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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현장속으로 - 지성산업개발(주) 김용인 대표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지하수 회복부터 홍수와 갈수 문제를 해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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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 지선미(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최근 백여 년 사이, 인류는 과거 그 어떤 선조도 이루지 못한 지식과 기술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에 뒤따르는 부작용도 있었다.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가 그것. 한국 역시 특정 지역에서 단시간에 발생하는 집중호우 문제를 겪고 있다.

하지만 집중호우가 어디서 얼마만큼 발생할지 예측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지성산업개발(주)(이하 지성산업개발)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기존 배수시설의 단점을 보완하는 수로형 이중 집수 시스템을 개발했다.



전문건설회사의 기술 개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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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산업개발은 김용인 대표가 2012년에 설립한 전문건설기업이다.
 
토목과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여러 건설 현장에서 실적을 쌓은 지성산업개발은 전문건설기업으로는 드물게 우수 처리 시설을 직접 개발했다.

“과거 군대에서 간부로 생활할 때 보직이 측량이었습니다. 당시 홍수 때문에 대민 지원을 나간 적이 있는데 그때 홍수로 발생하는 각종 문제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건설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水)처리와 관련한 시공적인 한계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개선할 게 참 많았죠. 그래서 창업을 하면서 이 분야를 개선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용인 대표가 기술 개발에 나선 배경을 전한다. 이제까지 수처리는 수로와 집수정 두 가지 형태로 이루어졌다. 이는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매우 오래된 기술이다.

기후와 환경이 많이 바뀐 지금은 보완하고 개선할 문제가 많은 것이 당연하다.

특히 한국의 배수로는 서울시 기준으로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에 설치됐다.

이후 도시가 확장되면서 한번에 강우량이 몰리면 배관이 배수 용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기본적으로 설치된 배관이 적은 데다 급격한 도시화로 빗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불투수면적이 급격히 증가했고, 기후변화로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빗물과 이물질이 함께 배관에 유입돼 배관 기능을 떨어뜨리는 ‘단기 홍수’가 일어난 것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서울 도심지에서도 심각한 침수가 발생해 많은 시민이 피해를 입었다.
 
집중호우에 대비한 도시 배수 시스템을 다시금 점검하고, 효율적인 배수 구조물을 개발하는 일이 시급했다.

“배관을 더 많이, 대용량으로 교체하고 싶어도 현재 대도시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이나 통신선 등의 문제로 교체할 수가 없습니다. 단기 홍수가 발생했을 때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반지하에 거주하거나 장사를 하는 서민이에요. 더구나 요즘은 좁은 지역에 시간당 100㎜가 넘는 강한 비가 쏟아집니다. 이런 환경에서 기존 배관으로는 그 용량을 감당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불투수면적이 큰 대도시의 배수 문제는 안전을 위협하는 싱크홀이나 하천의 메마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성산업개발은 강우가 적으면 가뭄이 생기고, 강우가 많을 때는 홍수가 생기는 현상에 주목해 빗물을 적정하게 활용할 수 있는 해법 마련에 고심했다.


도심지 홍수를 예방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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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국내 적용한 빗물 집수 시스템은 측구 수로와 원형 수로 구조로, 콘크리트 배수로와 집수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기존 기술은 표면 유출만 발생하고 침투 유출을 일으키지 못해 더 많은 불투수면적을 발생시키는 단점이 있었다.

지성산업개발은 관점을 달리해 서울시 및 정부 시책에 맞춰 기존의 빗물 처리 시설에 한 가지 개념을 더했다.
 
‘초기 빗물 처리’에 집중해 집수정에서 빗물 양을 조절하면서 표면 배출과 침투 배출이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는 구조로 바꾼 것이다.
 
이를 통해 불투수 면적과 빗물 배출량을 줄여 지하수까지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최대한 자연 상태와 가까운 방식으로 물 활용도를 높이는 친환경적인 기술이다.

