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Tech Issue - 숙면의 과학 ‘슬립테크’ 비즈니스 3가지

Tech Issue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 및 해외 유망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주)비전컴퍼니와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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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민 대표
(주)비전컴퍼니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수면’이다.
 
특히 수면의 질은 삶의 질을 좌우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데, 최근 수면 산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비즈니스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슬립테크(Sleeptech)란 ‘Sleep(수면)’과 ‘Technology(기술)’의 합성어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면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면을 돕는 기술을 일컫는다.
 
많은 전문가들이 슬립테크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는 매년 슬립테크 전용관을 마련하고 슬립테크 기업들의 전시를 돕고 있다.

성인의 하루 적정 수면 시간은 8시간이지만 실제로는 약 40%가 이보다 적은 7시간 미만의 잠을 자고 있다.
 
특히 한국은 대표적인 수면부족 국가 중 하나다.

2017년 7월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수면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24분으로 나타났다. 5년 전(6시간 53분)보다 29분이 적다.
 
전체 응답자 중 ‘잠을 잘 못 잔다’고 답한 비율은 34%로 2002년(20%)보다 14%p 늘었다.

지난 2012년 OECD가 주요 18개국을 대상으로 평균 수면시간을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우리나라는 조사대상국가 중 가장 짧은 7시간 49분으로 조사됐다.

OECD 평균인 8시간 22분보다 30분이 적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됐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는 ‘잠 못 드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2012~2016년) 건강보험 적용 대상자 중 ‘불면증’ 질환으로 요양 기관을 이용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밤에도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가 5년간 40만 3,417명에서 54만 1,958명으로 34.3% 증가했다.

현재 한국인 100명 중 1명은 불면증을 앓고 있다.

그래서 슬립테크 산업의 성장은 예상과 다르지 않다. 업계에서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수면 산업)’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을 정도다.

2016년 기준으로 국내 수면 시장 규모가 2조 원, 미국과 일본이 각각 20조 원과 6조 원에 달하는 것만 봐도 수면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잘 읽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수면 시장은 약 8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듯 헬스케어에서 세분화된 슬립테크는 다양한 기술을 시도하며 시장의 다양성과 규모를 키우고 있다.

미국가전협회(CEA, 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 조사에 따르면 슬립테크 기기 사용자 중 절반 이상이 슬립테크 기기를 통해 자신의 수면 패턴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수면의 질이 개선됐다는 응답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미국가전협회는 앞으로 슬립테크 기기 이용의 증가 추세에 따라 더 많은 기업들이 슬립테크 기술 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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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구, 침구와 같은 전통적인 수면 관련 업계부터 TV, 조명, 스피커 등 가전 업계까지 많은 기업이 다양한 융합 기술로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슬립테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수면 시장의 움직임은 IT 첨단 기술과 만나면서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침대와 가구 그리고 각종 가전제품들이 IoT(사물인터넷)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수면 상태를 체크하는 하드웨어 기술, 데이터를 수집 및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기술, 빅데이터 분석 및 개선 방법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융합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숙면을 도와주는 스마트 안대 ‘뉴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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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근무를 주로 하는 근로자, 불면증이나 여행 후 시차에 시달리는 사람들, 이제는 해결책이 있는 듯하다.

일반적인 마스크와 닮은 뉴로온(Neuroon)은 모바일 앱과 연동되어 뇌파를 모니터링하고 수면 패턴을 분석한 후 빛을 이용한 ‘광선요법’을 이용해 수면의 질을 개선해 주는 기기이다.

뉴로온 수면 마스크는 광선요법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또는 정상적인 시간대에 깨어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졌다.
 
연구에 의해 광선요법의 효과가 입증되었고 이를 활용한 수면 클리닉이 2014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광선요법은 개개인의 특정한 수면 상황에 따라 모조 햇빛을 생성하는 램프를 이용하는데, 마스크 안쪽의 LED에서 나오는 각기 다른 빛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빛을 이용한다.

광선요법 프로그램은 이마의 피부 접촉 전극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에 기반한다.

