음 사람들로부터 “저 친구는 능력은 있는데 열심히 안 해서 저런 결과를 받았어. 그러니 앞으로 열심히 하면 잘할 거야”라는 평가를 듣는 것이 차라리 더 낫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결과와 재능을 결부시켜 칭찬하면 결국 과정(노력과 끈기)을 망치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셈이 된다.
실제로 우수하다는 찬사를 받은 과거의 수많은 인재들 중 상당수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조차 도통 알 수가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결과와 인격 중 인격에 칭찬해야 좋은 칭찬이다
재미있게도 사람들은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의 인격을 쏙 빼놓고 덕담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일이 잘 풀렸다” 혹은 “이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 돼서 상사로서 기쁘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당연히 이는 칭찬이 아니다. 왜냐하면 결과만 있고 주인공인 사람이 없지 않은가.
칭찬은 사람한테 하는 것이지 사물이나 결과에 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우리 자신이 이를 무의식적으로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렇게 인격이 빠진 칭찬을 받으면 무언가 허탈하거나 기분이 묘하게 나쁜 경우를 경험한다.
그러니 이후의 또 다른 일을 적극적으로 할 맛이 사라진다. 즉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사람은 자기가 어떤 긍정적 결과를 노력을 통해 이룩했을 때 자신의 인격이 들어간 칭찬을 받아야만 자신의 정체성과 내적 동기를 고양시킨다.
어떤 사람을 진심으로 칭찬하려면 그 사람 존재를 내말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셋째, 누군가와의 비교가 아닌 상대방만의 장점에 칭찬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나르시시즘을 만들어 내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즘(Narcissism)이란 ‘지나치게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것’을 의미하며 ‘지나치게 되면 자기애적 성격장애로까지 연결된다’고 심리학자들은 경고한다.
그래서 나르시시즘에 빠진 사람은 필연적으로 남을 짓이겨 자신을 돋보이려 한다.
더욱 무서운 것은 자기 이외의 사람이 칭찬을 받는 꼴을 보지 못한다. 당연히 조직에 해로운 사람이다.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하면 나르시시즘은 타인과의 비교에 중점을 둔 평가와 피드백이 만들어 낸다.
그러니 타인과는 독립적인 그 사람의 본질적인 장점을 칭찬해야 나르시시즘이 아니라 자부심으로 가게 된다.
나르시시즘이 강한 사람은 어떤 좋은 성과를 홀로 해내어 자신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져야 직성이 풀리지만 자부심이 강한 사람은 좋은 결과를(자신과는 또 다른 질적인 장점이 있는)타인들과 협동을 통해 만들어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교육 일선에 있는 교사들이 점수가 올라가는 것에 칭찬을 할지언정 석차가 올라가는 것을 칭찬하지 말라고 부모님들에게 당부하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나르시시즘을 만들어 내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과도한 칭찬이다.
필요 이상의 칭찬을 받은 사람은 작은 일을 해 놓고도 큰 보상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과도한 것과 적절한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당연히 명확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고민은 해봐야 한다. 칭찬을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칭찬해야 적절한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열거한 세 가지를 간접화법을 통해 칭찬하게 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자 좋은 칭찬의 완성이 가능해진다.
게다가 절묘한 일석이조의 효과도 볼 수 있다. 간접화법이란 어떤 의사나 의견을 표현할 때 자신이 아닌 타인의 말을 가져와 사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칭찬도 간접칭찬으로 효과가 배가된다. 필자가 군에서 장교생활을 할 때 이 간접칭찬을 참으로 지혜롭게 하는 지휘관을 본 적이 있다.
이 지휘관은 자신의 부하를 칭찬할 때 항상 남의 입을 빌어 한다.
예를 들면 “박 소위! 자네가 항상 부대 일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임한다는 걸 자네 직속상관인 김 대위로부터 늘 들어왔네. 내가 오늘 보니까 김대위 말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사실이군. 이번에 자네가 새로 만든 소대 교육계획에 자네의 노력과 고민이 잘 묻어 있어!” 참으로 지혜롭고 특별한 칭찬이다.
박 소위의 인격, 노력, 본질적 장점에 대한 칭찬이 박 소위의 직속상관인 김 대위의 평가를 통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칭찬하면 그 부하는 자신의 앞에 있는 지휘관에게 결과에 대한 칭찬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자리에 없는 자신의 직속상관 김 대위에게도 인정받은 셈이 되니 말이다.
이 박 소위가 지금은 지휘관에게 칭찬을 받지만 돌아가서 사무실에 있는 김 대위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따르겠는가는 굳이 설명을 드릴 필요도 없지 않겠는가.
이세 가지와 간접화법을 잘 조화시키면 최고의 칭찬을 우리 누구나 만들어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