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Tech Issue - 플라스틱을 대체할 신기술 아이디어 3가지_100% 친환경 기술 ‘바이오플라스틱’

Tech Issue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 및 해외 유망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주)비전컴퍼니와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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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민 대표
(주)비전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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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단단하며 가공이 매우 쉬운 재료, 바로 ‘플라스틱’이다.

그래서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히지 않았던가. 이런 플라스틱이 이제 인류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편리함을 앞세워 무분별하게 사용해왔던 플라스틱이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성으로 인해 우리 지구 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대한민국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연간 약 132.7㎏에 달한다.

소비하는 것이 많으니 버려지는 것도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보면 1950년대 이후 83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되었고, 이 중 75%인 약 63억 톤이 쓰레기의 형태로 배출되었다.

이렇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썩지 않은 채 현재 바다를 유유히 떠돌고 있다.

심지어 태평양에서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만들어진 일명 ‘플라스틱 아일랜드’가 발견되어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무려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한다고 하니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도 특히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미세플라스틱(Micro Plastic)이다. 미세플라스틱은 5㎜미만의 작은 플라스틱을 칭하는데, 최근 들어서야 사용금지품목으로 지정되었지만 이미 치약, 스크럽 제품 등 화장품류에서 일반적인 연마제로 주로 사용되기도 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 제품이 버려지는 과정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오스트리아 환경청과 빈 의과대학 연구팀에서는 사람의 대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국내에서도 굴, 게 등의 해산물과 소금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주 식수원인 한강에서도 1㎥당 약 0~2.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기도 했으며, 하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과되어 그 양은 많지 않지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한강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경계할 만한 일이다.

이렇게 곳곳에서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충분히 우리 몸속에 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 그 입자가 작을수록 인체에 쉽게 흡수되며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미세플라스틱이 마치 자석처럼 바다 속 유해 화학물질을 표면으로 끌어당겨 다시 해수나 해양생물 체내로 방출할 뿐만 아니라 제조 시 첨가되는 프탈레이트(Phthalate), 비스페놀A(BPA), 노니페놀(NP) 등 독성 화학물질이 해수 및 해양생물 체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플라스틱 쓰레기의 문제는 우리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물론 당장 플라스틱을 없앨 수는 없다.
 
플라스틱의 소비와 쓰레기를 모두 줄이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며,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도 하루빨리 이루어져야만 한다.

여기에 하나만 더 붙이자면, 바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신재료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을 개발하는 것이다.

참고로 바이오플라스틱은 미생물의 체내에 있는 폴리에스터를 이용하여 만든 플라스틱을 일컫는다.

이는 토양 중의 세균에 의해 분해가 잘 되고 생체에 쉽게 융합되어 매우 친환경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바이오플라스틱은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100% 천연재료를 가공해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이미 몇몇 기업들이 바이오플라스틱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이 분야는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서 엄청난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 분야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와 연구개발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할 ‘해조류 젤’

바이오플라스틱의 대표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롤리웨어(Loliware)와 에보웨어(Evoware)는 해조류를 가공해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 영국의 친환경 화장품으로 유명한 러쉬(LUSH)도 바이오플라스틱 제품을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러쉬가 출시한 제품은 바로 '엣모스피어(Atmospheres)'라는 이름의 샤워 젤이다.

작은 풍선 형태의 이 샤워 젤을 담고 있는 포장이 바로 바이오플라스틱이다. 일반적으로 샴푸나 린스와 같은 젤 타입의 용액은 리필용 포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다.
 
친환경을 추구하는 러쉬는 이 플라스틱 용기를 바꾸기 위해 이번에 바이오플라스틱 용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머니(Money), 렛 고(Let Go), 러브(Love), 조이(Joy) 등 총 4가지로 구성된 엣모스피어 샤워 젤의 포장은 해조류를 가공해 만들었기 때문에 포장이 생분해가 가능해 찢어서 사용한 후 배수구에 그냥 버려도 된다.