사용자의 맥박과 몸의 움직임만 측정하는 다른 수면 마스크와 달리, 뉴로온은 뇌파, 체온, 그리고 눈동자의 움직임도 측정한다.

사용자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광선요법은 취침 전 시행되기도 하고, 기상 전에 시행되기도 하며, 심지어 낮에 에너지를 강화하거나 시차 적응을 위해 할 수도 있다.

뉴로온 시스템은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극성 재질의 마스크, 분리하여 Micro USB로 충전이 가능한 센서 팩, LED 라이트와 전자 부품부 및 모바일 앱이다.

마스크를 앱에 연동시키면 분석에 들어가 수면까지 걸린 시간, 수면 시간, 수면 패턴 등을 분석한다.

이런 데이터는 사용자 경험치에 저장되어 이를 바탕으로 광선요법이 실행된다.


IoT 스마트 침대 '슬립 넘버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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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 넘버 360 스마트 침대는 CES 2017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 Top 10에 선정된 제품으로 IoT 가구 업체인 슬립 넘버(Sleep Number)가 'SleepIQ' 기술을 이용해 개발했다.

SleepIQ 기술은 침대가 사용자의 수면 패턴과 자세 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사용자가 핸드폰이나 리모컨으로 직접 컨트롤하는 형식이 아니라 침대 스스로 자고 있는 사용자를 모니터링하여 최적의 수면을 취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특히 목, 어깨, 등, 엉덩이의 형태를 고려하여 적절한 척추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데, 이를 통해 스마트 침대를 사용한 연구 참가자의 89%가 수면의 질이 개선되었다고 보고되었다.

그야말로 침대는 과학이라는 국내 한 침대 회사의 슬로건이 이 회사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스마트 침대의 기능은 침대 내부 센서와 SleepIQ 기술을 이용하게 되는데 사용자가 앱을 통해 자신의 식습관과 운동 내용에 대해 알려주면 나머지는 침대가 처리해 준다.

더욱 놀라운 점은 단순한 수면의 질뿐만 아니라 허리 통증, 코골이 파트너, 자면서 너무 덥거나 추운 느낌이 들 때 등 수면 중 생기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개선책을 슬립 넘버의 스마트 침대가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허리 통증의 경우엔 듀얼에어(DualAir) 기술을 이용해 단순한 강철 코일 방식을 탈피해 신체의 굴곡에 맞도록 최적화된 탄력과 편안함을 제공하여 허리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또 코골이 파트너를 둔 사용자에게는 파트너 스노어(Partner Snore) 기술을 이용해 코골이 파트너의 머리를 약간 들어주게 해 코골이가 완화될 수 있도록 해준다.


꿀잠을 자도록 돕는 앱 ‘슬립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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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테크와 관련된 앱 중에서 2009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9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앱이 하나 있다.

바로 스웨덴 기반의 스타트업 '노스큐브(Northcube)'가 출시한 '슬립 사이클(Sleep Cycle)'이 그 주인공이다.

슬립 사이클이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앱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사용자의 수면의 질을 분석해서 알려준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자 머리맡에 두고 자면 앱이 사용자의 소리, 움직임 등을 인지해 수면 시간과 수면 패턴 등을 분석해 그래프로 보여준다.
 
실제 수면시간, 깊은 잠과 얕은 잠을 얼마나 번갈아가며 잤는지 등을 고려해 사용자의 수면의 질을 알려준다.

특히 사용자가 얕은 잠을 잘 때 앱이 알아서 깨워주기도 하는데, 설정된 알람이 울리기 30분 전부터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분석해 얕은 잠을 취하고 있을 때 알람을 울려주는 기능은 잠을 쉽게 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수면 컨디션을 최적의 상태로 바꿀 수 있다.

또한 코를 고는 사람들을 위해 재미있는 기능이 한가지 더 있다. 바로 코 고는 소리를 녹음해 주는 기능이다. 슬립 사이클은 사용자가 언제 그리고 얼마나 코를 고는지를 확실하게 알려준다.

이제 내 삶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체크하는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우리 자신을 반성하고 변화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슬립 사이클은 사람들이 수면의 질을 개선하도록 돕는 매우 좋은 솔루션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