“우리 회사가 연구를 시작하던 초창기만 해도 ‘초기 빗물 처리’라는 개념이 국내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건설회사가 이런 연구를 하는 곳도 드물었고요. ‘공사나 열심히 하지 무슨 연구개발이냐’고 걱정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세상이 바뀌고 있는 이 시점에 건설회사도 시공 능력 하나만으로 생존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리만의 독창적 기술을 확보해야 겠다고 생각했죠.”

지성산업개발은 창업 직후부터 2014년까지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료 수집에 나섰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2015년에는 필요한 인증도 동시에 준비했다.
 
덕분에 2015년에 녹색기술인증을 받았고, 그해 12월에는 수로형 집수정과 관련해 환경성적표지인증과 탄소성적표지인증까지 획득했다.

“전문건설회사로서 연구하기에 유리했던 점은 우리가 만든 시스템을 현장에 직접 접목해볼 수 있다는 것과 그에 따른 문제점을 바로 개선하고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지성산업개발이 만든 초기 빗물 처리 시설은 크게 ‘친환경 수로형 집수정’과 ‘소규모 저류형 집수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친환경 수로형 집수정의 구조는 일차적으로 빗물이 모이는 배수 그레이팅과 앵글, 부직포, 육가, 배수 보드, 슬라브, 집수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바닥에 매설해 배수관과 연결한다.

“비가 오면 일차적으로 보도 하단에 있는 유입공을 통해 침투 배출이 됩니다. 강우량이 많아지면 보도 상부에 설치된 그레이팅을 통해 이차 배출을 하게 되죠. 이렇게 유출량을 조절해 표면수와 지하 침투수를 다중으로 집·배수 처리해 도시 홍수를 비롯한 수질 문제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성산업개발의 소규모 저류 집수정은 기존보다 집수 능력을 15% 높인 강우 8~10㎜(강우량 1,175톤)를 집수정에 모아 유출구를 통해 적정량을 지속해서 토양에 배출한다.

토양에 흡수된 물은 지하수층으로 유입돼 장기적으로 지하수 고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집중호우가 내릴 때는 땅속에 스며든 침투수가 포화 현상을 일으키므로, 과도하게 집수된 물을 내부 배관으로 빠르게 배출해 도로 침수를 예방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집수 시스템은 기존 원형수로 및 측구 수로 시스템보다 2~3일 이상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데다 공사비 역시 50%가량 절감할 수 있다. 실제 공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경제성이 높은 것.

구조적 특성상 배수로에 이물질이 끼지 않으며, 노출면이 적어 미관이 좋을 뿐만 아니라 안전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생각을 바꾸면 개선할 부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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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개념을 적용한 집수정은 지성산업개발이 만든 것이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다.
 
덕분에 환경부에서 발행한 물발자국 인증기업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녹색기술인증과 저탄소인증을 통해 친환경성도 입증했다.

지성산업개발은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7년에 행정안전부에서 국무총리 표창, 경기도청으로부터 도지사 표창을 받았고, 2018년에는 환경부 장관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지성산업개발이 선보인 집수정은 시공을 제외한 제품 판매량만으로 2018년에 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예정된 공사를 고려하면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성산업개발은 앞으로도 ‘환경’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전문건설회사로서의 입지를 다져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성공적으로 개발한 초기 빗물 처리 시설 보급에도 주력하고자 한다.

집수정이 출발점이라면 다음은 시스템이다. 몇 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궁극적으로는 빗물의 이물질을 제거해 식수에 가까운 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 닥친 ‘물 부족’을 해결할 실마리를 빗물에서 찾은 것이다. 더불어 이렇게 모은 깨끗한 물을 활용해 수소전지화할 방법도 구상 중이다.

“사실 지성산업개발은 전문건설회사 중에서는 규모가 작습니다. 하지만 우리만의 차별화된 기술이 있어 감사하게도 여러 곳에서 이슈가 되고 큰 상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홍수와 가뭄 예방은 국가 정책의 영향이 크지만, 건설회사의 생각이 바뀌면 개선될 여지가 훨씬 많습니다. 건설업계의 인식 변화에 지성산업개발이 한 걸음 더 앞장선다는 마음가짐으로 계속해서 기술 개발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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