그동안 러쉬는 포장을 없애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추진해왔고, 소비자들에게 최소한의 포장만을 제공해 지구 환경보호와 윤리적인 소비에 앞장서 왔다.
 
이번에 러쉬는 꼭 필요한 플라스틱 포장까지도 환경에 도움이 되는 소재로 바꿨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친환경 기업들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의미있는 변화를 실제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세상을 바꾸는 의미 있는 변화를 지속해서 추구하길 기대해 본다.


비닐 포장을 대체할 ‘생분해 필름’

최근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의 J. Carson Meredith 교수팀이 개발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필름(BPF, Biodegradable Plastic Film)’도 새로운 바이오플라스틱 기술 중 하나다.

BPF는 그동안 개발됐던 일반적인 바이오플라스틱과 달리 비닐 포장처럼 유연한 필름의 형태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발명품이다.
 
따라서 기존 석유로 만들어진 다양한 비닐들도 BPF로 대체할 수 있다.

놀랍게도 BPF는 게(Crab) 껍질에서 추출한 키틴(Chitin)과 나무 섬유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Cellulose)를 결합해 만든다.

두 성분 모두 천연 생물고분자물질(Biopolymer)이기 때문에 생분해할 수 있다.

실제 BPF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간단하다. 미세한 나노섬유 구조의 셀룰로오스와 키틴을 물에 풀어 넣고 섞은 후 분무기를 이용해 매끄러운 표면 위에 골고루 뿌리고 말리면 된다.
 
다 마르면 비닐 랩처럼 유연한 재질의 투명한 필름이 완성되는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바로 이 BPF가 일반 비닐보다 음식물을 훨씬 더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다.

J. Carson Meredith 교수팀이 일반 플라스틱과 BPF를 비교해 실험한 결과, BPF의 산소투과율이 일반 플라스틱 대비 6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음식이 부패하는 이유가 바로 ‘산소’ 때문인데, BPF는 이 ‘산소 차단’ 효과로 음식의 부패를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들은 키틴은 게, 새우 등 갑각류 음식물 쓰레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고, 셀룰로오스는 목재 폐기물 쓰레기에서 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대량 시설을 갖춘다면 충분히 많은 양의 BPF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제 비닐 쓰레기의 문제도 하루빨리 해결되길 기대해 본다.


비닐팩을 바꾼 친환경 ‘에너지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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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포츠, 여행, 산행 등을 위해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가방에 휴대하고 마시는 것이 바로 ‘에너지 음료’이다.

대부분의 음료가 그러하듯 에너지 음료도 플라스틱 포장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음료를 마시고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산과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닐팩 포장을 다른 소재로 바꿀 수는 없을까?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 위치한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출신의 디자이너 리지 라이트(Lizzie wright)는 최근 에너지 음료의 일회용 비닐 팩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플라스틱 용기를 개발했다.

수년의 연구 끝에 개발된 이 용기의 재료는 열대작물인 타피오카(Tapioca)와 감자, 식물성 글리세린과 해조류 추출물로 혼합된 천연폴리머(Polymer)다.

이 천연폴리머를 얇게 펴서 말린 후 적절한 크기로 재단하고 열을 이용해 접합하면 비닐 팩과 같은 용도의 새로운 음료 용기가 탄생하게 된다.

리지 라이트가 이 용기에 에너지 음료를 담아 장시간 실험을 한 결과, 음료의 휴대성과 사용성이 크게 나쁘지 않았고 음료의 pH와 보존성도 매우 훌륭했다.

무엇보다 음료를 다 마신 후 길거리에 그냥 버려도 일주일 내에 자연분해가 되어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제 플라스틱 포장은 더 이상 방치하거나 묵과해서는 안 될 상황이다.
 
이런 플라스틱을 대체할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는 천연소재 발굴이 국내에서도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